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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nsight

이게 가능? 공장 관리를 집에서? IIoT 기술을 파헤쳐보자

얼마 전 포브스는 내년도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주요 트렌드를 정리해 소개한 바 있습니다. 간단히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원격 진료와 노약자 병간호 서비스 등을 위한 IoT 솔루션의 보급이 활성화될 것이란 예상입니다.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센서, 커넥티드 디바이스 등 다양한 IoT 장치들이 의료 헬스와 스마트홈 분야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코로나의 유행으로 비접촉(Untact)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IoT 솔루션의 보급을 더욱 촉진할 예정입니다.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집에 홀로 있는 노약자들의 낙상 사고 등을 인지할 수 있는 IoT 기술과 인공지능(AI) 도구들이 부각될 것입니다.

 

 

포브스는 코로나의 유행으로 재택근무(WFH, Work-from-home)가 확산하면서 원격 화상 회의 솔루션과 몰입도를 한층 높여주는 인공지능 기반 프레젠테이션 기술이 널리 보급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제조 공장 내 관리자나 작업자들의 재택근무는 사무직의 재택근무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를 야기합니다. 공장 관리자들은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도 공장 가동을 멈추지 않기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재택근무 중에도 엔지니어들과 유지 보수 담당자들은 IoT 장치들을 활용해 원격지에서 공장 내 제반 생산 장비와 시스템에 대한 가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엔지니어들과 현장 관리자들을 위해 제조 공장과 공급망의 실시간 가동 현황을 원격지에서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IoT 솔루션의 보급 확대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유통 부문에서도 코로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람 간 불필요한 접촉을 막을 수 있는 완전 자동화 방식의 슈퍼마켓과 무인 유통점들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요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고객 풀필먼트 센터(Fulfillment Center)의 IoT화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포브스는 IoT 센서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함께 단말기 수준에서 이 같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엣지 컴퓨팅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산업 현장에선 감염병의 확산, 고령화 사회의 진전, 숙련 노동자의 부족 등 제반 문제가 복합적으로 진행되면서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Industrial Internet of Things)’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IIoT는 코로나의 유행 이전부터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키워드로 인식됐습니다. 기업들은 IIoT의 도입을 통해 공장의 주요 시스템과 부품에 대한 예방 보전 활동을 수행할 수 있으며 재고 관리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예방 보전 활동은 공장 내 직원들의 안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쳐 산업 재해를 줄이는 효과를 줍니다.

 

가트너에 따르면 ‘자산 집약적(Asset-intensive)’ 특성이 있는 산업체가 자산 관리에 관한 의사결정을 개선할 수 있도록 통합적 차원의 소프트웨어 능력을 제공하는 게 바로 ‘IIoT 플랫폼’입니다. 이를 통해 제조 기업들은 생산 공장•인프라•장비에 대한 ‘운영 가시성(Operational Visibility)’을 확보하고 자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 및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가트너는 IIoT 플랫폼이 비용 효과적인 방식으로 네트워크화된 ‘IoT 엔드 포인트(End Point)’로부터 대량의 머신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의미의 레거시(Legacy) ‘운영 기술(OT; Operational Technology)’과는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IIoT 플랫폼은 역사적으로 분리되어 있던 데이터 소스들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고, 한발 더 나아가 통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문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질적인 자산 그룹에 대한 전반적인 통찰력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가트너는 IT, OT(정보 기술, 운영 기술) 통합의 복잡성이 커지면서 CIO들이 단기적인 관점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IIoT 플랫폼의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게다가 IIoT 플랫폼은 IoT 엣지와의 협력, 엔터프라이즈 차원의 IT, OT 통합을 통해 자산 집약적인 산업을 디지털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데 기여한다는 지적입니다.

 

 

캡제미니 디지털 포메이션 연구소가 지난 2018년 발표한 IoT의 사업적 가치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분야의 IoT 도입 비율은 60%대를 차지해 유통, 통신, 자동차 등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가트너가 지난 10월 발표한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매직 쿼드런트(Magic Quadrant)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산업체의 10%가 공장 운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IIoT를 도입했는데 2025년까지 50%로 높아질 것이라고 합니다. 글로벌 대기업의 25%는 2025년까지 IIoT 플랫폼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할 것이란 예측도 했습니다.

 

특히 올해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선 공장 내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유지 차원에서 공장 내 배치 인력을 줄이고, 시설의 가동 및 예방 보전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IIoT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게다가 선진국의 경우 고도 경제 성장기에 건설된 공장들이 노후화되거나 노후 설비의 고장으로 인해 생산 중단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의 감소로 제조 공장에서 설비의 운전 및 유지 보수 문제를 담당할 전문 인력이 부족해지는 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산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에서 IIoT의 도입은 기업들에 비용 절감, 수익성 향상이라는 장점을 제공합니다.

 

 

캡제미니 보고서에 따르면 모터사이클 전문 기업인 할리데이비슨은 생산 공장에 IoT를 도입하고 핵심 공정과 디바이스들을 단일 네트워크로 연결하면서 운영 비용을 2억 달러 절감하고, 주문에서 제조까지 걸리는 사이클을 36배 줄임으로써 수익성을 3~4% 개선했다고 합니다. 고객들의 요구에 더욱 발 빠르게 반응하면서 기업 경영이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롤스로이스 역시 IIoT 도입을 통해 제트 엔진의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비행경로의 최적화, 유지 보수의 개선 등 효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됩니다. 연료 사용을 1% 줄여 항공기당 연간 25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합니다.

 

IoT의 도입은 전통적인 제조 산업뿐 아니라 유통 분야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무인 판매점과 스마트 물류센터의 확산은 이런 분위기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IoT는 고객 접점에 대한 유용한 분석 자료를 제공합니다.

 

일례로 일본 요코하마에 본사가 있는 가전 유통점인 노지마는 코로나 유행에 따라 매장 내 혼잡도를 파악하기 위해 NTT 동일본과 제휴해 가나가와현 요코스카(横須賀)시 노지마 요코스카점에서 IoT 센서를 활용해 매장의 혼잡 상황의 가시화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혼잡 시간대와 혼잡 위치를 파악해 매장 내 혼잡도를 개선하고 고객들의 밀집을 회피하는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산업계의 IoT 도입이 늘어날수록 보안 위협 역시 증가하고 있어 높은 수준의 경계심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IDC 재팬이 올해 1월 일본 내 360개 기업을 대상으로 IIoT, OT 시스템의 보안 대책에 관한 실태 조사를 하고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일본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공장이나 시스템의 파괴, 파손, 고장, 제조 라인의 가동 정지, 제어 데이터 및 파러미터 변조 등 IIoT, OT 시스템 관련 보안 사건 및 사고에 대해 전체 응답 기업의 34.4%(위험을 느낀 경우 포함)가 실제 보안상 취약점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IDC 재팬은 이번 보안 실태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보안 분야에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다방면에 걸쳐 있다며 조속히 관련 예산을 확보해 ‘운영 관리 문제’, ‘전문 기술자의 인력 부족'에 기민하게 대처함으로써 부정적인 사슬의 고리를 끊는 게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에 직결된 시스템 보안을 확보하는 데 경영진이 높은 이해도를 갖고 보안에 대한 관여도를 높이는 것이 IIoT, OT 보안 대책의 첫걸음이다.’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산업계의 IoT 도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에도 한층 가속화될 것이 분명합니다. IIoT의 확산이보안 위협이 되지 않도록 보안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와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글 l 장길수 IT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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