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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이 극장으로 들어가다

2018.11.28 09:30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은 주목받는 기술로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과 달리 시야에 현실의 객체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구분을 없애는 하이퍼 리얼리티(Hyper reality) 관점으로는 공연 등에 활용하기에 VR이 더 적합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모든 객체를 가상 객체로 꾸밀 수 있기에 현실 세계와의 경계를 인지할 여지를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탓에 VR 콘텐츠를 상영하는 VR 극장이 늘어나는 동안 광고가 극장에서 AR의 주요 역할이었습니다.


디즈니는 곧 개봉할 애니메이션인 주먹왕 랄프의 속편을 홍보하기 위한 AR 게임을 극장에 도입했습니다. 게임은 예고편의 내용을 옮겨놓은 것으로 극장에 20분 일찍 도착해야 하며, 모바일 앱을 내려받은 고객은 미국 전역의 1,700여 개 극장에서 영화 시작 전에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l 극장 AR 게임 

(출처: https://martechtoday.com/national-cinemedia-offers-first-in-theater-ar-game-for-a-movie-227362)


디즈니 시네마 파트너즈 부사장인 데이비드 지덴(David Sieden)은 'AR은 영화 개봉 전에 관객을 흥분시킬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영화 내용을 직접 드러내는 동영상 예고편과 달리 AR 게임은 영화의 배경이나 캐릭터의 설정을 전달함으로써 영화를 봤을 때 관객이 어떤 인상을 받을 수 있는지 간접적으로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공포 영화의 배경과 분위기를 보여줌으로써 관객은 영화가 관람하기에 적합한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관객이 영화를 보기 전에 극장에 도달하게 할 방법이라는 점에서 OTT(Over The Top)  서비스로 극장 방문이 줄어든 시점에 유용한 마케팅 전략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영화는 스마트폰 화면이 아닌 극장의 스크린으로 보게 되죠. 극장만의 경험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건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결합해야 하는 AR의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스크린이 없다면 AR을 결합할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AR 기술은 연극에서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l 극장 AR 게임 (출처: https://www.noovie.com/arcade)


런던 국립 극장(The National Theatre; NT)은 액센츄어(Accenture)와 제휴하여 엡손의 AR 안경인 모베리오 BT-350(Moverio BT-350)을 이용한 AR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안경을 착용하면 연극의 대사나 진행 상황이 자막으로 나타납니다. 착용자는 공연 시작 전에 자막의 크기나 색상, 위치를 직접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 AR 시스템은 청각 장애인을 위한 것으로 무대 옆 스크린에 청각 장애인용 자막 스크린이 존재하지만, 자막을 보기 위해서 지정된 좌석에 앉거나 자막을 보고자 무대에서 시선을 돌려야 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영국에는 1,100만 명의 청각 장애인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AR 기술을 사용하면 청각 장애인은 작은 규모의 자막 공연 대신 어떤 공연이든 좋아하는 자리에서 편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l AR 자막 시스템 (출처: Smart Caption Glasses 홈페이지)


연극의 특성상 영화와 달리 항상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며, 대본에 쓰인 내용이 그대로 무대에 반영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NT는 리허설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소프트웨어에 포함하고, 공연을 진행하는 동안 사람이 직접 모니터링하여 걸맞은 자막을 노출하도록 지원합니다.


목표는 자막과 설명이 전체 공연에서 97%의 정확도를 달성하는 것으로 현재도 높은 정확도를 보입니다. 이로써 NT는 더 많은 청각 장애인을 새로운 관객으로 맞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텔아브비에 본사를 둔 AR 기술 회사인 'AR 쇼(AR Show)는 모바일 AR을 공연에 활용할 방법을 개발합니다. 공연 중 나타나는 변화, 갑작스러운 배경의 전환이나 날씨 효과 등 장면을 AR로 대체하는 것으로 몰입감을 더하고, 공연 질을 향상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예컨대, 어린 나무를 거목으로 만들거나 마른하늘에 번개가 치는 효과를 AR로 구현하는 거죠.


AR 쇼의 시스템은 관객들의 AR 헤드셋과 극장의 음향 시스템, 조명, 프로젝터 등 시각적인 것 외 공연에 간섭하는 많은 요소를 통합합니다. 그리고 무대 관리자가 공연이 AR 요소와 원활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합니다. 솔루션은 아주 간단하기 때문에 무대 관리자는 특별한 기술적 지식이 있지 않더라도 쉽게 조작할 수 있습니다.


l AR 연극 공연 (출처: http://www.arshowpro.com/)


현재 AR 쇼의 기술은 어린이 공연에 집중합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했을 때 흥미로운 AR 효과는 큰 호응을 유도할 수 있으며, 헤드셋을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에서 나타나는 불평, 공연 전체를 AR로 전환할 수 없다는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인을 위한 공연에 AR을 포함하려면 공연과 관객이 더 단순하게 상호작용할 방법을 찾아야겠지만, 추가할 수만 있다면 공연에 깊이를 더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AR 쇼는 어린이 공연을 넘어서 더 큰 시장에 적용되길 원합니다. 이를 위해 밝혀지지 않은 미국 영화관 및 제작사와 협의 중이고, 궁극적으로는 브로드웨이를 벗어난 곳에 중간 규모의 극장에 시도하는 것입니다. 브로드웨이의 제작자들이 새로운 기술 요소를 들이는 걸 꺼린다는 점도 있지만, 비용을 들여 극장을 개조하지 않고도 창의적인 무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길 원한다고 AR 쇼는 밝혔습니다.


AR을 극장에 도입하는 이유를 쫓으면 흥미 유발, 뒷받침, 몰입감으로 좁힐 수 있습니다. AR은 그저 새롭기만 한 기술 장치가 아니라 사용자가 요소들과 직접 상호작용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 수 있다는 건 더 큰 흥미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죠.


무대와 공연을 뒷받침하는 가상의 요소를 배치하여 관객들의 상호작용을 심화할 수 있기에 연극 공연에 새로운 가치를 더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물리적 한계를 무대 효과나 분장이 아닌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AR로 대체하는 것으로 현실감을 더하여 관객이 공연에 더 몰입하게 할 수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l AR 극장 관객 (출처: ARSHOW 홈페이지)


분명 AR의 극장 도입은 초기 단계입니다. 여전히 무거운 헤드셋을 공연 내내 착용해야 한다는 것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죠. 그러나 현재 시도 중인 사례들은 앞으로 AR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극장에 큰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가령 AR 자막 시스템은 다국어 자막 지원으로 발전하여 연극이나 영화의 언어를 몰라도 공연을 볼 수 있게 지원할 수 있고, AR 공연은 연극뿐만 아니라 콘서트나 관광업에도 적용할 수 있겠죠. 상호작용의 디자인과 AR 헤드셋의 경량화를 이룰 수 있다면, 하이퍼 리얼리티 관점에서도 현실 세계와 융합하는 AR이 공연 문화에 더 깊게 관여할 수 있을 겁니다. VR과 달리 실제 벌어지고 있다는 현실감을 더 줄 수 있기 때문이죠. 극장으로 향하는 AR에 기대할 지점입니다.


글 l 맥갤러리 l IT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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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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