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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직장 생활, '해야 할 일'을 정하는 방법!

2020. 4. 28. 09:30


직장에서 해야 할 일을 어떻게 기록하나요? 기억에 의존하거나,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거나, 포스트잇을 이용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특히 수첩과 같은 업무 노트가 가장 많을 것입니다.


필자는 수첩 대신 ‘To-Do 리스트’라는 직무 노트를 활용합니다. 업무 시작 전 10분 동안 해야 할 일을 노트 한 면에 매일 새롭게 적습니다. 이 노트는 2년에 걸쳐 5권 정도 썼네요.


l To-Do 노트 이미지


노트 속의 해야 할 일 목록이 오랜 시간 누적되니 이런 글귀가 참 어울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글귀처럼 해야 할 일과 그것의 결과가 하나의 작은 역사처럼 기록된 손글씨를 보고 있노라면 그때의 기억이 선명해집니다. 세월의 흐름에 산산이 깨어져 버린 과거에 대한 기억이 손글씨에 의해 퍼즐처럼 맞춰집니다.


그때의 고민과 해내고자 했던 열정도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그리고 일의 파편 속에서 내가 어떻게 실행했는지 업무 과정의 맥락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기록이 없었다면 무미건조했을 과거의 시간이 살아있는 듯 색이 더해지고 동적으로 움직이는 듯합니다. 기록이 기억에게 더해주는 놀라운 힘이라 느낍니다.



기록을 조금 더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실행하지 못한 일들’입니다. 어떤 일은 미생(未生)이 되어 단 하루 만에 목록에서 사라지기도 하고, 또 어떤 일들은 여러 페이지에 걸쳐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집니다. 그 목록들을 보고 있으면 이런 질문이 던져집니다.


‘그때 그 일은 왜 실행하지 못했을까?’


 그때 그 일은 왜 실행하지 못했을까?


물론, 해야 할 일의 목록이 많고 목록 자체가 날마다 변화무쌍한 이유는 필자의 업무 특성도 한몫합니다. 필자는 미생(未生)의 아이디어를 완생(完生)의 비즈니스로 만드는 신규 사업 개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신규 사업과 기존 사업의 차이가 무엇이냐?’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비즈니스 모델이 정형화되어 있는가?’가 기준이 된다고 답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사업은 고객이 명확하고 수익 모델 등 비즈니스 메커니즘이 어느 정도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직무의 전문가가 각자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해내면서 매출과 수익 극대화를 추구합니다. 반면 신규 사업은 비즈니스 메커니즘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고 우발적 상황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미지의 땅에서 고객을 찾아야 하고 수익 모델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검증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신사업 개발 담당자에게 필수적인 역량은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미친 듯 실행할 수 있는 실행력입니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미지의 시장에서 가설을 검증하고 이를 메커니즘으로 확정하는 데는 많은 방법이 존재합니다. 고객을 누구로 정의하느냐, 어느 영역에서 경쟁하느냐, 어떤 수익 모델을 구상하느냐에 따라 비즈니스 메커니즘이 달라지고 비즈니스의 승패가 결정됩니다.


그래서 사무실에서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 그리고 합리적이라 자부하는 가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누군가를 만나 협상해야 하고 제안해야 하고 팔아봐야 합니다.



전략도 거창하고 그럴싸한 경영진 보고 장표 하나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보고는 보고일 뿐 사업은 사업일 뿐입니다. 전쟁과 같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머릿속에 플랜 A에 플랜 B, 그리고 플랜 C를 비즈니스 황에 맞춰 만들어내고 검증해야 합니다.


제휴 파트너 협상을 위해 A사 외에 B사, C사의 후보와 협상도 진행해야 합니다. A와 단 한 번 전략적 거래가 이뤄지고, 경영진에게 보고한 장표의 전략 플랜A가 최적의 전략이 되는 경우는 정말 극소수입니다. 만약 그것에만 의존해 사업을 전개할 때는 실패를 회복하기 위해 또 다른 자원과 귀중한 시간을 투입해야 하기에, 시장 타이밍이 생명인 비즈니스에서는 큰 손실로 귀결됩니다.


그래서 필자의 To-Do 노트에는 여러 전략 상황에 대응하고 새로운 시도를 검증하는 수많은 일이 적혀집니다. 비즈니스의 일상적 업무도 적어야 합니다. 또한, 조직 리더로서 해야 할 일도 적어야 합니다. 결국 이런저런 목록을 다 적다 보면 노트 한 면을 빼곡히 채웁니다.


어쩌면 그 목록들은 저 자신이 실행하기 어려울 만큼 도전적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과잉 의욕으로 기록된 일들은 결국 실행되지 못한 채 어느 순간 To-Do 노트에서 사라집니다. 그래서 어느 날 느낀 바가 있었습니다. 실행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필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요.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정의할 수 있는 역량


실행하지 못한 일들이 차곡차곡 쌓일 때마다 의문을 던지게 되었고, 그 결과 제대로 일을 정의하기 위해 아래의 3가지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습니다.



질문 ① 그 일은 해야 할 일인가?

우선 어떤 것을 해야 할 일인가에 대한 정의입니다. 조직 구성원으로서, 업무 담당자로서, 리더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정의해야 합니다. 해야 할 일을 기피해서도 안 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해서도 안 되겠죠.


예를 들어 신규 사업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해야 할 일인가에 대한 기준이 되어주는 지침이 있습니다. 신규 사업은 ‘아이디어가 비즈니스로서 제대로 작동을 하는가?’를 검증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제시되거나 해야 할 일을 결정할 때 비유로 쓰는 게 있습니다.


‘우리는 멋진 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배가 물에 뜨는 것을 검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는 말을 기준으로 삼죠. 그래서 좋은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물에 배를 띄우는 것과 같이 비즈니스 메커니즘 검증과 무관한 것이라면 실행 항목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질문 ② 그 일은 영향력의 범위에 있는가?

두 번째로 던지는 질문은 내가 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의 일인가에 대한 정의입니다. 우리가 정의하는 많은 일은 개인의 노력, 조직의 활동으로 결과가 나오는 것도 있지만 생각 이상으로 범위를 벗어나는 일들이 많습니다.



경쟁자의 급성장, 기술 발전에 의한 대체재의 등장, 거시 경제의 변화 등은 개인과 조직이 통제하기 어려운 일들이죠. 그런데 자칫 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달되지도 통제되지 않는 일을 해야 할 일로 정의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그런 일들은 외부 환경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목록에 오랫동안 써와도 진척이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도 떠오르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의 목록을 정할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그 대안적인 일을 적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A사와의 제휴 협상 성공이라는 결과를 적는 것보다 A사 제휴 제안, B사 대안 전략 마련 및 제안, C사 담당자 연락처 파악과 같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의 목록을 적는 게 좋습니다.


질문 ③ 그 일의 깊이는 적절한가?

직책이 올라가면 일의 범위는 넓어지고 일의 깊이는 얕아지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사원이나 선임일 때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듈을 지정된 개발 언어로 프로젝트 별로 반복적으로 개발하죠. 그런데 책임 직급에 오르면 하나의 파트를 맡고 후임의 일까지 처리하면서 개발 업무의 깊이는 얕아지고 관리의 범위가 늘어나게 됩니다. 팀장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죠.


이때 발생하는 문제는 해야 할 일을 정의하는 과정에서 해야 할 일을 너무 깊게 정의하거나 너무 얕게 정의하여 생기는 일입니다. 특히 조직 리더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일이죠.



리더로서 거시적인 전략 방향의 수립과 문제 해결보다 실무에 너무 깊이 개입해 실무자가 해야 할 일을 대신 실행해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을 적을 때 자신의 직책에서 해야 할 일의 깊이에 맞는지, 이 일의 긴급성이나 중요도에 비추어 일의 깊이가 적절한지 반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에는 해야 할 일의 깊이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① 사업의 성공을 위한 전략적 행동

② 차별화를 위한 아이디어 발상과 실현에 관계된 일

③ Key Person 또는 파급력이 큰 자리에서 제안하는 일

④ 경영진 또는 상위 리더와 소통하는 일

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새로운 모델을 시도하는 것

⑥ 조직 성과를 위해 관리자로서 점검해야 하는 일


이런 질문을 머릿속에 담은 채 이제 다시 해야 할 일의 목록을 들여다봅니다. ‘이것은 정말 해야 하는 일인가? 나 또는 조직의 영향력의 범위 내에 있는 일인가? 이 일의 깊이는 적절한가?’ 자가 검열하듯 그 목록을 새롭게 정의해보면 해야 할 일이 실행하기 훨씬 수월한 일들로 재정의됩니다. 그리고 당신은 실행력을 갖춘 직장인이 될 것입니다.


글 l 강석태 책임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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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antennagom.com BlogIcon 안테나곰 2020.04.28 1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CNS 블로그에서 제일 좋아하는 시리즈인 직무노트 시리즈가 올라왔군요!
    잘 읽겠습니다.

  2. 이송자 2020.07.10 1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기억해두고, 저도 실천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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