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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수요 계획을 끝낼 수 있을까?

2019.10.22 09:30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는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이세돌 9단을 압도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만 하더라도 인공지능과의 대결에서 인간이 승리할 거라 믿었던 대다수의 사람은 그 결과에 충격에 빠졌는데요. 경기가 끝나고 인공지능이 인간세계를 지배할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언을 앞다투어 내놓았습니다.


스스로 학습하는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이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예측하고, 그 결과를 저장해 놓는다면, 사람보다 뛰어난 수요 예측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어차피 수요 예측을 달라질 게 뻔한데, 사람이 많은 시간을 소비하며 불필요하게 예측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 지루하고 성가신 작업을 인공지능이 대신하면 좋을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 SCM 분야에서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결합해 ‘Advanced analytics’로 폭넓게 활용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말 인공지능이 성가신 수요 계획 업무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직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계산 능력이 필요한 특정 부분에서는 매우 유용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수요 계획 업무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수요 계획은 단지 수학적 계산만이 아닌 예술적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말입니다.


여기서는 복잡한 인공지능의 기술을 통해 그 가능성을 논의하기보다는, 인문학 관점에서 의미를 해석해보고자 합니다.


 수요 계획은 예측이 전부가 아니다


인공지능은 어떻게 예측할까요? 알파고는 몬테카를로 알고리즘에 더해서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으로 사람처럼 스스로 바둑을 학습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기 위해선 ‘인공신경망’을 가져야 하는데, 알파고는 ‘정책망’과 ‘가치망’이라는 2개의 기본 신경망으로 구성됩니다. 정책망이 다음 번 돌을 놓을 여러 경우의 수를 제시하면, 가치망은 그중 가장 적합한 한 가지 예측치를 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현실의 수요 계획은 예측이 전부는 아닙니다. 수요 계획은 예측과 목표 간에 본질적인 갈등과 긴장이 존재합니다. 예측 그대로 계획이 되면,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현실은 ‘목표에 대한 의지’가 존재합니다. 의지를 반영해 목표를 만들고, 실행과정에서 다양한 수단을 통해 그것을 달성하려 합니다.


경영 현장의 수요 계획은 단지 수학적으로 논리적인 숫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조직의 목표를 결정하는 측면이 존재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이라 할지라도 이성이 아닌 욕망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예측은 완벽하지 않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숫자와 계량적 분석을 통해 불확실한 전쟁도 게임하듯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당시 경영에서도 계량 모델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톰 피터스(Thomas J. Peters)는 당시 미국 기업들에 널리 퍼져 있던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숫자에 입각한 합리주의적 의사결정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초우량 기업의 조건’을 저술했습니다.



어쩌면 역사는 반복되는지 모릅니다. 이제 인공지능에 의한 예측 값을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든 사람이든,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하는 것은 합리적인 일이지만, 세상만사가 그렇듯 자체로 한계가 존재합니다.


 과거 기반의 예측


대부분 데이터는 과거의 기록이지 미래를 말하지 않습니다. 데이터 축적이 용이한 디지털 시대라도 이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량을 데이터를 통한 통계 예측은 과거처럼 미래도 그러할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합니다. 가정대로라면 인간이 예측으로 그렇게 고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드물지만 미래 정보를 변수로 반영하는 통계 기법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미래 정보를 만들어 내는 데 있어, 또다시 예측과 의지가 반영될 수밖에 없으며, 현실적으로 이를 관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정교한 수요 예측을 하더라도, 데이터가 과거 정보만을 담고 있다면 원하는 미래 예측을 얻을 수 없습니다.


 데이터 자체의 한계


디지털 시대는 데이터를 무한히 신뢰하지만 사실 데이터는 모든 것을 측정하고 기록할 수 없습니다. 데이터화할 수 있는 것만 기록할 뿐입니다. 데이터는 고객 가치, 열정, 의지, 협동 정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기록할 수 없습니다. 데이터는 명확함을 이야기할 뿐 애매함을 말하지 않는데요. 데이터 기반의 예측은 데이터화할 수 있는 변수만으로 예측합니다.



수요 예측을 잘하려면 과거 실적뿐만이 아니라 가격, 판촉, 신제품 출시 등 내부적 요소를 포함하여 경쟁사, 경제 전망 등 외부적 요소도 고려해 수행되어야 합니다. 이 중에 데이터화가 용이한 것은 대개 과거 실적뿐입니다. 사람은 데이터에 존재하지 않은 변수를 파악해 맥락적으로 예측합니다. 이는 경험 많은 전문가와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해석의 어려움


통계학에서 독립 변수가 많을수록 모형은 정교해집니다. 인공지능도 설명력을 높이기 위해 뉴런의 수를 추가합니다. 하지만 변수가 늘어 모형이 정교해질수록 인간이 해석하고 판단하기 어려워집니다. 결과 값을 해석할 수 없다면, 아무리 정교한 정보라고 할지라도 의사결정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많은 데이터와 정교한 분석 기법을 활용해서, 정교한 수요 예측 값을 얻었다고 할지라도, 그 자체로 관리자의 불안과 의심의 족쇄에서 해방시킬 수는 없습니다. 의사결정은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는 스스로의 결단력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불확실하고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사람은 선택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어려울 것입니다.


디지털 혁명의 시대입니다. 좋든 싫든 간에 모든 산업은 디지털 혁명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들은 고객 관계와 생산관리부터 협력사와 소통에 이르기까지 전체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하거나 사라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에 대한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는 위험합니다. 짐 콜린스(Jim Collins)에 따르면 기술은 중요하지만, 그 자체로는 도약이나 몰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닙니다.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기술에 열광하거나 편승하지 않지만, 사려 깊게 창조적으로 대응합니다.


불행히도 인공지능이 지루한 수요 계획 업무를 끝낼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를 활용하려 노력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알파고 이후, 바둑 기사들은 인공지능이 둔 수를 보며 사고합니다. 그리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전에 활용합니다. 여기에 실마리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수요 계획을 대체할 수 없지만, 사고의 툴로 충분히 활용 가능합니다. 어쩌면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인공지능을 맹신한 채, 사고하는 과정을 멈추는 일입니다.


글 l LG CNS 엔트루컨설팅 SCM/물류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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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통찰”, EBS 특별기획 통찰 제작팀, 2017, 베가북스

  2. [네이버 지식백과] “이세돌의 상대, 알파고가 바둑을 터득한 비결”, 이성규, 2016, KISTI의 과학향기 칼럼

  3. “SCM의 시작, 판매예측”, Thomas F. Wallace, 2003, 엠플래닝 

  4. “디지털 대전환의 조건”, 위르겐 메페르트, 아난드 스오미나탄, 2018, 청림출판

  5.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2001, 김영사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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