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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Solutions

소설부터 의상 디자인까지? 초거대 AI, 어디까지 가봤니?

 

 

초거대 AI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빅테크 기업들이 단순히 소설과 칼럼을 쓰기 위해 많은 금액을 투자해 초거대 AI를 구축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처음에 기업들은 초거대 AI를 활용해 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기업은 연구 용도를 벗어나 하나둘 초거대 AI를 사업 모델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자체 서비스를 고도화하거나 타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다양한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초거대 AI의 가능성을 밝힌 모델은 오픈AI의 ‘GPT-3’입니다. 그만큼 활용 사례가 다양한데요. 기업들은 GPT-3로 고객 피드백을 분석하거나 검색 엔진과 챗봇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GPT-3 사용 사례 중 중요한 내용을 모아봤습니다.

아이어블, GPT-3로 고객 피드백 분석

고객 피드백을 분석해 고객사의 마케팅 전략을 지원하는 아이어블(Aiable)은 2021년 피드백을 분석하는 업무에 GPT-3를 적용했습니다. 고객이 남긴 앱 리뷰나 설문 조사, 문의 사항, 소셜 미디어, 통화 내용 등에서 얻은 텍스트 형식 피드백을 GPT-3를 사용해 분석하는데요. 여기서 분석한 자료를 다시 텍스트로 처리해 마케팅 전략에 필요한 점을 찾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우리 호텔에서 체크아웃할 때 무엇을 가장 불편해하지?”라고 질문하면 GPT-3를 탑재한 아이어블 플랫폼은 “고객들은 체크아웃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에 답답함을 느낀다. 특히 체크아웃할 때 자신의 집 주소를 불필요하게 길게 기입하는 걸 안 좋아한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보다 더 다양한 지불 방식을 원한다”라고 대답합니다. 기업 마케터는 이 내용을 사업 전략에 활용할 수 있죠.

알골리아, 고급 검색 솔루션에 GPT-3 통합

검색 엔진 솔루션 기업 알골리아(Algolia)는 자체 개발한 고급 검색 기술에 GPT-3를 통합했습니다. 고객 질문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세밀한 검색 결과가 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를 통해 심층적 상황별 정보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세밀한 검색 결과를 제공합니다. 이를 토대로 작년 검색 솔루션인 ‘알골리아 앤서(Algolia Answers)’를 출시했습니다.

오픈AI는 GPT-3를 탑재한 알골리아 앤서 검색엔진에 210만 개 뉴스 기사를 검색해 테스트를 실행한 결과, 91% 이상 정밀도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구글 버트(BERT)보다 약 4배 더 높은 수치입니다.

챗봇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쿠라이헬스, GPT-3로 고도화

GPT-3는 헬스케어 분야에도 사용됩니다. 챗봇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인 쿠라이헬스(Curai Health)에 적용돼 서비스를 고도화했습니다. 고객은 GPT-3를 탑재한 챗봇을 통해 채팅으로 1차 진료를 볼 수 있는데요. GPT-3가 일반 AI보다 더 높은 자연어처리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을 더 자세히 분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려운 의학 용어나 증상도 높은 정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의사는 GPT-3를 탑재한 챗봇과 환자가 대화한 결과를 토대로 진단을 내리거나 처방법 등을 설명합니다. 이 모델은 병원비가 비싼 미국에서 진료비 절약을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LG AI연구원이 초거대 멀티모달 AI를 두뇌로 탑재하는 AI 휴먼 ‘틸다’로 초거대 AI의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LG의 초거대 AI ‘엑사원’이 두뇌로 탑재된 AI 휴먼 틸다의 모습. (출처: LG AI연구원)

 

초거대 AI 두뇌를 탑재한 AI 휴먼, 패션위크 무대에 서다

틸다는 올해 2월 ‘F/W 뉴욕 패션위크’의 메인스테이지인 스프링 스튜디오(Spring Studios)에 처음 공개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틸다는 AI 아티스트로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박윤희 디자이너(그리디어스 대표)와 협업해 의상을 디자인한 AI 휴먼으로 등장했기 때문이죠. 

틸다는 스프링 스튜디오에 설치된 LED 화면에서 박윤희 디자이너와 환경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뒤 “꽃을 그리고 싶어. 금성에 핀 꽃을(Flowers on Venus)”이라고 말했습니다. 말이 끝나자 화면에는 틸다가 직접 창작한 이미지들이 가득 채워졌습니다.

틸다는 언어와 이미지를 모두 이해하는 멀티 모달 형태인 엑사원을 두뇌로 탑재한 만큼 입력된 언어의 맥락을 이해해 기존에 없는 이미지를 창작할 수 있습니다. 예술 작품이나 디자인을 학습해 유사한 화풍과 브랜드 디자인 콘텐츠를 만드는 기존 AI들과도 기술적으로 차이가 납니다. 이미지를 보고 흉내 내는 수준의 AI를 넘어, 엑사원은 텍스트를 이해해 이와 연관된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기 때문입니다.

틸다는 이 기술력을 토대로 박윤희 디자이너와 함께 ‘금성에서 핀 꽃’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의상들을 뉴욕 패션위크에서 선보였습니다. 틸다가 금성에서 핀 꽃이란 키워드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이미지를 창작하면, 이 이미지를 보고 영감을 받은 박윤희 디자이너가 디테일을 더해 의상을 제작하는 방식이었죠. 틸다는 ‘무엇을 그리고 싶니?’, ‘금성에 꽃이 핀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사람처럼 다각도로 생각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작했습니다.

박윤희 디자이너는 “뉴욕 패션위크와 같은 큰 무대에 서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라며 “새로운 디자인과 영감을 찾기 위해서 몇 달 전부터 수십 명의 디자이너와 컬렉션을 준비해야 했는데, 이번에 틸다와 함께 작업하며 한 달 반 만에 모든 준비를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틸다가 창작한 패턴 이미지(배경)를 그대로 확장해 의상으로 제작한 사례. (출처 : LG AI연구원)

 

AI 휴먼 틸다의 의상 디자인 창작 사례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국내 매체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매체에서 틸다를 비중 있게 다뤘는데요. 한 외신은 “도대체 패션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례는 초거대 AI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지표로 평가됩니다. 언어모델 기반인 기존 초거대 AI는 소설이나 에세이, 칼럼 등 텍스트로 된 콘텐츠를 주로 창작해왔습니다. 기술을 응용한다고 해도 텍스트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죠. 네이버처럼 텍스트를 이해해 쇼핑 리뷰를 요약하거나 챗봇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반면. LG가 공개한 틸다는 이러한 언어를 넘어 비전(Vision) 모델을 통해 시각 분야로 창작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그렇다면 틸다는 어떻게 디자인을 할 수 있었을까요? LG AI연구원에 따르면 틸다에 탑재된 엑사원은 디자인 생성을 위해 2억 5,000만장의 이미지와 텍스트를 학습했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이 이미지를 많이 학습한다고 했을 때 보는 이미지는 약 10만 장 정도입니다. 이와 비교하면 엑사원은 무려 2,500배 많은 이미지를 학습한 것입니다.

초거대 멀티모달 AI인 엑사원의 학습량은 기존에 사람이 상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이미 잘 알려진 알파고 사례와 비슷하죠. 알파고는 이세돌 바둑 기사와의 경기에서 사람이 생각할 수 없는 수를 계산해 바둑 경기에서 이겼습니다. 엑사원을 탑재한 틸다도 마찬가지인데요. 김승환 LG AI연구원 상무는 “엑사원을 탑재한 틸다도 보통 디자이너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며 디자이너분들을 놀라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틸다는 의상 디자인 외에도 다양한 분야를 창작할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도 가능한데요. 엑사원에 ‘현대의 세련된 거실 인테리어’를 키워드로 입력하면 됩니다. 그러면 엑사원은 기존에 없던 수많은 인테리어를 보여줍니다. 여기서 괜찮은 이미지가 있다면 이를 참고해 집안을 꾸밀 수 있죠. 이처럼 초거대 AI는 텍스트 창작을 넘어 이미지 영역까지 진출했습니다.

 

엑사원이 '현대의 세련된 거실 인테리어'이란 키워드로 생성한 이미지들. (출처 : LG AI연구원)

 

LG AI연구원, 13개 기업과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 구축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을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LG AI연구원은 지난 2월 22일 엑사원을 주축으로 13개 기업이 참여한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Expert AI Alliance)'를 출범시켰습니다. 이번 얼라이언스에 참가한 기업은 △구글 △우리은행 △셔터스톡 △엘스비어 △EBS △고려대의료원 △한양대병원 △브이에이코퍼레이션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입니다. 제조, 화학, 통신 등 LG 계열사가 진행하는 산업을 비롯해 교육, 금융, 유통, 의료, 플랫폼, VR 등 AI를 활용할 수 있는 전 산업군이 모였습니다.

 

LG AI연구원이 22일 13개 기업과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Expert AI Alliance)'를 발족했다 (출처 : LG AI연구원 행사 캡처)

 

이들 기업은 엑사원을 기반으로 자체 서비스를 고도화하기로 했습니다. LG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엑사원으로 제품 피드백 분석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고객 피드백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고객의 불편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불만이 쌓이기 전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차기 제품 기획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기 위해 초거대 AI를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LG전자는 고객 피드백 분석을 하기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지만 더 정확한 피드백 분석을 위해선 초거대 AI 활용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고객이 남긴 피드백에는 긍정과 부정 사례가 혼합된 경우가 많은데요. SNS를 통해 사진과 감탄사를 섞어 피드백을 남긴 사례도 있습니다. 이러한 피드백을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선 기존 AI 기술을 넘어 텍스트를 맥락으로 정확하게 이해하고 사진과 같은 이미지도 분석할 수 있는 초거대 멀티모달 AI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LG전자는 엑사원이 언어와 이미지를 함께 사용하는 멀티모달 기반인 만큼 자녀와 함께 그림 동화를 직접 만드는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침대에 누워 동화를 이야기하면 AI가 이를 이해해 TV 등에 그림으로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아이가 말한 스토리를 AI가 이해해 다음 이야기를 제안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산에 토끼와 사슴이 뛰어논다”고 얘기하면 AI는 화면에 이러한 모습을 즉시 만들어줍니다. 또 “토끼들이 하얀 꽃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등의 다음 스토리도 아이에게 제안할 수 있습니다.

엑사원은 금융 분야에선 ‘AI 뱅커’를 개발하는 데 사용됩니다. 우리은행은 엑사원을 활용해 고객에게 높은 만족도를 선사할 수 있는 AI 뱅커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금융 분야에서 진행되는 디지털 전환은 은행과 고객에게 장점도 가져오지만, 여전히 극복해야 할 단점도 존재합니다. 은행에 방문하지 않고 통장을 개설하고 투자를 할 수 있는 등 사용자 편의성을 가져왔지만, 여기에는 포함되지 않은 영역이 있죠. 바로 은행 직원이 가진 경험과 지식입니다.

 

우리은행 AI 뱅커

 

고객 입장에서는 금융 관련 의사결정을 할 때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의 지식과 경험이 궁금할 겁니다. 이를 통해 유리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지식과 경험은 디지털 채널로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우리은행은 엑사원을 활용해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금융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황인철 우리은행 디지털전략그룹장은 “LG AI연구원과 비정형 문서의 데이터화 등의 과제를 풀어내기 위해 일반 AI를 넘어 금융에 특화된 AI를 개발하는데 협력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 초에는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AI 뱅커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엑사원은 교육 분야에도 사용됩니다. EBS는 이번 얼라이언스 구축으로 교육의 초개인화를 달성하고 모두에게 공평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BS는 우선 엑사원을 활용해 일선 학교 교사가 출제하는 문제 수준의 풀이 과정을 AI가 제공하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합니다. 초거대 AI 기반 ‘텍스트 제너레이션(Text Generation)’ 기술을 활용해 AI가 전담 교사 수준의 표준화된 해설을 제공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문제 학습을 넘어 AI가 직접 문제를 내는 문제 생성 모델을 선보이는 것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면 위주였던 국내 교육 서비스 채널이 비대면 위주로 다변화되고 있다”면서 “EBS가 제공하는 문제집은 모든 문제에 대한 해설을 제공하지 않고, 학습자 수준에 맞춰 설명하지 않으므로 학생들의 보다 쉬운 교육을 위해 초거대 AI 기술을 접목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학습자 성취 수준과 문제 수준에 따라 개인 맞춤형 문제에 대한 해설을 제공해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LG AI연구원은 세계 최초로 초거대 AI 기반 수학 문제 생성 모델 상용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엑사원을 활용해 고객 불만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인데요. 회사 측은 매일 12만 건의 상담을 처리하는 상담사의 업무에 AI 기술을 탑재해 업무 편의성을 높인 것에 더해 고객의 불만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황규별 LG유플러스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초거대 AI 엑사원은 상담사가 상담을 할 때 내용을 놓치지 않도록 대화 시나리오를 생성해주고 피드백을 주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고객 불만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잠재 불만까지 탐지해 선제 조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글 ㅣ 정보기술연구소 기술전략팀/ AI타임즈 김동원,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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