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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피자의 만남, 로봇이 피자를 만들고 배달하는 시대가 코 앞에?

2021. 11. 8. 09:30

전 세계 피자 시장은 2000억 달러 수준에 이릅니다. 이는 전 세계 달걀 시장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그만큼 피자라는 음식의 소비가 굉장히 크다는 건데요. 전염병 대유행 이후 배달 음식 동향이 뚜렷해짐에 따라서 피자 산업은 연간 약 10% 수준의 가파른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더 많은 피자를 주문받고, 굽고, 팔고, 배달해야 하는 것이죠. 

 

  피크닉 피자 시스템 (출처: hellopicnic.com)


그동안 피자는 꾸준히 발전해왔습니다. 수년 동안 조리, 주문, 배달 등 여러 면에서 가장 큰 기술적 도약을 이룬 음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유명 피자 회사인 도미노(Domino's)는 한동안 피자 회사보다 기술 회사로 불리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2019년 피자와 기술의 동행이 불가능한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줌피자(Zume Pizza)의 실패'입니다. 줌피자는 실리콘밸리의 피자 회사라는 점을 내세워 2017년 가장 유망한 스타트업으로 꼽혔고 실제 사업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줌피자의 핵심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활용해 피자를 구운 후 바로 배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븐을 탑재한 트럭에서 로봇으로 만든 피자를 굽는 방식이었는데요. 배달 시간을 단축하고, AI로 수요가 많은 지역을 예측해 미리 이동함으로써 판매량을 늘리는 구조였죠. 문제는 지속할 수 없는 모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줌피자 (출처: 줌피자 페이스북 페이지)


줌피자의 직원들은 숙련된 피자 메이커들이 아니었습니다. 기술에 의존하는 사업의 특성과 최대한 로봇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사정으로 피자를 만드는 공장은 숙련되지 않은 저임금 노동자로 채워졌습니다. 그리고 달리는 트럭에서 피자를 굽고 배달한다는 건 모든 트럭이 피자를 잘 구울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는 걸 의미했습니다. 급정지, 급커브 등 트럭이 심하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오븐 속 피자는 망가졌고 모든 트럭 운전사에게 안정적인 주행을 하도록 교육할 수도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주 뜨거운 피자를 배달할 수는 있었지만, 항상 온전하고 맛있는 피자는 아니었습니다. 이는 음식 사업이 너무 기술 중심이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례로 남았고, 줌피자는 배달 대신에 음식 패키징을 개발하는 회사로 사업을 전환해버렸습니다. 이후 너무 첨단 기술만 얘기하는 건 음식 사업에서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잠시나마 퍼졌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피자를 주문받고 굽고, 팔고, 배달해야 하는 상황이 변한 건 아니었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것은 기술이었습니다. 

미국 시애틀 기반 스타트업 피크닉(Picnic)은 지난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피자 엑스포 및 컨퍼런스(The International Pizza Expo and Conference)에서 “2022년 첫 번째 피자 로봇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완전 자동화 AI 피자 시스템인 '피크닉 피자 시스템(Picnic Pizza System)'은 단 몇 분 만에 맛있는 피자를 로봇이 완성합니다. 하지만 로봇이 전부는 아닙니다. 

피자가 주문되면 피크닉 피자 시스템과 연결된 POS(Point Of Sale System)가 주문 내용을 확인하고 피자 만들기를 시작합니다. 고객은 요구 사항이 있다면 직관적인 터치 인터페이스로 수정할 수 있고, 로봇은 수정 사항에 맞게 재료를 추가하거나 뺍니다. 주문을 모니터링하며 부족한 재료를 예측하는 기술도 포함돼 있습니다. 피크닉 피자 시스템을 도입한 식당은 시간당 수백 가지의 맞춤 피자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피크닉은 피크닉 피자 시스템의 공식 출시에 앞서 식당, 테마파크, 컨퍼런스 등 많은 곳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는데요. 그것 만으로도 기업 가치가 3800만 달러인 회사가 됐죠. 

 

피크닉 피자 시스템 (출처: hellopicnic.com)


 피크닉 피자 시스템은 RaaS(Robotics-as-a-Service)로 운영됩니다. 로봇을 구매하지 않아도 규모에 따라서 월 3500~5000달러의 비용만 내면 로봇, 유지보수 검사, 원격 모니터링 등 피자 제조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제공합니다.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면 피크닉은 모든 시스템을 회수하는데요. 이는 고객의 도입 부담을 줄이면서 동시에 피크닉 피자 시스템이 효과적인 식당만 최적화하는 것입니다.

피자 주문만을 위한 POS 시스템을 개발하는 곳도 있습니다. 미국 뉴욕의 슬라이스(Slice)가 대표적입니다. 대형 피자 체인은 소규모 피자 가게보다 기술적 접근이 수월합니다. 그래서 슬라이스는 기술 접근을 요하는 소규모 피자 가게들이 첨단 기술, 데이터 통찰력, 로열티 마케팅 등 대형 체인에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통합 POS를 제공합니다. 

피자에 국한한 것이 굉장히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슬라이스는 “여전히 많은 피자 가게가 전화, 종이, 펜에 의존하고 있다”라며 “도미노는 전체 주문의 약 75%가 온라인인데 반해, 동네 피자 가게의 온라인 주문은 19%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들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큰 시장을 차지할 수 있다는 거죠. 실제 도미노는 미국 전역 약 6300개 매장을 운영 중인 가운데 슬라이스는 1만 7000개 피자 가게를 고객으로 두고 있습니다. 모든 피자 가게에 단일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면 도미노보다 더 큰 규모를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슬라이스 레지스터 (출처: sliceregister.com)


지난 3월 슬라이스는 '슬라이스 레지스터(Slice Register)'라는 첫 번째 POS 장치를 출시했습니다. 온·오프라인에 걸맞게 설계됐으며, 기존 POS 소프트웨어와 새로운 하드웨어가 결합된 올인원 솔루션입니다. 피자 가게는 결제 처리에 대한 수수료만 지급하면 슬라이스 레지스터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내년부터 추가 가격이 발생할 예정입니다. 

슬라이스 레지스터는 슬라이스 앱을 통한 온라인 주문 및 결제 및 오프라인 결제, 영업 보고서 및 고객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피자를 직접 판매하든, 전화 주문을 받든, 온라인 주문이 발생하든 모든 거래가 통합되며 자동화 이메일과 모바일 마케팅으로 각 피자 가게 고객의 주문 습관에 따라 맞춤화 됩니다. 피자를 만드는 것 외 모든 업무를 슬라이스 레지스터가 맡기에 피자 가게는 피자를 굽고, 판매하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미국 전역 390개 매장을 둔 제트 피자(Jet's Pizza)는 지난 3월부터 오들AI(OrdrAi)와 협력해 텍스트 메시지 피자 주문을 출시했습니다. 이 주문은 오들AI의 '텍스트 투 오더(Text-to-Order)' 기술을 활용합니다. 고객들이 주문 번호로 주소를 포함한 배송 메시지를 보내면 AI 모델이 메시지 내용을 분석해 주문서를 작성하고 처리합니다. 챗봇처럼 답변도 할 수 있지만, 핵심은 웹 사이트, 모바일 앱, 가상 비서 따위를 설치하거나 실행할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스마트폰의 메시지 앱을 실행해서 '어디로 큰 페퍼로니 피자 한판이랑 2L 콜라를 배달해주세요'라고 전달하는 것만으로 주문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사전에 20%의 표준 할인도 자동으로 적용돼 쿠폰을 선택하는 시간도 절약됩니다.

텍스트 투 오더 (출처: ordrai.com)


제트 피자는 48년 된 피자 체인이지만, 직접 모바일 앱을 개발하고 운영할 만큼 사업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텍스트 메시지 주문은 전통적이지만, 직관적이고 AI와 결합했을 때 비용 절감을 실현할 수 있죠. 이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두 회사는 앞서 100만 건 이상의 주문을 텍스트 메시지로 처리했습니다. 현재는 전체 매장에 적용됐고 메신저 앱 대신 SMS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화 주문을 바꾸는 곳도 있습니다. 바로 파파존스입니다. 대부분 피자 주문은 온라인으로 이동했지만, 여전히 많은 전화 주문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전화 주문이 감소할수록 처리 비용은 늘어나죠. 예전에는 한 명의 직원이 하루 수백 건의 주문을 처리했지만, 현재는 소수의 전화 주문을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은 향후 전화 주문이 줄면 더 심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파파존스는 AI 스타트업 케어(Kea)가 개발한 AI 전화 시스템을 채택했습니다.

AI 전화 주문 (출처: kea.ai)


 전화 시스템은 AI가 사람 대신 주문 전화를 받습니다. AI는 사람처럼 주문에 관련해서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이며, 메뉴 품목과 재고를 분석해 주문에 따라 어울리는 사이드메뉴 또는 음료를 상향 판매하는 지능형 영업 능력도 갖췄습니다. 실제 케어를 도입한 파파존스의 전화 주문 매출은 6개월 동안 4% 상승했습니다. 이는 AI가 전화만 받지 않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전화 주문을 효율적으로 바꿈으로써 채널을 제거하지 않고 경쟁력을 확보한 것입니다. 아직은 전화 주문의 20~30%가 AI 시스템이 수용할 수 없는 주문이라 여전히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업무에서 사람을 뺄 수 없다면 AI로 경영 효율을 높여 사라질 위기에 처한 채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피자 산업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된 만큼 여러 관계가 연결돼 있어 기술을 적용할 요소도 다양합니다. 달리 말하면, 기술적 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에서 밀린 피자 가게는 사라지거나, 계속해 전화로 주문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맛도 중요하다는 건 줌피자의 실패 사례가 증명했습니다. 다만 맛에 자신이 있다면 피자 시장은 AI 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음식으로 남을 것입니다.

글 ㅣ 맥갤러리 ㅣ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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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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