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Solutions/Smart Factory

고객 맞춤형 대량 생산의 시대, 공급망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2019.11.04 09:30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소통의 공간 제약이 사라지고 개인의 정보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면서 소위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 계층으로 등장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개인의 개성과 주관을 점점 더 중요시하는 사회의 변화를 이끌었고 프로슈머[각주:1], 트라이슈머[각주:2]와 같은 새로운 소비자 유형을 만들어냈습니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의 등장과 기업의 고민


과거 자신의 니즈를 희생하는 것에 관대했던 소극적인 소비자들과 달리 이들은 자신에게 최적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요구함으로써 작은 수요도 충족시켜줄 수 있는 On-Demand[각주:3] 경제를 촉발하고 있습니다.


1870년 이후 공장에 전기 동력 기관과 컨베이어 벨트가 도입되며 시작된 대량생산체계는 기본적으로 완제품에 대한 수요 예측을 기반으로 생산하는 MTS(Make to Stock)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표준화된 제품을 언제 얼마나 팔릴지를 예측해 생산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맞이할 고객 맞춤•개인화 소비 환경에서는 예측 대상이 기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됩니다.



규격이 확정된 특정 제품에 대해 수요를 예측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별 고객의 숨어있는 니즈라는 무형의 대상을 예측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냉장고의 예를 들자면 이전에는 특정 Size의 색상 별 수요 예측을 했지만, 앞으로는 이론적으로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한 수요 예측이 필요하다는 말이 됩니다. 불확실성이 극단적으로 증가하는 시장에서 이런 전통적인 생산방식만으로는 각기 다른 고객의 니즈를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면서도 개별화된 소비자의 요구 사항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리 만들지 않고 고객의 주문이 있을 때 완성한다


너무 당연한 말처럼 들리시겠지만,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방법은 수요가 확실해졌을 때 생산하는 것입니다. MTS 방식은 제품을 미리 만들어 공급한다는 관점에서 고객이 원하는 납기를 맞추는 것이 용이하지만 수요가 불확실한 시점에 생산을 확정 짓는다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주문이 접수된 후에야 생산을 시작하는 방식(Make to Order)을 선택한다면 불확실성은 해소되는 반면 주문 후 납품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맹점이 존재합니다. 두 방식에 대한 절충적인 대안이 바로 ATO(Assemble to Order)입니다.


ATO는 반제품이나 모듈 등 특정 단계까지 예측 생산해뒀다가 고객의 주문이 접수되면 고객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나머지 공정을 진행함으로써 제품을 완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때 예측 생산과 주문 생산 사이의 지점을 Decoupling point라고 하며 고객이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 내(주문~배송)에 제품의 차별화가 나타나는 포인트를 최대한 늦추면서 최종 조립을 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Decoupling Point를 지나치게 공정 상류 단계로 지정하면 주문 대응 속도가 저하될 수 있고 반대로 지나치게 하류 단계에서 지정하면 커스터마이징의 수준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ATO는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개념이지만 자동차나 뷰티 산업 등 몇몇 산업군을 제외하면 그다지 활용도가 높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른 산업군에서도 적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모 국내 대기업에서는 고객이 매장에서 냉장고의 색상과 재질 등 원하는 스타일을 전달하면 해당 정보가 즉각적으로 공장에 전달되어 4일 이내에 생산•배송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해당 기업은 약 2만 2,000여 가지 조합의 수요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 설비 변경뿐 아니라 공급망 관리 체계 역시 ATO 방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정 유연성 확보가 선결되어야 한다

맞춤 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공정의 유연성을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일반적인 자동화 설비에서 다품종을 생산하면 설비의 셋업 변경이 잦아지면서 필연적으로 제조 시간 및 비용이 과도하게 증가하기 마련입니다. (기존 단일 자동화 생산시설에서 여러 제품을 생산할 경우 한 제품을 생산할 때보다 단위당 생산 비용이 25~45% 증가)


이런 다품종 혼류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찍이 유연 생산 시스템(FMS: Flexible Manufacturing System)이 등장했으며 최근에는 더욱 진보적인 개념인 스마트팩토리를 적용해 공정을 혁신하는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l 출처: Baer Engineering 


독일 기업들의 경우 기존의 컨베이어 벨트 방식에서 벗어나 자동 이송 장치(AGV: Automatic Guided Vehicle)를 이용한 셀 생산 방식이나 생산 프로세스들을 모듈화(Plug & Produce) 하는 방식을 통해 생산 시스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 Audi가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생산라인을 없애고 대신 자동 이송 장치(AGV)를 활용한 셀 생산방식을 적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Audi 공장에서는 AGV가 차체를 싣고 RFID에 기록된 작업 명세서에 따라 다음 공정을 처리할 작업자를 찾아 자동으로 이동함으로써 각 고객이 요구하는 상이한 공정 요건들을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부품 공급 업체•임가공 업체와 협업 체계 고도화가 필요


ATO 방식은 제품 재고에 대한 리스크는 줄여주지만,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및 부품이 다양해지고 필요 수량과 시점이 불규칙해짐에 따라 조달 측면의 복잡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부품•원재료 공급 업체와의 협업 강화를 통해 JIT[각주:4]나 JIS[각주:5]같은 적기 조달체계를 구축해 부품 부족으로 인한 생산의 리듬이 끊기는 것을 방지할 필요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고정비의 제약으로 인해 모든 제품에 대한 생산 능력을 가변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정 단위의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것도 대안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례로, 일본의 커넥터 전문 업체 Hirose는 멀티핀 커넥터, 광섬유 커넥터 등 수만 가지 제품을 판매하는 전형적인 다품종 생산방식을 운영합니다.


이 기업은 이 모든 공정을 자사 공장에서 해결하는 대신 핵심 공정을 제외한 나머지 80%가량의 공정을 외부 업체에 아웃소싱함으로써 다품종 생산에 필요한 생산 유연성을 확보했습니다.


물론 아웃소싱을 확대한다는 것이 말처럼 단순한 일은 아닙니다. 우선 어떤 공정을 아웃소싱하는 것이 유리할지, 그리고 기술 수준, 품질, 생산 능력 등을 평가해 어떤 기업에 어떤 공정을 맡기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전후 공정 간 동기화된 연계를 위해 협력 회사와 생산 계획 및 생산 진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통합적인 생산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에필로그


지금으로부터 약 5억여 년 전 생물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캄브리아기가 있었습니다. 생물학자 앤드루 파커는 이러한 폭발적인 진화를 일으켰던 결정적 요인이 바로 ‘눈(eye)’의 탄생이었다고 말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기술의 혁명적 진보와 새로운 소비 트렌드의 등장은 새로운 ‘눈’이 되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또 다른 캄브리아기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전에 본 적 없는 이 낯선 환경은 대다수의 기업에 한동안 시련을 안겨 줄 것이 자명합니다. 하지만 과거 많은 기업이 위기를 발판 삼아 성공을 이뤘던 것처럼 선도적으로 혁신을 이뤄내는 기업은 시장의 Rule Setter가 될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글 l LG CNS 엔트루컨설팅 SCM/물류그룹


*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LG CNS 블로그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 해당 콘텐츠는 사전 동의없이 2차 가공 및 영리적인 이용을 금하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1. Evolving Paradigms of Manufacturing: From Mass Production to Mass Customization and Personalization S. Jack Hu. 2013

  2. 한국 제조업의 비즈니스 모델 진화 방안, 2016, LG경제연구원

  3. 대량맞춤(Mass Customization)의 대두와 기업의 대응, 2003, 삼성경제연구소

  4. 미국 독일 일본의 스마트 팩토리 전략, 2016, LG경제연구원



  1. ‘생산자’를 뜻하는 영어 ‘producer’와 ‘소비자’를 뜻하는 영어 ‘consumer’의 합성어로, 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프로슈머 소비자는, 소비는 물론 제품 생산과 판매에도 직접 관여해 해당 제품의 생산 단계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의 권리를 행사한다. 시장에 나온 물건을 선택해 소비하는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물건을 스스로 창조해나가는 능동적 소비자의 개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2009, 대중문화사전, 김기란, 최기호) [본문으로]
  2. 시도하다(tr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체험적 소비자를 말한다. 이들은 회사나 광고 등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에 의존하기보다는 새로운 서비스, 제품을 직접 경험하길 원한다. 이들은 모험적인 소비자 그룹으로 새로운 소비 세력으로 부상 중이다. (한경 경제용어사전) [본문으로]
  3. 모바일을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통해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즉각적으로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 활동 [본문으로]
  4. 적기공급생산. 재고를 쌓아 두지 않고서도 필요한 때 적기에 제품을 공급하는 생산 방식이다. [본문으로]
  5. 완제품 제조 업체가 서열번호를 포함하여 실시간으로 공급 업체에 발주하는 생산 방식. JIT와 유사하나 JIS에서는 상호 간의 생산 스케줄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JIT보다 진보된 개념이다. [본문으로]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댓글을 달아 주세요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