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Life

아이디어가 경쟁력인 시대, 우리 조직의 소통 능력은?

2014.04.23 09:47

 

‘아이디어’와 ‘직장인’이라는 키워드로 구글 검색을 해보니 재미난 웹툰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출처: http://amina12.tistory.com/376). 사장이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직원 둘에게 독촉하니, 둘 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분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명은 “만약 아이디어를 말하면 내가 모두 이 일을 떠맡게 되어 일만하다 쓰러질 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다른 한 명은 “만약 이 아이디어를 말했다가는 사장이 고작 이것 밖에 못해? 라는 꾸지람과 함께 내 머리를 서류로 내려치겠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결국 둘 다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대한 걱정 때문에 본인들의 머리 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사장에게 말하지 않게 되죠. 사장은 입을 닫은 둘을 보며 “ 아니, 이 회사에는 자기의 의견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나?”라고 또다시 역정을 냅니다.


이 웹툰을 퍼다 나른 많은 블로거의 댓글을 읽어보니 대다수가 “공감이 간다”라는 글을 써놓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웹툰이 직장 내에서 아이디어 회의가 어떻게 인식되고 있고, 조직 내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신 있게 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위의 사례 외에도 직장인들이 아이디어를 내기 어려운 이유는 많이 있습니다. 바쁜 업무도 주된 이유가 되겠지요. 아이디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사전 조사도 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 정리도 해야 하는데, 밀려 있는 업무가 많다 보니 의도치 않게 팀 아이디어 회의에 빠지게 되거나, 설사 참석한다 해도 회의에 집중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러한 난관 속에서 아이디어를 말하면 이제 팀원들의 “지적질”이라는 심판대에 마주하게 됩니다. 팀원들은 내가 낸 아이디어에 대해 무자비하게 문제점을 지적하죠. 팀원들의 지적질에 아이디어는 어느새 누더기가 되어 버리고, 이러한 경험이 쌓이게 되면 “말하면 뭐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점점 아이디어 회의에 소극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결국 회의 시간에 입을 닫게 되죠.


필자가 지난 10여년 동안 기획이라는 업무를 하면서 다른 이들의 의견을 들어보기도 하고, 조직의 아이디어 회의를 주관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볍게 던져는 지적질 유형’에 대해 몇 가지 써보니 쉽게 15가지 이상이 되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아이디어 회의에서 무의식 중으로 이런 유형의 말들을 했을 것입니다. 심지어 “저 사람이 하는 말은 그냥 싫어”라는 유형도 있더군요. 필자도 무의식 중에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 제안을 방해하는 유형의 말들을 습관적으로 내뱉은 경험이 있습니다. 분명 회의 시작 전에는 상대방의 아이디어를 공격하지 말자고 다짐을 하고서는 시간이 흐르면 “말도 안돼!”라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 나와 버리죠. 하지만 이러한 태도의 부작용은 분명합니다. 회의가 협업이 아닌 경쟁의 분위기로 바뀌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격하는 양상으로 빠지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회의에서 사용하는 이러한 표현들은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서로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라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죠.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는 이분법에 사로잡혀 타인의 생각에 대해 성급하게 결론 내리려는 경향 탓인지, 우리 세대가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졌던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소통과 토론이 익숙하지 않은 조직은 여전히 많이 있습니다. 그런 조직 문화에서 진행되는 아이디어 회의는 불편하거나, 무겁거나, 성과 없이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통념을 부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통념에 대한 믿음이 강한 인력으로 구성된 조직일수록 내・외부에서 시작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기 매우 어렵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데는 대부분 많은 비용이 들어 기존 사업이나 제품을 포기해야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카메라를 최초로 만들었으나 디지털카메라 때문에 파산해야 했던 코닥은 주력사업이었던 필름카메라 사업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전 세계 피쳐폰의 지배자였던 노키아도 애플의 아이폰 혁신을 인정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들이 어리석어서 그런 판단을 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들이 믿고 있던 통념이 강했고, 그 통념을 바꾸기에는 그들이 버려야 하는 것이 너무나 많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겠죠. 두 기업이 겪어야 했던 딜레마는 모든 기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입니다. 특히 내부나 외부에서 시작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문화를 만들지 못하면 그런 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것입니다.


소위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불리는 애플, 구글, 아마존, 나이키, 이케아는 기존 시장이나 산업에서 당연시되었던 통념을 극복하고 혁신의 길에 올라섰죠.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부적으로 수용하고, 그것을 실천하려는 조직 문화에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조직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아이디어에 대해 지적질 하는 것도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즉, 조직이 지치지 않고 구성원들 간에 끊임없이 아이디어에 대한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아이디어에 대한 이해 없이 지적만 계속되면 창의적인 발상이 멈추는 조직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제안되더라도 실행은커녕 저울질만 하다 아이디어의 가치가 사라질 것입니다.

 

미운 팀원이 내는 철 없는 아이디어나 문제 제기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회의에서 나온 하나의 아이디어는 회의실 밖으로 나가면 더 많은 난관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죠. 특히 어떤 아이디어를 실제로 실행할 때는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법 규제에 합당한지, 고객이 수용할 수 있는 것인지 등등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만 하나의 비즈니스로 완성됩니다. 낙관론자는 비행기를 만들고, 비관론자는 낙하산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데요. 터무니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보다 긍정적인 자세로 맞이한다면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시도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소통을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팀 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도 스스로 아이디어 발상에 대한 방법을 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실행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 또는, 이미 있는 것을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고서 ‘기발하다’라고 맹목적으로 주장한다고 가정해 보죠. 그런 경우, 팀원들의 긍정적인 태도가 허투루 돌아가 버릴 것입니다. 또한 창의력이라는 말로 포장한다고 해도 바쁜 일과를 보내는 사람들에게는 회의가 피곤한 시간낭비로 느껴질 것입니다. 

<필자가 작성한 1,000가지 아이디어 노트 중>


그래서 아이디어를 내고, 회의에서 사람들을 설득하는 제 방식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필자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면 바로 메모할 수 있는 ‘1,000가지 아이디어’라는 제목의 노트가 있습니다. 1년 전쯤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벌써 190개 정도의 아이디어가 누적되어 있지요. 저는 이 아이디어 노트를 적기 시작하면서 아이디어 발상에 대한 개인적인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스스로 “기발하다”라고 생각했던 아이디어 중 상당수는 이미 제품화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기전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타이머 콘센트를 생각해 보았는데요. 이 제품은 이미 오픈마켓에서 팔리고 있었습니다. 안전벨트에 에어백을 달면 교통사고 사망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아이디어는 이미 벤츠에서 “Beltbag”이라는 브랜드로 신형 차에 장착했더군요. 이 외에도 팀플이라는 모바일 카페가 네이버 밴드로 1년 후에 런칭되는 등 제가 애써 생각해 낸 수많은 아이디어는 비슷한 모습으로 이미 구현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메모하는 습관이 생긴 후부터 스스로를 창의적이라 여겼던 믿음이 무참히 깨져버렸죠. 결국,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검색을 통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있는지 알아보는 게 더 나을 뻔 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무작위로 발상하기 전에 아이디어로 풀고자 하는 근본적인 문제와 원인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그것을 풀기 위한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가 없는지 먼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디어 발상에 집착하기 보다 철저한 사전 조사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이죠. 


이렇듯 아이디어가 조직 내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먼저 본인의 아이디어를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주장하기 이전에 듣는 이가 아이디어를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혁신적인 발상으로 시작된 비즈니스 모델은 전통 산업의 강자를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에어비엔비(Airbnb)를 예로 들 수 있죠. 에어비엔비는 절대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집을 나눠 쓴다는 발상을 통해 공유경제모델의 대표주자가 되었는데요. 이처럼 신선한 아이디어 하나가 수 십 년을 이어 온 비즈니스 모델을 빠른 속도로 변화시키고, 점차 전 산업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위기를 느낀 기업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목말라 있으며, 그 조직에 속한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의 지속적인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우리의 조직 문화가 건강한 소통을 만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시점입니다.


글 l 강석태 차장ㅣLG CNS 스마트 블로거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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