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nsight

전 세계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래밍 입문 강의는?

2019.03.11 09:30

최근 ‘코딩 교육’ 붐이 불면서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수강생 범위는 어린이, 중•고등학생, 비전공자까지 넓어졌으며, 가르치는 기관도 학교, 여름 캠프, 학원, 온라인 교육 업체까지 다양합니다. 이러한 문화는 기존 프로그래밍 교육 문화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특히 ‘대학’ 내 프로그래밍 교육이 그렇습니다.



과거 컴퓨터과학(혹은 컴퓨터공학) 전공자만 배우던 프로그래밍은 최근 교양 과목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방법과 내용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는데요. 이를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미국 내 인기 프로그래밍 강의 2개를 살펴보겠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CS50[각주:1]’ 그리고 미시간 대학 ‘파이썬 포 에브리바디(Python for everybody[각주:2])’라는 강의입니다.


 토크 쇼보다 재미있는 프로그래밍 수업 ‘CS50’


2018년 하버드 대학 수강생 수 1위 강의. 바로 ‘CS50[각주:3]: 컴퓨터과학 입문(Introduction to Computer Science)’ 강의 이야기입니다. 데이비드 말런 하버드대 교수가 이끄는 이 수업에는 매년 한 학기에 700~800명 학생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강의 내용은 모두 녹화돼 온라인 수업으로 제공되기도 하는데요. 이 온라인 수업도 지금까지 100만 명이 넘게 등록했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하버드대 강의이니 수강생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사실 CS50은 다른 하버드대 강의와 비교해도 그 인기가 압도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 CS50 강의: https://www.youtube.com/watch?v=jUyQqLvg8Qw


수업 내용을 직접 보면 어느 정도 인기 원인을 짐작할 수 있으실 겁니다. 데이비드 말런 교수는 밋밋하게 책을 읽고 이론을 설명하는 방식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티셔츠 혹은 후드티에 청바지를 입은 복장에 토크쇼 진행자 못지않은 화려한 입담으로 강의를 이끕니다.


강의 전반부까지는 마치 레크리에이션을 하듯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 프로그래밍 개념을 알려줍니다. 샌드위치를 만들고 먹는 과정을 알고리즘에 빗대어 설명하는 식입니다. 강의 초반에는 최대한 쉽게 어린이 코딩 교육 도구인 ‘스크래치’를 통해 개념을 알려주고 후반에 난이도를 조금씩 높이며 프로그래밍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l CS50 수업 풍경 (출처: 에덱스 강의 영상 갈무리 https://courses.edx.org/courses/course-v1:HarvardX+CS50+X/course/)


CS50은 수업 보조 교재로 온라인 영상을 활용합니다. 학생들은 유튜브, 에덱스 같은 영상 플랫폼에서 수업을 다시 보면서 복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과제 제출 방법, 프로그래밍 설치 환경이나 프로그래밍 툴 사용법도 영상으로 제공됩니다. 이는 수업 시간을 잘 따라가지 못한 학생이나 프로그래밍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에 대한 배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수업 현장 영상 외에 개념을 정리한 추가 영상도 제작했으며, 다양한 영상으로 온라인 강의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CS50은 단순히 지식을 제공하는 것 외에 새로운 학습 문화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일단 학생들이 언제든지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는데요. 이를 위해 조교 1명당 학생 수 12명 비율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CS50 강의에 속한 조교 및 스태프만 현재 100명이 넘었습니다.


l CS페어 전경 (출처: CS50)


미국의 한 언론사는 ‘질문하러 온 학생들로 CS50 사무실 앞은 마치 스타트업 기업처럼 붐빈다.’라고 묘사하기도 했습니다.[각주:4] CS50만의 이벤트도 인상적입니다. CS50은 매년 다 같이 강당에 모여 밤을 새워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CS50 해커톤(경연 대회)’. 한 학기 동안 만든 결과물을 전시하고 발표하는 ‘CS50 페어’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여기엔 한 번에 2천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행사는 딱딱한 조별 발표 느낌이 아닌 파티 같은 분위기를 볼 수 있습니다. 무제한 피자나 음료, 화려한 조명, 음악 등을 제공해 학생들이 즐겁게 프로그래밍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든 것이죠.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오큘러스 같은 IT 기업들은 직접 CS50 행사에 찾아오고 필요한 물품이나 여러 가지 후원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프로그래밍 강의계의 스터디셀러 ‘파이썬 포 에브리바디’


이번엔 ‘파이썬 포 에브리바디’를 살펴보겠습니다. 요즘 미국 내 많은 대학 수업은 온라인에서 편히 볼 수 있습니다. 강의 대부분은 ‘코세라[각주:5]’나 ‘에덱스[각주:6]’라는 교육 플랫폼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때 코세라는 스탠퍼드 대학이, 에덱스는 하버드 대학에서 주축으로 만든 온라인 강의 사이트인데요. 에덱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강의는 단연 위에서 언급한 CS50입니다.


반면에 ‘파이썬 포 에브리바디’는 코세라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격 강의입니다. 한글로 번역하면 ‘모두를 위한 파이썬’이죠. 강의 명에서 알 수 있듯 이 강의는 누구나 쉽게 파이썬을 배울 수 있게 구성됐습니다. 2019년 기준 200만 명이 넘는 학생이 ‘모두를 위한 파이썬’ 강의를 등록했다고 하는데요. 강의 자료는 한국어를 포함한 22개 언어로 번역되기도 했습니다.


CS50가 강의 현장을 녹화한 게 특징이라면 ‘모두를 위한 파이썬’은 스튜디오에서 녹화한 ‘인터넷 강의’ 스타일입니다. 강의는 미시간대 스쿨 오브 인포메이션 학부에 소속된 찰스 세브란스 교수가 진행합니다.


강의 실력은 한국의 어느 인터넷 강의 강사와 비교해도 손색없습니다. 프로그램 설치법부터 이론까지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방식 덕에 많은 비전공자가 이 강의를 찾고 있습니다. 여기에 IT 업계 유명 인사 인터뷰 내용을 보는 것도 강의의 재미 요소입니다. 귀도 반 로섬 파이썬 창시자, 에벤 업턴 라즈베리 파이 공동 창시자, 마시모 반지 아두이노 창시자 같은 인물 인터뷰를 강의에서 볼 수 있습니다.


l 온라인 강의 수강생들을 위한 졸업식을 연 찰스 세브란스 교수

(출처: University of Michigan - Academic Innovation)


이 강의는 100%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학생들끼리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특히 ‘포럼’이란 내부 게시판을 통해 질문을 올리고 조교나 학생끼리 답변을 활발히 주고받고 있습니다. 또한 찰스 세브란스 교수 스스로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번개’ 모임을 하고 온라인 수강생들과 유대감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미 서울에서도 2번의 번개 모임을 했다고 하는데요.


또 다른 이벤트로는 ‘온라인 졸업식’도 있습니다. 온라인 수강생 중 과제를 전부 제출하고 프로젝트 결과물을 만든 학생들은 수료증을 받을 수 있는데요. 찰스 세브란스 교수는 수료증을 받은 수강생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축하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개발자 출신 교수들의 교육 실험


‘CS50’와 ‘모두를 위한 파이썬’ 강의는 서로 같은 내용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같습니다. 더 많은 학생이 프로그래밍 원리를 이해하고 이후 기술에 관심을 두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표 아래 두 강의 모두 접근성을 높이는데, 힘을 썼습니다.


다양한 커뮤니티를 활용해 강의 자료를 공개하고 체계적으로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통해 학생 및 교육자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수강생은 무료로 모든 수업을 볼 수 있습니다. 교사나 교육 단체에서도 교육적인 목적으로 강의 자료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데요. 예일대 같은 경우 CS50을 그대로 가져가 활용하고 있으며, 두 대학은 CS50 행사를 함께 주최하기도 합니다.


미얀마, 칠레, 볼리비아 같은 IT 교육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도 CS50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모두를 위한 파이썬’ 역시 강의 영상, 교제, 강의 자료가 전부 공개되어 있습니다. 한국 등 많은 커뮤니티에서 이 자료들을 직접 번역하고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덕에 두 강의는 그 자체가 ‘브랜드화’되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l 찰스 세브란스 미시간대 교수 (출처: 파이썬 포 에브리바디 강의 갈무리)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두 사람의 경력입니다. 두 인물 모두 교수 생활 이전 개발자로 일한 바 있습니다. 데이비드 말런 하버드대 교수는 10년 넘게 기업과 정부 등에서 프로그래밍 관련 일을 했습니다. 주로 네트워크, 디지털 포렌식 분야를 연구했다고 하는데요.


이후 직접 회사를 창업하기도 했으며, 정부에 기술 자문을 주기도 했습니다. 찰스 세브란스 미시간 대학교수도 약 10년간 LMS(학습 관리 시스템) 관련 기술을 개발하다 대학 교수직에 넘어왔다고 합니다. 과거 개발한 LMS 기술은 현재 오픈소스화[각주:7]하고 유지 보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l 데이비드 말런 하버드 대학 교수 (출처: CS50 강의 갈무리)


사실 위에서 언급한 두 강의는 오로지 교수 실력 때문에 주목받은 것은 아닙니다. 일단 수요가 늘어난 환경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최근 IT 기업이 점점 많아지고, 관련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학생들도 점점 기술과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학 내 탄탄한 지원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미시간 대학의 경우 ‘모두를 위한 파이썬’ 강의가 성공한 뒤 추가 수익원을 얻고 학교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후 학부 내에서 MOOC 수업을 더 권장했고, 내부에 영상 제작 스튜디오와 전문 인력을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CS50도 비슷한 상황인데요. 하버드 대학은 스태프를 늘려주는 것 외에도 인프라 환경을 지원하고 교수 평가 방식을 조절하면서[각주:8] CS50 강의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보스턴 글로브는 ‘CS50의 성공 덕에 하버드 대학은 IT 관련 학부 수준을 MIT나 스탠퍼드 수준으로 올려놓았다.’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각주:9] 


l CS50 (출처: CS50)


두 교수는 최근에도 계속 온라인 강의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입문 강의로 시작한 CS50 강의는 지금까지 7개 시리즈가 나왔습니다. 똑같이 CS50 브랜드를 이용하지만, 내용은 게임 개발자용, 웹 개발자용, 기업용, 고등학생용 등으로 나눠 새롭게 개발된 강의들입니다.


찰스 세브란스 교수는 ‘파이썬 포 에브리바디’ 이후 이와 함께 들을 수 있는 심화 강의를 추가로 제작했습니다. 또한 ‘웹 디자인 포 에브리바디’를 포함한 10개 넘는 새로운 온라인 강의[각주:10]를 공개했습니다.


혹시 프로그래밍 강의에 관심이 생기셨나요? 강의는 ‘수료증 없음(No Certificate)’ 혹은 ‘청강(Audit) 모드’로 클릭하면 무료로 대부분의 강의를 들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 l 이지현 l 테크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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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링크


● 참고문헌


  1. https://cs50.harvard.edu/college/ [본문으로]
  2. https://www.py4e.com/ [본문으로]
  3. ‘씨에스피프티’라고 읽는다 [본문으로]
  4. https://www.bostonglobe.com/business/2013/11/26/computer-science-course-breaks-stereotypes-and-fills-halls-harvard/7XAXko7O392DiO1nAhp7dL/story.html [본문으로]
  5. https://www.coursera.org [본문으로]
  6. https://www.edx.org/ [본문으로]
  7. 서비스 이름은 사카이 프로젝트(https://www.sakailms.org/)다. 무들, 블랙보드와 비슷한 제품이다. [본문으로]
  8. 하버드대는 강의 시간이나 논문 실적이 아닌 CS50 강의만으로 교수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본문으로]
  9. https://www.bostonglobe.com/business/2013/11/26/computer-science-course-breaks-stereotypes-and-fills-halls-harvard/7XAXko7O392DiO1nAhp7dL/story.html [본문으로]
  10. https://www.coursera.org/instructor/drchuck [본문으로]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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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ster K 2019.03.11 1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CS50는 꼭 들어보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s://jaeungjang.tistory.com BlogIcon Jaeung Jang 2019.03.12 1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내용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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