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nsight

소매업의 종말을 뛰어넘을 리테일 테크와 동향

2018.12.17 09:30

어도비 애널리스틱(Adobe Analytics)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첫 월요일에 디지털 할인이 발생하는 사이버 먼데이 기간의 2018년 전자상거래 매출이 79억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7% 증가한 것입니다. 반면,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이틀 동안 오프라인 소매점을 찾은 소비자는 1% 줄었습니다.


l 알리바바 무인 소매점 (출처: 알리바바)


다양한 제품을 움직이지 않고 고를 수 있으면서 문 앞까지 배송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진 것으로 오프라인 소매 시장이 축소되는 현상은 수년째 지속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소매점들은 매년 해결 방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추세를 꺾는 건 매우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소매점의 장점은 여전히 있습니다.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것, 소매점에서의 경험이 디지털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에 브랜드 영향을 끼친다는 것 등 디지털에서 해결할 수 없는 소비 욕구를 충족하기 때문입니다.


단지 디지털 시장도 오프라인의 경험을 디지털로 옮기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세계적인 선글라스 브랜드인 레이밴은 증강현실(AR)로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아도 제품을 착용할 수 있는 가상의 선글라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자사 가상 비서인 알렉사(Alexa)를 탑재하여 옷 입는 방식을 점검하고, 체형과 유행에 걸맞은 옷을 추천하는 거치형 기기인 '에코 룩(Echo Look)'을 올해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오프라인 경험을 디지털로 이행하여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줄이고, 다양한 상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판매를 촉진하는 거죠.


l 에코 룩 (출처: 아마존)


반면, 오프라인 매장은 디지털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이행하기 쉽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이나 PC로 제자리에서 해결하는 전자상거래와 달리 소비자가 매장으로의 방문을 선행해야만 합니다. 행위 자체를 없앨 수 없으므로 오프라인 소매점이 선택한 건 디지털에서 해결할 수 없는 소비 욕구를 더 강화하고, 경험을 바꾸는 것에 있습니다.


먼저 오프라인 소매점은 '무인화'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인건비를 줄인다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핵심이 아닙니다. 디지털 시장은 소비자가 빠르게 물건을 선택하고, 결제하게 하기 위해서 간소화하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왔습니다. 오늘날 전자상거래는 정보를 입력할 시간이 단축되었으며, 빠른 취소와 환불 등 고객이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하는 데에 중점을 둡니다.


오프라인 소매점은 전통적으로 고객과 직원의 소통이 중요했습니다. 과거에는 소통이 판매 영역의 하나였기에 직원은 소통으로 고객의 구매를 촉진할 필요가 있었죠. 현재 소비자들은 소매점보다 디지털을 통해 상품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얻습니다. 직원이 권유하지 않더라도 이미 충분한 정보를 습득한 상황에서 경험만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한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직원의 역할이 줄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소비가 전자상거래와 비교하여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이 되려면 더 빠른 상품 선택과 결제가 이뤄질 수 있게끔 변화해야 합니다.


무인화는 고객과 직원의 소통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고객이 매장에서 발생하는 경험만으로 상품을 구매하게 하는 데에 의미가 있습니다. 예컨대, 계산원 없는 식료품점인 아마존의 '아마존 고(Amazon Go)'는 컴퓨터 비전, IoT 기술을 결합하여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는 행위만으로 쇼핑할 수 있게 단축했습니다. 결제하고자 줄을 서거나 기다리는 경험을 제거하고,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경험을 극대화한 것입니다.


또한, 과거의 고객 추적은 직원, 재고, 판매 등 수집한 데이터의 분석으로 이뤄졌으나 컴퓨터 비전과 IoT 기술은 고객을 실시간으로 추적하여 참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매장의 상호작용의 소비자와 상품 사이로 국한하여 오프라인 쇼핑을 간소화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향을 확대한 소매 모델이 '판매하지 않는 매장'입니다.


l 아마존 고 (출처: 아마존 고)


판매 측면에서 오프라인 소매 부서와 온라인 판매 부서는 경쟁 관계입니다. 온라인 판매량이 늘면 그만큼 오프라인 판매량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의 화장품 유통 업체인 세포라는 지난해 10월에 두 판매 부서를 통합했습니다. 그리고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고객의 오프라인 및 온라인 행동 추적하여 고객이 어느 쪽에서도 충성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고객이 매장에 방문하면 프로필이 직원에게 전송됩니다. 고객에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거나 화장법을 알려줄 수 있고, AR 도구로 화장을 가상으로 시도하게 한 후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향후 온라인에서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세포라의 판매 부서는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실적이 통합되므로 고객이 지속해서 브랜드를 구매할 방법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꼭 상품을 판매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밀킷 업체인 블루 에이프런은 지난 5월부터 여러 종류의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블루 에이프런의 사업 모델은 구독한 고객에 일정 기간마다 밀킷을 배달하는 것입니다. 소비자는 매번 새로운 조리법의 밀킷을 받을 수 있고, 충성도가 높을수록 장기적으로 구독할 가능성이 큽니다. 블루 에이프런은 팝업스토어에서 밀킷을 판매하는 대신에 샘 카스(Sam Kass), 마르코 캐노라(Marco Canora) 등 지역의 유명 요리사들과 함께 하는 요리 수업을 제공하고, 모든 수업료는 식량 구호 단체인 시티 하베스트(City Harvest)에 기부합니다.


블루 에이프런은 서비스 지역을 추가할 때마다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선호하는 맛이 있고, 특정 지역에서 성공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팝업스토어는 지역에 맞는 취향과 조립법을 파악할 기회이면서 밀킷을 소비자에게 소개할 수 있습니다. 블루 에이프런의 밀킷은 코스트코 등에서 개별 구매도 할 수 있지만, 구독 모델이 핵심이므로 구독자 확보가 중요합니다.


l 블루 에이프런 팝업 스토어 (출처: https://www.businesswire.com/)


현재 미국에는 배달되는 수천 개의 구독 박스가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맥킨지 & 컴퍼니(McKinsey & Company)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15%가 2017년에 구독 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고, 2010년에 5,700만 달러였던 전체 매출이 2016년에는 26억 달러까지 성장했습니다.


대부분 상품을 고르거나 결제하는 등 행위를 하지 않고도 정기적으로 상품이 배달되는 형태라서 구독자를 확보하고 유지하려면 상품을 고르는 행위까지 제거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를 고도화하기 위해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 매장을 열고, 실질적인 이익은 구독 모델의 전환으로 얻는 것입니다.


이는 오프라인 소매점이 소비자의 쇼핑 시간을 단축하거나 행위를 제거하는 쪽으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매장에서 판매하더라도 고객을 실시간으로 추적하여 단계를 간략화함으로써 비용 절감과 오프라인만의 경험 확대라는 두 가지 핵심이 동향을 이끌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스타트업인 리테일넥스트(RetailNext)는 '오로라 v2(Aurora v2)'라는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오로라 v2는 올인원 IoT 센서로 IoT,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을 통합했습니다. 사업자는 오로라 v2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구매자의 행동을 추적하고, 경로를 이해함으로써 비즈니스를 개선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큰 규모의 대형 매장이 아닌 작은 규모의 소매점에서도 최신 리테일 기술을 도입할 수 있죠.


l 오로라 v2 (출처: https://retailnext.net/en/home/)


그렇다고 해서 IoT 센서가 오프라인 소매점의 매출을 늘리는 데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닙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오프라인 소매점에 방문하는 소비자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리테일넥스트의 보고서에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는 5~9% 줄어든 거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도 리테일넥스트가 오프라인 소매점을 개선하려는 이유, 기회로 삼고 있는 건 줄어든 소비자를 기술이 대체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마련할 수 있고, 소비자만 아니라 직원 관리 등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방지하여 매장의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오로라 v2로 수집한 데이터가 오프라인 소매점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전자상거래 시장에 견줄 방법을 마련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겠죠.


이렇듯 오프라인 소매점들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리테일 기술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파괴하는 판매 전략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미국 대형 백화점 체인인 시어스가 파산 절차에 들어갔고, 올해에만 35개의 대형 소매 업체가 파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두고 ‘소매업의 종말(Retail Apocalypse)’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리테일 기술의 도입으로 쇄신하는 소매 업체들도 있으며, 아마존 고는 2021년까지 3,000여 개로 매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자상거래에 밀린 오프라인 소매 시장이 생존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리테일 기술과 동향에 달렸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소매점을 기대할 차례입니다.


글 l 맥갤러리 l IT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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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jfdys.tistory.com BlogIcon 겜맨 2018.12.18 07: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인매장은 너무 위험하지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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