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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nsight

코딩 학원은 어떻게 혁신 대학이 되었나?

요즘 IT 업계 교육 트렌드를 꼽자면 MOOC와 부트캠프를 꼽을 수 있습니다. MOOC는 온라인 강의 서비스로, 매주 부과된 퀴즈나 시험을 통과하면 수료증을 제공하는 게 특징입니다.[각주:1] 부트캠프(Bootcamp)식 교육은 이와 비슷하나 좀 더 ‘취업 중심 실습’이 강조된 수업을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둘 다 활용하며, 업계 관계자를 강사로 내세우거나 면접 준비 및 채용 연계 서비스도 제공하기도 합니다.


현재 미국 내에서 더 크게 확장하는 곳이 어딘지 물으신다면, 단연 부트캠프형 교육 기관입니다. 한국에선 전통 컴퓨터학원 혹은 직무교육 기관에서 부트캠프형 교육을 제공하지만, 영미권의 경우 전문 스타트업이 계속 새로이 설립되고 있습니다.


l 메이크 스쿨 로고 (출처: 메이크 스쿨 프레스킷 https://www.makeschool.com/press)


그 숫자도 1,200개[각주:2]가 넘어 말 그대로 무한 경쟁 중입니다. 오늘은 그중 ‘메이크 스쿨(링크: https://www.makeschool.com/)’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업은 대학이나 프로그래밍 교육 기관들의 문제점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혁신’ 대학으로 많이 불리고 있습니다.


 명문대 학생들이 만든 ‘대학’이라는 스타트업


메이크 스쿨 설립자는 제레미 로스만(Jeremy Rossmann)과 아슈 디사이(Ashu Desai)란 인물입니다. 2011년 제레미 로스만은 MIT에서, 아슈 디사이는 UCLA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대학 1학년을 마친 순간 각자 대학에 조금 실망했다고 하는데요. 교수가 강의하면 학생은 앉아서 듣고, 교재나 연습 문제 등을 푸는 방식은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설립자들은 그런 불만을 시작으로 아예 자신들이 원하는 교육을 설계해보았고, 고등학생 및 신입생을 대상으로 파일럿 수업을 직접 열어봅니다. 2달 동안 모바일 앱을 만드는 수업이었습니다.


이 파일럿 형식의 수업은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새로운 기회를 엿본 두 설립자는 곧장 와이콤비네이터(링크: https://www.ycombinator.com/)로 찾아갑니다. 와이콤비네이터는 실리콘밸리에서 유명한 스타트업 양성 센터이자 투자 기관입니다.


보통은 창업자들이 사업 아이템을 들고 이곳에 가는데, 두 사람은 ‘학교’라는 아이디어로 투자를 받으려고 했던 것이죠. 와이콤비네이터는 곧바로 메이크 스쿨의 가치를 인정했고, 초기 투자를 해줍니다. 2013년에는 MIT와 카네기멜런 대학교에서 메이크 스쿨이 만든 커리큘럼을 도입해 수업하기도 했습니다.


 취업 사관 학교 VS 시대 흐름을 맞춘 대학 교육


대학과 투자자들의 반응을 본 이후 메이크 스쿨은 2014년부터 단기 코딩 캠프와는 별개로 2년제의 새로운 교육 기관을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최근 메이크 스쿨이 제공하던 수업의 원형이 이때 구성된 것입니다.


신생 대학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메이크 스쿨은 4가지 차별점을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 수업 구조입니다. 메이크 스쿨은 연구 중심의 대학들이 학계에 입문하고, 세상을 보는 견문을 넓혀줄지언정 학생의 진로나 취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전공은 차치하고 두 설립자가 경험한 컴퓨터과학과에서는 더더욱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런 의문이 있는 분도 있을 겁니다. ‘대학이 취업을 신경 쓰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부분입니다. 인문학 및 순수학문 관련 학과가 사라지거나 축소되는 현상을 보고 ‘대학은 학원이나 취업 사관 학교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말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메이크 스쿨은 과감히 ‘졸업 후 학생들이 현실적으로 맞닥뜨리는 문제, 즉 돈을 벌고 사는데 대학이 확실히 도움을 줘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취업 역량을 보는 관점도 조금 넓었습니다. 탄탄한 프로그래밍 실력은 기본이며, 비판적 생각, 끊임없이 배우려는 의지, 문제 해결 능력, 협업 등과 같은 기술 외적인 능력도 함께 키워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야 회사에서 살아남고, 인재를 넘어 리더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가치를 기반으로 메이크 스쿨에선 시험을 보거나 학점을 매기지 않습니다. 대신 학생이 만든 프로그램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평가합니다. 단순히 실행 가능 여부나 오류 개수를 확인하는 게 아닙니다. 가령 코드는 얼마나 찾기 쉬운지, UX는 얼마나 정교한지, 깃허브는 일주일에 몇 번이나 기여했는지, 테스트를 어느 수준으로 진행했는지 보는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학생이 어느 정도 수준의 회사에 취업할 수 있을지 가늠한다고 합니다.


l 메이크 스쿨 학생 평가 방식 예. 점수를 보면 현재 어느 정도 수준의 기업에 취직이 가능한지 알 수 있도록 평가지를 만들었다. (출처: 메이크 스쿨 공식 홈페이지)


● 메이크 스쿨 학생 평가 항목

https://docs.google.com/document/d/1025UWrRt4mko6AQlsugCjbrNztYWEXblrW_b3ApsfA8/preview

● 메이크 스쿨 수업 내용

https://www.makeschool.com/course-offerings


수업 내용은 가장 최신 기술이나 IT 업계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기술로 구성됐습니다. 데이터 시각화, 머신러닝, MVC 구조, 파이썬, 엥귤러JS, 데브옵스, 스위프트 등입니다. 수업 진행 방식도 미리 누구나 볼 수 있게 깃허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도 합니다. 교수 1명이 담당하는 학생 비율을 13명 정도로 적게 책정한 것, 한 반에 정원은 15명에서 25명으로 낮춘 시스템도 눈 여겨볼 만합니다.


메이크 스쿨 방식은 IT 기업에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기업들은 메이크 스쿨과 파트너십을 맺고 발표회나 해커톤, 워크숍 등에 찾아갔으며, 별도의 채용 기회도 열어놓은 상태입니다. 이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은 링크드인, 시만텍 등 50여 개[각주:3]. 그중 페이스북[각주:4]은 아예 메이크 스쿨 학생들을 초청하는 자리도 따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등록금은 후불로, 취업 성공 시 입금하세요.”


메이크 스쿨의 두 번째 차별점은 등록금 제도입니다. 먼저 메이크 스쿨의 등록금 자체는 기존 미국의 2년제 대학과 4년제 대학 중간입니다. 정확히 메이크 스쿨 등록금은 2년간 7만 달러(우리 돈 약 8천만 원), 즉 연간 3만 5천 달러인 것에 반해 미국 2년제 연간 등록금 평균은 2만 달러(2년간 총 4만 달러) 수준입니다. 4년제 대학 연간 평균 등록금은 약 4만 달러(4년간 총 16만 달러) 정도입니다.[각주:5]


금액은 조금 비싸지만 메이크 스쿨은 대신 모두 등록금을 후불로 낼 수 있게 열어두었습니다. 일명 ISA(Income Share Agreements), ‘소득 공유 계약’이라는 방식입니다. 구조는 이렇습니다. 후불로 내든 선불로 내던 모든 학생은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선불과 후불 비율은 조금 다르게 할 수 있는데 선불로 낸 경우가 더 저렴해집니다.


l 메이크 스쿨 학생들 (출처: 프레스킷 https://www.dropbox.com/sh/s5y48juimwd47mw/AAANEXm2ObdBV5uDn-s1KnsJa?dl=0)


만약 후불제를 선택했다면 졸업생은 직장을 찾을 때까지도 이자나 별도의 금액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졸업생이 취업에 성공하고 최소 연봉 6만 달러(우리 돈 약 6987만 원)가 넘는 시기가 왔을 때, 그때부터 메이크 스쿨은 등록금을 회수합니다. 금액은 졸업생 월급의 20%. 기간은 최대 60개월입니다. 만약 졸업 후 직업을 구하지 못하거나, 취직 후 연봉이 6만 달러 이하라면, 조건이 맞을 때까지 기다린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까지 등록금 회수는 얼마나 되었을까요? 인터뷰에 따르면 등록금만으로는 매출을 많이 만들지 못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2014년 이후 입학자 수가 200여 명이 안된 데다가 그 졸업생 숫자도 얼마 있지 않기 때문인데요.


대신 졸업자의 직장을 보면 나름 희망적입니다. 메이크 스쿨 졸업자들 평균 연봉은 9만 5천 달러[각주:6]로 그들이 입사한 회사는 페이스북, 구글, 애플, 나사, 테슬라, 유명 스타트업[각주:7] 등입니다. 동시에 입학생 90%[각주:8]가 ‘소득 공유 계약(ISA)’을 사용하는 것을 보니 그 쓰임새 자체는 매우 유용해 보입니다.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메이크 스쿨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캠퍼스 수업을 지향합니다. 이때 기숙사 이용이나 통학하기 위해선 생활비가 필요하기 마련인데요. 생활비도 학기 중에 학교에게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한 달에 1500달러, 우리 돈 약 177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생활비 지원을 받은 학생은 졸업 후 약 10년간 연봉의 5~7%를 공유해야 한다고 하는군요.


l 메이크 스쿨 캠퍼스 풍경. 메이크 스쿨은 대학처럼 100% 오프라인 수업으로 운영하고, 온라인 수업을 보조로 활용하고 있다. (출처: 메이크 스쿨 프레스킷 https://www.makeschool.com/press)


미국의 많은 매스컴은 메이크 스쿨을 보도할 때 이 ‘소득 공유 계약’ 제도를 특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등록금 인상 비율이나 학자금 대출 규모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소득 공유 계약’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득 공유 계약(ISA)’ 제도는 여러 측면에서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 일단 경제적 부담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거나 집중 못 하는 학생들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특히 장학금 혹은 정부 보조금을 못 받으나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는 사각지대 학생들을 고등교육 기관으로 유입 시켜줍니다.


교육 기관의 경우, 학생들이 우수한 회사에서 고연봉을 받아야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기에, 구조적으로 수업의 질을 더 신경 쓰게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존재합니다. ‘ISA는 취업 수요가 높은 IT 계열 전공에만 적용할 수 있는 제도이다.’라든가, ‘소득 공유 비율이 너무 높아 결과적으로 평균보다 더 높은 등록금을 내게 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미 메이크 스쿨과 경쟁 관계에 있는 수많은 부트캠프형 교육 기관은 ISA 제도를 활발히 도입하고 있습니다. 2016년 이후에는 퍼듀 대학교, 콜로라도 마운틴 대학, 앨런 한콕 대학 등 전통 대학도 ISA를 도입했습니다. 흥미롭게도 한국에서도 최근 비슷한 움직임을 반영한 서비스가 탄생하고 있습니다. 


 IT 업계에 비주류 인력을 공급하다


ISA와 맞물려 있는 세 번째 차별점은 입학 과정입니다. 부트캠프형 교육 기관, MOOC 등은 누구나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을 활용하는 수업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메이크 스쿨은 업계 전략과는 반대로 입학생을 까다롭게 선정합니다.[각주:9] 이는 향후 ISA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합니다. 공짜로 수업을 들었다가 수업을 못 따라가고 취업을 못 할 경우, 향후 수업비를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수치로 보면 전체 지원자 중 10% 정도만 입학 허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입학 지원 방법은 간단합니다. 지원자는 고등학교 혹은 대학 성적표를 제출하고, SAT나 ACT 점수를 내야 합니다. 이후 간단한 에세이를 쓰고, 나이나 최종학력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냅니다.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인터뷰를 보게 되고 그 후 합격 여부가 결정됩니다.


l 메이크 스쿨 학생 정보. (출처: 메이크 스쿨 공식 홈페이지)


서류 전형 핵심은 에세이로, 질문에서는 무엇인가 만든 경험을 서술하거나 주변 사람을 도운 경험, 개발하고 싶은 소프트웨어, 인생에서 힘든 순간 같은 특별한 스토리 등을 묻습니다. 지원 수수료는 따로 없으며, 모든 과정은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독특한 등록금 문화와 간소화된 입학 전형. 이 두 부분은 메이크 스쿨에 다양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전통적으로 미국 프로그래머 세계에서는 백인 남성 및 아시아 남성이 많이 근무합니다. 이는 관련 학과 대학 내에서도 비슷합니다. [각주:10]


메이크 스쿨은 전통적인 입학 방식을 피했고, 그 결과 입학 학생 중 45%가 비주류 인종이며, 부모의 소득 수준이 낮거나 중간 수준의 자녀가 많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여성, 성소수자 등을 데려오는 노력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수업 내에서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성희롱이나 차별이 없는 문화를 유지한다고 합니다.[각주:11]


 학원의 장점과 대학의 장점은 섞다


2019년, 메이크 스쿨은 새로운 실험이자 중요한 차별점을 만들어냅니다. 바로 2년제 학사학위를 줄 수 있는 기관으로 인가받은 것입니다.[각주:12] 이 과정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도미니칸 대학교와 파트너십을 맺고, 메이크 스쿨 학생들이 도미니칸 대학의 교양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반대로 도미니칸 대학에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은 컴퓨터 과학과가 부전공 형태로 신설됐고, 메이크 스쿨 강사가 이 수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당장은 졸업 증명서에 메이크 스쿨과 도미니칸 대학 이름이 함께 명시되지만 3-5년 이후에는 메이크 스쿨 단독 이름으로 학위를 주는 방식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실은 학위 외 언급한 3개의 차별점은 대부분 부트캠프형 교육 기관들이 추구하고 홍보하는 부분입니다. 제네럴 어셈블리, 앱 아카데미, 코딩도조 같은 주요 경쟁기업과 비교해보면, 합격률, 졸업생 취업 기관들은 많이 겹칩니다. 강사들도 경쟁사에 온 경우가 꽤 많습니다.


● 제네럴 어셈블리(링크: https://generalassemb.ly)

● 앱 아카데미(링크: https://www.appacademy.io/)

● 코딩도조(링크: https://www.codingdojo.com/)


학사 학위는 다릅니다. 기존 학원들은 학사 학위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메이크 스쿨은 학사 학위 과정을 특별히 추구했을까요? 이는 핵심 수강생 나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부트캠프 교육 기관, 더불어 MOOC 교육 기관의 주요 수강생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아닙니다. 주 고객은 이미 학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이직 혹은 직무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l 영미권을 대표하는 부트캠프형 교육 기관들의 홈페이지 모습. 서로 비슷한 메시지를 전하는 가운데, 메이크 스쿨은 ‘대학’이란 단어를 더 강조하고 있다. (출처: 각 홈페이지 메인페이지)


하지만 메이크 스쿨은 18~22세[각주:13] 학생을 타깃으로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은 취업과 별도로 여전히 학사 학위를 받고 싶어 한다고 설명합니다. 아슈 디사이 설립자는 “우리 학생 상당수, 특히 여성, 유색인종 학생들은 학사 학위를 원했다.”라며 “자신이 소속한 집단이나 가족에게 보여주는 과정에서 학사 학위는 그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다.”라고 설명합니다.[각주:14]


온라인 수업을 배제하고 오프라인 수업을 고집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아슈 디사이는 설립자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캠퍼스 생활을 매우 바랐다.”라며 “그들이 일할 곳도 결국 동료들과 함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므로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교육하고자 했다.”라고 설명합니다.[각주:15]


또 하나 더, 메이크 스쿨은 ‘기술과 인문학은 어느 하나를 선택하고 포기할 문제가 아니며, 공존해야 한다’는 가치를 추구합니다.[각주:16] 그 일환으로 메이크 스쿨은 작문, 디자인, 재무 관리법, 경제 지식을 알려주는 데도 힘을 썼는데, 앞으로 이런 과목은 파트너십을 맺은 도미니칸 대학의 도움을 어느 정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메이크 스쿨의 실험이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단 투자 업계 반응은 좋습니다. 대학인가를 받은 후 메이크 스쿨은 2019년 1500만 달러, 우리 돈 약 178억 원을 투자 받았습니다. 초기 투자금까지 하면 설립 이후 지금까지 총 투자 금액은 3천만 달러(우리 돈 약 350억 원)입니다.


이 투자금으로 메이크 스쿨은 대학의 모습을 갖추는 데 더 노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실리콘밸리 캠퍼스 외에 뉴욕에도 캠퍼스를 추가로 내고, 바이오 테크 분야 전공도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학교 규모는 6천 명에서 1만 명 수용 규모로 키울 계획이라고 합니다.


 어디서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나오는가


메이크 스쿨은 분명 기존 교육 기관들이 하지 못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입니다. 부트캠프형 교육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메이크 스쿨은 좋은 사례가 될 겁니다. 하지만 그전에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교육 기관도 수요자의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다음은 현재 링크드인에 근무하고 있는 메이크 스쿨 졸업생이 남기 후기입니다.


  • “전체적으로 메이크 스쿨 강사들은 잘 가르친다. 하지만 수강생이 충분히 노력했을 때만 좋은 회사에 취업할 수 있을 것이다. 수업 내용도 물론 훌륭하다. 그러나 메이크 스쿨은 무슨 마법 같은 곳이 아니다. 꼭 이렇게 몇만 달러씩 쓰지 않아도 프로그래밍은 배울 수 있다. 많은 이가 실제로 그러고 있다. 내가 아는 유명 기업에서 일하는 시니어 프로그래머는 완전히 독학으로 공부했다. MIT나 하버드만 해도 무료 컴퓨터과학 강의를 공개하고 있다. 아니면 10달러만 써도 좋은 유료 강의를 찾을 수 있다. 내가 그런 과정을 다시 계속 도전했다면 메이크 스쿨에 오지 않아도 됐었고, 등록금을 이렇게나 많이 투자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업계 기술을 배울 수 있었지만 너무 비싸며, 내가 배운 게 이 가격만큼이나 내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 출처: 코스리포트 리뷰 https://www.coursereport.com/schools/make-school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프로그래밍 수업은 더욱더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메이크 스쿨도 한때 한국에서 310만 원의 겨울 코딩 캠프를 개최하는 학원과 같은 곳이었습니다.[각주:17] 하지만 지금은 점점 진화해 미국 대학 교육을 바꾸는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참고해 한국에서도 좀 더 혁신적인 프로그래밍 교육 기관이 나오기를 기대해봅니다.


글 l 이지현 l 테크저널리스트(j.lee.repor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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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1. 무크라고 읽는다. MOOC 서비스에선 하버드, MIT, 스탠퍼드 소속 유명 교수 혹은 구글과 같은 유명 IT 기업 직원이 직접 수업을 가르쳐 인기가 높다. [본문으로]
  2. 수치는 부트캠프 전문 분석 기관인 ‘코스리포트(https://www.coursereport.com/)’에서 가져왔다. [본문으로]
  3. 메이크 스쿨과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들. https://www.makeschool.com/partners [본문으로]
  4. https://medium.com/make-school/make-school-facebook-87867218e268 [본문으로]
  5. 2017-2018년 미국 내 컴퓨터 과학 관련 대학에 한정한 데이터이다. http://www.collegecalc.org/majors/computer-science/ [본문으로]
  6. https://medium.com/make-school/launching-a-new-model-of-college-cca36d8ecb69 [본문으로]
  7. 메이크 스쿨 졸업생이 입사한 취업 데이터 https://www.makeschool.com/computer-science-degree/outcomes/data [본문으로]
  8. 출처: 메이크 스쿨 공식 홈페이지 [본문으로]
  9. 2018년도까지는 누구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메이크 스쿨 단기캠프가 있었지만 현재 서비스를 중지했다. [본문으로]
  10. 참고 데이터: Data USA:Computer Science https://datausa.io/profile/cip/computer-science-6#demographics [본문으로]
  11. Harassment Policies & Procedures https://docs.google.com/document/d/18Kn6ykXmZmcQocixoeY7GMQ4SXclMPALIQM9js4P2sI/preview [본문으로]
  12. 미국에선 대학 인가를 정부가 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기간이 관리 감독하면서 인증한다. 메이크 스쿨은 그중 미국 서부 교육위원회(WASC)에서 대학 인가해주었다. 미국 서부 교육위원회(WASC)는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스탠퍼드, UC 버클리 같은 대학을 주로 인가해주고 관리•감독하고 있다. [본문으로]
  13. https://www.makeschool.com/vision [본문으로]
  14. https://www.edsurge.com/news/2019-02-01-devos-wants-more-bootcamp-university-partnerships-here-s-a-look-inside-one [본문으로]
  15. https://www.edsurge.com/news/2019-02-01-devos-wants-more-bootcamp-university-partnerships-here-s-a-look-inside-one [본문으로]
  16. https://twitter.com/DesaiAshu/status/1120090413644124160 [본문으로]
  17. 실리콘밸리 강사진 ‘코딩스쿨 오픈’ 사전 설명회 개최 https://www.venturesquare.net/740441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