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nsight

ICT 글로벌 플랫폼이 핀테크 공룡으로?!

2019.10.02 09:30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


물을 구하려고 땅을 여기저기 파다 보면 우물 하나도 제대로 팔 수 없다는 뜻의 옛 속담입니다. 이것저것 여러 일을 하는 것보다 한 가지를 꾸준히 하는 게 낫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현시대에도 통하는 말은 아닌 듯합니다.


가령 승차 공유 서비스 플랫폼인 ‘우버’는 음식을 배달하는 ‘우버이츠’를 탄생시켰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차량 공유 서비스 플랫폼 고젝(Go-Jek)은 음식배달, 장 봐주기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물류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이용자 수, 일 이용 거래 기준으로 플랫폼의 생태계를 점령한 기업들이 본업이 아닌 다양한 서비스에 도전하는 것이 특이하지 않은 시대가 됐습니다. 그중에서도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궁극적으로 가장 눈독 들이는 사업은 무엇일까요? 바로 금융업입니다.



지금껏 전통적 금융업은 보수적이고 진입장벽이 높았습니다. 또 금융업은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업무 권역 별로 엄격히 나뉘어 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금융업이 모바일 기반으로 통합적으로 이뤄지면서 금융혁신이 일어나고 있고, 그러한 금융이 세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금융업 트렌드에서 가장 신난 곳은 글로벌 ICT 플랫폼입니다. 이미 충성 사용자, 일 거래량을 확보한 플랫폼 기업들은 기존 이용자 대상으로 하는 금융서비스를 출시하고 기존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금융업 도전은 새로운 수익 창출뿐 아니라 또 다른 사업을 위한 빅데이터 확보 등을 위한 훌륭한 기회입니다.


ICT 플랫폼의 금융업 도전은 중국,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버의 대출시장 도전


우버가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액대출 서비스를 곧 출시합니다. 우버가 일부 운전자들을 겨냥한 '새로운 금융 상품'을 만들고 있다'면서 최근 앱을 통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 설문에는 '지난 3년간 소액대출(1,000달러 미만)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만약 우버가 대출 서비스를 하면 어느 정도의 금액을 신청하겠습니까?'와 같은 질문들이 포함됐습니다. 희망 대출 금액을 묻는 말에 대한 선택지로는 '100달러 미만'부터 '100~250달러' '250~500'달러' '500달러 이상' 4가지였습니다.



우버가 출시할 상품은 급여 담보 대출 상품입니다. 월마트 등 일부 기업이 이미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버가 최근 핀테크 기술 인력을 대폭 고용한 것도 금융서비스 확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미 우버는 과거 금융업에 대한 꾸준한 도전을 해왔습니다.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와 미시간 지역에서 운전자를 위한 무이자 현금 서비스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습니다. 우버 드라이버 대상 차량 리스 프로그램, 비자와 공동 브랜드 신용카드, 라이더를 위한 우버 캐시 '디지털 지갑'도 출시했습니다.


 그랩 운전기사•가맹점주는 대출, 보험 잠재고객


승차 공유 업체 ‘그랩’은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플랫폼 회사입니다. 규모 측면에서 미국의 '우버'와 중국의 '디디'에 이은 글로벌 3위 업체로, 동남아 8개국 50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랩은 차량 공유서비스 외에도 페이와 소액대출 등 다른 분야로도 진출하며 핀테크 거물로 성장 중입니다. 그랩페이는 충전형 간편결제 시스템입니다. 그랩페이로 QR코드를 찍어 간편하게 음식점에서 계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택시에서 내릴 때도 자동으로 요금이 결제됩니다.


현재 그랩페이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6개 나라에서 그랩페이를 사용해 환전 수수료 없이 결제할 수 있습니다. 그랩페이는 금융 이용률이 낮은 동남아시아를 공략했습니다.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지역은 은행이나 금융 서비스 계좌가 없는 인구가 2억6000만 명에 달합니다. 전체 인구(6억4000만 명)의 40% 수준입니다. 다시 말해, 동남아시아는 핀테크가 활성화되기 좋은 잠재력이 높은 지역입니다.


또 그랩은 운전자나 지역민에게 소액 대출을 해주는 ‘그랩 파이낸셜’도 운영 중입니다.


그랩 운전기사와 그랩페이 가맹점주 모두 소액 대출이나 보험의 잠재 고객입니다. 대출 금리는 빅데이터로 산출됩니다. 그랩이 보유한 이들의 하루 수입, 성실도, 고객 평점 같은 정보들이 대출 금리 산정에 활용됩니다.


은행 계좌가 없어서 신용 기록이 없는 사람들은 기존 금융권 대출을 받기 어렵습니다.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내야 하는 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그랩 대출은 좋은 기회입니다. 그랩 대출 금리는 통상 사금융의 절반 정도입니다. 최근엔 운전기사를 위한 상해보험도 출시됐습니다.


 테슬라의 자동차 보험 출시와 골드만삭스를 뛰어넘은 알리페이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최근 자사 자동차 전용 자동차보험을 직접 팔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다른 보험회사의 자동차보험은 약 3만 8,000달러~8만 달러에 이릅니다.


테슬라 보험은 이에 비해 20~30% 저렴한 보험료가 강점입니다. 자체 생산한 만큼 안전장치 수준 등 차량에 대한 정보가 많고 사고 위험 요소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차량에 탑재한 각종 센서로 수집한 정보를 통해 운전자의 위험요소를 분석할 전망입니다. 운전자 개인 정보는 식별할 수 없게 만들어 보험료 책정에 활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은행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은행을 바꿀 것이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의 말입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유통업체이자 핀테크 기업으로 불립니다.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이 세계 최대 규모의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해서입니다. 전자결제부터 기업 대출, 머니마켓펀드(MMF), 신용등급평가, 보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중국 금융계를 장악했습니다.


알리페이는 애초에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에서 구매자들의 결제를 대행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 알리페이는 자영업자들에게 대출해주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에서 지난해 하루 동안 알리바바에서는 약 34조 7,000억 원어치가 판매됐습니다. 주문은 초당 30~40만 건 몰린 셈입니다. 그러나 지체없이 결제됐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알리페이’ 덕분입니다. 앤트파이낸셜의 현재 기업가치는 170조 원으로 150년 전통 골드만삭스(101조)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모바일이 곧 은행이다. ‘페이스북’ SNS 기업에서 금융 회사로


경제와 금융시장, 외환시장이 불안한 국가 국민들 입장에서는 자국의 은행보다 글로벌 기업의 신뢰도가 더 높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중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인도, 아랍에미리트, 브라질 등에서는 은행보다 ICT 기업을 더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80%를 넘는 조사도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17억 명은 은행 계좌가 없고 이들 중 3분의 2는 모바일 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은행 인프라가 낙후된 개도국에서는 모바일이 곧 은행의 역할을 합니다. 신용카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던 중국에서 알리페이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단순 QR결제, 보험, 대출을 넘어서서 앞으로는 암호화폐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ICT 플랫폼의 다양한 금융업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Libra)’를 만들어 금융업에 뛰어든 것이 신호탄입니다.


페이스북은 칼리브라(Calibra)라는 새로운 자회사를 설립해 다수 테크 기업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인 리브라 연합을 세운다는 계획입니다.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우버, 리프트 등 28개 기업이 창립 멤버로 참여합니다. 비자나 마스터카드 로고가 붙어 있는 가게에서는 리브라로 결제가 가능하게 됩니다.


페이스북은 기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금융소외계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입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이던 페이스북이 금융 회사로 영역을 확대하는 이유는 뭘까요? 페이스북은 이미 23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국경의 제약도 받지 않습니다. 기존 금융권보다 금융사업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송금, 결제, 대출, 단기금융 등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통해 할 수 있는 금융업은 무궁무진합니다.


한국에서도 ICT 플랫폼 기업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모바일 페이 결제 출시 등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혁신을 불러오기보다는 기존 플레이어인 전통 금융사들이 하던 사업을 그대로 옮겨오는 듯한 느낌입니다. 각종 규제에 발목 잡힌 탓도 있을 것입니다. ICT 기업 외에도 자동차, 유통 등 네트워크를 가진 국내 기업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도전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돼야 합니다.


글 l 김지혜 l 전자신문 금융 IT 전문기자 (저서: 로보 파이낸스가 만드는 미래 금융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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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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