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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장바구니에는 맥주와 기저귀가 함께 있다! - 데이터 마이닝과 장바구니 분석 –

2014.06.11 20:07

 


매출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기업들은 우리의 소비활동이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의 특성과 이에 따라 소비되는 제품, 소비 패턴 등이 그것이죠. 하지만 각각의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보다는 실질적으로 제품간의 관계 파악이 매출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하는데요.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에는 ‘장바구니 분석’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분야가 있습니다. 대형 마트에서 물건을 가득 싣고 카트를 끌고 다니는 고객들이나 계산대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카트의 대열을 상상해 보죠. 대부분의 일반적인 마트 운영자라면 이러한 고객들의 카트 안을 자세히 살펴보며(실제로는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영수증을 분석하겠지만) 고객들이 어떠한 상품을 선호하는지 파악하려 할 것입니다. 조금 더 뛰어난 경영자라면 고객들이 어떠한 상품을 함께 구매하는지 확인해 볼 것입니다. 이는 고객의 구매 패턴을 말해주는 보다 구체적인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마트 경영자는 판매량이나 매출을 올리기 위하여 이러한 정보를 활용하여 상품 진열을 결정하고, 교차 판매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자 할 것입니다. 

월마트는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고객의 장바구니에 관심을 가진 최초의 업체였습니다. 데이터 마이닝 교재에 항상 단골로 등장하는 사례인 맥주와 기저귀의 관계를 밝힌 그 유명한 ‘장바구니 분석’을 수행한 업체이니 말이죠. 월마트에서는 방대한 양의 고객 구매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들이 맥주와 기저귀를 함께 구매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고객의 구매 패턴을 설명해 주는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월마트는 기저귀 옆에 맥주를 나란히 진열해 놓았을 것입니다. 이렇듯 장바구니 분석은 판매자에게 고객의 구매 행위 관점에서 상품 간의 관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판매자가 크로스 셀링(Cross Selling)이나 업 셀링(Upselling), 제품 진열 등의 판매 전략을 수립하도록 돕습니다.

 

마케팅의 시작은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가장 단순하면서도 쉬운 방법은 앞서 말씀 드렸듯 고객들의 시장바구니를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은 재래시장이나 과거에는 고객 니즈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정보는 흔한 것이 되었습니다. 매장에 POS(Point Of Sales)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고객의 모든 구매 기록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기 시작하였고, 인터넷 쇼핑몰을 포함한 다수의 유통 업체들이 회원제로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이 흔한 정보를 잘 활용한다면 우리는 상품 간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맥주를 구매한 고객이 기저귀를 구매하는 빈도가 높다면,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 두 상품은 고객의 구매 행위라는 관점에서는 강한 상관관계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다음 사례를 살펴보죠.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닷컴의 웹페이지에 전시되고 있는 도서는 어떻게 선별된 것일까요? 초기에 이곳에 광고되었던 도서 목록과 서평은 편집자 10여 명과 비평가들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들은 새로 출판된 책이나 베스트셀러 등의 책을 읽고 홈페이지에 게시할 도서 목록을 추천하고, 이 책들에 대해 서평을 작성하여 고객들에게 정보를 전달한 것이죠. 당시 아마존은 편집자와 비평가들이 좋아하는 도서를 고객들도 좋아하고, 이러한 방식의 홍보가 아마존의 매출을 올려줄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마존에는 방대한 양의 고객 구매 데이터가 축적되었습니다. 또한 회원제 운영으로 고객 개개인의 과거 수년 동안의 구매 내역까지 속속들이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아마존은 하나의 실험을 시작합니다.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도서 목록과 서명을 전시하던 방식을 벗어나, 고객 개개인의 구매 선호에 맞춘 개인 맞춤형 도서 추천 시스템으로 전환한 것이죠. 아마존은 해당 고객과 가장 유사한 구매 패턴을 가진 다른 고객들의 구매 내역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맞춤형 도서를 추천하는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이라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현재 아마존 매출의 3분의 1은 이러한 협업 필터링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마존에서 해리포터 상세 페이지로 이동시 협업 필터링을 통해 추천되는 제품들>


아마존의 사례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있습니다. 아마존은 고객 요구를 파악하여 협업 필터링을 시행할 때 고객이 특정 도서를 구매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시도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단지 함께 자주 팔리는 책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상품 추천을 할 뿐이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비평가들이 좋아하거나 추천하는 도서들이 항상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한때 사회 과학자들은 어떤 사건의 인과 관계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예를 들면, 맥주를 사는 사람들이 기저귀를 함께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연구 방식의 목적은 어떤 현상이 발생하면 그 뒤에 숨어 있는 원인을 알기 위해서입니다. 

앞서 언급한 월마트는 2004년 고객의 장바구니를 분석하여 허리케인이 닥치기 전에는 손전등뿐만 아니라 달콤한 간식거리의 판매량도 늘어난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허리케인이 오기 전 손전등의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딸기 케이크가 잘 팔리면 발생하면, 그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안절부절못하게 됩니다. 사회 과학 영역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호기심을 가지고 밝혀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물건을 판매하는 월마트에서는 고객이 손전등과 딸기 케이크를 함께 구매하는 이유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허리케인이 예보되면 달콤한 간식거리들을 손전등과 함께 진열해 놓거나 간식거리에 대한 집중적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죠. 즉,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유보다는 매출과 직접 연결된 관계 파악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개체 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최근 전문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사회네트워크 분석’입니다. 이는 복잡한 사회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분석 도구인데요. 개체 자체의 속성에 중점을 둔 기존의 통계적인 연구 방법과는 달리 개체 간의 상호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개체 간의 관계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에서 그 활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응용하려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회 네트워크 분석을 활용하면 고객의 구매 내역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이나 상품 간의 네트워크를 시각화하여 나타낼 수 있고, 이들 간의 관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수도권 지역 상품 네트워크>                                      < 비수도권 지역 상품 네트워크>


위의 그림은 국내의 한 인터넷 쇼핑몰 고객들이 구매를 시각화한 것인데요. 어떠한 상품들을 함께 구매하였는지, 그 구매 상품들의 관계를 고객의 거주 지역에 따라 나타냈습니다. 그림을 살펴보면, 수도권 지역 고객들의 구매 행위는 비교적 단순한 형태를 보이지만 비수도권 지역 고객들은 여러 상품 간의 복잡한 구매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별로 고객의 상품 구매 패턴이 다른 이유가 궁금하세요? 이를 밝히기 위해서는 지역별 고객에 대한 특성 및 선호도 등의 파악을 위한 설문 조사를 비롯하여 통계적 기법을 활용한 추가적인 연구들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객을 세분화해서 그들이 구매한 상품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제품 간의 관계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세분화된 시장별로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수 있고, 이는 분명 기업의 매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많은 업체가 이러한 분석을 위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는 글을 시작하면서 고객들이 맥주와 기저귀를 함께 구매하는 경향을 월마트 분석사례를 통해 말씀 드렸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답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매출관점에서는 그에 관한 적당한 이유를 찾기보다는 고객의 장바구니에 맥주, 기저귀 외에 함께 구매되는 상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노력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물론, 앞에서 소개한 사회 연결망 분석을 활용하면서 말입니다.


l 글 정석봉 교수 

현재 경일대학교 경영학부의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과학기술원 산업경영학과에서 학사를 마쳤으며 동대학원 산업공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주요 대기업에서 컨설턴트로 재직하면서, 프로세스 혁신, 정보시스템 선진화, 생산관리 시스템 구축 등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주요 연구관심 분야는 SCM, 데이터 마이닝, 빅데이터 분석 등이다.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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