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nsight

농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로봇 기술

2018.12.13 09:30

전 세계적으로 농업과 첨단 테크놀로지가 결합한 ‘애그리테크(AgriTech)’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와 고정밀 센서 기술에 기반한 인공지능 로봇 기술이 속속 개발되면서 농작물의 생육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병충해, 기후 변화 등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농업용 로봇의 도입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각국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급증하면서 농업의 로봇 자동화는 인류가 직면한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농업 분야에 어떤 기술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농장에서 트랙터를 몰아내자!


영국의 농업용 로봇 스타트업 ‘스몰 로봇 컴퍼니(Small Robot Company)’가 제시하는 비전입니다. 스몰 로봇 컴퍼니는 대형 농업용 기계인 트랙터나 콤바인이 농장을 휘젓고 다니면서 화학 비료나 제초제를 무차별적으로 뿌려대는 것이 더 이상 농업의 미래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트랙터나 콤바인 등으로 상징되는 대규모 영농 방식이 토양의 황폐화를 부채질하고 온실가스도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영농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죠. 게다가 대형 농기계는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농민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전 세계 곳곳의 농민들이 지난 수십 년간 이 같은 대형 농기계들에 의존해 대규모 영농을 하고 있지만 토양의 황폐화는 심해지고 비용 대비 산출량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스몰 로봇 컴퍼니는 이 같은 비효율적인 농업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트랙터와 같은 대형의 농기계들을 지양하고 소형의 농업용 로봇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농업을 혁신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스몰 로봇 컴퍼니는 무게 250kg의 로봇 플랫폼인 ‘잭(Jack)’을 기반으로 ‘딕(Dick)’, ‘해리(Harry)’, ‘톰(Tom)’ 등 3종의 농업용 로봇 시제품을 출시, 상용화를 준비 중입니다. 딕은 잡초를 찾아내고  전기나 레이저를 이용해 제거하거나 직접 제초제를 뿌릴 수 있는 소형의 농업용 로봇입니다. 딕 보다 큰 몸집을 갖고 있는 길이 3미터의  로봇인 해리는 중심 부분에 드릴 장치를 갖추고 있어 땅을 적당한 깊이로 파고 씨를 뿌리는 일을 합니다.


l 스몰 로봇 컴퍼니의 농업용 로봇 ‘해리’ (출처: 스몰 로봇 컴퍼니)


무게 5kg의 소형 모니터링 로봇인 톰은 카메라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토양과 농작물에 관한 이미지 데이터 수집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수집된 이미지 데이터는 인공지능 시스템인 ‘윌마(Wilma)‘의 학습 데이터로 활용되는데 병충해, 농작물 생육 정도를 분석해 농부에게 제공합니다.


l 스몰 로봇 컴퍼니의 모니터링 로봇 톰 (출처: 스몰 로봇 컴퍼니)


스몰 로봇 컴퍼니는 농업용 로봇을 농부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매월 일정액의 사용료를 받고 임대하는 ‘서비스로서의 농업(Farming as a Service:FaaS)’을 비즈니스 모델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IT 분야에서 비교적 활성화되어 있는 가입자 기반(subscription fee base)의 서비스를 농업 분야에도 활성화하겠다는 목표인 것이죠. 스몰 로봇 컴퍼니는 이 같은 혁신을 통해 화학비료와 온실가스의 95%, 농사 비용의 60% 줄일 수 있고 매출을 최대 40%까지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도심 내 로봇 농장


구글 엔지니어 출신이 공동 설립한  농업용 로봇 스타트업 ‘아이언 옥스(Iron Ox)’는 도심 내 로봇 농장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의 일환으로 10월 샌프란시스코 인근 샌 카를로스(San Carlos)에 처음으로 로봇 농장을 오픈했습니다. 야외가 아니라 건물 안에 조성된 이 농장은 얼핏 보면 식물공장처럼 보이지만 로봇으로 운영되는 자동화 농장입니다. 사람의 손이 전혀 필요 없는 완전 자율 로봇 농장을 꿈꾸고 있지만 아직 씨 뿌리기, 작물 포장 작업 등은 노동력에 의존합니다.


아이언 옥스는 신선한 채소와 농작물을 소비자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재배해 공급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농작물 생산지와 유통 매장이 평균 2,000마일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현재 미국 농부의 평균 연령이 55세라는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농업 종사자들의 고령화 추세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아이언 옥스는 도심 내에 로봇 농장을 구축하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이언 옥스의 로봇 농장에는 2종류의 로봇이 존재합니다. 자동차 정도의 크기인 이동형 로봇 ‘앵거스(Angus)’는 생육 과정에 있는 다양한 농작물을 모아 놓은 트레이(tray)를 싣고 이동합니다. 앵거스가 작물을 가져오면 유니버설 로봇의 로봇 팔이 작물의 종류와 생육 정도에 따라 옮겨 심는 작업을 수행합니다.


l 아이언 옥스의 이동형 로봇인 ‘앵거스’는 작물이 자라고 있는 트레이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출처: 아이온 옥스)


각각의 작물은 수경재배 방식으로 키워지며 ‘더 브레인(The brain)’이라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통해 작물의 영양 상태와 병충해 가능성 등을 집중 분석합니다. 아이언 옥스의 로봇 농장에선 일반 야외 농장보다 훨씬 많은 작물의 생산이 가능합니다. 1에이커의 실내 공간에서 30에이커 규모의 야외 농장과 비슷한 수확량을 거둘 수 있다고 합니다. 아이언 옥스는 야외 농장보다는 실내 농장이 미래 농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l 유니버설 로봇의 로봇 팔에는 비전 시스템과 작물을 잡을 수 있는 그리퍼가 장착되어 있다. 

(출처: 아이언 옥스)


주변 환경에 관한 맵을 만들고, 농작물을 자동으로 심고 수확할 수 있는 자율주행 트랙터에 관한 연구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l 케이스 IH의 무인 트랙터 (출처: 케이스 IH)


미국의 농업용 기계 제조업체인 ‘케이스(Case) IH’는 자율주행 트랙터 콘셉트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운전석이 없는 이 무인 트랙터는 레이더, 라이더, 영상 카메라, GPS 등을 탑재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장애물을 회피할 수 있으며 컴퓨터와 태블릿 등 장비를 이용해 경로 지정 및 원격 제어가 가능합니다.


일찍이 자율주행 트랙터 개발에 나선 일본은 농림수산성의 지원을 받아 홋카이도를 중심으로 무인 트랙터에 관한 실증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업용 기계 업체인 쿠보다 등 대기업들이 실증 실험에 참여하고 있는데 그동안 유인 트랙터가 무인 트랙터를 제어하는 방식을 주로 테스트했지만 앞으로는 완전 자율 주행이 가능한 트랙터의 개발 및 테스트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트랙터 외에도 이앙기, 콤바인, 제초 로봇 등의 무인화도 서두르고 있습니다.


l 독일 보쉬 그룹의 로봇 자회사인 딥필드 로보틱스가 개발한 다목적 농업용 로봇 ‘보니롭(BoniRob)’

(출처: 딥필드 로보틱스)


세계 각국의 농업용 로봇 업체들은 다목적 농업용 로봇 개발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습니다. 독일 보쉬 그룹 산하 로봇 자회사인 딥필드 로보틱스(DeepField Robotics), 프랑스 나이오 테크놀로지스(Naïo Technologies), 캐나다의 닷 테크놀로지(Dot Technology)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 농업용 로봇 기업들은 잡초 제거, 씨 뿌리기, 수확 등 여러 목적에 활용할 수 있는 농업용 로봇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딥필드 로보틱스가 개발한 농업용 로봇 ‘보니롭(BoniRob)’은 잡초 인식용 카메라, 잡초 제거 도구, GPS 등을 탑재하고 있어 땅밑 3cm 이내에 위치해 있는 잡초를 인식해 제거해줍니다. 딥필드 로보틱스는 보니롭을 기본 플랫폼으로 여러 농작업용 모듈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씨 뿌리기 모듈을 장착하면 씨 뿌리기 로봇으로 변하고, 수확용 모듈을 장착하면 수확용 로봇으로 변신하는 것이죠. 캐나다 닷 테크놀로지는 디젤 엔진으로 작동하는 자율주행 로봇인 ‘닷 파워 플랫폼’을 개발했는데 작업에 맞게 다른 유닛을 결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로봇 플랫폼은 주변 환경을 스스로 매핑하고 자율 이동이 가능합니다.


l 캐나다 닷 테크놀로지의 다목적 농업용 로봇 ‘닷 파워 플랫폼’ (출처: 닷 테크놀로지)


 우리나라 농업용 로봇 개발과 다른 나라의 향후 계획은?


우리나라에서도 다목적 농업용 로봇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안동시와 공동으로 밭•농업 로봇실증센터를 구축하고 밭작물 재배에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지능형 농작업 플랫폼(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전주기 농작업이 가능한 작업 모듈 6종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l 로봇융합연구원은 농업용 로봇 플랫폼인 팜봇과 6종의 작업 모듈을 개발할 계획이다.

(출처: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로봇 과학자들은 농업용 로봇이 농업을 혁신하기 위해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테크놀로지와의 융합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농작물의 생육 정도, 기후의 변화, 토양의 비옥도, 병충해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야만 과학적이고 지속 가능한 영농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팀이 개발한 데이터 수집용 농업용 로봇 ‘테라센티아(TerraSentia)’는 이런 목적에 부합합니다. 이 로봇은 농작물 사이를 자율 주행하면서 센서와 카메라를 이용해 농작물의 상태를 측정하고 실시간으로 농장 경영자의 전화나 노트북으로 전송해줍니다.


로봇과 함께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과 태블릿을 이용해 농부는 가상 환경에서 로봇을 제어할 수 있으며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농작물의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작물의 생육 상태를 인지할 수 있습니다.  일리노이대 연구팀은 ‘어쓰센스(EarthSense)’라는 로봇 스타트업을 설립해 이 로봇의 보급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l 어쓰센스의 농업 데이터 수집 로봇 ‘테라센티아’ (출처: 어쓰센스)


그리스 스타트업인 ‘오그멘타(Augmenta)’는 농업 분야의 IoT와 자동화 관련 솔루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기존의 농업용 트랙터에 설치할 수 있는 이미지 스캐너를 개발했습니다. 이 스캐너는 트랙터가 이동하는 곳을 4K 비디오로 촬영한 후 전용 소프트웨어로 분석해 언제, 어느 곳에 비료를 뿌려야 하는지를 실시간으로 알려줍니다.


l 오그멘타는 트랙터에 장착할 수 있는 4K 지원 스캐너를 개발했다. (출처: 오그멘타)


이 밖에도 과일 수확 로봇, 드론과 군집 로봇을 이용한 농업 등 다양한 기술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l 영국 하퍼 아담스 대학의 ‘핸즈프리 헥타르’ 프로젝트 (출처: Hands Free Hectare HFH)


유럽에서 추진되고 있는 가든용 로봇 개발 프로젝트인 ‘트림봇 2020(TrimBot 2020)’, 군집 드론을 활용한 잡초 제거 로봇 프로젝트인 EU의 ‘SAGA(Swarm Robotics for Agricultural Applications)’, 영국 하퍼 아담스 대학이 추진 중인 ‘핸즈프리 헥타르(HandsFree Hectare)’ 등도 미래의 농업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 농업용 로봇 기술들이 인류의 미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뿌리내릴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글 l 장길수 l 로봇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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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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