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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EX 2019 통해 본 로봇 산업계 주요 흐름

2020. 1. 16. 09:30

지난해 12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선 일본 최대 로봇 전시회인 ‘2019 국제로봇전(iREX)’이 열렸습니다. 1974년 처음으로 시작된 iREX는 2년에 한 번 열리지만 벌써 23회째를 맞을 정도로 오랜 연륜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번 iREX 2019에는 637개 로봇 업체들이 총 3,060개 부스에서 최신 기술을 출품,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습니다. 일본 산업용 로봇 업계를 대표하는 화낙을 비롯해 가와사키중공업, 미쓰비시전기, 나치, 도시바, 오므론, 야마하, 엡손, 덴소 등 일본 업체뿐 아니라 ABB, 쿠카, 유니버설 로봇 등 쟁쟁한 해외 로봇 기업들이 총출동해 최신 로봇 기술의 향연을 펼쳤습니다.


l iREX 2018가 열린 빅사이트 전시장 (사진: 필자 촬영)


산업용 로봇, 서비스 로봇, 로봇 부품 등 다양한 분야의 로봇 업체들이 출품했지만, 산업용 로봇 업체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로봇 SI 업체들의 전시 공간인 ‘로봇 SIer존’이 따로 마련돼 수많은 SI 업체들의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한 공간에서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


로봇 공급 업체와 수요 업체 간 가교 역할을 하는 로봇 SI 업체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일본의 로봇 산업 생태계가 탄탄하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 로봇 SI 분야의 토양이 척박한 국내 로봇 산업 생태계의 현실과 비교할 때 두드러진 차이점으로 보입니다.


일본 최대 로봇 전시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iREX 2019 전시회 기간에는 무려 14만 1,133명에 달하는 참관객들이 전시장을 찾아 로봇 기술의 향연을 즐겼습니다. 이는 2년 전 참관객 13만 480명보다 1만여 명 증가한 것입니다.


iREX 2019에선 수많은 첨단 로봇 제품들이 소개되었는데 전시회를 통해 드러난 몇 가지 중요한 흐름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 업체들의 협동 로봇 출품이 두드러졌습니다.


 산업용 로봇 업체의 협동 로봇들


일본 산업용 로봇 업체의 대표 주자인 화낙은 이번 전시회에 무려 1,700kg에 달하는, '세계 최대 가반하중 반송 능력'을 갖춘 산업용 로봇을 출품, 항공기 동체 일부를 공중에 들어 올렸다 내려놓는 동작을 시연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l 화낙의 가반하중 1,700kg의 산업용 로봇 (사진: 필자 촬영)


화낙은 자동차 용접 로봇, 도색 로봇, 팔레타이징 로봇, 델타로봇, 스카라 로봇 등 다양한 산업용 로봇을 출품했는데, 다양한 구색의 협동 로봇들도 대거 선보였습니다. 화낙은 가반하중 4kg에서 35kg에 달하는 다양한 CRX 시리즈의 협동 로봇 제품군을 갖고 있는데, 이번 전시회에선 신형 협동 로봇인 가반하중 10kg의 ‘CRX-10iA’와 ‘CRX-10iA/L’를 새롭게 선보여 주목받았습니다.


화낙은 ‘CRX-10iA’ 등 제품에 3D 비전 시스템을 장착해 협동 로봇이 인간 작업자와 어떻게 협력 작업을 진행하는지 시연해 참관객들의 흥미를 자아냈습니다.


l 화낙의 인간-협동 로봇 협력 작업 시연 (사진: 필자 촬영)


야스카와전기, 가와사키중공업, 나치, 엡손 등 산업용 로봇 업체들도 다양한 구색의 협동 로봇을 출품, 향후 협동 로봇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야스카와전기는 ‘아이큐브 메카트로닉스(i3-Mechatronics)’라는 콘셉 하에 디지털 데이터의 활용을 기반으로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출품했습니다. 협동 로봇 ‘모토맨-HC’ 등을 앞세워 조립, 용접, 도장, 실링 등 다양한 산업 애플리케이션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미쓰비시전기는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모색하는 e팩토리 개념을 컨셉으로 협동 로봇, 산업용 로봇 FR시리즈, 인공지능(AI) 기술인 ‘MELFA 스마트플러스’가 어우러진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산업용 로봇 업체인 나치(Nachi)도 ‘커넥티드 스마트 로보틱스’라는 컨셉 아래 자동차 제조 공정에 활용할 수 있는 산업용 로봇과 함께 다양한 가반하중의 협동 로봇들을 대거 출품했습니다.


l 나치의 협동 로봇 (사진: 필자 촬영)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 업체들은 협동 로봇 시장 활성화로 자신들이 확보하고 있던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 시장이 침해되는 것을 상당 부분 우려해왔는데, 협동 로봇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언제든지 뛰어들 수 있다는 야심을 드러냈습니다.


아직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 업체와는 규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만 협동 로봇 전문업체들의 반격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협동 로봇 업체인 덴마크의 유니버설 로봇은 이번 전시회에 전자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면서 참관객들의 발길을 잡았습니다.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신형 협동 로봇 ‘UR 16e’와 모바일 로봇을 결합해 반도체 웨이퍼용 카세트를 옮기는 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시연하거나, 2대의 협동 로봇을 활용해 볼트를 체결하고 USB 부품을 정확한 토크를 이용해 삽입하는 작업 등을 시연했습니다. 협동 로봇을 이용해 산업 현장에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이 많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l 유니버설 로봇의 협동 로봇을 활용한 전자 제품 조립 공정 시연 (사진: 필자 촬영)


협동 로봇과 인공지능의 결합, 협동 로봇과 비전 시스템의 결합 등도 중요한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만 노트북 업체인 퀀타 컴퓨터(Quanta Computer)의 로봇 자회사인 ‘테크맨 로봇(Techman Robot)’은 인공지능 비전 시스템을 빌트인 형태로 내장한 협동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협동 로봇이 제품의 형태, 색상 등을 인식할 수 있어 전자 부품 제조공정의 검사 업무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공장자동화 분야 머신러닝 전문업체인 ‘오사로(OSARO)’는 덴소웨이브, 이노테크 등과 제휴해 비전 시스템을 탑재한 피킹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비전 시스템을 통해 비정형의 물체를 인식하고 데이터 취득 등이 가능한 솔루션입니다.


협동 로봇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기 위해선 협동 로봇의 로봇 팔 끝부분에 부착하는 그리퍼 등 엔드 이펙터 장비가 중요합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온로봇(OnRobot), 슝크(Schunk) 등 그리퍼 업체들이 협동 로봇에 부착할 수 있는 다양한 엔드 이펙터 솔루션들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물류센터 등에서 박스나 패키지를 진공 흡착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많이 보였는데, 온로봇은 독립적으로 제어되는 두 개의 공기 채널을 갖춘 소형 전기 진공 그리퍼 신제품 'VGC10'을 이번 전시회에서 발표했습니다. 이 그리퍼는 듀얼 그리퍼처럼 기능합니다.


각각의 그리퍼가 별도의 동작을 수행할 수도 있고, 하나의 그리퍼만 사용 시에는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슝크도 다양한 엔드 이펙터를 출품해 참관객들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조작 능력을 갖춘 매니퓰레이터 또는 협동 로봇과 AMR(Autonomous Mobile Robot), AGV(Automatic Guided Vehicle) 등 모바일 로봇을 결합해 모빌리티를 강화한 제품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l 야스카와전기는 협동 로봇과 이동 로봇 기술을 결합한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생산 현장에 구현해 시연했다. (사진: 필자 촬영)


매니퓰레이터나 협동 로봇에 AMR와 AGV를 결합하면 로봇이 작업장을 이동하면서 제품 조립 작업 등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야스카와 전기, 쿠카, DMG 모리(Mori) 등 로봇 기업들은 AMR과 협동 로봇 등 기술을 결합한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구현하고 실제 공장에 적용할 수 있는 작업을 시연했습니다.


이들 기업 외에도 MiR, 오므론 등 AMR 업체들이 다양한 물류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이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물류 업체, 전자상거래 업체 등을 중심으로 AMR 등 물류 로봇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물류 로봇들


l 쿠카의 로봇과 AMR 기술을 결합해 공장내에서 운반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시연 (사진: 필자 촬영)


원격 제어 로봇이나 아바타 로봇으로 불리는 로봇들도 이번 iREX 2019의 중요한 테마 중 하나였습니다. 이들 로봇은 텔레프레전스 로봇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순히 원격지에 있는 로봇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아바타 로봇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l 도요타의 원격 제어 로봇 ‘T-HR3’ 시연 (사진: 필자 촬영)


도요타는 원격 제어 휴머노이드 로봇인 'T-HR3‘의 시연 모습을 보였는데, 사람이 칵테일을 만드는 동작을 하면 원격지에 있는 로봇이 사람을 따라 칵테일을 제조하는 모습을 보여줘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로봇은 도요타가 개발한 토크 서보 모듈을 채택, 토크를 제어하고 전신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5G 기술과 결합해 실용성 있는 로봇 기술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일본 부품 업체인 THK는 저전력, 내구성, 소형화 등을 특징으로 하는 로봇용 핵심 요소 기술인 ‘시드(SEED)’를 소개하고 이를 활용한 휴머노이드형 원격 제어 서비스 로봇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였습니다. 원격지에 있는 사람이 몸을 움직이면 멀리 떨어져 있는 휴머노이드형 로봇이 동작을 따라 합니다.


이 로봇에는 이동을 위한 모바일 베이스까지 탑재되어 있어 이동도 가능합니다. 로봇 스타트업인 ‘미라 로보틱스(Mira Robotics)’도 집에서 빨래 개는 일을 하거나 건물 경비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아바타 로봇인 ‘우고(Ugo)’를 출품했습니다.


l THK의 아바타 로봇 (사진: 필자 촬영)


휴머노이드형 로봇도 이번 전시회에 다수 선보였습니다. 도시바는 생산 현장 등에서 조립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양팔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였고, 가와타 로보틱스는 양팔형 휴머노이드 로봇 ‘넥스트에이지’를 총동원해 다양한 생산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작업을 시연했습니다.


l 도시바의 휴머노이드형 양팔 로봇의 제품 조립 시연 (사진 :필자 촬영)


로봇 스타트업인 ‘도쿄 로보틱스’도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출품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비슷한 외양을 하고 있어 산업 현장에서 인간 작업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l 가와타 로보틱스의 넥스트에이지 로봇을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시연 (사진: 필자 촬영)


지난해 일본 정부의 우리나라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수출 제한) 조치로 우리나라의 핵심 부품 소재 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우리 로봇 산업은 핵심 부품인 정밀 감속기, 하모닉 드라이브, 서보모터 등의 국산화 문제가 심각한 현안으로 등장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일본 하모닉 드라이브 전문업체인 HDS를 비롯해 정밀 감속기 업체인 나브테스코, 일본전산심포 등이 첨단 핵심 부품을 선보여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습니다.


l 일본 하모닉 드라이브 부스 (사진: 필자 촬영)


일본전산심포(주)는 독일 외골격 로봇 전문업체인 ‘저먼 바이오닉(GBS)’과 공동으로 파동 기어 감속기 ‘플렉스웨이브(FLEXWAVE)‘를 채택한 외골격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중국 로봇 부품업체인 리더드라이브도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쳤습니다.


이번 iREX 2019는 우리나라 로봇 산업의 현주소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iREX 2019가 열린 빅사이트 전시장에는 우리 로봇 산업계 관계자들이 부지런히 발품을 파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iREX 2019는 일본 로봇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로봇 산업계가 지금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로봇 핵심 부품의 육성과 로봇 SI 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협동 로봇의 큰 흐름에 동참하기 위해선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이 중요해 보입니다. 로봇의 모빌리티 능력 증대, 로봇과 비전 시스템 또는 인공지능의 결합, 5G 기술과 로봇 기술의 융합 등에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글 l 장길수 l 로봇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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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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