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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저널리즘’은 뉴스 산업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2019.11.07 09:30

애슐리는 필자가 재직하는 미국 대학에서 ‘저널리즘’ 수업을 듣는 학생입니다. 며칠 전 그녀가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숙제하러 스타벅스에 갔는데 월스트리트저널 신문 웹사이트에 접속해 무료로 뉴스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신문 산업이 많이 어렵다는데, 신문사가 독자를 늘리기 위해 스타벅스와 이런 방식으로 제휴하는 게 흥미롭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종이 신문을 읽지 않는 게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닌 시대입니다. 종이 신문이 과연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까요. 전망이 밝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얘슐리가 말한대로, 실제로 세계의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는 2019년 10월1일부터 매장의 무료 와이파이(Wi-Fi)를 쓰는 고객들에 한해 월스트리트저널, USA투데이, 시애틀타임스, 뉴욕데일리 등 7개 신문의 뉴스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많은 신문사들이 광고 수입 감소에 따른 경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구독료를 내지 않으면 언론사 웹사이트에서 콘텐츠를 보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페이월(Paywall, 결제 페이지)’을 설치해 운영합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구독료를 내지 않으면 철저하게 뉴스를 차단하기로 유명했습니다. ‘더 이상 공짜 뉴스는 없다. 돈 내기 싫으면 우리 사이트에 오지 않아도 좋다’는 식의 전략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월스트리트저널이 생산한 기사들이 소셜 미디어나 인터넷에서 좀처럼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월스트리트저널이 스타벅스와 제휴함으로써 구시대의 유물로 인식되곤 하는 신문 산업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제 공짜로 월스트리트저널을 보려면 스타벅스를 찾아가면 됩니다. 스타벅스도 “이제 고객들이 매장에서 뉴스를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기회를 계속 찾아 나가겠다”며 회사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뉴스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미국의 경우 2008년 약 4천9백만 부에 달했던 일간지 발행 부수가 2018년에 약 2천9백만 부로 급감했습니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확산으로 사람들이 돈을 주고 뉴스 상품을 사기보다는 뉴스 기사를 공짜로 얻으려 하는 심리가 만연해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미국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들이 2000년대 이후 언론사들의 든든한 수익 기반이었던 광고를 대량으로 뺏어간 것도 주요 요인입니다. 예컨대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과 페이스북이 지난해 미국 인터넷 광고의 60%를 차지했을 정도로 테크 기업들의 온라인 광고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습니다.



벼랑 끝에 몰린 뉴스 산업은 살아남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뉴욕타임스의 경우, 과거 10년간 강력하게 디지털 혁신을 추진한 덕분에 인터넷 구독자가 급증해 다른 언론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2019년 10월 기준으로 인터넷 구독자가 약 4백70만 명에 달합니다. 물론 이는 뉴욕타임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고품질의 저널리즘을 실천해 독자를 지속적으로 늘릴 수 있는 언론사가 현실적으로 그리 많지 않은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인공지능(AI)이 뉴스 산업과 저널리즘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기회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구글과 페이스북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글의 인공지능 뉴스 산업과 저널리즘을 위한 행보


먼저 구글은 2019년 9월 중순 독창적이고, 품질이 좋은 기사를 구글 검색이나 구글 뉴스에서 보다 눈에 띠게 장기간 노출시킴으로써 구글 이용자가 좋은 뉴스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위해 기존의 뉴스 알고리즘을 변경하겠다고 했습니다.


특히 뉴스 전담 직원들로 하여금 높은 수준의 기술, 많은 시간, 저널리스트의 노력이 들어간 기사가 우선적으로 구글 화면에서 노출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개선하도록 조치했습니다. 구글은 또한 언론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퓰리처상 등 권위가 있는 상들을 많이 받은 언론사들이나 저널리스트들을 우대하고 신뢰하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고치겠다고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AI는 대개 인간이 지능을 써서 할 수 있는 일을 기계가 대신 수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컴퓨터가 스스로 대용량의 데이터에서 어떤 패턴을 발견해 알고리즘(문제 해결을 위한 절차나 방법)을 만들고, 이를 현실 문제에 이용하는 것이죠.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들이나 소셜 미디어 기업들이 이런 알고리즘을 이용해 이용자들에게 어떤 정보를 전달할지, 어떤 사람과 친구 관계를 맺도록 할지 등을 결정했습니다.


그동안 테크 기업들이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들의 성향에 맞춰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해온 점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정보의 옥석을 가리지 않은 채 무차별적으로 불량 정보를 확산시켰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이 알고리즘을 개선하겠다고 나선 것은 ‘알고리즘 저널리즘’의 발전이란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물론 이번 조치는 시행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생길 수 있고, 인력이 부족한 지역 언론사들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뢰를 확보하고 있고, 실력을 갖춘 언론사와 저널리스트들이 비로소 제대로 대우받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의 저널리즘 대학원 산하의 디지털 저널리즘 토우 센터의 초대 디렉터인 에밀리 벨은 “독창적 보도를 재정적으로 꾸준하게 지원하는 게 현실적으로 많이 어렵습니다. 테크 기업들이 독창적 보도의 중요성을 인식해 알고리즘의 개선에 나선 것은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구글 사이트를 비롯해 인터넷 공간에서 거짓되고 왜곡된 정보들이 담긴 뉴스들이 버젓이 유통되고 여론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이런 결과가 초래된 데에 알고리즘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들 알고리즘이 어떤 뉴스가 얼마나 진실한지, 독창적인 정보를 갖고 있는지, 다른 기사들을 단순히 복사한 것은 아닌지 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을 채 수준 낮은 기사들을 쏟아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구글이 최초로 보도하거나, 품질이 좋은 기사를 우대하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수정하겠다는 것은 뉴스 알고리즘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이겠다는 선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언론사나 기자들이 독창적인 보도처럼 보이기 위해 다른 기사를 베낀 후 인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다소 우려가 됩니다.


 페이스북의 행보


또한 페이스북의 행보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2019년 8월 약 2백 개의 언론사들에 특별한 제안을 했습니다. “페이스북의 메인 화면에 ‘뉴스’ 탭을 설치하는 것을 준비 중”이라며 “뉴스를 제공하면 기사 미리 보기나 헤드라인을 뉴스 이용자가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휴가 성사되면 1년에 언론사 규모에 따라 적게는 수십만 불에서 많게는 3백만 불을 대가로 지불하겠다고 했습니다.


두 달여 만인 10월 중순 여러 언론사들이 페이스북과 콘텐츠 제휴에 합의했습니다. 이들 언론사 가운데에는 특히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 코퍼레이션 산하의 월스트리트저널, 다우존스 미디어, 뉴욕포스트 등이 포함됐습니다. 또 워싱턴포스트, 버즈피드 뉴스, 비지니스 인사이더 등도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페이스북과 언론사들이 어떤 조건으로 제휴했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11월 페이스북의 화면에 이들 언론사의 뉴스 콘텐츠가 선보일 예정입니다.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우리의 뉴스 탭에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명 언론사가 제공하는 탁월한 저널리즘을 담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환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제휴에 참여한 언론사가 만든 기사들의 제목이 페이스북에 뜨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해당 뉴스를 읽게 되고, 또한 페이스북 회원들이 기사를 읽기 위해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찾아갈 것이고, 이 과정에서 적잖은 사람들이 언론사 회원으로 가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관심을 가져볼 대목이 페이스북 메인 화면에 마련되는 뉴스 섹션이 어떤 식으로 관리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일부 기사들의 제목은 페이스북에 소속된 편집자들이 관리하지만, 상당수 기사들이 페이스북의 자체 알고리즘에 의해 선택되고, 노출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인간 편집자들이 페이스북의 ‘톱 뉴스(Top News)’ 섹션에 등장할 10개의 헤드라인을 정하겠지만,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당신을 위한 맞춤형 기사’ 등의 항목의 경우 알고리즘이 편집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마디로 인간이 아닌 기계가, 뉴스 전문가가 아닌 AI 알고리즘이 저널리스트나 편집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셈입니다.


그야말로, 구글과 페이스북이 자사를 홍보하고, 인터넷 이용자에게 보다 수준 높은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알고리즘 저널리즘’을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 테크 기업은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불량 정보의 확산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불식시키겠다는 각오입니다. 더불어 인간 편집자가 아닌, 상대적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뉴스를 선별하기 때문에 인간의 편향이나 선입견이 뉴스 편집에 영향을 끼치는 가능성을 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와 별도로 페이스북은 2019년 초, 지역 언론을 살리기 위해 향후 3년에 걸쳐 3억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발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구글도 지난해 지역 언론 사업을 위해 3년간 3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립니다.


2천 개의 언론사들을 대변하고 있는 단체인 ‘뉴스 미디어 동맹 (News Media Alliance)’의 대표인 데이비드 채번은 “사탕을 이따금씩 주는 것은 뉴스 산업을 살리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라며 “테크 기업들이 언론 산업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데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만큼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제시할 책임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 업계의 선두 주자들이 언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특히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점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AI가 더욱 발전하면서 뉴스 알고리즘도 더욱 향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알고리즘이 창출하는 저널리즘이 가짜뉴스를 잡고, 미디어 환경을 보다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습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실험과 도전이 향후 어떤 결과를 낳을지 흥미진진합니다.


앞으로 알고리즘 저널리즘이 미래지향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착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실리콘밸리와 언론사들은 보다 유기적으로 협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뉴스 알고리즘이 좀 더 투명하게 공개되고, 미디어 및 기술 업계가 상생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글 l 하재식 일리노이주립대 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 (angelha7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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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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