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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발전을 가속하는 레그테크

2019.02.25 09:30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은 '레그테크(RegTech) 발전협의회'를 출범했습니다. 금융사 및 핀테크 기업의 규제 준수를 지원하는 것으로 레그테크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한다는 목적입니다. 개념부터 생소했던 레그테크를 국내 금융 시장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지점으로서 비슷한 시기 많은 은행이 레그테크 도입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레그테크란?


레그테크는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을 합친 용어입니다. 핀테크의 하위 항목으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등 기술을 적용하여 금융당국의 여러 법률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일종의 자동화 시스템입니다.


l 레그테크


전통적인 금융 시장에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핀테크가 발전하면서 복잡한 금융 규제를 효율적으로 준수할 필요성이 증가했습니다. 그런 탓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기에 기존 시스템과 빗나가는 문제가 생긴 금융 회사들은 별도 핀테크 회사를 설립하는 등 우회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생 핀테크 업체는 규제 준수 비용의 증가로 사업을 지속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거나 노후한 금융 시스템에 막혀서 사업을 구축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죠. 이런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금융 당국은 오는 4월부터 금융 규제 샌드박스를 시행합니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키우기 위해서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하거나 미뤄 주는 것입니다. 국내 시장에서 레그테크가 수면 위로 오른 것은 금융 규제 샌드박스를 보조하여 핀테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KYC(Know your customer)와 AML(Anti-Money Laundering)를 꼽을 수 있습니다. KYC는 고객 확인을 의미합니다. 과거 종이 기반으로 해결한 KYC를 AI과 클라우드 시스템, 바이오 인증 등 기술로 통합하여 고객 확인에 대한 규정 준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입니다. AML, 자금 세탁 방지 기술은 지역마다 다른 자금 세탁에 대한 규제를 디지털 기술로 처리하여 국내 핀테크 업체들이 외국으로 진출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물론 레그테크의 중요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긴 시간 강조되었습니다. 레그테크 시장의 성장은 규제 비용 증가, 규제 샌드박스 방식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각 시장의 규제 격차가 레그테크 성장에 영향을 끼치게 되며, 달리 말해서 레그테크의 성장은 핀테크에 대응하는 규제 위험 완화, 진입 장벽 해소 등으로 이어집니다. 레그테크 규모는 지역 규제 프로세스의 수준 높은 투명성과 일관성을 나타내고, 핀테크의 고도화 정도를 방증하는 것입니다. 레그테크의 성장이 전체 핀테크 시장의 성장을 얘기하는 셈이죠.


l 레그테크 신생 기업 (출처: https://www.engineerbabu.com/blog/fintech-in-2019/)


주니퍼 리서치(Juniper Research)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레그테크 지출은 2018년 180억 달러에서 2023년 1,15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통합한 KYC 솔루션은 2023년까지 연간 7억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됩니다. 2018년보다 9배 높은 수치입니다. 보고서는 기존 방식에서 레그테크로 지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레그테크는 핀테크 동향에 꼭 필요한, 당연히 동반되어야 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는 기존 금융 인프라의 차이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레그테크는 주로 전통적인 금융 인프라가 선진화한 지역에서 발전하고, 반대로 금융 인프라가 낙후한 지역은 필요성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중국과 아프리카 등 지역은 핀테크가 발달한 대표적인 곳으로 불립니다. 특히 중국의 핀테크 규모는 서구권 금융 선진국을 넘어섰다는 평가입니다. 이유는 금융 인프라가 낙후한 탓입니다. 중국의 신용카드 보급률은 20% 미만입니다. 아프리카는 은행 계좌조차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핀테크 업체와 기술이 부족한 금융 인프라를 보충하고, 낮은 규제 문턱에 혁신적인 모델로 금융 서비스를 보급할 수 있는 거죠.


예컨대, 나이지리아의 핀테크 스타트업인 '페이센터(PayCentre)'는 식료품점이나 약국 등 장소에서 결제 카드를 발급하거나 필요한 자금을 대출하는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약국이 은행 역할을 대신하는 겁니다. 관련한 규제가 부족하기에 실현된 모델이지만, 금융 인프라가 발달하여 은행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규제가 복잡하게 얽힌 지역에서는 실현할 수 없는, 실현하더라도 경쟁력이 없는 모델입니다.


 핀테크 모델에 적용된 레그테크


이러한 금융 인프라 낙후 지역은 레그테크가 영향력을 키우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금융 규제가 핀테크 산업에 따라서 함께 발전하므로 핀테크 모델에 레그테크가 이미 적용되어서 함께 성장하는 형태를 보입니다.


반면, 금융 인프라가 발달하여 관련한 규제가 긴 시간 형성된 지역은 핀테크 기술과 규제가 함께 빠른 속도로 발달하기 어렵습니다. 금융 선진국들은 두 가지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첫 번째는 기존 금융 인프라와 핀테크의 분리입니다. 대표적인 지역이 중국입니다.


l 페이센터 (출처: Paycentreafrica)


중국의 금융 인프라가 낙후한 이유는 자유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계층별 금융 격차가 매우 심하죠. 그러나 중국 당국으로서는 금융 혜택을 보편화해야 금융 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금융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계층에 핀테크를 적용하고자 핀테크에 대해서만 규제를 대폭 낮춰서 산업을 육성하고, 관련한 규제를 새로 추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레그테크의 활용으로 규제를 완화하되 기존 금융 인프라를 해치지 않는 적정선을 유지하여 전통적인 금융 회사와 신생 핀테크 회사가 균형 잡힌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견인하는 것입니다.


영국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투명성 확보, 투자자 보호, 경쟁력 강화를 핵심으로 금융 시장 재편을 내세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규제 준수 비용이 증가하자 금융 회사들이 자동화 솔루션으로 부담을 줄이기로 하면서 레그테크가 처음 발현합니다. 이어 레그테크를 토대로 신생 핀테크 업체들이 운영 위험성을 낮추고, 사업 건전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영국은 레그테크 선진국이자 핀테크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금융 인프라가 낙후한 지역이 아니라면 핀테크 발전이 가속하기 위해서는 규제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한 레그테크가 뒷받침되어야만 합니다. 또한, 핀테크의 하위 항목으로 인지할 수 있으나 영국의 사례처럼 규제를 재정립하는 경로에 놓였다면 우선시해야 핀테크 분야를 더 확장할 수 있습니다. 지금보다 혁신적인 핀테크 모델의 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레그테크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잘 도입해야 성공적인 사례를 낳을 수 있고, 당국의 정책만 아니라 도입하려는 기업들의 레그테크에 대한 이해와 검토도 요구됩니다.


l 레그테크 어워즈 (출처: https://www.regtech.org.au/accelerate19)


레그테크를 잘 도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 시스템을 레그테크로 전환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핀테크 적용은 단순히 종이 문서를 디지털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모든 부서가 새로운 모델을 지연 없이 시험할 수 있도록 기존 시스템의 표준화와 개방화가 동시에 이뤄져야만 급변하는 핀테크 시장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어 신규 사업에 레그테크 도입이 효과적인지 따져야 합니다. 결국, 레그테크 도입의 성과는 비용 절감에서 보입니다. 전통적인 금융 사업은 절약 효과를 쉽게 볼 수 있죠. 디지털과 자동화만으로 대부분 시간과 비용이 제거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핀테크 사업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금융 시스템 비용을 제거하여 금융 혜택을 보편화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전통적인 금융 사업의 수익 모델인 거래 수수료를 제거하는 것처럼 말이죠. 레그테크 도입이 과거보다 비용을 낮출 솔루션인 건 맞지만, 금융 사업의 수익에 대한 재해석이 적용된 핀테크 모델에 레그테크를 더한 것이 꼭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으로 나타날 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레그테크를 실행할 전문적인 내부 부서 혹은 외부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레그테크는 금융 규제의 복잡함을 기술 도입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이므로 금융 시장과 규제에 대한 전문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 솔루션으로 구축해야 하므로 AI,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기술에 밝은 관리자가 개발팀과 금융 전문가를 통합하고, 각 부서의 레그테크 활용과 대응에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역량을 한곳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일관성 있는 솔루션을 여러 사업에 도입할 수 있겠죠.


생소한 용어로만 넘기기엔 레그테크는 이미 성숙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올해는 금융 선진국의 레그테크 수준을 검증하고, 금융 기업의 핀테크 역량을 시험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핀테크 산업의 가속화 정도를 파악하는 척도가 되겠죠. 도입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글 l 맥갤러리 l IT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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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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