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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중고책방에서 책을 읽겠어요~

2013. 10. 25. 10:18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책 읽기 좋은 계절이 되었습니다. 가을 햇볕이 내리쬐는 어느 카페 테라스에 앉아 책을 읽으며 마음껏 가을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데요. 현실은 이불 속에서 뒹굴뒹굴…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 계시진 않나요? 이번 주말에는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두고 이불을 박차고 나와 책과 함께하는 가을을 보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신간 서적들이 즐비한 대형 서점도 좋지만 저는 세월을 보낸 책 냄새가 물씬~ 풍기는 중고책방을 더욱 좋아하는데요. 오늘은 지하철을 타고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중고책방을 소개합니다.

 

책 욕심이 많아 아끼는 책은 남에게 빌려주는 것조차 싫어하던 제가 중고책방에 애지중지 여기던 아이들을 입양(?) 보내기 시작했던 것은 잦은 이사 때문이었습니다. 좁은 원룸을 옮겨 다니던 자취생에게 부피 있고 무거운 책은 사치였기에 중고책방을 알아보고 책을 팔기 시작했는데요. 제가 살던 신촌 부근엔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역사 깊은 중고책방들이 많았습니다. 처음 중고책방에 들어섰을 때에는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요. 내 책들이 나만을 위해 내 방에 존재하는 것보다 이곳에서 여러 책과 함께 머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며 안심하곤 했습니다.

제 고향인 부산에도 ‘보수동 책방골목(http://www.bosubook.com/)’이 있는데요. 최근 방송을 타며 추억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의 발길이 닿는 곳입니다. 그러나 제게 중고책방은 중•고등학생 시절 문제집을 싸게 사기 위해 찾는 곳이었지 누군가의 손때가 잔뜩 묻은 책을 보기 위해 찾는 곳은 아니었는데요. 저의 소중한 책들을 중고책방으로 보내고 난 탓일까요? 아니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일까요? 내가 울고 또 웃으며 읽었던 책이 중고책방의 어느 한편에 놓여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 그 사람과 보이지 않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면 그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중고책방은 매일 쏟아져 나오는 책들 사이에서 누군가의 선택을 받았던 책입니다. 대형 서점에 가면 MD 추천, 베스트셀러 등의 타이틀을 달고 출판사들의 마케팅 전략에 흔들릴 때가 많은데요. 중고책방에서는 대형 서점에서 느낄 수 없는 사람 냄새 나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또 어떤 보석 같은 책을 만나게 될까?’하는 궁금증에 이끌려 중고책방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취재를 핑계로 지름신이 강림하신 책들…>

1. 지름신이 강림할 때
‘와~ 월급날이다!’하는 기쁨도 잠시, 카드값과 각종 공과금으로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허탈해질 때가 많은데요. 나를 위한 지출이 필요하다 여겨질 때! 저는 중고책방으로 향합니다. 사람들의 손때 묻은 책을 구경하고 만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책 3권을 구매해 소비 욕구를 해소하고 나면 묵은 스트레스도 확~ 날아가 버리는 듯합니다. 또한, 내가 집에 가서 이 책을 읽든 안 읽든, 나의 지식에 투자한 기분에 왠지 뿌듯해지죠.

2. 시간도 돈도 부족할 때
학생 때는 학교 도서관에서 공짜로 책을 빌릴 수도 있었는데요.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왠지 책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형서점에서 보고 싶은 책을 덥석 사기엔 주머니가 한없이 가볍게 느껴지곤 하는데요. 이럴 땐 중고책방이 답입니다. 특히 요즘은 강남, 종로, 신촌 등 번화가에도 중고책방이 있어 퇴근길, 혹은 주말 나들이 코스로 좋습니다.

 

1. 알라딘 중고서점(http://used.aladin.co.kr/usedstore/wStoreHelp.aspx?offcode=sinchon)
종로에 처음 알라딘 중고서점이 나타났을 때 ‘이것이 혁명이다!’란 생각마저 들었는데요. 소소함이 매력인 중고서점의 프랜차이즈화는 발상의 전환이었습니다. ‘나는 중고책방을 다니는 사람’이라는 마니아적인 부분과 ‘책을 읽는 사람’이라는 취향을 반영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켰는데요. 알라딘 중고서점은 전국 15개의 체인점을 갖고 있으며 신촌에도 알라딘 중고서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 고객층이 대학생인 알라딘 중고서점 신촌점은 책들도 대학생들의 취향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위치가 좋아 오가며 자주 발길이 닿게 하는데요.

다른 중고책방과 달리 알라딘 중고서점이 편리한 이유는 바로 도서 검색대 기능을 지원한다는 것과 책을 사들일 때 바코드를 찍어 가격을 측정하는 시스템이 있다는 점인데요. 일반 중고책방에 가면 주인이 책의 상태를 살펴보고 축적된 경험을 기준으로 가격이 측정되는데요. 간혹 내가 애지중지 여기던 책을 너무 낮춰 보는 것은 아닌가? 의구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알라딘 중고서점은 보유 재고량, 상품상태, 신간 및 베스트셀러 여부 등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행여 가격이 낮게 책정된다 하더라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또한, 내가 팔려고 하는 책의 보유 재고량이 알라딘의 판매능력을 초과한 경우 사들이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요. 매장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방침이라고 하니 그런 경우 당황하지 마세요.


주소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창천동 31-39 지하1층
이용 문의 : 1544-2514 (평일 9-18시,근무시간 외 ARS안내 이용가능)

 

2. Book OFF 북오프 신촌점(http://www.bookoff.kr/)

일본 잡지, 서적, CD 등을 전문으로 하는 북오프 신촌점은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아지트 같은 곳입니다. 들어서자마자 출판사별로 분류된 만화책들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인데요. 동네에서 하나쯤 꼭 있었던 만화책 대여 책방이 없어지고 만화방의 변신인 만화카페도 점점 줄어들어 만화책을 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또한, 대형서점에는 만화책을 비닐도 봉해 둔 탓에 기존에 시리즈로 사 보던 만화책이 아니라면 손을 대기가 쉽지 않죠. 그러나 이곳의 만화책 인심은 후합니다. 오래된 만화책을 모아두고 무조건 권당 1,000원에 판매하는 코너도 있어서 흙 속에 진주를 발견할 수 있는 찬스도 가질 수 있는데요. 중고서점들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특히 북오프 신촌점의 만화책들은 사고파는 것이 활발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원하는 책을 발견하셨다면 즉시 찜하고 꼭 구매하시길 추천합니다. 갖고 싶은 만화책을 발견하고 밥 먹고 와서 사야지 하면 그 사이에 팔려 사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까요.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노고산동 40-33 서강빌딩1층
이용 문의 : 02-3273-2902

 

3. 숨어있는 책

숨어있는 책은 정말 서점 이름에 걸맞게 숨어있는 곳인데요. 먼저 소개해 드린 두 책방에 비해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입구부터 느껴지는 중고책방의 느낌과 책 냄새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력에 푹~ 빠질만한 곳입니다. 제가 처음 중고책방에 빠져들게 된 계기도 바로 이 숨어있는 책인데요. 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 느지막이 문을 열어 밤늦게까지 손님을 맞이하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일반적으로 헌책방이라 하면 통로까지 책으로 막힌 좁은 공간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이곳은 책을 찾기 쉽게 분류도 잘 되어있고 통로도 넓어서 책을 구경하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또한, 앞서 소개한 두 책방은 비교적 깨끗하고 상태가 양호한 책들만 사들이기 때문에 손 때 묻은 책들은 찾아보기 어려운데요. 이곳은 야간 구겨지고 빛바랜 책들도 만날 수 있어 그야말로 중고책방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곳입니다. 저는 집에 언제부터 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이문열의 삼국지 전권 중에서 7, 9권이 사라져 채워 넣고 싶었는데요. 새 책을 사서 넣자니 손 때 묻은 전권이 가진 느낌이 사라질까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판본을 찾아 구매한 추억이 있습니다. 찾아가는 길은 약간 어렵지만, 한번 찾아가면 중고책방의 매력을 한껏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동 186-19
이용 문의 : 02-333-1041

 

<그대>

활짝 핀 꽃 앞에 놓인
남은 운명이
시드는 것밖엔 없다 한들

그렇다고
피어나길 주저하겠는가.

 

 

 

 

<이 가을 함께 읽기 좋은 글귀 – 이석원 『보통의 존재』>

스마트폰, 태블릿 PC로 만나는 간편한 e-Book도 좋지만, 바스락~ 하는 책 넘김, 책을 어디까지 읽었는지 확인하면서 보는 성취감, 그리고 마음에 드는 글귀를 발견했을 때 책 끝을 살짝 접어 기억해두는 종이 책의 매력을 느낄 수는 없었는데요. 중고책방에서 누군가의 손때가 묻은 책을 구매해 읽으며 ‘이 책의 전 주인은 이 구절이 좋았구나…’하는 무언의 교감, 이것이 바로 헌책, 그리고 중고책방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요? 공감하신다면 단언컨대 이번 가을은 혼자만의 책 읽기 좋은 날이 아니라 함께 읽기 좋은 날이 될 것입니다.

자 그럼,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는 중고책방으로 발걸음을 옮겨볼까요? ^^

 

 

글 이경화

Posted by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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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호명 2013.10.30 15: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책에 대한 간절함이 더 힘을 내더군요.

    신문에서나 책에 대한 기사나 소개가 있을 경우 또 마음에 지름신이 발동한다는 것도 그렇구요.

    오늘, <그대>에게서 생각할 뜻을 새겨고 다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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