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nsight

작은 것부터 시작, 마이크로 핀테크

2019.07.01 09:30

저축은 남은 돈을 절약함으로써 모아 두는 것입니다. 수입의 규모에 따라서 더 큰 소비, 또는 앞으로의 일에 대비하고, 투자하기 위한 밑천 마련의 시작으로 여겨집니다. 매년 다짐하는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수입과 지출은 매월 차이가 있고, 남은 돈을 모은다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목표와 계획만으로 저축하긴 어렵습니다.


l 에이콘 (출처: https://www.acorns.com/press/)


그렇다 보니 많은 사람이 강제성을 부여하고자 정기 예금 등 금융 상품의 도움을 받습니다. 문제는 강제성만큼 유동성이 떨어지고, 혜택도 금리에 따른 것 외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므로 단기간에 효과를 체감하긴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조금씩 모은 돈을 다음 투자로 연결하려면 예금 외 방법을 고려해야 하고, 마땅한 정보를 얻기 위한 시간이 요구됩니다.


핀테크의 발전은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장벽을 제거하고, 자산 관리부터 지분 투자 등 개인이 다가가기 어려웠던 금융 분야도 몇 번의 탭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것부터 시작할 수 있는 마이크로 핀테크(Micro-Fintech)는 개인이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핀테크 혁신 분야로 꼽힙니다. 마이크로 인베스팅(Micro-Investing)으로도 불리는 마이크로 핀테크는 핀테크의 하위분류로 적은 돈으로 시작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입니다.


 마이크로 인베이팅 앱 ① ‘에이콘’과 ‘스태쉬’


● 에이콘(Acorns)

신용 카드와 직불 카드 사용이 증가한 현대에는 잔돈이라는 개념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으나 잔돈 모으기는 오래전부터 저축의 기본으로 여겨졌습니다. 2014년 출시된 '에이콘(Acorns)'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마이크로 인베스팅 앱 중 하나입니다.


l 에이콘 (출처: https://www.acorns.com/invest/)


에이콘에 투자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첫 번째는 일정 금액을 주기적으로 투자하는 겁니다. 일반적인 예금과 비슷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은행과 연결한 신용 카드 또는 직불 카드의 거래 금액에서 반올림한 금액과의 차이를 투자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3.75달러짜리 커피를 마시면 0.25달러가 잔돈 개념으로 에이콘에 적립됩니다. 최소 5달러가 쌓여야 투자를 시작할 수 있으며, 투자금이 5,000달러 미만이라면 월 1달러, 5,000달러 이상이라면 연간 투자금의 0.25%가 수수료로 부과됩니다. 대학생이라면 4년 동안 무료로 에이콘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에이콘 계정은 5분 만에 설정할 수 있고, 검증까지 2~3일이 걸립니다. 잔돈으로 에이콘에 투자하는 개인은 평균적으로 매달 1~3달러 정도 투자합니다. 아주 적은 금액이지만, 따로 저축하거나 남은 돈을 저금통에 넣지 않고도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에이콘은 연 6%의 수익을 보장하고 있으며, 잔돈으로 시작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낸 후 직접 투자로 전환하는 개인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에이콘은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모았습니다.


● 스태쉬(Stash)

비슷한 서비스로 '스태쉬(Stash)'가 있습니다. 주식과 ETF에 최소 5달러로 투자할 수 있는 핀테크 플랫폼입니다. 스태쉬의 장점은 5달러보다 높은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주가가 50달러인 주식을 매수한다면 5달러 투자자가 10명이 모여서 50달러가 되었을 때 이뤄집니다. 이 방법으로 일반적인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스태쉬도 에이콘처럼 자동 투자를 지원합니다. 일정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저축해 투자하며, 소비하고 남은 여분, 그러니까 잔돈을 모아서 마련한 포트폴리오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포트폴리오까지 자동으로 분석해서 나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필요한 건 앱을 설치하고 계정을 생성하는 게 전부이며, 큰돈이 없더라도 쉽게 투자 시장에 입문할 수 있어서 대학생들과 사회 초년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l 스태쉬 (출처: https://www.stashinvest.com/)


에이콘은 저축, 스태쉬는 좀 더 다양한 투자 상품을 제공하는 거로 이해할 수 있으며, 핵심은 잔돈과 자동화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돈을 모으길 원합니다. 모든 투자의 기반이기 때문이죠. 마이크로 인베스팅은 돈을 모으려는 사람에게 앞서 투자할 활로와 나은 방법으로 돈을 모을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습니다. 그래서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에도 마이크로 핀테크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 인베이팅 앱 ② ‘번들’과 ‘필러’


● 번들(Bundil)

'번들(Bundil)'은 위에서 소개한 두 서비스처럼 신용 카드나 직불 카드로 결제하고 남은 잔돈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비트코인캐시 중 하나를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번들은 ABC의 스타트업 오디션 프로그램인 샤크 탱크(Shark Tank)에서 투자자인 케빈 오리어리(Kevin O‘Leary)를 통해 10만 달러를 투자받기로 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번들의 개발자이자 CEO인 드미트리 러브(Dmitri Love)는 우연히 암호화폐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방법을 물었습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을 돕다가 암호화폐를 구매하는 방법이 복잡하다는 것, 그리고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를 매시간 신경 쓸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면서 번들을 개발했습니다.


번들이 에이콘이나 스태쉬와 다른 건 암호화폐에 잔돈을 투자한다는 점입니다. 에이콘과 스태쉬는 잔돈을 모아서 안정적으로 종잣돈을 마련하는 방법이지만, 기대 수익에 한계가 있습니다. 번들의 경우 위험 요소가 크더라도 잔돈에 대한 기대 수익이 두 서비스보다 높고, 잔돈의 액수가 그리 높지 않다면 위험 요소도 어느 정도 배제할 수 있습니다. 보통 잔돈을 활용한 마이크로 인베스팅은 월 투자액이 5달러 이하이기 때문이죠.


l 번들 (출처: https://enjoybundil.com/)


번들에 투자한 오리어리는 젊은 세대에 저축과 절약을 강조하는 거로 유명합니다. 그는 '미국인들은 1인당 연평균 1,100달러를 커피에 쓴다.'라면서 '돈을 모을 때까지 2.75달러의 커피가 아닌 18센트 짜리 커피를 마셔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 여성의 75%는 20켤레 이상, 남성은 12켤레 이상의 신발을 가졌고, 매년 평균 7.8켤레의 신발 구매에 돈을 쓰는데, 대부분 사람은 소유한 신발의 3~4개만 신는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죠.


이러한 통계를 기반으로 커피, 청바지, 신발에 쓰는 돈을 줄이면 월급의 10%를 절약할 수 있고, 그 돈을 투자하여 연간 7% 이상 이자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오리어리의 주장입니다. 그런 점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도 투자를 실현할 수 있는 번들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든 모양입니다.


실제로 마이크로 핀테크는 저축만 아니라 절약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미카엘 블로흐(Michael Bloch)는 자신의 아내가 로스쿨을 졸업한 후 약 30만 달러 상당의 학자금 대출이 남아있다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학생 대출 채무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유형의 개인 부채이며, 4,500만 명의 채무자가 1조 5,000억 달러 이상 규모를 떠안고 있습니다. 대학생 10명 중 7명은 학자금 대출을 받고, 3만 달러 부채를 가진 채 졸업하며, 20년 동안 갚아야 합니다. 6만 달러 이상이라면 30년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 필러(Pillar)

작년 6월, 블로흐는 CTO 길라드 카할라(Gilad Kahala)와 함께 '필러(Pillar)'를 창립했습니다. 필러는 앱 사용자의 지출과 지급 일정을 분석하여 대출금의 추가 상환에 대한 방법을 제시합니다. 어떻게 했을 때 빚을 더 빨리 갚을 수 있는지, 일찍 상환하면 어떤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 계산하여 꾸준히 대출금을 갚도록 도와줍니다.


필러가 제시한 대로 대출금을 상환한다면 약 4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많은 걸 요구하진 않습니다. 주당 약 5~10달러 정도 금액을 절약하는 것만으로 대출 동안 얼마를 절약할 수 있는지 계산합니다. 그리고 절약한 추가 상환 금액을 대출 서비스 업체에 전달함으로써 더 빨리 빚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합니다.


대출 시장은 이자로 이익을 내기 때문에 계속 빚을 지게 하고자 대출자에게 리파이낸싱을 권합니다. 그러나 리파이낸싱으로 낮은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이며, 도리어 오랜 기간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한 상태로 리파이낸싱과 모기지론, 신용 카드 사용으로 빚이 더 늘어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학자금 대출부터 해결하지 못한 탓에 발생하는 문제인 거죠. 필러는 사회 초년생이 대학 졸업 직후 마주하는 학자금 대출이라는 구멍부터 막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적은 돈의 추가 상환을 돕기로 한 겁니다.


l 필러 (출처: https://www.pillar.app/)


아마존의 초기 투자사로 잘 알려진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가 주도한 시드 라운드를 통해 필러는 550만 달러 투자금을 확보했습니다. 클라이너 퍼킨스는 '오늘날 많은 미국인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를 신생 기업이 개인 금융의 여러 면에서 혁명을 일으켰다.'라면서 '필러의 학자금 대출 관리로 졸업생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상환을 앞당기기 쉬울 거라 믿는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마이크로 핀테크가 주목받는 이유


이처럼 마이크로 핀테크는 과거 저금통에 들어갔을 정도의 소액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금융 참여로 이끌고 있습니다. 이는 마이크로 핀테크가 기술과 금융의 가장 현대적인 결합이지만, 개인이 돈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없도록 기술, 금융과의 접근을 최소화해 일상에서 곧바로 투자가 이뤄지도록 장벽을 허물었기 때문입니다.


스태쉬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 브랜던 크리그(Brandon Krieg)는 한 인터뷰에서 '전체 프로세스에서 가장 놀란 부분은 우리가 해결하려고 한 문제의 크기이다. 우리는 대부분 투자 플랫폼이 부유층을 위한 거라는 걸 알고 있다.'라면서 '하지만 미국인의 약 40%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400달러를 부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강조하면, 투자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수준을 넘어선 문제라는 게 분명해진다. 실제로 교육과 자원 부족에 뿌리를 둔 나쁜 금융 습관의 순환이 지속하고 있다.'라고 스태쉬를 시작한 이유를 말했습니다.


전통적인 금융 시장에서는 금융을 이해할 때 투자로 이어지고, 비로소 투자를 위한 저축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마이크로 핀테크는 그전에 저축하고, 직접 금융 생태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놀랍게도 설립 3년 만에 스태쉬 고객은 300만 명까지 증가했습니다. 대중에게는 비현실적이었던 진입 장벽이 마이크로 핀테크라는 초기 발판으로 낮아졌다는 방증입니다.


소개한 것 외에도 퍼스트스텝(FirstStep), 브릭X(BrickX), 아틀라스 트렌드(AtlasTrend), 모티프 인베스팅(Motif Investing) 등 수많은 서비스가 핀테크 시장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 분위기가 고조됨에 따라서 마이크로 핀테크를 통한 금융 접근성은 빠르게 개선되어 나갈 것으로 전망합니다.


글 l 맥갤러리 l IT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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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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