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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언, 이 더위를 날려줘! - SF 속 공포, 더위를 쫓는 또 하나의 피서법 -

2014. 8. 14. 10:01


이 원고는 LG CNS 신상민 과장의 영화 칼럼입니다. 영화 속에 숨겨진 메시지를 찾아가는 과정에 집중하는데요. 이 칼럼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재미를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여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납량 특집입니다. <여고괴담> 등 귀신이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많이 출시되지만 공포 장르에는 이렇게 귀신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죠. 눈에 보이지 않는 집단적 공포를 주제로 하는 SF 장르 또한 공포물의 고전에 해당하는데요. 오늘은 SF 공포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에일리언 1>을 소개하겠습니다.

 

SF 공포라는 키워드와 함께 제 머리 속에 떠오르는 두 편의 영화가 있습니다. <이벤트 호라이즌>과 <에일리언> 시리즈 중 1편입니다. 이 두 영화는 SF 공포 장르를 사랑하는 분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영화라 할 수 있는데요. <이벤트 호라이즌>은 걸작 공포영화 순위에서도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영화입니다. <이벤트 호라이즌>에서는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과 소위 맞짱을 뜬 샘 닐이 신경쇠약 환자로 제대로 변신한 것을 볼 수도 있죠. 하지만, 이 영화는 강도 높은 고어물이라 대중적인 공포물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반면, <에일리언 1>은 다소 혐오스러운 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여타 고어 공포물에 비해서는 다수가 즐길 수 있는 SF 공모물인데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 드라마 시리즈인 <왕좌의 게임>에 자주 등장하는 장면 정도는 소화한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의 영화입니다. <왕좌의 게임>의 경우, 창과 칼이 수시로 배를 뚫기도 하니, 외계 벌레 한 마리가 배를 뚫고 나오는 장면 정도는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을 테니 말이죠. 


하지만, 외계 생물이 인간을 숙주로 삼아 배를 찢고 나오는 장면에 대한 공포감은 사람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출산을 앞둔 임산부나 예비 아빠에게는 혼비백산할 정도의 장면일 테니 말이죠. 더군다나 배를 뚫고 나오는 에일리언의 모습은 임신 초기 태아의 초음파 사진과 꽤나 비슷한데요. 그래서, 아직 자녀를 갖지 않으신 남성분들은 이 영화를 본 뒤 말조심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아내에게서 건네 받은 초음파 사진을 보고 “이거 에일리언이네?” 하고 말이 튀어나온다면, 이후 결혼생활은 가시밭길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에일리언> 시리즈의 최고 작품은 사실 제임스 카메론이 감독한 <에일리언 2>입니다. <에일리언 2>의 인물 묘사는 이 영화를 빛나게 하는 요소입니다. 탐욕스러운 회사와 관련된 갈등, 인간보다 더 인간스러운 휴머노이드, 아이를 지키려는 모성애, 리더의 자질이 없어 보이는 소위 찌질한 소대장 같은 인물과 이를 둘러싼 상황 묘사는 그간 수많은 대작을 만들어낸 제임스 카메론의 의 역량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합니다. 


<에일리언 2>는 이러한 인물 묘사와 잘 다듬어진 특수효과가 어우러져 최고의 액션 SF 영화로 완성되었습니다.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에일리언 퀸과 엘렌 리플리(시고니 위버 분)의 독대장면은 영화 역사 상 그 누구도 뛰어넘을 수 없는 ‘넘사벽'의 여전사를 탄생시키기도 했는데요. 이후 데미 무어, 지나 데이비스 등 새로운 여전사에 도전한 여배우들 역시 시고니 위버의 아성에 다다르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일리언 1>은 에일리언의 본질을 가장 잘 살린 영화라 생각합니다. 특히, 액션이 아닌 공포를 핵심으로 구성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뚝심은 영화의 설정에서부터 배어 나옵니다. 우주선이 등장하는 보통의 영화는 최신식 전자장비로 도배하고, 최첨단의 깨끗한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하죠. 하지만 에일리언에 등장하는 우주선은 우리가 흔히 봐오던 우주선의 날렵함과는 거리가 먼 투박한 쇳덩어리에 가깝습니다.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되는 화물선으로 설정된 우주선은 오래던 고철 같은 느낌이죠. 마치 패소공포증을 유발할 것 같은 우주선이 자아내는 답답함은 우주선이라는 자궁에서 에일리언이 잉태되는 과정으로 비유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비유는 실제 영화의 면면에서 그 근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선 우주선을 통제하는 컴퓨터인 ‘마더’는 에일리언을 제거하려는 주인공 리플리(시고니 위버 분)의 명령을 거부합니다. 그리고 마더는 ‘회사’의 명령을 우선시하죠. 이는 회사가 우주선이라는 자궁에서 에일리언의 씨를 뿌리고 괴물을 잉태하는 주체로 설정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이러한 장치적 설정 외에 또 하나 주목할만한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주인공 리플리의 위치입니다. 리플리는 함선의 2인자인 부함장이지만, 우주선 내에서 발언권이 크지는 않죠. 동료들은 리플리의 말에 별 반응을 하지 않고, 외계생물에 감염된 동료를 우주선에 태우면 안 된다는 그녀의 명령도 무시합니다(물론, 회사의 명령을 우선하는 안드로이드의 짓이긴 하지만요).


이와 함께, 에일리언 영화는 공포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릅니다. 바로 ‘잘난 척 나대면 빨리 죽는다’는 것이죠. 이러한 공식에 따라 사람들은 하나 둘씩 죽어가고, 마지막에는 리플리와 에일리언 둘만 남게 됩니다. 이러한 극한의 공포 상태에서 리플리는 탈출선에 숨어든 에일리언과 결전을 벌입니다. 이때 리플리가 입고 있는 옷은 탱크탑에 초미니 팬츠입니다. 굳이 이 시점에 왜 그런 복장이냐에 대해 감독은 “맨몸으로 외계생물체와 싸우는 인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감독의 이러한 의도와 상관없이, 이 장면은 수많은 남자 중고등학생들이 ‘반드시 봐야 하는 영화’로 꼽는 이유가 되기도 했죠.  

 

우주선을 하나의 생태계로 보면, 영화에서 인간은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에일리언은 최고 포식자이고, 인간은 피식자 또는 숙주에 지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 인간은 약자인 여성으로, <에일리언 1>에서의 리플리는 오롯히 생물 본연의 모습으로 포식자인 에일리언과 대적한다는 설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최고의 <에일리언> 시리즈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2편과 분명한 경계선을 만듭니다. 


이 두 편의 <에일리언>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객에게 어필하는데요. <에일리언> 1편에서의 주인공은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적인 상태에서 스스로를 지키고자 하는 공포영화라 볼 수 있습니다. 반면, 2편에서의 주인공은 자신만이 아니라 딸을 구하고, 남편을 보호하는 여전사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또한, 자신과 같은 모성애를 가진 에일리언 퀸의 알을 서슴없이 태우는 독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액션영화에 가깝습니다. 


이번 여름, <에일리언>과 함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신상민 과장|LG CNS품질서비스팀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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