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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IT와 금융의 융합 #14 지갑 없는 사회와 P2P 결제의 부상

2018.10.17 09:30

하루에 현금을 몇 번 쓰시나요? 우리는 편의점에서 1000원 미만 음료수를 사도 신용•체크카드로 결제하는 데 익숙합니다. 실제 우리나라 카드 결제 비중은 71%로 독일(33%), 호주(53%) 등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우리가 유난히 카드 결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요?


1978년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은 비자카드와 제휴해 국내에 첫 신용카드를 출시했습니다. 처음엔 많은 사람이 현금 사용에 익숙했고, 결제 시장의 흐름은 카드로 쉽게 넘어가지 않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신용카드 장려 정책으로 카드 산업 성장세가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내수 진작과 세수 확보를 위해 신용카드 장려 정책을 펼치면서, 플라스틱 카드가 결제 시장을 점령한 겁니다.



지금까지 은행, 카드사가 이른바 ‘현금 없는 사회’를 주도했습니다. ‘현금 없는 사회’, 즉 ‘캐시리스 사회’라고도 부릅니다. 현금 없는 사회는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 신용•체크카드 등을 이용해 소비 및 상업 활동을 하는 것을 뜻합니다.


앞으로 결제 시장은 어떻게 진화할까요? 2000년대 현금 없는 사회를 기존 금융사가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IT 기업이 ‘지갑 없는 사회’를 이끌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갑 없는 사회란?


지갑 없는 사회는 현금은 물론 플라스틱 카드를 지갑에 갖고 다닐 필요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소비가 가능한 사회를 뜻합니다.


지갑 없는 사회의 핵심은 개인 간(P2P) 결제입니다. ‘앱투앱’이나 ‘QR(Quick Response)코드’를 통한 결제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중간에 기존 금융사를 끼지 않고 소비자와 사업자가 직접 결제하는 것을 P2P 결제라고 칭합니다.


앱투앱 결제나 QR코드 결제는 소비자 계좌에서 상점 주인 계좌로 바로 입금이 되는 구조입니다. 특히 QR코드는 추가 인프라가 필요 없고, 스마트폰 기종이나 카드 보유 여부에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맹점 또는 고객이 상대가 생성해서 제시하는 QR코드를 스캔해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음식점 사장님은 손님에게 받을 음식값을 자신의 포스(POS) 단말기나 스마트폰에 입력한 뒤, 손님의 QR코드를 스캔해서 결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또는 고객이 상점에서 물건을 산 뒤, 상점에 게시된 QR코드를 스캔하고 금액과 비밀번호 등을 입력해 지불할 수 있습니다. 상점 QR코드에는 상점 코드, 상호, 상점 로고, 사진, 주소 등이 수록되고 고객 QR코드에는 지급 정보, 개인 정보 등이 수록됩니다.


다만 매출 관리 및 환불 등이 쉽지 않아 대형사업자의 경우 P2P가 아닌 P2M 결제 모델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P2M 모델은 개인과 상점(Person-to-Merchant)간 거래로서 QR코드 뿐 아니라 바코드 방식도 지원하므로 상인이 이미 보유한 포스(POS) 장비를 이용해, 기존 결제 사업자(VAN 등)와 제휴하는 방식입니다. 판매자 여건이나 상황에 따라 설비가 필요 없는 P2P 방식이나 기존 장비를 그대로 활용한 P2M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QR코드 결제를 가장 빠르게 흡수한 곳은 중국입니다. 중국 알리페이(Alipay)는 2013년, 위쳇페이(WeChat Pay)는 2014년, 퀵패스(QuickPass)는 2015년에 QR 결제 서비스를 중국에서 시작했습니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사용자(중복 포함)는 각각 8억 명, 4.5억 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중국의 QR코드 지급 수단은 IT 기업 주도로 전자상거래 또는 소셜(채팅) 플랫폼의 부가 서비스로 시작되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중국의 모바일 결제 규모는 2017년 10월 기준 81조 위안으로 최근 수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해 현금 거래 규모는 매년 10%씩 감소하는 실정입니다. 중국 컨설팅 업체가 발표한 2017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에는 모바일 결제 비율이 4%에 지나지 않았으나, 2017년에는 78.5%가 카드나 현금 결제가 아닌 모바일로 결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의 설, 춘절에는 세뱃돈까지 위챗페이를 통해서 줄 정도로 중국에서 QR코드는 일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가격 입력하면 QR코드 생성, 라인페이 전용 단말기


일본은 어떨까요? 현금 사용 비율이 꽤 높은 일본의 경우, 다수 기업이 일본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QR코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모바일 메신저 기업 ‘라인(LINE)’은 바코드 혹은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라인페이(LINE Pay)를 출시했습니다. 현재 로손 편의점 등 1만 6000곳에서 라인페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2020년까지 100만 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가격을 입력하면 QR코드가 생성되는 라인페이 전용 단말기도 나왔습니다.


예컨대,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골랐다면 결제 시 라인페이 전용 단말기에 출력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됩니다. 등록된 은행 계좌에서 실시간으로 현금이 인출돼 결제가 완료되는 구조입니다.



아마존 재팬은 아마존 홈페이지에서 사용하는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인 ‘아마존 페이(Amazon Pay)’를 일반 점포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소프트 뱅크 역시 야후와 합작해 QR코드 결제 수단인 ‘페이페이’를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NTT도코모와 미쓰비시 UHJ 파이낸셜 그룹, 라쿠텐 등도 QR결제 서비스를 확대하거나 출시합니다.


일본 정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모바일 결제 도입 확대를 장려하고 ‘현금 없는 사회’를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2027년까지 비현금 결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모바일 결제 업체들도 정부방침에 맞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야후는 10월부터 3년간 QR코드 결제 수수료를 모두 무료로 책정하는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라인 역시 3년간 라인페이의 결제 수수료를 0엔으로 책정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스웨덴도 지갑 없는 사회로 재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노디어(Nordea), 한델스방켄(Handelsbanken), 스웨드방크(Swedbank) 등 스웨덴 은행이 공동 개발해 2012년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한 모바일 결제 앱 ‘스위시(Swish)’는 현재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금뿐 아니라, 상대방이 제시한 QR코드를 카메라로 스캔하면 자동으로 상대방 정보가 입력되고 이를 통해 재래시장, 소형 상점 등에서 결제할 수 있습니다. 한국도 지갑 없는 사회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플라스틱 카드 사용을 넘어 모바일 결제를 온•오프라인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QR코드 결제 시스템을 통해 중간 사업자(VAN, PG사)를 배제하고, 소비자와 사업자가 직접 결제하는 P2P 결제 방식을 도입해 수수료를 낮추는 방식을 적용한 ‘소상공인 간편결제(제로페이)’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제로페이와 같은 새로운 지급 결제 플랫폼을 구현함과 동시에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스마트오더 기능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을 중심으로 QR코드 기반 결제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국제표준은 물론 국가별 표준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 세계를 누비는 중국인 관광객과 중국, 인도 등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기업의 QR코드 결제 경험이 세계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글 l 김지혜 l 전자신문 금융 IT 전문기자 (저서: 로보 파이낸스가 만드는 미래 금융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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