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Life

‘평범과 비범의 차이’, 어떻게 전문가가 되는가?

2013. 7. 26. 11:04

 

훈련을 하다 보면 늘 한계가 온다. 근육이 터져 버릴 것 같은 순간,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 주저앉아 버리고 싶은 순간... 이런 순간이 오면 가슴 속에서 뭔가가 말을 걸어온다. '이 정도면 됐어', '다음에 하자', '충분해'하는 속삭임이 들린다. 이런 유혹에 문득 포기해 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때 포기하면 안 한 것과 다를 바 없다.
99도까지 열심히 온도를 올려 놓아도 마지막 1도를 넘기지 못하면 영원히 물은 끓지 않는다고 한다. 물을 끓이는 건 마지막 1도, 포기하고 싶은 바로 그 1분을 참아내는 것이다. 이 순간을 넘어야 그 다음 문이 열린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갈 수 있다.

-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

 

골치 아프고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는 상황, 혹은 누구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문제라 그저 넋 놓고 바라보고 있는  ‘멘붕’ 상태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때 어디선가 혜성처럼 전문가가 나타나 재빨리 상황을 판단하고 해결책을 찾아 결정을 내리는 것을 보고 소름이 돋은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텐데요. 이런 모습을 보면 감탄을 넘어 경외로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김연아 선수가 우리나라 피겨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때, 2002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이탈리아를 상대로 연장 후반전에 역전 골을 터뜨렸을 때, 그들은 그 분야에서 갈고 닦았던 비범한 재주를 발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전문가는 평범한 사람은 도저히 해낼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해내는 비범한 재주를 가진 사람으로, 어느 분야의 전문가, 또는 고수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평범한 사람과 구별되는 비범함은 어떻게 갖춰질 수 있는지, 이 글에서 그 실질적인 방법을 얘기해 보겠습니다.

전문가를 구분 짓는 특징은 전문가가 보유한 지식에 있습니다. 이는 단기간에 습득될 수 없는, 오랫동안 축적된 다양한 경험에서 나오는 암묵적 지식인데요. 이것이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을 구분 짓는 첫 번째 요소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식을 기반으로 미래에 벌어질 일을 예측하거나, 문제의 해결책을 내놓습니다.
그러나 업무경험이 10년이 넘는다고 해서, 무조건 전문성을 형성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한정된 조건에서 쌓인 경험은 조금만 조건이 바뀌거나 복잡하게 꼬이면 경험을 바탕으로 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전문가가 되기 위한 지식을 구축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그림1> 전문성 함양과 지식과의 관계

 

1. 지식구축 (Knowledge Building) – 경험 계획
지식구축, 즉 다양한 종류의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 경험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의도적으로 여러 가지 경험을 연습, 학습해 보며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연아 선수의 일화를 살펴보면, 김연아 선수는 다른 선수들과 연습방식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피겨 선수들은 연습할 때에 자신 있는 기술을 더욱 완벽하게 하도록 한, 두 가지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반면, 김연아 선수는 자신 없고 실수가 잦은 기술을 끊임없이 시도하였다는데요. 반복적으로 시도하다 보니 하나, 둘씩 성공하는 기술들이 쌓이고 교과서라 불릴 만큼, 완벽하게 기술을 구사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반면, 자신 있는 기술만 중점적으로 연습한 일반 선수들은 한, 두 가지 기술은 완벽하게 구사하지만, 연속적인 기술 구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지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문분야에 관한 활동으로 1만 시간 이상을 공들여야 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이 있습니다. 즉, 자신이 목표로 하는 전문분야를 정하고 걸쳐 끊임없이 지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2. 지식의 틀 짜기 (Knowledge Framing) – 전문지식에 대한 로드맵
여러 가지 지식 중 본인의 전문성에 필요한 지식을 필터링하기 위한 필터를 구축해야 합니다. 전문성에는 지식을 바탕으로 한 어떤 방식의 결론, 해결안이 반드시 작동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데요. 이것이 바로 지식의 틀입니다. 이는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 체계, 이론, 주의, 관점 등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병을 고치기 위해 양의학적 접근과 한의학적 접근을 구분하듯, 이 전문지식을 구축하는 데 있어 왜 이 경험과 지식이 필요한지에 대한 맥락, 정당성 등을 구분하여야 하는데요.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분야의 교육을 듣고, 교육 로드맵을 확인해 본다거나, 연관된 이론을 이해할 수 있는 서적을 구매하여 읽어보는 것, 구글 검색, 유튜브 동영상 검색 등을 통해 지식을 검색하여 학습하는 방법 등을 통해 지식의 틀을 짤 수 있습니다.

 

3. 지식의 필터링 (Knowledge Filtering) – 공동체를 통한 전문지식의 구체화, 고도화
앞서 지식의 구축과 지식 틀 짜기는 본인 스스로 구축하는 것이라면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 갖춰지는 전문성이 있습니다. 바로 구축한 지식 중에서도 Best Practice, 즉, 틀에 맞는 지식으로 필터링하여 경험한 지식을 한 차원 더 고도화하는 단계입니다.

전문가가 경험을 통해 축적한 지식이 현실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외부로 전달하기 쉽게 정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반복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Practice) 중 Best of Best를 추출하여 앞으로 유사한 문제에 부딪혔을 때 신속히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야 하죠.
필터링 작업은 혼자 알고 있는 전문 지식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과정으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 특정분야 담당자들과의 공유함으로써 본인이 갖추고 있는 지식을 검증받고 이들과의 관계 형성을 통해 지식 형성을 더욱 촉진할 수 있습니다.

지식경영에서는 이런 집단을 CoP(Community of Practice)라고 부르는데요. 지식 공동체의 본질은 단순히 학습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인맥을 형성하면서 전문 지식을 정의하고 상호 교류, 학습을 통해 전문분야의 지식을 구체화하고 정련하여 나의 전문 지식을 더욱 강화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네이버 카페나, 다음 카페 등 커뮤니티 형성이 발달하여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분야의 공동체 집단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며, 쉽게 가입하여 일원이 될 수 있습니다.
지식경영을 도입한 기업에서는 CoP(Community of Practice) 활동을 통해 사내에 전문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물론 CoP 활성화 정도가 쟁점이 될 수 있겠지만, 뜻이 있고 열정이 있다면 사내에 같은 분야에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과 공동체를 형성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4. 지식의 전달 (Knowledge Transfer) – 스승, 멘토로부터 배우기 또는 가르치기를 통해 전문성 함양하기
타인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전문성을 형성하는 또 다른 방법은 자기 전문분야의 스승, 멘토를 두는 것입니다. 그들로부터 적절히 가이드를 받으면 멀리 돌아가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을 내가 가르치며 배우는 방법도 있는데요.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 내 지식이 더욱 명확해지고 체계적으로 정리되기 때문에 이 방법 역시 효과적입니다.
전문 지식이 아직 암묵지 형태로 내재화되어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혼자만 알고 있는 지식이나 자기만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자세, 타인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지식은 의미가 없기 때문인데요. 즉, 타인이 인정하는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방법의 하나로 자기 분야의 강사로서 강의한다는 것은 전문성을 고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의 하나이지요.

그저 꿈꾸는 것만으로는 오래 행복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그 꿈을 이루고 싶었다. 승부욕이 강한 나는 일등을 하고 싶었고, 그것이 꿈을 이루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나의 경쟁상대는 '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먹고 싶은 걸 모조리 먹어 버리고 싶은 나, 조금 더 자고 싶은 나, 친구들과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나, 아무 간섭도 안 받고 놀러다니고 싶은 나, 하루라도 연습 좀 안 했으면 하는 나...
내가 극복하고 이겨내야 할 대상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내 안에 존재하는 무수한 '나'였던 것이다. 이런 나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 즐겁게 하자.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 않았던가?

-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

 

지금까지 전문가가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살펴보았는데요. 그러면 어떻게 전문성을 확보하고 함양할 수 있을까요?
IT분야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네트워크에 걸쳐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구분되어 있으므로 분야별로 학습해야 하는 지식과 로드맵 역시 다양합니다. 최근에는 IT 교육과정과 교육기관도 다양하기에 관련 정보는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데요. 이 글에서는 IT분야의 전문성을 함양하기 위해 스스로 어떻게 수련할 것인가에 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그림2> 전문성 함양을 위한 학습활동

 

앞서 언급한 1만 시간의 법칙에 따라 자기 전문분야에 대해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전문성이 함양 될까요? 답은 아닙니다. 교육은 단지 지식을 전달받는 활동일 뿐입니다. 전문 지식으로 내재화되고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려면 가이드를 받으며 지식 구축과 프레이밍 방법에 따라 체계적으로 축적하여야 합니다.

유도된 경험이라고 하는 것은 전문분야 지식의 전체가 그려지지 않는 상황에서 전문분야의 코치로부터 안내를 받아 경험하는 것인데요. 아무런 목표나 계획 없이 경험하게 되는 업무 경험은 그냥 지시를 받아 수행하는 업무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고 본인의 역량 또한 나아지는 게 없습니다.

따라서 가이드 받은 실습, 관찰, 문제 해결, 실험을 통해 불확실한 지식을 명시화하고 체계화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업무 현장에서 나에게 필요한 코치를 만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코치나 멘토로부터 가이드를 못 받는 상황이라면 전문분야의 전문지식 로드맵에 대해 충분히 생각한 후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경험 포트폴리오, 로드맵을 만들어서 실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훌륭한 스승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직장 내에서는 기본적인 사수-부사수의 관계를 활용한다든가,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법, 선배 사원이나 팀장을 통해 도움을 요청할 것을 권장합니다. 대학생의 경우에는 선배나 교수님을 찾아가는 방법도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겠죠?

IT분야, IT서비스, 특히 SI(System Integration)분야에서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방법은 현장을 통한 일터학습(Workplace Learning)입니다. IT분야의 업무는 보통 1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이며 여러 솔루션과 IT기술을 통합하고 하드웨어, 네트워크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등, 업무 특성 탓에 해당 프로젝트에서 잠시 이탈해 별도의 교육을 받는 것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강의와 같은 수동적 교육보다는 일터학습을 통한 적극적인 교육, 능동적 교육을 선택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내에서 멘토링을 받을 만한 사람이 없는 등 여건이 안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적어도 평범함에 머무르지 않고 비범함을 갖추고자 한다면 스스로 전문지식 구축(Knowledge Building)을 하는 수련을 시작하여야 합니다. 분석/설계가, UI디자이너, 개발자, 품질, 아키텍트, 컨설턴트 등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며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학습을 스스로 실행하는 것입니다.

즉, 김연아 선수의 어록에서처럼 자신과 싸움을 해야 합니다. 업무를 수행하면서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품질 높은 결과물,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산출할 것인가? 이 역할과 관련된 이론적 배경을 쌓을 수 있는 서적이 있을까? 이 분야의 사내 전문가는 누구일까? 를 고민해보고 숙련도를 높이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자기 주도 학습을 진행하는 것이지요.

또한, 경력에 의해 부여되는 SW기술자 등급의 초급, 중급, 고급, 특급이 아닌 스스로 정한 등급과 목표 수준을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많은 일이 있을 때는 어떻게 빨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코딩을 같이 진행하고, 좀 더 좋은 방법을 찾아본다든가,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혼자 모두 하되, 일의 진행 속도를 높이거나 그럴 방법을 찾아본다든가 하는 것입니다.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방법은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의 차이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아는 것, 나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내가 IT에서만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졌는데 당연히 전문가 아니겠어? 라고 생각하는 순간 더는 학습의 의지, 열정은 살아나지 않습니다. 특히, IT의 변화는 점점 급격해 지고 있어 경력을 쌓아온 분야가 어느 날 트렌드의 저편으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지 같은 일을 하다. 먼지가 되어 버렸어...”
未生에서

 

* 참고문헌 : 비즈니스 내공 9단, 도로시 레너드, 윌터 스왑 공저
* 본 글은 “비즈니스 내공 9단” 서적에서 제시하는 전문성 함양을 위한 틀을 빌려와서 우리의 상황에 적용하도록 창작 및 재구성하였습니다.

 

 

l 글 이영우 차장 l LG CNS UC컨설팅1팀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댓글을 달아 주세요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