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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어울리는 영화 ‘500일의 썸머’

2013. 10. 17. 15:02

 

안녕하세요. LG CNS 대학생 기자단 배예림입니다.

요즘 날씨가 낮에는 햇볕이 쨍쨍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모호한 날씨인데요. 한편으로는 시간이 나도 모르게 휘리릭 지나가는 때이기도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딱! 어울리는 영화를 추천해 드리려 하는데요. 아마 꽤 많은 분이 접하셨을 영화, 바로 <500일의 썸머>입니다.

2010년 개봉한 이 영화는 당시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제목과 포스터의 분위기만 보면 남녀 사이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가 아닐까 생각이 들 텐데요. 이 영화는 생각보다 가볍게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영화는 아닌 듯합니다.

조셉 고든 레빗이 열연한 남자 주인공 ‘톰’과 주이 디샤넬이 연기한 여자 주인공 ‘썸머’는 연인이 아닙니다. 그럼 친구냐고요? 그것도 아닙니다. 그럼 대체 둘의 사이는 어떤 관계일까요? 저는 둘을 ‘애매모호’한 관계라 말하고 싶습니다. 영화는 이 둘의 사이를 시종일관 모호하게 만들면서 전개되는데요. 썸머는 톰과의 관계를 연인으로 확정 짓지도, 그렇다고 선을 긋지도 않습니다. 그 모호함 때문에 관객들은 썸머를 보며 썸머를 사랑하기도, 썸머를 미워하기도 하죠. 영화 속 썸머를 보면 ‘우리 모두는 썸머와 사귄 적이 있다.’는 포스터 문구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이 영화가 한 남녀의 평범한 로맨스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단순한 로맨스 영화에서 벗어나 관객들에게 색다른 인상을 남기는 이유는 바로, 이 영화의 초점 때문입니다. 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서 겪는 사건과 심리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가 전개되는데요. 이 영화는 많은 사람을 받았던 <건축학개론>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썸머’가 바로 톰에게는 수지와 같은 첫사랑의 역할을 해준 것이죠. 그렇게 뜨겁던 첫사랑의 여름이 가고, 톰이 가을을 맞이할 때까지의 이야기가 영화 한편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마크 웹 감독은 사랑부터 이별, 그리고 그 극복의 과정을 잘 표현하기 위해 영화 속에 다양한 기법들로 톰의 심리 상태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그 500일간의 사랑이야기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감독은 만남에서 이별까지 500일 동안의 일을 시간에 따라 차례대로 그려내지 않고 뒤섞어 보여줍니다. 영화 초반부터 대뜸 주인공이 싸우고, 갑자기 처음 만난 날로 돌아갔다가 다시 권태기를 맞이하는 등, 뒤죽박죽인 시간 구조로 관객은 지루할 틈을 느낄 새도 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기 바쁩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내내 정신이 없지만, 그래서 더욱 영화에 몰입하게 되죠. 또한, 영화는 친절하게 관객의 헷갈림을 방지하고자 날이 바뀔 때마다 며칠째인지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도입부터 전개, 갈등, 절정, 결말을 보여주는 플롯 구성에서 벗어나 톰의 실연의 기억에 따라 톰의 산산히 조각난 사랑의 추억을 곱씹는 방식은 마치 우리가 평소 어떤 기억을 시간의 순서대로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인상 깊었던, 혹은 다른 기억의 연결고리로 떠올리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동료 결혼식에서 썸머와 즐겁게 지낸 톰은 그녀와의 재결합을 꿈꿉니다. 때마침 썸머는 톰을 자신의 파티에 초대하는데요. 들뜬 마음에 톰은 재결합을 기대하게 되지요. 이 장면에서 영화는 톰이 썸머의 집에 도착한 후 기대와 현실로 장면이 분할됩니다.

이러한 화면 분할기법은 여러 영화에서 자주 시도하는데요. 어떤 상황을 대조적으로 보여주기에 효과적이나 자칫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톰의 기대와 현실을 극명하게 비교하기 위한 장치로 화면 분할기법이 사용되었는데요. 톰의 심리 변화를 잘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현실은 기대와 다르다는 관객들의 공감을 유도해내죠.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을 사용하여 영화의 영상미를 살렸는데요. 영화의 장르가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적절히 배치하여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가 꿈꾸던 길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톰이 현실을 깨닫게 된 순간, 톰이 걷고 있는 주변 배경은 ‘연필 스케치’로 표현되어 점점 잿빛이 되어갑니다. 이후 종이 위에 배경이 점점 사라지며 화면에는 톰과 그의 그림자만 남게 되지요. 스케치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는 톰의 뒷모습과 그림자는 톰의 고뇌를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애니메이션 기법은 영화의 초반부에서 톰의 즐거운 심리상태를 표현할 때도 사용되는데요. 별안간 길을 걷던 톰이 춤을 추기 시작하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같이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톰이 연애를 시작하며 설레는 심리 상태를 표현한 것인데요. 이 장면에서도 어디선가 어여쁜 파랑새가 나타나서 톰의 손 위에 앉기도 하고, 하늘 위로 힘차게 날아오르기도 합니다. 톰의 심리를 파랑새가 대신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은 그 기분에 공감하고 유쾌한 기분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화 <500일의 썸머>에 활용된 독특한 영화 기법을 살펴보았는데요. 관객을 영화에 몰입하게 하고 또 공감을 주기 위해 치밀하게 사용된 기법들을 알고 나니 이 영화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나요? 사실 제가 소개해드린 세 가지 기법 외에도 다양한 장치들이 영화 속에 사용되었는데요. 자칫 평범하고 지루할 수 있는 단순한 스토리를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해내 더욱 특별한 영화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미 <500일의 썸머>를 보셨던 분들이라도 위의 사용한 기법들과 또 숨겨진 장치들이 어떤 의도로 표현되었는지를 추측하며 다시 한 번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길었던 여름을 훌쩍 떠나 보낸 지금, 우리들의 썸머를 다시 한 번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 자료 사진 : <500일의 썸머>의 포스터 및 영화 화면은 자료에 대한 이해용도로만 사용되었습니다.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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