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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앰비언트 컴퓨팅에 집중하다

2019. 1. 16. 09:30

많은 기술 용어를 보면 개념은 오래전에 만들어져서 최근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앰비언트 컴퓨팅(Ambient Computing)'도 그런 용어 중 하나입니다. 앰비언트 컴퓨팅, 또는 앰비언트 인텔리전스(Ambient Intelligence; AmI)로도 불리는 개념은 1990년대에 처음 등장했으며, 유비쿼터스(Ubiquitous)라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유비쿼터스는 '컴퓨팅 환경이 편재한다.'라는 것, 어디서든 컴퓨터와 디지털 기술에 접근하는 환경을 의미하는 용어로 2000년대 초반에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현재에 와서는 스마트폰을 매개체로 항상 디지털 기술에 접근하는 유비쿼터스 개념에 근접한 시점이 되었고,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만물 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IoE) 등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이런 지점을 포괄하고자 다시 꺼내기 시작한 기술 용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앰비언트 컴퓨팅


최근 앰비언트 컴퓨팅이라는 용어가 갑작스럽게 많이 사용되는 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저명한 칼럼니스트이자 All Things D, 리코드(Recode)의 공동 창립자 겸 편집자였던 월트 모스버그(Walt Mossberg)가 2017년에 작성한 칼럼의 영향이 컸습니다. 그는 은퇴를 고하며 발행한 마지막 칼럼에 앞으로의 기술 발전 방향을 얘기하면서 앰비언트 컴퓨팅을 언급했습니다.


l 월트 모스버그 (출처: https://twitter.com/waltmossberg)


모스버그는 앰비언트 컴퓨팅을 재정의하면서 '과거의 PC나 스마트폰처럼 놀라운 개인 소비자용 기술 제품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고 기술 혁명이 멈춘 것은 아니며, 새로운 영역을 정복하기 위해 잠시 멈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주요 기술 업체들이 인공지능, 머신러닝, 증강 현실(AR), 가상 현실(VR), 로봇, 드론, 스마트홈, 자율주행 차량, 헬스케어, 웨어러블 등에 집중하고 있다.'라면서 '이 모든 것은 더 분산된 컴퓨팅 능력, 새로운 센서, 더 나은 네트워크, 음성과 시각적 인식, 더 지능적이면서 안전한 소프트웨어에 공통으로 의존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이런 모든 기술 발전에 종착지라는 거죠.


칼럼을 발행한지 1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기술 발전 형태가 모스버그의 주장에 상당히 근접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분야인 자연어 분석과 컴퓨터 비전은 음성과 언어, 시각 요소를 컴퓨터가 인식하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이는 더 정밀한 센서의 개발에 활용되고 있으며, 로봇이나 드론, 스마트홈과 자율주행 차량에 적용합니다.



그리고 AR과 VR 기술은 시각 요소를 스크린이 아닌 현실 세계로 옮김으로써 주변 환경을 디지털과 연결하고, 이를 위한 장치는 휴대하는 것이 아니라 웨어러블 기술을 통해 장착하죠. 세부적으로는 컴퓨팅 환경을 분산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더 빠른 네트워크를 위한 5세대 이동 통신(5G) 기술 등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유비쿼터스와 앰비언트 컴퓨팅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유비쿼터스는 주변에 설치된 특정 기기들이 핵심이 되어야 하는 개념이라면, 앰비언트 컴퓨팅은 사용자가 기기를 인식하지 않더라도 디지털 행위를 행할 수 있는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유비쿼터스에서 뻗어 나온 사라지는 컴퓨팅(Disappear Computing)과 AmI가 결합하여 확장한 개념으로 발전 중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앰비언트 컴퓨팅의 예시와 목적은?


모스버그는 앰비언트 컴퓨팅의 중요한 예로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인 '에코(Echo)'를 들었습니다. 그는 '에코는 2010년 아이패드 이후 가장 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발전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많이 알려진 것처럼 에코를 보조하는 지능형 가상 비서 소프트웨어인 '알렉사(Alexa)'는 다양한 기기에 탑재되고 있으며, 최근 아마존의 발표에 따르면 알렉사 탑재 기기의 누적 판매량이 1억 대를 넘었습니다.


이러한 알렉사 탑재 기기들은 하나의 개체로만 작동하지 않습니다. 각 기기는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알렉사와 연동하며, 단일화한 음성 인식 인터페이스로 작동합니다.


예컨대, 과거의 지능형 세탁기는 많은 기능을 가졌더라도 개별화한 버튼이나 터치 인터페이스를 가졌고, 실행하려면 컴퓨팅 대상인 세탁기에 사용자가 도달해야 합니다. 또는 스마트폰과 연결하더라도 다른 기기와 함께 사용했을 때 기기의 역할이 각기 다르므로 획일적인 인터페이스로 조작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거나 스마트폰의 스크린을 들여다봐야만 상호작용할 수 있었죠.


최근 음성 인터페이스를 탑재한 세탁기는 양손을 사용하여 부엌에서 요리 중이더라도 마이크와 스피커에 접근할 수 있다면 세탁 단계를 음성으로 상호작용하고, 동작을 변경하는 등 조작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원격 조작과는 다릅니다. 떨어진 것을 조작하는 게 아닌 세탁기가 있는 다용도실과 부엌은 하나의 네트워크와 음성 인터페이스로 연결되어 있고, 더 강력한 지능형 기능을 위한 센서도 탑재됩니다. 지저분한 옷을 감지해서 자동으로 문을 열어주거나 계단에서 떨어뜨린 양말을 추적하여 알려주는 등 말이죠.


떨어뜨린 양말은 세탁기가 감지하면 음성 인터페이스를 통해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공간 전체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하나의 컴퓨터인 셈인데, 이를 집이라면 스마트홈으로 부르지만, 넓은 카테고리로 앰비언트 컴퓨팅의 범위에 넣을 수 있는 것입니다.


l 아마존 에코 & 알렉사 (출처: https://amzn.to/2FurPNi)


당연히 스마트홈이 전부는 아닙니다. 월마트는 작년 10월, 미국 텍사스에 점원이 없는 매장인 '샘스 클럽 나우(Sam 's Club Now)'를 열었습니다. 회원 전용 매장인 샘스 클럽에 디지털 기술을 추가하여 사용자가 장바구니에 상품을 추가하면 스캔하고, 매장을 나설 때 직원이 구매를 완료하면 최종 결제가 이뤄집니다. 상품을 짚을 때마다 셀프 체크 아웃을 지속하는 거죠.


월마트는 향후 스캔 항목을 자동으로 업데이트하는 기능, 구매할 상품을 찾도록 돕는 지능형 지도, 경로를 찾게 하는 AR 경험 등 기술을 샘스 클럽 나우에 추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진열한 상품의 가격을 곧장 업데이트하는 전자 라벨과 재고 관리를 위해 700대 이상의 카메라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자동화 매장'이겠으나 과거 점원이 선반의 재고를 확인하여 채워 넣거나 재고가 부족하여 다른 상품을 진열할 때 가격을 수정한 과정이 카메라와 센서가 해결하는, 매장이 유기적인 컴퓨팅 환경으로 연결된 공간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그곳에서 고객들은 새로운 매장 경험을 학습하되 컴퓨터를 직접 조작하지 않음에도 앰비언트 컴퓨팅에 계속 노출된 상태로 상품을 구매하게 되는 거죠. 스마트폰이나 기타 웨어러블 기기가 매개체는 되겠지만, 주변 환경에 분산한 다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만 구축되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기존 컴퓨팅과는 확연히 다른 경험을 제시할 겁니다.


l 샘스 클럽 나우 (출처: Sam’s Club)


그러나 앰비언트 컴퓨팅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모스버그는 에코를 예로 들긴 했으나 '초기 인터넷은 PC라고 불리는 플라스틱 덩어리가 수행한 활동이었고, 현재는 스마트폰과 같은 별개 장치를 사용하며, 에코를 통해서 몇 가지 기기를 불러낼 수는 있지만, 여전히 에코라는 장치가 존재하고, 기기를 불러낼 마법의 단어를 기억해야 한다.'라면서 '아직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전지전능한 컴퓨터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즉, 앰비언트 컴퓨팅의 궁극적인 목적은 컴퓨팅이 사라지고, 보이지 않으며, 상호작용을 따로 느끼지 않더라도 실행되는 환경, 그것을 컴퓨터라고 부를 수 있는 지점입니다. 마치 공기처럼 말이죠.



지금처럼 스마트폰이나 에코 등의 장치로 앰비언트 컴퓨팅의 목적에 도달하는 시기는 10년 동안 이어질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예상합니다. 그리고 앰비언트 컴퓨팅이 안착하여 경험이 완전히 변하는 시기는 20년 후가 되리라는 전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의 감지와 경계를 특정 기기의 등장이 아닌 앰비언트 컴퓨팅 모델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안목이 앞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앰비언트 컴퓨팅이라는 용어가 허상이라는 것, 다른 기술 용어처럼 남용되어 마케팅 용어로 사용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다만, 용어에 함축한 목적과 방향까지 변화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기술 업체들은 오래된 개념인 앰비언트 컴퓨팅에 마침내 집중하기 시작했으며, 5년 전 에코가 처음 등장했을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나아가리라 봅니다.


글 l 맥갤러리 l IT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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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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