"아빠! 저녁 먹언?" "다음에 내릴 꺼우다." 시끌시끌, 뒷자리에서 들려오는 투박한 사투리를 들으니 제주에 온 것이 실감 납니다. 제주도 여행을 몇 번 해본 적은 있지만, 매번 성산 일출봉이나 섭지코지 같은 유명관광지만 다녀봤지, 버스를 타본 것은 처음이거든요. 시내를 조금 벗어나니 돌담 사이로 소박한 동네 풍경과 멀리 쪽빛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내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는 안내방송이 친절하게 알려주니 길을 헤맬 필요도, 내비게이션을 볼 필요도 없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렌터카를 빌리지 않으면 다닐 수 없을 것 같던 제주에서는, 요즘 버스 여행이 대세입니다. 서점에서는 '제주 버스 여행'을 주제로 한 책들이 연일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고, 인터넷에는 먼저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생생한 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