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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페이먼트(PISP) 전쟁, 한국 금융 인프라 지형도 바뀐다.

2020. 4. 24. 11:25

최근 정부가 데이터 3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올 하반기 본격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사업 도입을 위한 세부 요건을 마련한 셈입니다. 이 중 눈에 띄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바로 ‘마이페이먼트(MyPayment)’라는 단어입니다.


마이페이먼트는 금융 시장의 지각 변동을 가져올 ‘지급 지시 서비스업’을 의미합니다. 다소 어렵게 보일 수 있지만 쉽게 풀어쓰면 소비자가 결제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결제를 할 수 있는 핀테크 기반 혁신 서비스입니다.



정부는 올 하반기 마이페이먼트 사업 확대를 위해 지급 결제 개시 서비스 사업자(PISP) 라이선스 제를 도입합니다. 이제 소비자는 PISP를 거치면 로그인 한 번만으로 모든 계좌를 활용해 결제, 송금이 가능해집니다. 전통 금융사에 높은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소비자가 금융 서비스 관련 권리를 행사하면 결제 등의 업무를 PISP 사업자가 대신 처리하고 수행해 주는 겁니다. 은행이나 카드사가 독점적 권한을 가져왔던 금융 서비스 영역에서 이제 주체가 바뀌고, 마이데이터와 연동한 지급 결제 시장 혁신을 촉발하게 됩니다.


오늘은 마이데이터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한 ‘마이페이먼트’ 시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금융 인프라, 지각 변동 예고


앞서 설명했듯 마이페이먼트가 어떻게 국내 금융 서비스 구조를 바뀌는지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크게 3가지 변화가 예상됩니다. 자금 없이도 결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은행 계좌에 별도 충전 없이 결제가 가능해집니다. 신용카드사가 쥐고 있던 시장을 직불 결제 수단으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이는 종전 금융사 수수료 체계를 붕괴시키는 시작일 수 있습니다.


● 마이페이먼트 서비스 기대 효과 (출처: 금융위원회)

① 금융 서비스 고도화, 금융 편리성 대폭 개선

② 통합 모바일 앱으로 모든 은행계좌 접근, 저렴하고 편리한 결제•송금

③ 새로운 금융 플랫폼 출현으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이용 가능


그동안 소비자는 송금이나 물건을 구입할 때 은행망을 활용하거나 신용카드사 ‘여신’ 기능을 이용합니다. 그 대신 서비스 이용료로 높은 수수료를 지불합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 시장이 열리면서 이 같은 서비스 기능 상당 부분을 PISP 사업자로 이관됩니다.


l 신용카드 중심 거래 구조와 PISP 거래 구조 비교 (출처: 한국금융연구원, KDB, PwC), 재구성


새로운 금융 챌린저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겁니다. 그 이면에는 정부가 ‘오픈뱅킹’이라는 파격적인 금융 고속도로를 열어줬기 때문입니다. 마이데이터, PISP 사업자가 이 같은 사업을 가능케 하는 수단이 바로 ‘오픈뱅킹’입니다.


 개방형 금융 결제망, 오픈뱅킹 시대 도래


올 하반기 정부는 PISP 사업자 선정 작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금융 기관이 갖는 상당 기능을 PISP 사업자가 보유하게 되는데, 그럼 은행이나 카드사가 아닌 다른 사업자가 어떻게 마이데이터 사업이 가능한지 구조적인 부분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바로 오픈 API, 오픈뱅킹이라는 개방형 금융 결제 망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데이터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오픈뱅킹을 전격 허용합니다.


오픈뱅킹은 모든 핀테크 기업 등이 개별 은행과 별도 제휴 없이도 신규 서비스를 원활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조회, 이체 등 핵심 금융 서비스를 표준화해 오픈 API 형태로 제공하는 공동 인프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개방형 금융 결제망으로도 불립니다.



그동안 ICT, 중소 핀테크 스타트업은 아무리 좋은 차를 만들어도 고속도로와 같은 인프라를 이용하는데 막대한 사용료를 내야 했습니다. 그 통행료를 은행 등이 ‘펌뱅킹’이라는 톨게이트를 활용해 받았습니다.


수수료만 연간 수 백억 원이 됩니다. 때문에 핀테크 기업은 사업이 잘 될수록 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도 커져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금융당국이 펌뱅킹 수수료의 10% 정도만 내면 활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을 도입합니다.


은행 등이 쥐고 있던 인프라를 강제로 개방한 셈입니다. 그 외에도 간편결제 이용 한도 확대, 해외 결제 허용, 대중교통 결제 지원 등 낡은 규제를 정비하는 작업이 있었습니다.


이 같은 규제 완화 조치로 금융사가 아닌 이종 사업자들도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전통 금융사도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합니다. 급변하고 있는 금융 서비스를 따라가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마이데이터, 산업적 영향력은?


우선 환전과 송금, 결제 서비스가 모바일 기반으로 가능해져 종전 금융사가 제공하던 다양한 수수료 체계를 파격적으로 인하시키는 촉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금융 인프라를 완전히 뒤엎는 지급 결제 2막이 열릴 가능성입니다.


마이데이터 산업이 이종 영역 간 데이터 융합을 통한 컨버전스 사업이라면, 마이페이먼트는 지급 결제 인프라를 혁신한 간편결제 사업 확대 버전으로 보면 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마이페이먼트 시장 선점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막대한 금융 소비자 정보와 플랫폼 장악력을 쥘 수 있습니다.


은행과 카드사 등 대형 금융사는 물론 핀테크 기업까지 마이페이먼트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제 구조 인프라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마이페이먼트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면 카드사는 물론 종전 금융사는 존립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역으로 핀테크 기업이나 ICT 기반 기업은 마이페이먼트와 마이데이터를 결합해 콜라보 할 수 있는 혁신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PISP 사업자 지정제가 도입될 경우 전통 금융사보다는 ICT 기반 핀테크 기업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합니다.


전표 매입 단계부터 카드사, 은행과 연결됐던 기존 지급 결제 구조를 따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즉, 금융 기관과 계약을 통해 별도로 개발하는 어려움이 줄어듭니다. 신용카드나 은행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 부담도 대폭 축소할 수 있습니다.


l 모바일 지급 결제 확산에 따른 간편결제 시장 급성장 (출처: 여신금융연구소), 재구성


최근 간편결제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여신 기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보다 직불카드를 이용하는 기반도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가맹점 확보라는 숙제를 안고 있긴 합니다. 이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지면 소비자는 좀 더 편하고 저렴한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모바일 기반 결제 시장의 외형 확대가 지속될 가능성입니다.


 희비 엇갈리는 업계, 풀어야할 과제도 많아


금융 거래 구조 변화가 예고되면서 업계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가장 큰 악영향이 예상되는 곳은 바로 신용카드 업계입니다. 카드사 고유 영역인 여신 수수료 사업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정부의 9번에 걸친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매출 하락, 간편결제 증가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경영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중 은행의 입지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히려 은행이 PISP 사업자에 종속될 위기에 몰렸습니다. 고객 접점이 분산되고 은행-은행, 카드사-소비자로 국한했던 결제 구조가 모든 은행-계좌-PISP-소비자로 재편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은행은 수신, 여신 기능만 취급하고 지급 결제와 중장기적으로 자산 관리 부문 경쟁력을 PISP 사업자가 더 확보하게 되는 셈입니다.


l 지급 결제 시장의 구조 변화 (출처: 여신금융연구소), 재구성


여기에 마이데이터 사업과 결합될 경우 각종 금융 정보 조회, 지급, 투자, 자산 관리에 이르는 영역에 PISP가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고도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 확정은 되지 않았지만, 이들 신생 사업자가 계좌 발급, 관리 기능까지 부여받는다면 한국 금융 인프라는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됩니다. 결제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영국 디지털뱅크 레볼루트가 대표 사례입니다. 이 기업은 지급 결제 계좌 발급과 결제, 송금, 인출 자격까지 획득, 외국환 환전은 물론 오픈뱅킹 기반 결제 사업까지 진출했습니다. 이미 은행과 카드사 사업 상당 부분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한국 PISP 사업자보다 한 발 더 앞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레볼루트 사례처럼 ‘파괴적 혁신’을 추구하고 있어 종전 금융사는 큰 위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금융사가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위해 빅테크 기업과 협력 진영을 꾸리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경쟁이 아닌 협업을 하자는 겁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정착되기 위한 과제도 남아있습니다. 종전 금융 인프라를 너무 빨리 전환할 경우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신용카드를 장려한 주체는 정부입니다. 소비자는 의무수납이나 세제 혜택, 각종 부가 서비스를 받습니다. 이 같은 혜택을 단기간에 줄일 경우, 오히려 소비자 혼란과 서비스 외면을 당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균형 잡힌 경쟁이 촉발돼야 합니다. PISP로 너무 많은 권한이 몰릴 경우 오히려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사업 재편을 통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마이데이터 산업이 흘러가야 합니다. 데이터 집중과 금융 기능 권한의 쏠림 현상으로 제2 옥상옥이 만들어져선 안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한 가이드라인과 제도 수립이 선결 과제입니다.


글 l 길재식 l 전자신문 기자(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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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mercure1026.tistory.com BlogIcon 세상 따라쟁이 2020.04.24 16: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해가서 적응하기가 어렵네요^^
    새롭조 좋은 내용 잘 보고 가요~

  2. Favicon of https://giho1.tistory.com BlogIcon 아무 말 2020.04.24 1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 잘보고 갑니다. ㅎㅎ
    시간되시면 제가 글 쓴 포스팅도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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