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nsight

산업 시장 속의 AR 안경

2019. 1. 2. 09:30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AR)이 스마트폰의 다음으로 지목되면서 AR을 실현할 안경형 AR 헤드셋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기업이 경량화한 개인 소비자용 AR 헤드셋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2020년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다만, 현재 와닿지 않고, 실제 시장에 출시되었을 때 고려할 사항이 예상과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관심이 다소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AR 안경(AR Glasses)은 이미 산업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산업 시장에서의 시도가 있기에 개인 소비자용 AR 안경을 기대할 수 있죠.


l 구글 글래스 by AGCO (출처: AGCO)


2015년, 구글은 AR 안경의 선구적 제품인 구글 글래스(Google Glass)의 개발을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2년 후 '구글 글래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Google Glass Enterprise Edition)'을 출시하면서 기업 시장을 겨냥하기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DHL, 폭스바겐 등 기업을 대상으로 구글 글래스를 개선했고, 실질적인 효율 데이터를 얻은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글로벌 물류 운송 업체인 DHL은 물류 처리에 구글 글래스를 사용합니다. 착용한 구글 글래스로 물건을 스캔하여 지침대로 물류를 분류하거나 옮기고, 지침에 따라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핸드형 스캐너를 사용했지만, 구글 글래스로 양손이 자유로워지면서 더 정확하고 빠르게 업무를 진행하게 된 거죠.


농기계 제조 업체인 AGCO는 구글 글래스를 제조에 활용합니다. 농기계 제조에는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작업 동안 구글 글래스가 AR로 조립 순서나 지침을 알려줍니다. AGCO에 따르면, 구글 글래스 도입 이후 제품 조립 시간이 25%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l 구글 글래스 by DHL (출처: DHL)


지난 10월, 코니카 미놀타(Konica Minolta)도 공장의 조립 라인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AR 안경인 'AIRe Lens(에어e 렌즈)'를 출시했습니다. 에어e 렌즈는 제스처와 버튼으로 제어할 수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R 헤드셋으로 착용자에게 조립에 대한 기술 정보와 지침을 제공합니다. 조리, 유지 보수, 품질 확인 작업에서 정보를 단계별로 안내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에어e 렌즈는 코니카 미놀타의 파트너사인 지맨스 브르노(Siemens Brno)를 통해 시험적으로 사용되었고, 공장은 조립 시간을 42%나 단축했으며, 감독자가 조립 과정에 관여할 필요성이 무려 89%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니카 미놀타는 에어e 렌즈의 도입 결과가 우수한 이유는 눈의 피로감을 줄이고, 가벼우면서 높은 투명성으로 정보 전달에 최적화한 렌즈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위의 사례들로 알 수 있는 건 AR 안경의 역할이 지속적인 정보 제공과 양손을 자유롭게 한다는 겁니다. 이는 AR 기술보다는 안경이라는 형태에 좀 더 기댄 거로 해석할 수 있죠. 즉, AR 기술보다는 입는 컴퓨터인 웨어러블 경험이 더 중요하게 반영되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AR 안경도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제조 업체인 테슬라는 2016년부터 구글 글래스를 전기차 조립 공장에서 사용합니다. 여느 제조 업체처럼 조립 순서를 알려주고, 지침을 전달하여 직원이 처리할 수 있게 하는 데에 중점을 두어서 실험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최근 테슬라는 AR 안경을 공장에서 사용할 지금보다 훨씬 구체적인 시스템에 관한 특허를 취득했습니다.


특허 내용에 따르면, 현재 스마트폰의 AR 카메라와 같은 추적 센서를 포함하며, 외형은 보안경 형태일 가능성이 큽니다. AR 안경의 핵심은 '오버레이(Overlay)'입니다.


특정 부품을 바라보면 어떤 부품인지 식별하고, 부품을 조립할 위치를 결정합니다. 그리고 부품의 재원과 용접을 해야 하는지, 접착제를 사용해야 하는지 등 조립 방법에 관한 데이터를 오버레이로 노출합니다. 예컨대 용접이 필요하면 용접의 수행 순서, 용접 유형, 오차 범위, 용접이 제대로 진행되었는지 등 모든 과정과 데이터의 오버레이로 실수를 줄이고, 조립 시간을 단축하는 거죠.


l 테슬라 AR 생산 시스템 (출처: https://bit.ly/2EPdV8U)


해당 기술은 단순히 AR 요소를 화면에 띄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최근 스마트폰에 도입되고 있는 것처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물체와 동작을 추적하며, AR 요소를 더욱 정밀하게 현실 세계에 나타나게 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이 보강된 것입니다.


인식 기술의 수준에 따라 조립을 완료한 부품도 추적할 수 있으며, 단계마다 필요한 부품이 모두 정확한 위치에 조립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겠죠. 조립 단계에서의 실시간 검수만 아니라 최종 검사에서 추적한 부품의 데이터를 토대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차체가 부품을 가리더라도 AR 요소로 해당 부품이 정확히 장착되었는지 추적한 결과를 보여줄 겁니다.


개인 소비자용 AR 안경의 출시가 쉽지 않은 건 경량화한 안경 프레임에 컴퓨터 비전 기술을 위한 센서를 모두 탑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AR 성능이나 배터리 시간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테슬라가 제시한 보안경 형태라면 얇은 형태의 구글 글래스보다 더 많은 카메라와 센서를 탑재할 수 있고, 용접 등 공정에 보안경이 필요한 만큼 AR 기술을 더함으로써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실용적이면서 고도화한 AR 안경에 먼저 다가갈 것입니다.


사실 AR이 산업 시장에 도입된 건 꽤 오래된 일입니다. 프랑스의 항공기 제조 업체인 에어버스는 품질 관리 향상을 위해서 2011년부터 AR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디지털 오버레이는 수리 또는 교체가 필요한 결함 부품을 식별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단지 당시 도입한 AR 기술은 AR 안경을 착용하는 방식은 아니었죠.


AR 안경의 발전으로 웨어러블의 장점인 핸즈프리(Hands-Free)와 충분히 시험 된 컴퓨터 비전, AR 오버레이 기술이 융합하면서 고급 산업 환경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런 동향은 제조 분야뿐만 아니라 물류, 의료, 소매 산업 등 여러 분야에 전반적으로 퍼지리라 예상합니다.


지난해, 어도비는 MS의 홀로렌즈(HoloLens)를 이용해 소매점에서의 AR 활용 데모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Adobe Marketing Cloud)와 어도비 애널리틱스(Adobe Analytics) 등 데이터를 사용하여 고객이 매장에서 많이 머문 곳, 이동 경로 등 정보를 오버레이로 전달합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확장하면 진열된 상품에 대한 색상, 크기, 재고를 직원이 그 자리에서 AR로 파악하여 고객에게 전달하거나 빈자리에 진열할 상품의 재고 파악이나 똑같은 제품이 없다면 자리를 대체할 제품을 알려주는 등 응용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물류 데이터와 진열 위치 데이터, 그리고 데이터를 전달할 시각화 인터페이스가 AR로 통합되어야 합니다.


l 어도비 AR 소매 시스템 (출처: 어도비)


개인 데이터 관리 플랫폼 업체인 PORT.im의 설립자이자 CEO인 줄리안 손더스(Julian Saunders)는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정확한 데이터는 AR을 뒷받침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AR은 시각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AR을 산업에 도입하는 핵심은 데이터라는 거죠.


손더스는 '산업 AR은 데이터 관리 시스템의 개발과 데이터 과학 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주장은 테슬라의 AR 안경 특허와 어도비의 소매 산업 데모를 통해서 긍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AR 안경의 초기 문제 중 하나는 바로 '가격'입니다.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AR 안경 하나당 평균 2,000달러를 지출합니다. 그리고 직원들이 AR 안경 사용에 익숙해지도록 교육하는 비용이 필요하며, AR을 적용하더라도 모든 업무에 효율적인지 파악할 시간도 요구됩니다.


지난 5월, 독일 자동차 제조사 포르쉐는 자동차 수리에 AR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189명의 미국 포르쉐 딜러에게 AR 안경을 지급하고, AR 안경을 착용하면 애틀랜타의 미국 본사에 있는 포르쉐 전문가와 연결되어 수리에 대해 의논할 수 있습니다. 수십 년 된 자동차에 대해서는 딜러가 특성을 파악하지 못할 수 있기에 기술자가 문제에 대해 원격으로 파악하여 지원하는 것입니다.


포르쉐에 따르면, 70년 역사 동안 제조한 자동차의 70%가 여전히 도로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수리를 위해서 딜러를 찾게 하는 건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당 시스템이 발전해 모든 부품 데이터를 AR와 통합할 수 있다면, 제조한 지 오래된 자동차의 수리 지원도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겠죠.


그러나 비용 문제로 매달 발생하는 수백 건의 수리 요청 중 일부만 AR 안경을 사용한다고 포르쉐는 밝혔습니다. 복잡하거나 특이한 케이스가 발생해서 AR 안경이 보조해야 하는 경우에만 사용되는 것입니다.



포르쉐는 내년에도 AR 안경 보급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지만, AR 안경이 비용 문제에서 벗어나려면 기기가 저렴해지는 것과 함께 AR 시스템의 효율을 파악하는 것, 손더스가 말한 것처럼 데이터 관리 시스템의 개발을 통해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방법도 고려해야 합니다.


산업 시장에서의 AR 안경은 개인 소비자용 AR 기기보다 빠르게 발전할 것입니다. 또한, 비용 절감을 위한 시스템의 개발로 다른 양상을 보일 거로 예상합니다. 수년 안에 AR 안경은 산업 현장에서 스마트폰처럼 익숙한 장비로 사용될 겁니다.


글 l 맥갤러리 l IT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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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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