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nsight

최근 데이터 규제와 관련한 주요 이슈들과 시사점은?

2018.11.06 09:30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데이터를 보호의 대상으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적극적인 활용의 대상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뜨겁습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정보에 대한 규제가 워낙 강해 혁신적인 서비스가 출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논의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에 대한 상징적인 사건이 있습니다. 올해 초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ICT 업계를 긴장시켰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이 그것입니다.


유럽 의회에서 시민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더 강화하기 위해 만든 규정, GDPR은 많은 논의 끝에 2018년 5월 25일에 시행되었습니다. 전 세계 각국 정부와 ICT 업계는 GDPR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장기적으로 이것이 미칠 파장은 무엇일지 촉각을 곤두세웠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관련 정부부처와 공공기관들은 GDPR 적정성 평가를 통과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였는데 유럽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안내서나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세미나를 여는 등 다각적인 방법들을 강구했습니다.



이렇게 화제를 몰고 온 유럽 GDPR의 골자는 ‘EU에 속하지 않은 국가가 EU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국외로 가져가려면 GDPR에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EU가 GDPR로 각 국가들에게 시행하는 적정성 평가도 결국 해당 국가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EU와 동등한 수준인지 판단하는 절차입니다.


따라서 EU를 제외한 국가들은, 자국의 기업들이 수집한 EU 국민의 개인정보 활용을 허가받으려면 GDPR 적정성 평가를 통과해야 합니다. 일례로 미국의 대표적인 포털•소셜미디어 업체인 구글과 페이스북은 GDPR이 발효되자 바로 유럽의 시민단체들로부터 고발을 당했습니다.


앞으로 적정성 평가에서 통과하지 못하는 국가의 경우에 막대한 과징금과 함께 적극적인 규제도 예고되고 있습니다. 많은 국가들이 EU를 대상으로 외교전까지 펼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미 GDPR과 유사한 ‘개인정보 보호법’이 이미 있습니다. 물론 GDPR과 개인정보 보호법이 적법성 인정 요건이나 개인정보 처리 주체 규정 방식, 지정된 책임자에 대한 법적 지위•역할 등의 내용에서는 차이를 보입니다. 그러나 GDPR과 우리나라 개인정보 보호법은 그 취지나 규제 범위 등에서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를 꼽으라면 과징금인데, 위반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과징금은 5천만 원 이하 수준이고 GDPR은 257억 원의 수준이니 정말 큰 차이가 나죠. 한편 EU가 GDPR 시행 4개월을 넘긴 시점에 아직까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과징금 폭탄을 예고하거나 경고하는 등의 조짐은 나타나지 않아 마치 우리나라 기업들이 GDPR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이미 GDPR 시행 이전에도 개인정보에 관한 규제 체계가 있어왔고 그 규제 강도도 센 편이기 때문에 GDPR이 별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려옵니다. 우리나라 개인정보 보호법이 GDPR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처럼 GDPR이 전 세계 ICT 업계를 긴장시켰지만, 우리나라 업계에서는 이 문제에 그렇게 크게 반응하지 않는 양상을 보입니다. 개인정보를 비롯한 데이터 규제 측면에서 전 세계 여느 국가들과 비교해도 우리나라가 더 엄격하다는 인식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GDPR을 계기로 데이터 규제 혁신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부분 개인정보는 그대로 보호하되 산업의 발전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보자는 취지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논의들은 개인의 정보보호 권한을 수호함과 동시에 산업의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향을 담고 있는 것일까요? 최근 데이터 규제 관련 주요 이슈들의 내용과 그 시사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데이터 중요성에 대한 인식, ‘4차 산업혁명의 원유(原油) = 데이터’


오늘날 데이터 수집과 분석의 과정을 일컫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이라는 개념은 데이터로부터 정보를 캐내는 과정에서 가치를 창출해낸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치 자연의 일부를 발굴하여 석탄이나 원유같은 에너지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개념입니다. 다시 말해 데이터가 단순히 계산이나 분석을 위한 숫자의 집합이 아니고 서비스나 가치를 창출시킬 수 있는 원료라는 의미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넘어가면서 ‘대용량’의 데이터를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의 방법으로 빠르게 분석해내고 이를 통해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을 개발해내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즉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추출하고 분석하면 4차 산업혁명에서 이야기하는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 기술들이 개발되기 쉬워 새로운 산업과 혁신적인 서비스가 출현되고, 이로 인해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 주목할만한 현상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데이터의 중요성과 더불어 데이터 규제 혁신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로 시장과 학계에서 관심을 가져왔던 ‘4차 산업혁명과 데이터의 중요성’에 관한 논의가 이제 민간, 정부, 공공 영역으로 확산되어 더 심도 깊게 논의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데이터에 대해 기존 산업을 송두리째 혁신할 원료로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공유하자는 생각을 시작한 것입니다.


 가명 정보와 익명 정보의 개념 도입으로 적극적인 데이터 활용 환경 조성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데이터 개방과 공유가 한 시대의 혁신을 이끌어낸다는 점을 인식했으니, 데이터 규제 혁파 환경을 본격적으로 조성해야 하겠죠?


아무래도 기존의 개인정보 법제와 정책 체계 안에서 데이터 활용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면 다른 국가와 경쟁하기 어려워 보이고,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현재 수준의 개인정보를 개방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법률 개정 과정에서는 기존의 개인정보(個人情報)와 더불어 가명 정보(假名情報) 및 익명 정보(匿名情報)의 개념을 명확히 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나라 법체계에서는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신체정보, 생활정보 등의 정보를 일컫는 개인정보 개념을 중심으로 개인의 데이터를 관리해왔습니다. 그러나 개인정보의 개념만으로 규제할 경우 개인정보도 제대로 보호되지 않거니와 개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정보마저도 활용되기 어려웠습니다.


2016년 당시 관계부처들(국무조정실, 행정자치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보건복지부 등)은 현행 법령의 틀에서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기준과 비식별 정보의 활용 범위 등을 제시한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을 선보입니다.


l 비식별 조치 및 사후관리 절차 (출처: https://www.privacy.go.kr/edu/inf/10.do)


그러나 이 가이드라인도 법률이 아니므로 정책을 시행할 근거로는 미흡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개인정보, 가명 정보, 익명 정보로 일단 정보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고 이 내용을 담은 법률을 통해 규제 혁신 정책의 근거를 마련하고자 지속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명 정보란 ‘추가 정보의 사용 없이는 특정한 개인인지 알아볼 수 없도록 조치한 정보’입니다. 말 그대로 가명을 사용한 형태의 정보이며 ‘비식별정보(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는 정보)’와 같이 다른 정보와 결합하지 않는 한 개인이 식별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죠.


반면 익명 정보는 통계나 분석 등으로 확인되는 데이터입니다. 특정한 개인정보처리자가 있다면 이 사람이 다른 어떤 정보를 결합해도 더 이상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조치된 정보를 말합니다. 그야말로 익명 정보는 개인정보로써 기능이나 가치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8년 2월 1일부터 2일까지 양일간 열린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제2차 규제•제도 혁신 해커톤’에서는 개인정보와 관련된 법적 용어 체계를 개인정보, 가명 정보, 익명 정보로 구분하여 정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가명 정보의 정의나 활용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익명 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것으로 합의한 것입니다.


이 합의 내용을 토대로 2018년 8월 31일에는 관계 정부부처들(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이 가명 정보 제공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법에 규정하겠다고 발표합니다.


현행 법률상에서 가명 정보 제공 범위는 ‘통계 작성 및 학술연구’인데, 이 범위를 ‘통계 작성(시장조사 등 상업적 목적 포함), 연구(산업적 연구 포함), 공익적 기록 보존 등’으로 새롭게 규정한다고 합니다. 또한 ‘이용할 가치가 높은 데이터 결합의 법적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그야말로 기존에는 개인정보라는 울타리에 갇혀있던 정보들이, 가명 정보나 익명 정보 개념의 도입으로 그 활용도가 증가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공공데이터는 최대한 ‘빅’데이터로 모아서 활용


데이터 규제 혁신을 이루기 위해 데이터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음으로 데이터의 개념을 세분화해 법적으로 명확한 활용 기준을 만들었다면, 이후 무엇이 실행되어야 할까요? 이제 실제로 데이터를 모아서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겁니다. 그래서 대용량의 데이터로 축적되는 공공데이터의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됩니다.


이전부터 학계와 산업계를 중심으로 공공데이터의 완전한 개방을 통해 데이터 기반 산업의 혁신이 빨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나왔는데 바로 100개소에 달하는 분야별 빅데이터 센터를 설립한다는 정책 사업이 그것입니다.



이미 2017년 12월에 공공 빅데이터 센터 설치를 위한 근거 법률인 「데이터기반행정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 제출되었습니다. 이후 올해 초인 2018년 1월 행정안전부가 공공 빅데이터 센터 구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공공 빅데이터 센터는 중앙부처, 자치단체, 공공기관의 빅데이터를 연계하거나 대학과 기업의 민간 빅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우선 민관의 분야별 데이터를 정제, 가공, 융합하여 국가적으로 중요하거나 정책결정•미래전략 수립에 필요한 과제를 도출하죠.


그리고 이렇게 도출한 과제의 수행을 위해 대용량의 빅데이터를 분석하거나 해당 결과를 검증하고 분석 결과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작업의 결과물들은 다시 민관의 분야별로 공유되고 활용될 것이라고 합니다.


한편으로 공공 빅데이터 센터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체계도 구축할 예정입니다. 범정부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들이 언제든 원할 때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의 데이터를 검색하고 분석할 수 있게 환경을 제공해준다는 겁니다.


범정부 데이터 플랫폼 이용자는 국가의 전체적인 데이터 맵을 확인하고 이를 다양한 분석 도구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분석되는 결과는 다른 빅데이터 센터들과 공유되어 국가적 차원의 공공 빅데이터 분석 정보가 지속적으로 축적됩니다. 


즉 공공데이터 센터는 우리나라에 흩어져 있는 빅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일도 하지만, 수많은 이용자들이 이 빅데이터를 직접 활용하여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합니다.


l 공공 빅데이터센터 기반 시스템 (출처: http://www.korea.kr/policy/pressReleaseView.do?newsId=156248829)


 데이터를 거래의 대상으로, 개방형 데이터 거래


데이터를 본격적인 거래의 대상으로 상정하고 이에 따른 체계를 만드는 일도 데이터 규제를 탈피해 나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규제 혁신에 관한 논의에서 데이터 거래 체계에 관한 논의는 빠질 수 없습니다. 2018년 6월 26일에 의결된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데이터 산업 활성화 전략>을 보면 데이터 거래 기반 구축 방안이 아래와 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l 데이터 거래 기반 구축 추진 방안 (출처: 

https://www.4th-ir.go.kr/article/detail/227?boardName=internalData&category=agenda)


클라우드 기반으로 관리하는 데이터 영역을 민간기관 및 공공기관 데이터, 해외 공공데이터에 걸쳐 전면적으로 확대한다고 합니다.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게 되면 데이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므로, 클라우드 데이터 이용 및 연계 체계를 전 영역에 확산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이러한 데이터를 개방형으로 거래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할 예정입니다. 데이터 공급과 수요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기관들이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중개하고 거래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중간에 데이터 가공 전문 기업이 데이터를 가치 있는 상품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환경도 구축한다고 합니다. 즉 누구나 데이터를 쉽고 빠르게 등록•검색•거래할 수 있도록 거래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민간과 공공데이터는 개방형의 오픈소스 기반 플랫폼으로 연계할 예정입니다. 또한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부터 데이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게는 데이터 바우처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데이터를 구매하거나 가공할 경우에 필요한 비용을 바우처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바우처를 통해 데이터를 가공할 경우, 가공한 결과물은 상품으로 다시 등록하고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자금이 없는 영세 사업자들에게 데이터 구입이나 데이터 활용을 통해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준 셈입니다. 


 데이터 전문 인력과 전문 기업을 육성하라


데이터 거래 체계까지 완성되고 이로 인해 데이터 산업이 활성화될 경우 필요한 것은 역시 전문 인력과 전문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생태계입니다. 데이터 산업에서도 여타 산업처럼 특화된 전문 인력과 전문 기업이 육성되어야 전체 산업이 선순환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데이터 산업 활성화 전략>을 참고해보죠. 데이터 분석 전공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을 지원하여 2022년까지 데이터 과학자 8천 명을 집중적으로 양성하는 계획이 수립되어 있습니다. 또한 산업계에 실무교육을 지원하거나 데이터 분석 국가기술자격제도인 ‘빅데이터 분석 기사’를 신설하여 3만 3천 명의 실무인력을 양성한다고 합니다.


한편 판교의 ‘글로벌 ICT 혁신 클러스터’를 통해 데이터 셋, 컴퓨팅 자원, 전문 인력•툴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허브를 구축하고 빅데이터 전문 기업을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한다고 합니다. 데이터 분야에서 스타트업이나 강소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2022년까지는 100개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유망한 기업 80개사는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고 합니다.


2014년부터 시작된 데이터 분야 정부 지원 사업 ‘K-Global DB-Stars’을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스타트업을 발굴하거나 컨설팅해주고 투자유치도 지원할 예정입니다. 그밖에 데이터 기업의 솔루션을 해외로 진출시키기 위해 솔루션 현지화나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합니다.


l 데이터 스타트업 육성 HUB (출처: 

https://www.4th-ir.go.kr/article/detail/227?boardName=internalData&category=agenda)


정부에서 데이터 규제 혁신과 산업 활성화의 이슈에 집중하는 한, 전문 인력 확충이나 전문 기업 육성과 관련한 유무형의 지원 정책이 더욱 생겨날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영역이나 정부가 주도적으로 뛰어든 정책 사업은 신생 기업과 인력 양성 지원 사업이 전형적인 정책사업 포맷이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제4차 산업 발전의 주요 원인이 되는 데이터 산업과 관련해서는 향후 얼마나 많은 지원 사업이 출현할지 지금부터 더 두고 볼 일입니다.


지금까지 최근 우리나라에서 논의되거나 실행단계에 접어든 데이터 규제 혁신의 이슈들을 요약해 살펴봤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다소 경직된 측면이 있던 법 제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공공데이터도 체계적으로 관리해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추세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데이터 자체가 상품의 원료로 쓰이든, 하나의 상품이 되든 그 거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도 마련되고 있습니다.


물론 전문 인력이나 전문 기업의 육성책도 다각적으로 실시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데이터가 신산업을 이끄는 중요한 원료이자 매개체, 가치 있는 상품이라는 생각이 정립되고 있고 관련 산업 영역에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단계입니다. 


그런데 데이터 규제 혁신 이슈들을 통해 주목해야 할 지점들이 있습니다. 데이터에 관한한 엄격한 규제를 표방해온 우리나라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이러한 이슈들이 어떠한 의미를 가질까 무엇을 더 보완해야 할까 하는 점입니다. 몇 가지 간추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데이터 개방과 공유의 중요성에 대해 산업계에서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 이용자들의 인식이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규제적 측면이 강했던 개인정보 보호 정책의 기조를 앞으로는 규제 혁신 모드로 전환한다고 하면, 이용자에 입장이나 수준에서 어느 정도 학습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개인정보 법제가 개선되는 데 있어 가명 정보와 익명 정보 개념의 확산이 먼저 필요하다면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업들은 관련한 이용자 교육을 고려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둘째, 공공데이터를 수집하여 분석하는 과정에서 전문기관을 설립한다고 해도 실제 공공데이터를 생성해내는 첫 단계에서의 데이터 수준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생성되는 원천 데이터는 대부분 실무자 수준에서 첫번째 생성 단계를 거칩니다. 실무 단계의 행정업무를 통해 수많은 공공데이터가 쌓이게 되고 이 데이터를 토대로 공공영역의 대용량 데이터가 형태를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공영역에서 원천 데이터가 제대로 수집될 수 있도록 산학연관의 전 영역에서 해당 분석기술 개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1차 데이터 생성 과정에서는 기초적인 데이터•통계 교육과, 더불어 해당 데이터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 효과 등에 대한 교육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개방형의 데이터 거래 체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래 과정에서 적용되어야 할 법제나 윤리의식에 대한 확산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데이터가 실제 상품으로 변환되어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불법적인 방식으로 변종이 가능한 거래 형태도 미리 예측되어야 할 것입니다. 일례로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이용하고 연계하는 방식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시스템의 안전성 기준이 명확해야 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데이터 가공 전문 기업이 제대로 시장에서 자리 잡으려면 데이터 가공에 대한 필수 업무나 표준 계약 등의 요소들이 정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게 데이터 바우처가 제공된다면 이 데이터 바우처가 편법적으로 거래될 소지는 없는지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전문 인력이나 기업을 육성하는 방식은 기존과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산업이야말로 우리나라가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산업 영역이기 때문에 특정 기간에 무차별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거나 혹은 형식적인 지원책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성과를 내기 힘들 것입니다. 때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고 가치를 창출시킬 수 있는 인재나 기업들을 영역별로 면밀히 선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대용량의 빅데이터로 창출시킬 서비스는 자동화•지능화•연결된 서비스이므로, 전 세계 경쟁 기업들의 현 상황을 분석하여 그에 걸맞게 지원 방법의 수준이나 규모를 정해 발 빠르게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전 세계 경쟁기업들에 비해 더 나은 기술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없다면 인력이나 기업에 투자하는 자체가 쓸모 없어지니, 적기에, 적절한 규모를, 빠르게 투자하는 일이 더 중요해집니다.


전 세계 ICT 산업 현장이 주목하는 많은 정책들이 있지만 특히 개인정보 등 데이터 규제 분야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큽니다. 데이터 규제의 수준이나 규모에 따라 ICT 산업 혁신의 방향과 범위가 달라질 수 있고 그에 따라 출현할 수 있는 기술이나 서비스의 모습도 크게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정보에 대한 규제가 지나치게 과도해 데이터 산업의 혁신을 저해한다는 의견이 있어왔습니다. 때문에 EU의 GDPR이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아직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죠. 이제 GDPR로 인해 우리나라 데이터 사업 환경의 장단점이 확인되었고 본격적인 규제 개선 노력도 시작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도 엄격하고 효율적으로 보호하면서 산업을 살리는 방향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된 것입니다. 


글 l 최홍규 박사 l EBS 연구위원


저자 최홍규는 학부에서 전자 IT 미디어 공학을 전공하고 이후 미디어학 분야에서 석사와 박사 공부를 마쳤다. 박사 논문은 소셜 빅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사회적 이슈의 확산 양상을 밝히는 연구를 담았다. 다양한 학문 간 융합적 연구에 관심이 많고, 주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한 인간과 사회의 변동을 큰 주제로 삼아 다수의 칼럼과 저서 등을 집필했다. KISA 선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EBS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며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등의 기획 및 기술 분야 자문역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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