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Life

‘웨어러블 컴퓨터(Wearble Computer)’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2013. 8. 5. 10:12

 

구글 글래스(Google Glass)와 아이와치(iWatch, 가칭)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와 반응이 뜨겁습니다. 구글은 프로젝트 글래스(Project Glass)라는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안경처럼 쓸 수 있는 컴퓨터를 개발하여 현재 일부 사용자들에게 테스트 중이며, 애플은 손목과 관련된 여러 특허를 출원하며 손목시계형 기기의 출시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2013년, 우리는 다가올 미래 기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습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이미 시장에는 다양한 형태로 출시된 제품들이 있는데요. 나이키의 퓨얼밴드(Fuelband)와 하이퍼덩크플러스(Hyperdunk+)처럼 스마트폰의 앱과 결합하여 주로 운동량의 측정에 이용되는 제품들도 있고 소니는 스마트워치라는 이름의 기기를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그림 1> 나이키의 퓨얼밴드와 하이퍼덩크플러스, 소니의 스마트워치


<그림 2> 구글 글래스와, 모 디자인 회사에서 내놓은 아이와치의 컨셉트 디자인

 

그렇다면 새삼스레 구글 글래스나 아이워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피처폰이 스마트폰으로 발전하면서 겪은 세상의 변화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이동 중에도 전화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물론 혁신적인 일이었지만 전화가 컴퓨터를 대체할 만한 기기로 발전한 것은 그 이상의 일이었죠. 스마트폰은 하나의 커다란 플랫폼이 되어 전 세계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점차 삶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 갔습니다.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스마트폰의 의미는 한 마디로 ‘세상과의 연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보유함으로써 우리는 세상을 손에 쥐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지요. 멀리 있는 지인들과 연락을 할 수 있고,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으며, 재미있는 콘텐츠를 소비하기도 합니다. 구글 글래스나 아이워치에 대한 기대는 기존의 혁신에서 느낀 만족의 연장 선상이기도 합니다. 커다란 데스크톱을 집에서 쓰던 시절에서 간편하게 손에 들고 이동하는 현대에 이어, 이제 컴퓨터를 입고 다니는 시대를 기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존에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시장에 나온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지 못했던 것은 기기들로 구현할 수 있는 기능들이 한정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이키 제품들은 업체의 특성 때문이기도 했지만, 센서 중심으로 이루어져 운동이라는 특정 분야에 한해서 이용할 수 있었으며, 소니의 제품은 아직 컴퓨터라 부르기에는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이 많지 않았죠. 무엇보다도 하나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웨어러블 컴퓨터가 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생겼습니다. 바로 스마트폰의 등장이 바꿔 놓은 삶의 패턴 때문이죠. 플랫폼으로 지칭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형성할 수 있다면 웨어러블 컴퓨터도 주류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구글이나 애플처럼 기존에 플랫폼 형성에 성공한 기업들이라면 가능하리라는 기대가 실려 있는 것입니다. 물론 소니도 지난 작품에서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워치2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웨어러블 컴퓨터가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데 필요한 요건들을 살펴볼까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웨어러블 컴퓨터는 일상에서 옷과 액세서리 같은 형태로 자연스럽게 착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기능적으로 정의하였습니다. 여기에서 웨어러블 컴퓨터의 세 가지 조건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기술적으로는 컴퓨터를 우리 몸에 착용할 수 있을 만큼 작고 정교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하고, 둘째 그 기기를 다룰 수 있는 유저인터페이스가 확립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기기에 적합한 콘텐츠가 축적되어야 합니다.

먼저, 디바이스가 갖춰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가 입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작고 가벼워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글 글래스는 50g 정도로 착용에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외형이 전부는 아니죠. 우리가 겪을 수 있을 법한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구글 글래스를 이용한 사람들이 지적하는 공통적인 문제점은 바로 3~5시간 내외밖에 되지 않는 배터리 용량입니다. 스마트폰을 생각해보아도 사람들이 얼마나 배터리에 민감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스마트 디바이스라면 적어도 이 문제는 보완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와 수반되는 발열문제도 뒤따릅니다. 스마트폰보다 몸에 더욱 밀착되기 때문에 발열은 매우 민감한 문제인데요. 안경 형태가 되었든 손목시계 형태가 되었든 몸에 지니기에 불편하다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가 없겠죠. 그 밖에도 사람들이 우려하는 걱정은 대체로 스마트폰에 대한 걱정과 유사합니다. 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신체에 유해하지는 않을지, 눈이 나빠지지는 않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웨어러블 컴퓨터는 그 성격과 사람들의 기대 측면에서 스마트폰과 유사할 것입니다. 몸에 지니고 다니던 것이 입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유저인터페이스는 어떻게 확립될까요? 스마트폰이 이룬 혁신 중 하나가 터치 & 슬라이드 등 직관적인 조작 방식들이 대중화된 것인데요. 웨어러블 컴퓨터에서는 무엇이 바뀌게 될까요? 웨어러블 컴퓨터의 형태는 현재 공개된 것만 꼽아도 얼굴에 쓰거나 손발에 착용하는 형태 등이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양손이 자유로워진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림 3> 구글 글래스 화면

예를 들어 구글 글래스의 경우, 다양한 방식의 UI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측을 터치하거나 슬라이드로 조작할 수 있으며, 상〮하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음성인식도 지원합니다. 현재 스마트폰에서 활용 중인 방식이 적용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음성인식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OK Glass!”로 시작하는 기본적인 명령 몇 가지가 입력되어 있죠. 또한,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고 공유할 수 있으며, 내비게이션 안내, 메시지 전송 등 스마트폰이 갖췄던 기능들을 구동시킬 수 있습니다. 아직은 시도 단계라고 볼 수 있지만, 완성도가 높아지면 웨어러블 컴퓨터의 특성에 적합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구글 글래스를 체험한 이용자들은 음성인식의 불완전성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보했습니다. 명령어의 시작인 “OK Glass!”를 외치지 않아도 반응하는 때도 있으며 여러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는 명령어에 반응하지 않는 때도 있다고 합니다.


<그림 4> MYO가 근육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원리

투사형 키보드나 반지형태의 조작장치 등 새로운 형태의 아이디어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Thalmic Labs에서 개발한 MYO는 팔뚝에 착용하는 밴드 형태로 근육의 움직임을 인식해 블루투스로 연결된 장치를 조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웨어러블 컴퓨터 시대가 가져올 UI 변화의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게 해 주죠. 기기로부터 두 손을 자유롭게 하는 웨어러블 컴퓨터가 상용화된다면 물리적인 입력 매체가 아닌 동작인식, 음성인식 등 새로운 방식이 주류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림 5> 구글 글래스의 컨셉트 영상으로, 좌측은 FPS게임인 배틀필드5, 우측은 쇼핑

마지막 조건은 콘텐츠의 축적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웨어러블 컴퓨터용 앱스토어의 활성화라고 할 수 있겠죠. 기존 웨어러블 컴퓨터의 활용이 제한적이었던 이유는 기기의 활용을 확장시켜 줄 콘텐츠를 유통할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심박수나 혈압 등 건강상의 이상을 체크하고 의료기관과 연결되는 용도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처럼, 그 목적이 특수한 예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처럼 일상 속에서 사용되는 웨어러블 컴퓨터가 되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유통할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스마트 워치가 대중화되지 못한 것은 그 자체가 플랫폼이 되지 못하고 리모컨 역할에 그쳤기 때문이죠. 리모컨을 가지려고 비싼 비용을 내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스마트폰의 기능과 그 이상의 활용을 할 수 있는 웨어러블 컴퓨터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구글 글래스용 앱 개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쇼핑도 할 수 있고 게임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하죠. 새로운 기술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증강현실은 새로운 경험을 더해 줄 것이고, 그 밖에도 많은 기술의 발전과 그로 말미암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차별화된 콘텐츠와 그 콘텐츠를 유통할 경로가 웨어러블 컴퓨터의 대중화를 이끌 것입니다.

실체 없는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직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는 다가오지 않았지만 이를 둘러싼 기업들의 경쟁은 뜨겁기만 합니다.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은 서로 먼저 특허를 확보하고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한 오늘날, 사람들의 웨어러블 컴퓨터에 대한 기대는 비교적 명확해졌습니다. 세계와 인간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 웨어러블 컴퓨터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디바이스 자체, 유저인터페이스, 그리고 콘텐츠의 세 요소를 갖추게 된다면 스마트폰 이상의 가치 있는 플랫폼이 되지 않을까요? 가까운 시일 내에는 아니겠지만 그런 시대가 올 날이 머지않았다는 기대가 듭니다.

 

 

l 글 이상길 전임 컨설턴트 l LG CNS 엔트루컨설팅사업부문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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