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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로봇, 그 필요성과 한계

2019.02.07 09:30

로봇 산업이 발달하면서 로봇이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분야를 고민하게 됩니다. 배달도 그런 분야 중 하나지만, 여전히 로봇보다 많은 사람이 배달원으로 활동하는 탓에 아직은 시험 단계인 기술로 여겨지는 것이 배달 로봇(Delivery Robot)입니다. 그러나 배달 로봇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올해는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제지 포브스는 '2019년 로봇 배달이 소매 시장을 점령하는 해인가?'라는 기사를 통해서 산업을 조명했습니다. 포브스는 배달 로봇 스타트업 '스타쉽 테크놀로지스(Starship Technologies)'의 CEO 렉스 베이어(Lex Bayer)의 말을 인용하여 '2019년은 자율 배송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배달 로봇은 배달 차량이 도로를 막고, 공기를 오염시키며, 비용적으로 효율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더 많은 소매상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주장합니다. 주장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습니다.


l 배달 로봇 (출처: 스타쉽 테크놀로지)


맥킨지(McKinsey)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배달되어야 하는 물품 수가 향후 10년 동안 미국에서 250억 개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류 규모와 품목이 늘어남에 따라서 더 많은 배달원을 요구하게 될 텐데, 이를 사람으로 대체하기에는 인력 부족과 사고 위험, 그리고 온실가스 배출 등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배달 로봇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맥킨지는 '마지막 마일 배달(Last-Mile Delivery)', 그러니까 경유지를 지나서 소비자에게 마지막으로 전달되는 과정의 약 80%가 지상 로봇 및 드론에 의해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배달 산업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입니다. 더는 소비자들이 오프라인만을 유통 채널로 삼지 않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이 간결해지면서 어디서든 유통 환경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물리적인 거리까지 좁힐 수는 없기 때문에 유통 채널을 유기적으로 통합한 옴니 채널(Omni-Channel) 구축에 있어서 배달은 자연스럽게 뒤따릅니다. 로봇은 배달에 대한 비용 및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유용한 방법이므로 배달 산업의 규모에 맞춰서 빠르게 증가할 것입니다.


초기 배달 로봇에 대한 관심은 '참신함'이 전부였습니다. 배달 로봇을 대중적인 인식으로 끌어낸 도미노 피자의 '도미노 로보틱스 유닛(Domino’s Robotic Unit; DRU)'이 대표적이죠. 2016년, 도미노 피자는 호주에서 DRU를 활용한 피자 배달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l DRU (출처: Domino's Australia)


4개의 바퀴로 움직이는 DRU는 시속 20km로 이동할 수 있으며, 센서를 이용해 장애물을 피하고, 보도나 자전거 도로 등 안전한 길을 통해 지정된 목적지까지 피자를 배달합니다. 하지만 DRU는 아직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한 피자 회사의 혁신성을 내세운 마케팅으로 간주했습니다. 배달 로봇의 상용화 계획은 좀 더 오래전부터 진행되었고, 많은 스타트업이 다양한 분야에 투입할 배달 로봇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신생 기업들이 이 거대한 산업에 뛰어들 수 있는 이유는 '자율주행 차량'에 있습니다. 자율주행 차량은 인간의 의사결정 없이 도로에서 안전한 주행을 위해 카메라, LiDAR 등 센서를 탑재하고, 고해상도 3D 지도를 활용하여 위치를 파악합니다. 그리고 머신러닝과 컴퓨터 비전 등 기술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여 다른 차량과 보행자와의 거리를 유지하고,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걸 목표합니다. 배달 로봇의 목표와 비슷합니다.


다른 점이라면 배달 로봇은 자율주행 차량보다 주행 속도가 느리고, 대부분 폭이 넓은 길이나 보도로 이동한다는 겁니다. 자율주행 차량 기술을 축소하는 것으로 사고 위험이 낮은 로봇을 개발할 수 있죠.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 '마블(Marble)'은 사무용 복사기 크기의 배달 로봇을 개발합니다. 로봇은 카메라와 LiDAR를 탑재하여 주변을 인식하고,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사람의 보행 속도를 파악하여 안전한 보도로만 움직입니다. 고해상도 3D 지도로 배달 위치를 탐색하며, GPS 센서로 소비자가 로봇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게 돕습니다. 마블은 자사의 기술이 자율주행 차량과 동일하기 때문에 안전한 배달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배달 차량 크기의 로봇을 개발한 곳도 있습니다. '누로(Nuro)'의 배달 로봇인 'R1'은 골프 카트 크기입니다. 다른 배달 로봇과는 달리 도로를 달리므로 무인 차량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하지만, 여타 배달 로봇에 적용된 기술과 다르지 않습니다.


카메라와 LiDAR와 같은 자율주행 표준 기술을 채용합니다. 창립자인 데이브 퍼거슨(Dave Ferguso)은 구글의 자율주행 차량 사업부인 웨이모의 엔지니어였기에 차량 크기에 가까운 배달 로봇을 고려한 것입니다. R1은 작년 12월부터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식료품 체인인 크로거(Kroger)와 제휴하여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식료품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l 누로 R1 (출처: Nuro)


이렇듯 배달 로봇은 자율주행 차량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되었고, 하위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단지 자율주행 차량보다 인명 사고 위험을 배제할 수 있어서 신생 사업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것이죠. 그렇다고 배달 로봇이 자율주행 차량을 축소하기만 한 건 아닙니다.


2014년 설립된 스타쉽 테크놀로지스의 배달 로봇인 스타쉽(Starship)은 3km 거리를 30분 이내에 배달할 수 있는 6륜 구동 로봇입니다. 스타쉽은 다른 배달 로봇처럼 머신러닝과 컴퓨터 비전 기술을 사용하여 물체를 감지하고,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움직입니다. 하지만 배달 비용을 절감하고자 LiDAR처럼 주변을 더 쉽게 인식할 수 있게 돕는 센서나 고성능 GPU를 탑재하지 않습니다.


저렴한 배달 로봇을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서 리소스가 제한된 상태의 신경 네트워크가 물체를 감지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는 쪽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스타쉽은 소비자 등급의 GPU로 높은 성능의 컴퓨터 비전을 실현합니다. 배달에 특화된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서 자율주행 차량의 개념을 적용하되 머신러닝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이제 배달 로봇은 아주 현실적인 아이디어로 다가옵니다. 미국의 식품 제조 회사인 펩시코(PepsiCo)는 지난해 미국 퍼시픽 대학(University of the Pacific, UOP)에 캠퍼스를 돌아다니는 배달 로봇인 '스낵봇(Snackbots)'을 배치했습니다. 학생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iOS 앱을 통해 배달 로봇을 호출할 수 있으며, 원하는 스낵과 음료를 앱으로 선택한 후 결제하면 배달 로봇에서 항목을 꺼내는 방식입니다. 일종의 이동식 자판기인 셈이죠.


스낵봇은 학생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불릴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펩시코는 자사가 로봇을 통해 스낵과 음료를 제공하는 가장 큰 식음료 회사라고 말했는데, 주로 대학교를 위주로 로봇을 배치합니다. 도보 이동이 많은 대학 캠퍼스는 평평한 보도로 이뤄진 경우가 많고, 폭도 넓어서 배달 로봇의 도입이 적절한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l 펩시코 스낵봇 (출처: PepsiCo)


최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도 6륜 배달 로봇인 '스카우트(Scout)'를 공개했습니다. 스카우트는 물류 창고에서 목적지까지 스스로 이동합니다.


다른 배달 로봇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보행 속도를 파악하여 보도를 탐색하고, 주변을 인식하여 장애물을 피합니다. 배송은 시애틀 북부 스노호미쉬 카운티에서 시범적으로 시작하며,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하면 기존과 동일한 기간 내에 배송하되 도착 시 아마존 앱으로 알림이 발송되고, 소비자가 직접 인증 과정을 거친 후 상품을 꺼낼 수 있습니다. 아직은 시범 단계이므로 직원이 동행하여 여러 상황에 대처한다고 아마존은 밝혔습니다. 발전 단계에 따라서 적용 지역을 늘리고, 완전 무인 시스템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배달 로봇의 한계에 대한 방증이기도 합니다. 배달 로봇 도입에 대한 가장 큰 걱정 중 하나가 '도난'입니다 인증 과정을 거쳐야 상품을 꺼낼 수 있다지만, 로봇을 통째로 탈취한다면 인증 과정은 무시되죠. 물론 탑재된 카메라와 GPS 센서를 통해 도난 위치를 파악하여 되찾고, 범인을 체포하기야 수월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도난으로 발생하는 손실과 서비스 경험의 악화에 있습니다. 약속된 시간에 배달되지 않으면 곧장 브랜드 손실로 이어지겠죠.


l 배달 로봇 탈취 장면 예시 (출처: DoorDash)


펩시코가 대학교 위주로 배달 로봇을 시험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정해진 공간이라면 도난 위험이 적고, 발생하더라도 도둑을 특정하기 편합니다. 그러나 범위가 넓을수록 도난 위험도 높아집니다. 또한, 로봇을 훼손하거나 일부러 길을 가로막아서 배달을 방해하는 일도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배달 로봇 개발사들은 이런 문제에 대응하고자 경고음을 내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발생하는 도난을 완전히 해결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도둑을 공격하거나 피해를 주는 건 배달에 보호 이전에 인간의 행동에 대한 로봇의 대응이라는 사회적 쟁점으로 이어지므로 현 단계에서는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른 한계로는 이동 지역이 제한적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배달 로봇들은 주로 바퀴로 움직입니다. 상기한 것처럼 자율주행 차량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바퀴가 계단을 오르거나 높은 턱을 넘을 수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좁은 길이라면 보행자의 진로를 방해할 수 있기에 운행할 수 없습니다.


언슈퍼바이즈드(Unsupervised.ai)는 '아이다(Aida)'라는 사족보행 배달 로봇을 개발 중입니다. 아이다의 네 발에는 바퀴가 있어서 평지는 일반적인 배달 로봇처럼 움직입니다. 장애물을 마주하면 다리를 이용해서 넘어가는 것입니다.


다만, 다리의 움직임이 빠르지 않아서 빠른 속도로 장애물을 넘지는 못합니다. 기술 발전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지상이 아닌 날 수 있는 드론 배달이 병행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배터리 시간 등 기술적 한계, 지상 로봇과 마찬가지로 도난 등 위험, 부족한 제도적 장치로 도입에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l 언슈퍼바이즈드 아이다 (출처: Unsupervised.ai)


그렇다고 배달 로봇의 필요성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유통 업체 및 배달 로봇 개발사들은 현재 상용화할 수 있는 배달 로봇을 차츰 도입하는 것으로 한계를 극복할 기술 개발과 제도적 장치를 구축할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사족 로봇이나 드론 등 장치를 배달 시장에 도입할 단계까지 도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충분한 배달 데이터가 요구되겠죠. 올해는 그런 발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배달 로봇은 단순히 굴러가는 수레가 아닙니다. 자율주행 차량의 축소판으로서 고도화한 인공지능(AI)과 온라인 유통 기술을 요구합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수용할 수 있는 배달 범위는 확장할 것이며, 참신할 뿐인 아이디어를 넘어서 마지막 마일 배달에서 로봇을 만나는 일도 익숙한 것으로 바뀌리라 예상합니다.


글 l 맥갤러리 l IT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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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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