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nsight

빅데이터가 불러 올 보험 혁명

2019.04.24 09:30

“이전 산업혁명에서 전기의 대중화가 경제적 발전과 생산성 개선을 이룬 것처럼, 4차 산업혁명에서 빅데이터가 그 역할을 할 것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세계경제포럼(WEF) 2019'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한마디로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생산 방식의 혁신입니다.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와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빅데이터 기술, 최신 로봇 기술이 합쳐져 근로 형태가 혁신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빅데이터 통계 분석(Statistical Analysis) 즉, 많은 양의 데이터가 기본입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이런 기술 혁명 및 융합을 가능케 하는 공통 요소가 바로 데이터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데이터는 사람, 프로세스, 사물을 연결해 기존에 분리돼 있던 산업 및 기술의 연결고리를 재정의하고 융합 시너지를 창출합니다.


금융 산업에서 빅데이터는 어떨까요? 빅데이터 활용으로 가장 많은 혁신이 기대되는 분야는 단연 보험 산업입니다. 과거에 발생한 사고를 통계화해 위험률을 따지는 보험 산업은 전형적인 빅데이터 산업입니다.


예전에는 보험사가 미래의 재산 피해 보상 클레임의 비용을 예측하기 위해 과거 데이터를 사용했습니다. 이제는 실시간 날씨 및 센서 데이터가 자연재해에 대한 경고를 할 수 있습니다. 72시간 내로 지리적인 데이터와 결합해 저지대에서 눈, 우박 또는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계산합니다.


보험 회사는 위험 지역으로 판명된 장소에서 저지대나 눈보라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사는 고객들은 알아내고, 디지털 채널을 이용해 해당 고객들에게 적절한 예방을 하도록 경고를 보낼 수 있습니다.


또 적극적으로 지역 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관련 문제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 덕분에 보험 회사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들로부터 발생하는 보험 클레임의 상당 부분을 피할 수 있습니다. 보험 회사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의 역할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결국 모든 것은 연결성과 데이터 처리로 귀결됩니다. 재산 및 인명 피해 분야의 보험 회사들은 IT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커다란 기회를 마주했습니다. 이들은 훨씬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리스크 평가를 하게 됩니다.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를 통해 재산의 상태 및 환경에 대한 데이터를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활용 가능한 빅데이터의 증가와 빅데이터 활용 기술의 발전은 빅데이터 활용의 효과를 더욱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보험업 관련 빅데이터 소스의 증가


현재 보험 산업은 영업 활동 대부분을 전산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보험 계약자의 청약 신청은 전산화되고 계약 체결 시 발생하는 계약 정보와 보험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보험금 청구에 대한 내용도 모두 전산으로 처리됩니다. 보험 회사가 전산 시스템으로부터  수집할 수 있는 계약정보와 보험금 지급 정보 이외에도 최근에는 휴대용 IT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IoT)의 발달 등으로 보험 회사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량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독일의 손해보험사 뮤닉 리(Munich Re)는 “기업들은 소비자 위치 기반 서비스, 텔레매틱스, 스마트 홈, 웨어러블 기기 등의 첨단 기기로부터 생성되는 다양한 정보를 경영 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빅데이터 분석은 상품 개발, 판매 채널 관리, 보험금 지급, 마케팅, 리스크 관리 등 보험 회사 경영의 다양한 측면에서 보험 회사에 기존에 없었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험 회사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경영 효율을 높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빅데이터, 새로운 보험 상품 개발과 요율 산출 고도화


보험 회사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보험 상품입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보험 회사들은 기존에 판매할 수 없었던 시장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빅데이터는 보험 회사들의 리스크 평가 능력을 높여줘 요율 산출 능력을 고도화했습니다.


운전 습관 정보를 활용한 자동차 보험료 할인을 처음으로 시도한 회사는 미국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 Insurance)’입니다. 기존 대형 보험 회사들이 우량고객(안전 운전자)을 중심으로 보험계약을 인수하는 시장에서 프로그레시브는 후발주자였습니다. 프로그레시브는 우량고객 대신 다른 보험 회사들이 인수하기를 꺼리는 계약 중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운전을 하는 운전자를 가려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회사는 1990년대 이후 10여 년간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기록하는 장치, 이른바 텔레매틱스(Telematics)를 차에 설치하는 방법을 실험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2008년 무선 통신 기술 활용, 무선으로 운전자 운전 습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습니다. 2010년에는 운전 습관 평가 기간을 6개월로 줄이고 기존 기기를 발전시킨 스냅샷(Snapshot)을 출시했습니다. 프로그레시브는 미국 시장에서 10%를 점유하는 3위 자동차보험 회사로 우뚝 섰습니다.


보험 회사들은 프로그레시브와 같은 텔레매틱스를 활용했지만, 최근엔 더 진일보했습니다. 최근 외국 손해보험 회사들은 스마트폰 앱이나 스마트 자동차의 컴퓨터로부터 운전자의 운전 습관 정보를 수집하는 방안을 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운전 습관과 연계한 자동차 보험을 도입하는 보험 회사가 늘었습니다. 예컨대 A 손해보험은 모 통신사의 내비게이션 앱의 운전 습관 기능에서 안전운전 점수를 61점 이상 획득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있습니다.


이 상품은 스마트폰에 설치된 내비게이션이 급가속, 급감속 등을 인지하고 안전운전 점수를 평가합니다. 점수는 500km마다 재산정되고 스마트폰 내의 내비게이션 앱을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 장치나 증빙서류를 내지 않아도 돼 간편한 것이 장점입니다.


 당뇨•에이즈 환자에게 사망, 장해 보험 제공


보험 회사들은 통상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보험 가입 심사에서 탈락시킵니다. 오히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올라이프(AllLife)는 이런 유병자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특정 개인이 에이즈(AIDS)와 당뇨를 갖고 있더라도 질병이 꾸준히 관리될 경우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우 전체 인구에서 HIV/AIDS(12.6%)나 당뇨(7.5%)를 앓는 사람의 비중이 높습니다.


올라이프는 이들 중 꾸준한 건강검진과 치료를 받는 사람에 한해 사망•장해 보장 보험을 제공했고 가파른 매출 성장을 이뤘습니다. 올라이프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존에 보험이 제공되지 않던 부문으로 시장을 확대한 사례입니다.


처방전 데이터를 이용해 인수 심사를 고도화할 수도 있습니다. 인텔리스크립트(IntelliScript)는 처방전 기록 빅데이터 분석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개개인 동의를 받은 200만 명 이상의 처방전 기록과 상세한 사망 기록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이용해 고도화된 사망률 분석을 합니다.



인텔리스크립트 개인의 건강보험 정보, 정보 거래소, 약국 소매점, PBM(특정 단체•기업 등에 의약품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판매자)등을 통해 의약품 처방 내용(상표, 용량, 구매 일시), 담당 의사(분야, 주소, 전화번호), 의약품 구매처, 의약품 구매 가능 기간 등 정보를 수집합니다.


이 회사는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해 수집한 정보에 존재하는 패턴을 찾아내고, 추출한 분석 결과를 보험 회사에 제공해 언더라이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예컨대, 부신피질호르몬의 사용 빈도가 높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2.03배 높고, 트라조돈 복용량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1.67배 더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처방전 사용 기록을 통해 계산된 개개인의 리스크 점수와 상대 사망률에 대해 분석하는 것입니다. 리스크 점수가 높을수록 상대 사망률이 높아져 동일한 집단 내에서도 처방전 사용 이력에 따라 사망률이 몇 배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글로벌 재보험사인 RGA는 개인 신용 정보 기반 피보험자 평가 방법을 활용해 자동차보험과 주택종합보험의 보험료를 산정합니다. 미국은 보험료 산정을 위해 개인 신용 정보 활용을 허용합니다.


RGA 생명과 미국 3대 신용평가기관인 트랜스유니언(TransUnion)은 개인 신용 정보가 사망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판단, 개인 신용 정보를 이용해 사망률을 추정하는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RGA 생명은 4400만 명의 생존자 정보, 300만 명의 사망자 정보, 다수의 개인 신용 정보 등 9200만 명의 특성을 나타내는 800개 변수를 기반으로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빅데이터, 고객 서비스 개선


캐나다 보험 회사인 매뉴라이프(Manulife)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객 응대 시스템을 구축한 회사입니다. 매뉴라이프는 음성인식 기술 업체 뉘앙스(Nuance)의 고객 음성인식기술과 자연어 이해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대화형 자동응답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별도로 계약 및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아도 개개인이 가진 목소리 특성만으로 고객 본인 여부를 인증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이 같은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는 매뉴라이프가 보험계약 시 고객의 목소리 정보를 빅데이터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하고 목소리의 특징만으로 개인을 식별하는 기술을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목소리가 곧 비밀번호가 되는 셈입니다.


 타이캉생명, 데이터베이스로 해지율 ↓


중국에서 가장 큰 생명보험 회사 중 하나인 타이캉생명은 복잡한 데이터 시스템으로 인해 모집 대리점들이 고객 정보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타이캉생명은 4500만 명 계약자 정보를 통합하는 분산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인구 통계, 재정 상황 및 계약 정보 등 600가지 이상의 고객 정보가 포함된 플랫폼입니다. 이렇게 구축된 DB를 분석해 경영에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고, 개별 고객의 제품 선호도 및 변동 가능성을 예측하는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통합 DB를 기반으로 보험 모집인에게 영업 활동 지원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플랫폼을 운영합니다.



빅데이터는 정확하고 쉽게 소비자의 위험 정보를 보험 회사가 확보할 수 있도록 합니다. 빅데이터는 보험 상품의 설계 및 운영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보험 회사 입장에서는 위험에 따른 가격 차별을 가능하게 하고, 리스크 관리가 쉬워지면서 다양한 맞춤형 보험 상품 공급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보험 산업의 빅데이터 활용은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최근 유럽보험감독원(EIOPA)은 빅데이터를 통한 소비자 개인에 대한 세부적인 위험 평가가 일부 소비자를 보험에서 배제시킬 수 있다는 위험성을 제기했습니다. 즉, 이전에는 동일한 위험 집단으로 분류되던 일부 소비자들이 고위험군으로 평가돼 평균 위험률이 적용되지 않거나 아예 보장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겁니다.


유럽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고위험군이 보험 보장에서 배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마련했습니다. 영국은 보험 산업이 유전정보를 활용하는 경우 발생할 문제들을 고려해 유전 테스트 결과를 보험 산업에서 활용하지 않는 것에 정부와 보험 협회가 합의했습니다.


또 영국 정부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측된 홍수 위험이 높은 특정 지역의 경우 보험료가 너무 높아져서 소비자들이 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홍수보험 풀인 플러드 리(Flood Re)를 설립했습니다.  홍수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입니다.


보험에서 빅데이터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보험 산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하면서 이익을 얻는 소비자뿐 아니라 손해를 보는 소비자 역시 고려해야 합니다. 보험 회사는 단기적인 성과에만 매달리기보단 중장기적 관점에서 가격 차별과 사회적 위험 공유라는 빅데이터 활용의 두 가지 목표를 균형 있게 추구해야 하겠습니다.


글 l 김지혜 l 전자신문 금융 IT 전문기자 (저서: 로보 파이낸스가 만드는 미래 금융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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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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