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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nsight

스파이더맨이 눈앞에 나타난다! 디즈니의 이머시브 스토리텔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인근에 있는 디즈니랜드의 어벤져스 캠퍼스. 이 어벤져스 캠퍼스에서는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스턴트맨과 로봇이 30분 단위로 쇼를 펼칩니다.

 

디즈니랜드의 어벤져스 캠퍼스(출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스턴트맨이 텀블링을 하면서 건물 안으로 사라지는데요. 곧이어 스파이더맨 로봇이 스턴트맨인 것처럼 건물 밖으로 나타난 뒤, 영화 속 스파이더맨인 것처럼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이 로봇 스파이더맨은 공중으로 몸을 날려 20m 상공을 날아올라 하늘에서 수 십 바퀴 공중제비를 도는데요. 보는 사람들이 탄성을 지릅니다. 묘기를 부리던 스파이더맨 로봇이 착지하고 나면, 이제 스턴트맨이 건물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지나가는데요. 영화 <스파이더맨>이 현실 세계에 다시 태어나는 장면입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The Walt Disney Company)에는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는 특별한 조직이 있습니다. 바로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Walt Disney Imagineering, 이하 이매지니어링)인데요. 이매지니어링(Imagineering)은 상상하다(Imagine)와 엔지니어(Engineer)의 합성어로, 이매지니어링은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대표적인 연구개발(R&D) 조직입니다.

 

디즈니랜드는 1955년 7월에 문을 열었는데요. 이후 디즈니의 창업자 월트 디즈니(Walter Disney)는 1964년 뉴욕만국박람회와 1965년 세계박람회에서 매우 이색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였습니다. 놀이동산을 기술 중심으로 탈바꿈하자는 아이디어였는데요. 바로 이것이 오늘날 이매지니어링의 시작입니다. 이후 테마파크 설계 담당인 WED엔터프라이즈와 부동산 담당 계열인 디즈니 개발 컴퍼니가 합병돼 이매지니어링이 탄생했습니다.

 

고객 감동이라는 아이디어는 월트 디즈니가 일찌감치 고안을 한 것인데요. 월트 디즈니는 1950년대에 모든 미국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하는 로봇 퍼포먼스를 구상했는데, 당시 기술로는 구현이 어려웠습니다. 1964년에 이르러 처음으로 링컨 대통령이 나와서 미국의 역사를 설명하는 '링컨과 함께하는 멋진 순간들'이라는 쇼를 선보였는데요. 당시의 기억을 잊지 못한 미국의 할아버지들은 손자를 데리고 이 쇼를 보는 것이 꿈이 됐을 정도로, 로봇 퍼포먼스는 강렬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하늘을 나는 스턴트맨 로봇(출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이매지니어링은 일반 엔지니어링 회사와는 사뭇 다릅니다. 직원들은 예산을 초월해 대담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데요. 실현 여부와 상관없이 직원들의 담대함을 회사가 높이 평가한다고 합니다.

 

이들의 모토는 '꿈꿀 수 있다면, 만들 수 있다(If it can be dreamt, it can be built)'입니다. 그래서 상상 속에 있는 캐릭터를 창조하는 작업을 하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앞서 말씀드린 스파이더맨 로봇입니다.

 

스파이더맨 로봇은 스턴트로보틱스(Stuntronics)라는 프로젝트에 따라 개발됐는데요. 이 로봇은 중심을 제어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스파이더맨 로봇은 자율적으로 회전할 수도 있는데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로봇이 밧줄을 잡고 관절을 움직이면서 시간에 맞춰 밧줄을 던지고 점프할 수 있도록 발전시켰습니다.

 

스파이더맨 로봇에는 가속도계와 각도 측정기가 탑재되어 있으며 스윙 센서를 부착해 각도와 위치를 측정합니다.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바람의 영향도 고려하죠.

 

지난해에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출연한 '그루트'의 모습을 그대로 본뜬 로봇을 공개했습니다. 그루트 로봇은 앙증맞은 크기로 한 다리를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이 캐릭터를 디즈니랜드에 투입해 고객들이 마치 영화 속 현장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죠.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막대한 지적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메가 브랜드만 놓고 보아도 디즈니 스튜디오와 스타워즈를 소유한 루카스필름이나 어벤져스로 유명한 마블을 비롯해 ABC, ESPN, 내셔널지오픽 등 수많은 IP를 가지고 있죠.

 

뿐만 아니라 디즈니랜드까지 소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있는 12개의 디즈니랜드에는 평균적으로 매년 1억 4,500만 명이 방문하는데요.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로봇을 만드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로봇은 디지털 콘텐츠와 물리적 리조트를 연결하기 위한 연결 고리입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이에 대해 '몰입형 스토리텔링(immersive storytelling)'이라고 평가하는데요. 고객이 상상과 현실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몰입감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추구하고 있는 이머시브 스토리텔링은 2020년대 이후 급부상한 개념입니다. 모든 기업의 꿈은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는 것인데요. 막강한 브랜드를 소유하려면 그만큼 자사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가 무엇보다 매력적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고유의 콘텐츠에 몰입감을 더하고자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 360도 비디오와 같은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접목한 것이 바로 이머시브 스토리텔링입니다. 물론 이머시브 스토리텔링을 도입한 기업이 월트 디즈니 컴퍼니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머렐(Merrell)은 고객에게 어떤 신발이 적합한지 알려주고자 VR세계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산비탈 산책로 등반 시에 어떤 신발을 신어야 하는지 보여주기 위한 일환이었는데요. VR을 통해 고객에게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하여 마치 현실처럼 느낄 수 있게 만듭니다.

 

머렐(Merrell)이 만든 체험관(출처: 머렐)

 

항공사인 에어프랑스는 몰입형 광고를 도입했습니다. 여행안내 책자를 360도 카메라로 담아 고객들이 재미있게 둘러보게 한 것입니다. 에어프랑스의 광고를 본 사람 중 45%가 이 캠페인에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전자상거래에서 이머시브 스토리텔링의 활용 사례도 많은데요. 미국의 소매점 체인 브랜드 타깃(Target)과 스웨덴의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가 대표적인데요. 이케아 AR 앱을 통해 고객은 미리 제품을 확인하고 집안에 배치해 볼 수 있습니다.

 

 

이케아의 AR 앱(출처: 이케아)

 

 

포브스에 따르면 이머시브 스토리텔링에서 테크놀로지는 이야기가 전달되는 방식, 청중과 상호 작용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규정한다고 합니다. 특히 이머시브 스토리텔링은 고객의 감정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들을 사용하는데요. 과거 제품에 초점을 맞추던 마케팅의 방식이 이제는 고객 중심으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변화한 트렌드에 따라, 이제는 이머시브 스토리텔링의 시대라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글 ㅣ 이상덕 ㅣ 매일경제 실리콘밸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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