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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새로운 유저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를 꿈꾸다 - 코드명 J : Jonny Mnemonic -

2014. 7. 4. 10:07



이 원고는 LG CNS 신상민 과장의 영화 칼럼입니다. 영화 속에 숨겨진 메시지를 찾아가는 과정에 집중하는데요. 이 칼럼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재미를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어린 시절, SF 영화를 보면서 영화 속 가상 현실이 실제가 된다면 어떨까 하고 한 번쯤 상상했을 텐데요, 사실 현재 우리의 모습은 영화 속 장면과 다른 듯 하면서도 닮은 면이 많죠. 영화는 이미 20년 전부터 새로운 유저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를 꿈꾸고 있었던 것입니다.

 

얼마 전 이사를 위해 창고 정리를 하다가 낡은 사진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사진 속에는 저를 포함한 4명의 사람이 휴대 전화를 목에 걸고 환히 웃고 있더군요. 다른 것도 아닌 전화기를 목에 걸고 말이죠! 지금 보니 새삼 촌스럽게 느껴지네요. 이때는 휴대 전화의 소형화가 대세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스마트폰은 웬만한 어른 손바닥보다도 큽니다. 휴대 전화가 커진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 중 하나는 입력 방식의 변화일 것입니다. 


12개의 정해진 버튼만을 이용해 입력할 때는 버튼 12개를 얼마나 작고 효율적으로 배치하느냐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터치 스크린이 도입되면서 버튼 방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입력 방법의 확장이 가능해졌죠. 따라서 단말기의 크기보다는 얼마만큼 자유롭게 입력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트렌드와 함께 이제 우리는 터치 기능이 없는 스마트폰을 상상할 수 조차 없습니다.

 

유저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가 이끌어 내는 기술과 생활의 변화는 우리에게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그래서일까요? SF영화에서 미래상을 그릴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이러한 UI에 대한 상상입니다. 많은 영화 중에서 UI 가 가장 두드러진 영화를 꼽으라고 한다면 그 중 하나가 <코드명 J(Johnny Mnemonic, 1995)>입니다. ‘Johnny Mnemonic’ 이란 원제가 어려워서 그런지 희한한 제목으로 둔갑한 <코드명 J>는 당시 영화의 주인공인 키아누 리브스(Keanu Reeves)의 여성 팬들에게 원성을 사기도 했는데요, 영화 내내 키아누 리브스의 얼굴을 두꺼운 가상 현실 안경으로 가려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영화 속 주인공의 두뇌를 저장 장치로 사용해 정보의 전달자로 활용한다는 측면이 매우 파격적이었는데요. 특히, 20세기 말 키아누 리브스가 장갑을 끼고 3차원의 가상 현실에서 파일을 뒤져나가는 모습은 UI의 혁명으로 보기에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코드명 J>에 등장한 몸을 이용하여 디지털과 대화하는UI는 이후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2002)>에서 톰 크루즈(Tom Cruise)가 좀 더 세련되게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 모습은 최근까지도 UI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이 언급되는 소재입니다. 그만큼 자연스럽게 UI의 미래를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마이너리티 리포트>보다 한 걸음 더 확장해서 평면이 아닌 공간 자체에 3차원으로 UI를 투사하는 영화가 등장했는데요, 바로 <아이언맨 2(Iron Man 2, 2010>입니다. 영화 속에 새로운 에너지원을 발견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인격을 가진 컴퓨터인 자비스와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는 말과 동작을 섞어 소통합니다. 격정적인 몸짓으로 손을 접었다 펼칠 때, 공간으로 쫙 퍼지는 구 형태의 UI는 관객에게 짜릿한 희열을 주기도 하죠. <아이언맨>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UI가 등장하는데요, 그 중 하나가 토니 스타크의 눈으로 보는 외부 증강현실입니다. 영화는 주인공의 시각에서 시야를 옮겨가며 목표를 추적하는 모습을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은 현실 모습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 주는 기술인데요. 이런 증강현실의 원조는 아마도 <터미네이터(The Terminator, 1984) >가 아닌가 싶습니다. <터미네이터 1>에는 미래에서 날아온 아놀드 슈왈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가 벌거벗고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찾는 장면이 나오죠. 이 장면에서 최근 실제로 구현되고 있는 증강현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증강현실이 영화에 등장한 지 벌써 30년이나 되었고, 이제는 흔한 테마가 되었는데요. 그래서 ‘신기하네’ 정도의 반응은 이끌어 낼 수는 있겠지만 더 이상 큰 화제를 모을 수 있는 요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퍼시픽 림(Pacific Rim, 2013)>, <오블리비언(Oblivion, 2013) >, <007 스카이폴 (SKYFALL, 2012)> 등에 등장하는 UI는 정보의 방대함과 빡빡함 때문에 오히려 사람을 질리게 할 지경입니다. 이제 영화 속에 등장하는 UI는 하나의 소재일 뿐 주요 테마가 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20년 전 영화인 <코드명 J> 에서 이미 새로운 UI 를 꿈꿨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는 마우스와 키보드가 가격 대비 가장 편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현실’이 우리의 ‘상상’을 따라오고 있지 못한다고도 할 수 있죠. 주머니 속에는 최신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면서 정작 일을 할 때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영화 속 가상 현실이 우리의 실제 삶 속으로 조금씩 스며들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언젠가는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하는 우리의 모습이, 휴대 전화를 목에 걸고 다닌 과거처럼 느껴질 날이 올 수 있을 테니까요. 비록 그게 언제가 될 지 아무도 모르지만요.


글|신상민 과장|LG CNS품질서비스팀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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