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Life

미생(未生)의 직장인, 학습으로 완생(完生)되다! (2편)

2015.01.02 09:57

 


지난 1편에서는 최고 인기를 누린 드라마 '미생' 이야기를 시작으로, 제가 직장 생활 속 학습에서 얻은 교훈 몇 가지를 말씀드렸는데요. 이어서, 오늘도 여러분의 직장 생활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이야기들을 더 나눠보겠습니다. 


● 미생(未生)의 직장인, 학습으로 완생(完生)되다! (1편) : http://blog.lgcns.com/664

 

1) 당신의 아이디어는 '미생(未生)'이다

아이디어를 새로운 비즈니스로 연결해 보자는 학습 조직이 처음부터 구성원들에게 환영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학습 주제가 무겁고 딱딱했을 뿐만 아니라, 주어진 업무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아이디어까지 내라고 하니, 모두들 부담스러워 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언제까지나 기존 사업에만 기댈 수는 없었습니다. 고객과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기존 수주형 SI(System Integration) 사업 시장은 점점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죠. 새로운 시장과 사업 모델이 팀에 꼭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본 경험이 많지 않아서,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이 막막하기만 했죠. 그저 막연하게 완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보자는 기대를 갖고, 모든 것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들여다 본 시장은 애완견 사업이었습니다. '펫(Pet) 산업'이라고도 불리는 이 시장은, LG CNS의 본업인 IT 서비스 분야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었죠. 게다가 대다수 팀원들이 애완견을 키우거나, 키웠던 경험도 없어서 이 분야에 있어서는 문외한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일본이나 미국처럼 '반려견 문화'와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추세에서 홀로 남겨 둔 반려견을 위한 디바이스 시장이 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IT를 활용해 원격으로 먹이를 주거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심심하지 않게 놀아주는 장치라면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실제 원격 급식기나 CCTV와 같은 제품이 대표적인 펫 디바이스인데요. LG 유플러스(U+)의 '맘카 2'나 CJ 헬로비전의 'Dog TV'는 이러한 고객의 요구와 시장 변화를 잘 반영한 새로운 아이템들입니다.     

<펫 스테이션(좌)과 볼레디(우)의 모습>


그런데 이러한 디바이스가 정말 시장성이 있을지는 검증이 필요했습니다. 가격이 20만원 대에 달하는 고가의 제품들이므로, 1인 가구의 구매 의향을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 학습 조직에서는 설문 조사, 인터뷰 등의 방식으로 시장성을 철저히 검증했습니다. 


우선, 국내 최대의 애견 카페 회원으로 가입하여 설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어떤 애완견 디바이스 기능이 필요한지, 특정 가격일 때 구매 의향이 있는지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7,000여 명에 달하는 LG CNS 임직원들을 대상으로도 동일한 설문 조사를 했는데요. 조사 결과를 크게 3가지로 정리해 보면, '1) 그런 제품이 있는지 몰랐다 / 2) 알고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 / 3) 구매해서 써 봤지만, 자주 쓰지 않아서 효용성이 없었다' 입니다. 인터뷰는 실제 유사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하는 업체 담당자, 동물 병원 의사, 유통 업체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의 미팅을 통해 이루어졌는데요. 이를 통해, 시장의 중요한 성공 요소와 시장성에 대한 정성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애완견 급식 장치 외에도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반려견용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조사했습니다. 이는 크게 3가지 유형의 장치로 나누어 볼 수 있었는데요. '1)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Bluetooth Low Energy, BLE라고도 함)을 이용한 근거리 범위 내 이탈 방지 장치 / 2)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를 이용한 원거리 위치 조회 장치 / 3) GPS에 온도, 심박수 센서, 통신 모듈 등을 결합하여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해 주는 장치'가 바로 그것입니다. 


<강아지 GPS 추적기 Tagg(좌)와 휘슬 제품(우)>


위에 제시한 사진 자료는 GPS 센서가 부착된 웨어러블 디바이스입니다. 이런 제품들은 해외 시장에 많이 출시되어 있는데요. GPS, 통신 모듈, 센서, 배터리 등이 부착되어 있다 보니, 무게가 많이 나가는 단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북미나 유럽 같은 국가에는 큰 종의 반려견이 많아서 이런 장치를 부착해도 무리가 없지만, 문제는 국내의 반려견들인데요. 상당수가 소형견이어서 목에 웨어러블 디바이스 장착이 힘들고, 장착을 해도 목디스크가 걸릴 위험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또한 체온 측정의 경우, 강아지의 털을 깎지 않으면 정확한 측정이 어려워서 제모 작업이 필수였습니다. 다른 예로, 유럽은 강아지를 홀로 두거나 먹이를 원격으로 주는 것을 학대 행위로 보는 문화가 있다고 하는데요. 따라서 원격 자동 급식 장치 판매가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이처럼 최신 기술이 결합된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널리 보급되기까지는 시장의 특수한 환경으로 인한 제약 조건이 있습니다. 설문 조사와 현장 인터뷰를 하면, 이와 같은 시장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요. 물론 학습 조직 구성원들이 열심히 뛰어다니고, 아이디어에 대한 애착이나 선입견 없이 시장을 살펴야만 더욱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 이후, 다양한 기술 중심의 키워드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와 같은 용어들인데요.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다 보면 이렇듯 이슈가 되는 분야에 무작정 뛰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론뿐만 아니라 실제 산업에서도 이런 키워드들이 오르내리다 보니, 조바심에 '일단 시작하고 보자'라는 마음으로 사업화를 서두르는 것이죠. 그러나 성공적인 사업화를 위해서는 철저한 고객 수요와 시장 조사를 통해, 실제로 수요가 발생하고 수익이 나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2) 아이디어를 재빨리 프로토타이핑(Prototyping)하라!

프로토타이핑(Prototyping)이란, 실제로 출시할 완성된 제품을 만들기 전에 제품의 사업성과 기술 구현 가능성을 미리 검증해 보는 방법입니다. 즉, 아이디어를 미리 시제품으로 제작해 보는 것인데요. 다음의 자료를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구글 글라스의 프로토타이핑 과정 모습>


위 자료는 구글 글라스의 프로토타이핑 과정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냥 최종 제품을 만들면 될 텐데, 왜 저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칠까?'라며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업계에서 프로토타이핑은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제 더 이상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대량 생산의 시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술, 고객의 요구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제품 출시 전의 시장성, 고객 반응, 기술 구현 가능성을 따져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데요. 제안서나 팜플렛 등의 문서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 있으므로, 프로토타이핑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잠재 고객과 정확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프로토타이핑 제작에는 자원이 소요되므로, 투자에 따른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특히 완제품으로 성공하지 못한 시제품들은 비용 낭비라는 낙인이 찍힐 수도 있어서 경영진 입장에서는 투자를 꺼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문서로는 시장의 빠른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미 시장의 경쟁자는 무한대로 늘어 났고, 그들 모두가 시장성 있는 아이템을 찾기 위해 쉬지 않고 시장을 살핍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저렴하고, 빠르고, 품질 좋은 프로토타이핑을 위한 시스템은 필수 조건입니다. 또한 프로토타이핑이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자산화시켜서 성공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는 내부 관리 시스템도 필요합니다. 실패한 경험이라도 그 경험을 축적하게 되면, 향후 성공적인 제품이나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에 채택된, 코닝사의 '고릴라 글라스'는 코닝사의 수많은 실패작 중 하나였습니다. 이것의 원조 기술은 코닝이 1960년대 자동차용 유리로 개발했던 '켐코'인데요. 당시에는 냉혹한 시장 반응에 밀려서 상용화되지 못하고, 묵혀 두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40여 년 뒤,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당시의 연구 개발 성과물은 코닝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웹툰 미생에는 수많은 명언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저는 '바둑판 위에 의미 없는 돌은 없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 없이 바로 '성과'로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그러나 아이디어를 '미생'으로 표현했듯이, 그것을 실현하기까지는 많은 장애 요소가 존재합니다. 그 장애 요소를 극복하지 못하면, 실패가 되는 것인데요. 이것이 언젠가는 큰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실패했다고 해서 폐기하거나 멀리 두면, 다음에도 동일한 실수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운 성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3) 업(業)의 진정한 본질을 이해하라! 

사물인터넷(IoT) 아이템 중, 가장 흔하게 언급되는 것 중 하나는, '스마트 벤딩머신'입니다. 다양한 결제 수단으로 원격 지급 결제, 디스플레이에 광고/콘텐츠/상품 추천, 재료나 제품의 재고량을 확인하고 빠르게 채울 수 있는 '자판기'는 사물인터넷의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그런데 왜 스마트 벤딩머신은 주위에서 찾아보기 힘들까요? 그보다 여러분은 최근 자판기를 이용해 본 적이 있나요?    


고객의 욕구 변화로 인해, 자판기는 이미 사양 산업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주변의 커피 자판기를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소득 수준이 증가하고, 많은 사람들이 유명 브랜드 커피 전문점의 커피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커피 자판기는 그 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자판기 커피의 맛이나 위생 상태에 대한 우려도 하나의 이유가 됐죠. 요즘은 대학교 캠퍼스에서도 자판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이제는 휴게소나 식당에서나 볼 수 있는 하나의 기기로 전락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제가 여러분께 던지고 싶은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커피 자판기에 스마트 기능과 네트워킹 기능을 넣는다고 해서 자판기 시장이 회복될까?'라는 것입니다. 사물인터넷 아이템이 시장의 혁신을 이끌만한 동력을 가지지 못한 채, 단순히 기존 시장에서 판매되던 제품의 확장 판만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죠. 즉 IoT라는 신기술로 포장을 한다고 해도 전통적인 산업을 시장성 있는 산업으로 돌려놓는 것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궁극적인 고객 수요 패턴은 변화되었기 때문이죠.  


저희 학습 조직에서 기획한 미아 방지용 제품도 유사한 딜레마에 빠졌었는데요. 기존 미아 방지용 제품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놀이와 교육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대형 마트 진입을 위한 전략을 수립했죠. 대형 마트에서는 수많은 장난감이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의문점이 발생했습니다. 이 제품은 과연 '웨어러블 기기인가?, 장난감인가?, 고객들에게 미아 방지 도구로 인식될 것인가? 아니면 놀이 기구로 인식될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고객이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경쟁 상대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만약 장난감으로 인식된다면 '파워레인저'나 '또봇' 등 유명 완구가 경쟁 상대가 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기획한 사업은 웨어러블이 아닌 완구 산업의 제품이 되는 것입니다. 


즉, 아이디어 제품으로 시장을 진입하는데 있어서 그 제품이 어떤 산업에 속하고, 어떤 고객에게 팔리며, 어떤 경쟁자, 어떤 제품과 경쟁하는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장과 업(業)에서는 어떤 역량이 요구되고, 어떤 역량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 철저한 전략도 필수 조건입니다. 

 

앞서, 제가 학습을 통해 얻었던 교훈들을 여러분께 전해드렸는데요. 그렇다면 업무만으로도 바쁜 회사 내에서 학습 조직은 왜 필요한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너무나 빠른 시장의 변화입니다. IT 분야뿐만 아니라 이제는 전통적인 다른 산업에서도 IT 기술이 접목되는 혁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숙박 산업에서는 에어비엔비(Airbnb)가 호텔 업계 최강자인 하얏트(Hyatt)를 넘어서고 있고, 핀테크(Fintech)로 불리는 산업은 전통적인 금융 산업을 뛰어넘고 있죠. 우버(Uber)와 같은 혁신적인 모델 또한 기존 택시 업계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말입니다. 


이렇듯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변화를 읽을 수 있어야 할 텐데요. 그러므로 끊임없는 학습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개인에게 주어진 숙제만이 아니라, 기업에도 해당되는 사항인데요. 그러므로 기업은 조직원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제도를 제공하고, 그 속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을 해 주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학습하는 직장인인가요? 시장의 빠른 변화를 읽을 수 있고, 이에 대응하는 직장인이 될 때까지 우리들의 학습은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미생인 직장인 여러분, 학습을 통해 완생되도록 합시다!


글 l 강석태 차장ㅣLG CNS 스마트 블로거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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