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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하면서도 인간적인 챗봇을 만들려면?

2021. 7. 8. 09:30

최근 몇 년 사이 다양한 서비스 영역에서 챗봇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센터(이하 CS) 챗봇의 경우, 사람이 직접 응대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매우 편리하고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문의에 대한 답변을 시간에 상관없이 즉시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CS 챗봇을 경험한 이들의 만족도는 어떨까요? 대다수 사람들이 챗봇과의 대화를 시도했다가 실망하곤 합니다. 챗봇이 때때로 사람들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대답을 하기 때문인데요. 사용자들은 다시 이런저런 다른 단어를 사용해 질문해 봐도 같은 답변만 반복하는 챗봇을 답답하게 여기곤 합니다. 그리고 결국, ‘챗봇 기술은 아직 멀었어’라고 말하며 대화를 포기하기도 하죠. 

(출처: LG CNS DCX센터)

사실 사람들이 챗봇에게 원하는 것은 단순합니다. 내 말을 잘 알아듣고 제대로 대답하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CS 챗봇을 찾는 사용자들은 단순히 답변을 듣는 것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랍니다.


챗봇이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게 하려면, 우선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사람들이 하는 말 즉, 인간 발화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대화에서 틀리게 말하거나 생략해 대충 말하기도 하고, 줄임말이나 대용어를 사용합니다. 또한 한 가지 주제로 일관되게 대화하지 않고, 이 얘기를 하다 느닷없이 다른 얘기를 하고 다시 원래하던 이야기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채팅할 때는 대화 도중에 자리를 비우기도 하죠. 챗봇은 이렇게 사람들이 아무렇게 하는 말들을 찰떡같이 알아듣고, 다양한 상황과 맥락에서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출처: LG CNS DCX센터)


다음으로 챗봇이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게 하려면, 사람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클리포드 나스는 자신의 저서 ‘관계의 본심(The man who lied to his laptop)’에서 “말을 하는 등 사람과 비슷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대상과 마주치면 우리의 뇌는 무의식적으로 그 대상을 사람처럼 여기는 성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컴퓨터를 사회적 공모자라고 생각한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이렇듯 사람은 말을 하는 대상에게 감정을 갖기도 하고 사람처럼 여기게도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가전 회사가 세탁기용 챗봇을 만들고자 할 때 “빨래 시작해줘”, “3시간 뒤에 표준 세탁 예약해줘”와 같이 사람들이 기존에 세탁기에 있던 기능을 ‘채팅’으로 명령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구현하려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요청은 예상한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땀에 절은 운동복과 속옷 다섯 장은 어떻게 세탁해야 해?”, “이거 면인데, 건조하면 줄어들까?”와 같이 정말 사람에게 질문하듯 말하죠. 사람들은 세탁기가 말을 하는 순간, 세탁기를 인간처럼 여겨 마치 세탁에 능숙한 주변인이나 세탁 전문가에게 할 만한 질문이나 요청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챗봇을 설계하는 사람들은 어디까지 고민해야 할까요? 사람들이 챗봇에게 물어보는 ‘문제’의 범위는 어디까지로 한정을 지어야 하는 것인지, 포털 사이트의 지식 서비스처럼 세탁과 관련된 모든 정보와 지식을 챗봇에 다 담아야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인지, 그보다 더 확장된 콘텐츠까지 설계해야 하는 것인지 정의하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만약 대화하는 상대가 CS 챗봇이라면 사람들은 무엇을 기대할까요? 기본적으로 상담원은 내 개인 정보를 기반으로 이런저런 시스템을 이용해 각종 정보를 확인한 뒤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 사람들은 챗봇도 역시 그렇게 조사해서 답을 주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할 것입니다. 


CS 챗봇 후발 주자로 나선 A은행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A은행은 ‘챗봇 오픈’이란 이슈로 주목받는 것이 아닌 진짜 사용자와 상담원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챗봇을 만들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LG CNS DCX(Digital Customer eXperience) 챗봇UX 전문가들은 우선 은행의 CS를 찾는 사람들이 무엇을 어떻게 질문하는지를 알아냈습니다. 또한 기존의 상담 데이터를 분석하고 전문 상담원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금융상품에 대한 정확한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게됐습니다. 


예를 들어 ‘예금’과 ‘적금’은 서로 다른 금융 상품이지만, 고객은 이를 구분하지 않고 혼용해 말하거나 자신이 가입하려는 상품이 예금인지 적금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고객이 용어를 혼동하거나 틀리게 이야기하더라도 챗봇이 관련 용어를 구분해 쉽게 설명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이 둘 중 어떤 것인지 재차 질문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은행의 업무는 예·적금과 같은 수신업무, 대출과 같은 여신업무, 외환, 연금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은 은행의 이런 복잡한 업무 구조를 알 수 없어 “해지하고 싶어요” 혹은 “가입한 상품이 만기되었는데 어떻게 하지?”와 같이 본인의 ‘행동’에 집중해 질문한다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챗봇이 이렇게 불명확한 요청도 추가적인 확인을 통해 범위를 좁혀가며 구체화할 수 있도록, ‘신청, 변경, 해지, 만기’와 같이 은행의 다양한 분야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용어나 키워드들을 도출했습니다. 그리고 구체화가 가능하도록 업무 공통 대화 시나리오의 표준을 만들었습니다.

 

(출처: LG CNS DCX센터)



LG CNS DCX 전문가들은 A은행 고객이 사용하는 언어와 고객의 요구를 확인한 후, 이런 고객들을 응대할 A은행 챗봇의 퍼소나(Persona)를 수립하기 시작했습니다. 


퍼소나란 일반적으로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사용자 유형 중 특정 유형을 대표하는 가상인물을 말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퍼소나 수립이란 사용자가 아닌 인고지능(AI) 챗봇에게 정체성과 인격을 부여하는 작업입니다. 흔히 퍼소나를 수립하는 것을 챗봇의 이름을 정하고, 시각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이 작업은 챗봇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입니다. 챗봇의 인격을 정의한다는 것은 단순히 형용사 몇 개를 나열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각 형용사 하나하나가 어떤 상황에서 챗봇이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는 전략수립 과정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A은행 퍼소나는 바로 ‘신속하게 대응하고, 영리하게 설명하고, 노련하게 처리하고, 인간적 면모와 센스까지 갖춘 상담챗봇’입니다. 


퍼소나를 조금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 볼까요? 우리는 챗봇이 ‘노련하다’라고 불릴 수 있는 특성 중 하나로 ‘묻지 않아도 전문가답게 챙겨주는’이라는 행동원칙을 적용했습니다. 이렇게 적용된 원칙은 고객과의 대화를 설계하는 매순간, 설계의 방향을 제시하고 의사 결정의 포인트가 됩니다. 


“가까운 은행이 어디야?”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설계할 때, 일반적인 챗봇은 지도를 기반으로 은행 영업점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화면을 연결해 줍니다. 그렇지만 ‘노련한 챗봇’은 고객이 은행 영업점에 방문할 때 고려해야하는 것들을 고민해 ‘영업점 방문 사전예약 방법’, ‘영업 외 시간에 운영하는 은행 지점’과 같은 것들을 추가로 제시합니다. 또한 바쁜 고객이 영업점 방문 시 대기 시간을 줄이거나 저녁 시간에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노련한 챗봇의 답변 예시


이렇듯 LG CNS는 고객들이 어떤 말로 무엇을 묻거나 요구하는지 파악하고, 고객을 어떻게 응대할 것인가란 챗봇의 정체성도 정의했습니다. 하지만 대화에 있어 이질감과 불편함이 없는 챗봇이 되려면 아직은 좀더 세심하게 보완될 부분들이 있습니다.


먼저 챗봇이 사용하는 말의 표준을 정했습니다. 고객이 마치 여러 사람이 작성한 답변을 보거나, 여러 명의 서로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도록 A은행의 용어/문장 가이드를 기반으로 올바른 용어와 문법을 사용하면서, 우리가 정한 정체성에 부합하는 일관된 말투와 태도를 입혔습니다. 

 

또한, 메신저 창 안에서 일어나는 대화의 특성을 고려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답변의 길이 ▲이미지나 영상 등 상황에 따라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정보의 형태 ▲고객이 일일이 내용을 입력하지 않고 간편하게 클릭/터치로 답변할 수 있는 버튼과 같은 UI 표준도 정의했습니다. 더불어 챗봇과의 대화를 어떻게 시작할지 어려워하는 고객이나, 챗봇에게 대답이나 요청을 잘못한 고객을 돕는 방법들도 상세하게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고객이 감정을 드러낼 때엔 그러한 감정을 표현하게 된 내재적 의도를 포착해 이 의도를 만족 또는 해결하는 방안까지 세심하게 정의했습니다.


그렇다면 챗봇을 도입한 결과는 어땠을까요? A은행 CS 챗봇은 오픈 직후, 상담원을 기다리다 포기했던 ‘대기중 고객 이탈률’과 상담원에게로 요청되는 ‘상담 인입률’이 40%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반복적이고 잦은 고객 요청이나 단순 문의는 챗봇이 빠르게 처리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한 상담원들은 챗봇이 처리할 수 없는 복잡한 업무를 처리하며 이전보다 더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며 고객을 응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A은행 CS 챗봇은 상담원들에게 든든한 동료가 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후,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우려를 표합니다. CS 챗봇도 결국 전화를 받고 인터넷으로 문의를 처리해 주던 인간 상담원들을 대체하게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AI가 잘 하는 일과 인간이 잘 하는 일은 다릅니다. AI는 복잡한 계산이나 여러 시스템에 특정 값을 입력해 한 번에 조회하는 작업과 같은 것을 빠르게 해낼 수 있습니다. 


A은행은 CS챗봇을 더욱 고도화해 반복적, 자동화 가능한 업무는 더 많이 챗봇에게 맡깁니다. 그리고 상담원은 자원이 충분하지 못해 이전에는 미처 다 할 수 없었던 고객과의 심도있는 금융 상담을 진행합니다. 인간과 AI는 팀워크을 이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더 잘 하는 것을 해 나가며 고객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합니다.


혹시 AI가 학습하거나 제공할 서비스와 관련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챗봇을 구축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나요? 아니면 데이터만 있으면 AI가 학습해서 챗봇이 몇 주 안에 뚝딱 만들어진다고 들으셨나요? 모두 그렇지 않습니다. 데이터가 충분치 않아도 실용적인 챗봇을 만들 수 있고, 데이터와 AI만으로 인간에게 유용한 챗봇이 만들어지진 않습니다. 챗봇을 구축함에 있어서도 고객의 어떤 순간에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를 정의하는 ‘경험 디자인’이 중요합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챗봇을 만드는 일, LG CNS DCX가 함께합니다. LG CNS DCX 전문가들은 챗봇과 관련한 이러한 여러가지 질문들에 해답을 얻기 위해 챗봇의 UX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Virtual 조직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LG CNS의 관련 경험들을 정제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챗봇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발화 특징을 분석해 반복된 대화 패턴을 정의하고, 빠른 맥락의 이해와 사용자 목적 달성을 도울 수 있는 노하우들을 정리했습니다. 더불어 사람들이 챗봇과 대화할 때 느끼는 감정과 기대까지도 함께 논의하고 챗봇과의 대화가 인간과의 대화와 비교해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챗봇에 인격을 입히는 퍼소나 수립 프로세스도 정립합니다. 사용자가 체감하는 완성도 있는 챗봇을 위해서는 기술 측면 뿐 아니라 감성 부분까지도 함께 세심하게 다뤄야하기 때문이죠.

글 ㅣ LG CNS DCX센터 DCX 컨설팅팀 

DCX 컨설팅팀은 고객경험을 중심으로 디지털 채널의 서비스 기획과 UX 혁신,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업에 대한 이해와 디자인씽킹, UX 디자인, 고객데이터에 대한 해석 역량이 융합된 전문가 조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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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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