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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기업들의 치열한 코딩 교육 전쟁

2019. 8. 5. 09:30

지금이야 조금 익숙해졌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코딩 교육’은 생소한 개념이었습니다. 전 세계 초•중•고등학교에 코딩 교육이 퍼지기까지는 여러 기업과 단체의 힘이 컸는데요. 특히 비영리 단체, 교사 단체, 교육 기업, 대형 IT 기업이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이때 IT 기업들은 수백만 달러를 후원하거나 투자하는 식으로 코딩 교육 시장을 지원해왔습니다.


l 각 기업의 코딩 교육 캠페인 (출처: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최근에 이 트랜드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마치 IT 기업이 교육 기업처럼 직접 코딩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홍보하고 있는 것인데요. 글로벌 IT 기업들이 직접 만든 코딩 교육 콘텐츠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리고 왜 이들은 이 사업에 뛰어들까요? 오늘은 주제에 대해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코딩 교육 콘텐츠 모습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으로 봤을 때 일단 코딩 교육 선두 주자는 구글과 MS입니다. 가장 다양하고 많은 교육 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두 기업은 프로그래머를 육성하려는 ‘직업 교육’ 외에도 수학이나 과학처럼 프로그래밍의 기초 개념이나 사고 원리를 알려주는 교육 자료를 많이 제작했습니다.


그럼 구글 먼저 살펴볼까요. 구글이 운영하는 코딩 교육 핵심에는 ‘블록키’, ‘코드위드구글’, 안드로이드 교육 사업이 있습니다.


이 중 블록키는 어린이 코딩 교육을 위해 만든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블록 언어라고 불리는 이 도구로는 쉬운 조작법으로 사전 지식 없이도 프로그래밍의 기본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 과정이 마치 게임을 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어린이들도 프로그래밍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블록키를 오픈소스로 열어놓고, 다른 기업이 블록키로 다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했습니다.[각주:1] 


● 블록키: https://developers.google.com/blockly/

● 코드위드구글: https://edu.google.com/code-with-google/


l 구글이 만든 코딩 교육 자료 예 (출처: https://edu.google.com/code-with-google/)


코드위드구글에선 구글이 만든 코딩 교육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자료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대학생, 성인까지 이용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모든 자료는 학습자가 독학을 위해 활용할 수도 있으며, 교사들도 이용하기도 좋습니다. 콘텐츠마다 몇 주 동안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하면 되는지 상세히 소개해주기 때문인데요. 특히 EBS처럼 영상 콘텐츠를 자체 제작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여기에 메이드위드코드라는 프로젝트도 흥미롭습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여학생을 고려해 만든 교육 콘텐츠가 모여 있으며, 애니메이션, 영화 자료를 활용한 게 특징입니다.

 

안드로이드 교육 자료들은 대학생 및 성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개발됐습니다. 대부분이 온라인 자료이며 자체 교육 사이트나 온라인 강의 플랫폼 유다시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수업 영상에는 구글 직원이 직접 등장하기도 하며, 실습 과제도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이라면 안드로이드 외에도 웹 개발, 머신러닝 등 다양한 기술 강의를 구글 개발자 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MS도 구글 ‘블록키’처럼 어린이 프로그래밍 전용 툴을 개발했습니다. ‘블록 에디터’란 도구입니다. 여기에 ‘메이크코드’라는 프로젝트로 프로그래밍 교육 자료를 제공합니다. MS 프로젝트에선 하드웨어를 활용한 교육 내용이 특히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BBC가 만든 초소형 컴퓨터 ‘마이크로비트’ 활용한 어린이 코딩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했습니다. 어린이가 자신만의 윈도우 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카노PC[각주:2]라는 제품을 내놓기도 했죠.


● 메이드위드코드: https://www.madewithcode.com/about/

● 안드로이드 교육 자료: https://developer.android.com/courses/

● 유다시티: https://www.udacity.com/

● 메이크코드: https://www.microsoft.com/en-us/makecode

● 카노PC: https://kano.me/educators/kano-pc-edu/us


l MS가 개발한 코딩 교육 도구 메이크코드 (출처: https://makecode.microbit.org/courses/csintro)


구글이 안드로이드 교육을 제공하는 것처럼 MS도 자사 기술을 알려주는 ‘MS 이매진 아카데미’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교육 플랫폼 기업 에덱스와 협업해 MS 기술이나 머신러닝이나 인프라기술 강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2014년 ‘스위프트’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출시한 이후, 본격적으로 코딩 교육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라는 아이패드용 교육 앱을 출시하기도 하고요. 미국 인기 어린이 방송인 세서미 스트리트와 협업해 코딩 교육 방송을 애플 티비에서 제공하는 실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대학이나 외부 교육 기관들이 스위프트를 더 깊이 배울 수 있도록 직접 스위프트 앱 커리큘럼[각주:3]을 만들어 공개하기도 하고, 이탈리아, 인도네시아에는 스위프트 개발 교육 센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 MS 이매진 아카데미: https://www.microsoft.com/en-us/education/imagine-academy/default.aspx

● 에덱스: https://www.edx.org/microsoft-professional-program-devops

●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 https://www.apple.com/kr/swift/playgrounds/


l 애플이 만든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 어린이 코딩 교육용으로 애플이 직접 개발한 앱이다. (출처: https://www.apple.com/kr/swift/playgrounds/)


단, 애플 교육은 스위프트라는 언어에 한정돼 있다 보니 MS나 구글보단 교육 콘텐츠가 다채롭지 않습니다. 대신 애플 스토어에 아이들을 초청해 스위프트 교육을 진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에브리원 캔 코드’ 캠페인을 통해 코딩 교육의 중요성을 외부에 알리고 있습니다. 팀 쿡 애플 CEO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에서 직접 코딩 교육을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과 아마존은 최근 1~2년 사이 위 세 기업처럼 직접 코딩 교육에 적극 관심을 보입니다. 일단 아마존은 ‘아마존 퓨처 엔지니어링’과 ‘아마존 업 스킬링 2025’라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전자는 어린 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후자는 아마존 직원을 위한 기술 프로그래밍입니다.


● 에브리원 캔 코드: https://www.apple.com/everyone-can-code/

● 퓨처 엔지니어링: https://www.amazonfutureengineer.com/

● 아마존 업 스컬링 2025: https://press.aboutamazon.com/news-releases/news-release-details/amazon-pledges-upskill-100000-us-employees-demand-jobs-2025


l 아마존 퓨처 엔지니어힐 공식 보도자료 

(출처: https://www.businesswire.com/news/home/20181101005402/en/)


2018년에 시작한 아마존 퓨처 엔지니어링에선 매년 1천만 아이들이 코딩을 경험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방과 후 수업, 여름 캠프, 온라인 강의, 컴퓨터 과목 입시 준비를 지원하거나 장학금을 주는 방식인데요. 궁극적으로 컴퓨터과학 분야 인재를 더 양성하겠다고 하는군요. 이 프로젝트의 수혜자 대부분은 저소득층이나 소수 인종 출신 학생이며, 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과 뉴욕 내 공립 학교와 협업을 맺고 아마존 퓨처 엔지니어링 사업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아마존 업 스킬링 2025은 최근 7월에 발표한 프로그램입니다. 현재 전 세계 아마존 직원은 63만 명이라고 하는데요. 아마존은 2025년까지 7억 달러, 약 8,290억 원을 투자해 직원들의 기술 교육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교육은 본사 직원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소매점 직원까지 총 10만 명이 받습니다. 교육 방식은 흔히 말하는 문과형 인재에게 프로그래밍 기술을 알려주거나, 기술 관련 학위나 자격증을 따면 비용을 대주는 식입니다.


기존 IT 계열 직원의 경우 요즘 수요가 높은 데이터 분석 기술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때 강사는 아마존 내 전문가로 교육 내용도 내부에서 직접 만들었는데요. ‘머신러닝 대학( Machine Learning University)’이라는 이 교육 콘텐츠는 2018년부터 아마존 직원뿐만 아니라 누구나 외부에서 들을 수 있도록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직접 교육 도구를 만들기보단 외부 기업과 협업해 코딩 교육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테크프랩’이라는 캠페인에선 부모나 교사에게 프로그래밍이 어떤 일을 하는 것이고 학습 과정을 소개해줍니다. ‘엔지니어 포 더 위크(Engineer for the week)라는 프로젝트에선 챗봇 개발을 체험할 수 있는 온라인 교육 도구를 지원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18년에는 코딩 교육 기업 스페로와 파트너십을 맺고 ‘코드FWD’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 프로젝트로 저소득층 및 소수 인종, 여학생이 많은 학급에 300만 원 상당의 코딩 교육 로봇을 보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 머신러닝 대학: https://aws.amazon.com/ko/blogs/machine-learning/amazons-own-machine-learning-university-now-available-to-all-developers/

● 테크프랩: https://techprep.org/

● 코드FWD: https://techprep.org/codefwd/


l 페이스북이 코드FWD 프로젝트로 지급하는 로봇. 구형태 로봇으로 교육 기업 스페로 에듀가 이를 만들었다. (출처: https://www.sphero.com/education/codefwd/ )


 글로벌 기업들이 코딩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글로벌 IT 기업은 왜 코딩을 가르치려는 걸까요? 동기는 보통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사회 공헌입니다. IT 기업들은 미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코딩 원리를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모든 학생이 프로그래머가 될 필요 없지만, 프로그래밍이란 과목이 수학이나 국어처럼 기초 소양으로 누구나 배워야 한다는 입장이죠. 그리고 그 프로그래밍을 가장 잘 아는 기업이 IT 기업이니 선두로 나서 코딩 교육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자신들의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IT 기업들은 보통 컴퓨터과학 관련 전공자들 사이에서 직원을 뽑습니다. 그런데 다른 이공계가 그렇듯 IT 관련 학과에는 남성 비중이 높고, 미국 내에서는 특히 백인이 많았던 것입니다. 더 다양하고 많은 사람에게 프로그래밍 기본 원리를 알려주면서 IT 기업들은 미래 인재 풀을 넓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IT 기업에 코딩 교육이란 당장 아무것도 얻을 수 없고, 퍼주기만 하는 사업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몇 가지 간접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일단 언급한 기업들이 모두 법인 고객, 개인 고객 외 교육계 고객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보통 교육용 제품은 일반 소매가 보다 가격이 좀 더 저렴하거나 교육 현장에 맞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l 미국 내 1천 개 학교 및 행정 직원에게 어떤 기기를 가장 많이 쓰냐는 설문조사 결과. (출처: https://marketbrief.edweek.org/special-report/amazon-apple-google-and-microsoft-battle-for-k-12-market-and-loyalties-of-educators/)


예를 들어, 구글, MS, 애플은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을 학교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에선 MS 오피스, 구글 G 수트를 학교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아마존과 MS, 구글은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페이스북의 경우 B2B 사업이 적었지만 최근 들어 VR 기기인 오큘러스를 교육 시장에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l 미국 내 1천 개 학교 및 행정직원에게 어떤 소프트웨어를 가장 많이 쓰냐는 설문조사 결과. (출처: https://marketbrief.edweek.org/special-report/amazon-apple-google-and-microsoft-battle-for-k-12-market-and-loyalties-of-educators/)


이런 상황에서 코딩 교육이 확산되면 학교 내 디지털 기기는 더 많아지고 인프라도 고도화됩니다. 학교에선 자연스레 이들의 제품을 구매하거나 교체할 가능성이 더욱 커집니다. 실제로 많은 코딩 교육이 컴퓨터나 태블릿 같은 하드웨어가 구비된 상태에서 진행됩니다.


같은 하드웨어에도 교육기관에선 이왕이면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하드웨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코딩 교육 콘텐츠가 자사의 다른 제품을 홍보하는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형 기업들은 코딩 교육으로 자사 기술을 아는 개발자를 간접적으로 많이 육성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구글엔 안드로이드 개발자, 애플은 스위프트 개발자가 많을수록 유리합니다.


해당 개발자가 많아질수록 앱 생태계는 커질 것이고, 그러면 수익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몇몇 언론[각주:4]에서 비판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대형 기업들이 너무 깊게 코딩 교육에 관여하고, 그것이 공교육까지 확산될 경우, 이들이 미래에 각자 기업에만 유리한 교육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입니다.


이제 막 코딩 교육이 활성화된 한국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아직 부족한 코딩 교육 콘텐츠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만든 좋은 자료를 참고하고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현장에 있는 학교, 교사, 학부모들과 소통해 균형을 맞춘 코딩 교육을 개발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글 l 이지현 l 테크저널리스트 (j.lee.repor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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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표적으로 코딩닷오알지는 블록키를 이용해 코딩 교육 콘텐츠를 만들었다. [본문으로]
  2. 코딩 교육 기업 카노(KANO)와 협업해 만든 교육 도구다. [본문으로]
  3. https://www.apple.com/everyone-can-code/ [본문으로]
  4. How Silicon Valley Pushed Coding Into American Classrooms https://www.nytimes.com/2017/06/27/technology/education-partovi-computer-science-coding-apple-microsoft.html# [본문으로]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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