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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혁명, 에어 택시 개발 경쟁

2019.06.17 09:30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Henry Ford)'는 1926년 7월 30일, 그의 63번째 생일을 맞아 하늘을 나는 자동차(Flying Car)인 ‘포드 플리버(Ford Flivver)’를 공개했습니다. ‘하늘의 모델 T(Model T of the Air)’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이 포드는 1인승 비행기인 플리버가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활짝 열었던 ‘모델 T’처럼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잔뜩 기대했습니다.


모델 T는 1908년부터 1927년까지 무려 1천5백만 대가 팔리면서 미국의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이끈 핵심 주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미국 고급 자동차의 가격이 2,000~3,000달러 선이었던 반면 ‘모델 T’는 컨베이어 시스템의 도입과 대량 생산 덕분에 판매 가격을 850달러까지 낮추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플리버는 당시 슬랭으로 값싼 자동차라는 의미였는데 바로 모델 T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l 포드 플리버 복제품 (출처: 위키피디아)


헨리 포드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1925년에  비행기의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항공 벤처 기업인 ‘포드 트라이모터(Ford Trimotor)’를 설립,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대의 꿈을 실현하는 데 성큼 다가섰습니다. 하지만 헨리 포드의 야심 찬 계획은 플리버가 시험 비행 도중 추락하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항공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헨리 포드의 꿈이 근 1세기 만에 다시 비상의 나래를 활짝 폈습니다. 바야흐로 세계 곳곳의 항공기 업체들과 스타트업들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관련 기술 개발 및 상용화 경쟁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습니다.


지상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모빌리티 혁명의 바람이 목하 하늘에도 불기 시작한 것이죠. 마치 택시를 호출하듯이 스마트폰으로 에어 택시를 불러 출퇴근을 하는 게 더는 허무맹랑한 얘기로 들리지 않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대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40년까지 에어 택시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1조 5천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드론에 짐이 아니라 승객을 싣는 ‘여객용 드론’이 오는 2025년까지 3천 대, 오는 2030년이면 1만 2천 대 보급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여객용 드론은 에어 택시, 공항 셔틀 항공기, 도시 간 비행 서비스 등 형태로 승객들에게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최근 항공 분야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수직 이착륙(VTOL)이 가능한 전기 동력 에어 택시 또는 사람 탑승형 드론 서비스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독일 뮌헨에 위치한 스타트업 릴리움(Lilium)은 지난 5월 4일 독일 뮌헨에서 전기 동력으로 움직이는 5인승 에어 택시의 첫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36개의 전기 엔진으로 움직이는 이 에어 택시는 수직 이착륙(VTOL)이 가능하며 이륙 후에는 항공기처럼 수평 비행이 가능합니다. 수직 이착륙 기능이 중요한 이유는 헬리콥터처럼 활주로 없이도 도심 내에서 바로 이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에어 택시가 만성적인 교통 체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l 릴리움의 5인승 에어 택시 (출처: 릴리움)


릴리움은 2025년까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에어 택시 상용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300km의 거리를 60분 정도에 비행할 수 있는데 에어 택시가 본격 서비스에 들어가면 뉴욕 JFK 공항에서 맨해튼 중심가까지 단 6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탑승 비용도 70~80달러 수준을 예상한다고 하니 가히 모빌리티의 혁명이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릴리움은 자율 비행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를 의식해 자율 비행보다는 조종사를 탑승시키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미 릴리움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벤처 캐피털로부터 1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 받은 상태입니다.


매사추세츠주 홉킨턴(Hopkinton)에 위치한 알라카이 테크놀로지스(Alaka’i Technologies)는 지난 2006년 설립된 항공 스타트업입니다. 알라카이는 최근 미국 LA에서 열린 행사에서 5인승 수직 이착륙 전기 비행기인 ‘스카이(Skai)’를 발표했습니다.


l 알라카이 수직 이착륙 전기 비행기 ‘스카이’ (출처: 알라카이 테크놀로지스)


BMW 자회사와 공동 설계한 스카이는 배터리나 가솔린이 아니라 세계 최초로 수소 연료 전지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수소 연료전지를 채택하면서 기체의 무게가 크게 가벼워져 최대 400마일의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고 보다 많은 승객과 짐을 실을 수 있게 됐습니다.


독일 e-볼로(Volo)는 에어 택시 개발 분야 선두 업체 중 하나입니다. 인텔, 다이뮬러 등 기업으로부터 3천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자 받으면서 일찍부터 주목을 받고 있죠.


l 볼로콥터 (출처: e-볼로)


e-볼로는 지난 2013년 18개의 프로펠러를 가진 수직 이착륙 2인승 전기 비행기인 볼로콥터(Volocopter) 시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지난 2017년 두바이에서 시험 비행을 추진한 데 이어 올해는 싱가포르에서도 시험 비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볼로는 특히 영국 스카이포츠(Skyports) 등과 제휴해 싱가포르에 이착륙 시설인 볼로-포트(Volo-port)를 오픈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볼로-포트는 에어 택시를 위한 전용 이착륙 시설로 주로 건물 옥상, 고속도로 휴게소, 부둣가 시설 등에 설치될 예정입니다.


l e-볼로가 구상하고 있는 에어 택시용 이착륙 시설 (출처: e-볼로)


이착륙 시설은 물론이고 항공사 라운지처럼 고객 상담 서비스, 대기실 등도 마련해 고객들에게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습니다.


 에어 택시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들


에어 택시 개발에 스타트업만 뛰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에어버스, 보잉 등 대기업도 예외가 아닙니다. 에어버스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자회사 A-큐브드(A³)를 통해 수직 이착륙 1인승 에어 택시인 ‘바하나(Vahana)’를 개발하고 작년 1월 오리건주 펜들턴에 위치한 UAS 구역(Pendleton UAS Range)에서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에어버스는 향후 도심 내 교통 혁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바하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l 에어버스가 개발한 자율 비행 에어 택시 ‘바하나’ (출처: 에어버스)


보잉도 자율 비행이 가능한 전기 동력 소형 항공기(PAV: Passenger Air Vehicle)의 테스트 비행을 올해 1월 실시했습니다. 지난 2017년 인수한 자회사인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시스(Aurora Flight Sciences)’ 주도로 버지니아주 머네서스 테스트 시설에서 무인 비행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시스가 개발한 소형 자율 비행 항공기는 프로펠러나 로터가 아니라 일반 항공기처럼 날개를 갖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번 비행 시험은 세계적인 항공사인 보잉이 에어 택시 사업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시스는 에어 택시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우버(Uber)와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습니다.


l 보잉의 자율 비행 PAV (출처: 보잉)


영국의 항공기 엔진 업체인 롤스로이스 역시 지난해 7월 회전 날개를 갖추고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전기 동력의 항공기를 공개하고, 2020년대 초•중반쯤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라고 합니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가 창업 및 후원하고 있는 키티호크(Kitty Hawk)도 2~3년 이내에 전기 동력으로 움직이는 자율 비행 택시 사업을 론칭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키티호크가 개발한 2인승 에어 택시 ‘코라(Cora)’는 항공기와 드론의 하이브리드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날개 타입 항공기와 유사해 보입니다.


l 키티호크의 코라 (출처: 키티호크)


이 밖에도 중국의 이항(Ehang)이 승객 탑승형 자율 드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일본도 지난해 12월 일본 경제산업성과 국토교통성은 오는 2023년까지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상용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올해 중에 시험 비행과 실증 실험을 하고 2023년에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NEC, 일본 항공, 우버 재팬, 보잉 재팬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현재 전 세계 스타트업들과 항공기 업체들이 앞다퉈 개발하고 있는 에어 택시는 수직 이착륙, 전기 동력 등을 중요한 특징으로 하면서 도심 내 만성적인 교통 문제 해결, 배출 가스 제로 등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자율 비행 기능이 강화되면서 미래 모빌리티 혁명의 핵심에 성큼 다가서고 있습니다. 다만 자율 비행 등 첨단 기능이 기술적으로 해결되더라도 승객의 안전, 항공기 등 기존 항공기와의 종합적인 트래픽 관리 등의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 상용화 과정에선 적지 않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 l 장길수 l 로봇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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