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Life

스마트 시대의 음악 소비와 네트워크 마케팅

2013. 7. 3. 10:28

 

누군가 여러분에게 어떤 음악을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실 건가요? 발라드, 록, 힙합, 트로트 같이 장르를 예로 들어 대답하시나요? 평소 좋아하는 가수 이름을 말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 내가 선호하는 음악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럼 같은 질문을 음악 소비자의 시각이 아닌 경영학적 관점, 즉, 음반 제작자의 관점에서 물어본다면, 어떻게 질문할 수 있을까요? 바로 “어떤 음악 상품을 만들어 내놓아야 시장에서 잘 팔릴까?”일 겁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가볍게 예를 들어 살펴볼까요? 호주의 3인조 코미디 록밴드 The Axis of Awesome은 “4Chords”라는 곡으로, 싸이 만큼 폭발적이진 않지만 전 세계 YouTube 사용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들은 과거 40여 년간 히트한 곡들에서 공통으로 발견한 4가지 코드(E-B-C#m-A)를 부각시켜 히트곡들을 묶어서 불렀습니다.

혹시 YouTube에서 검색하여 바로 들어 보셨나요? 성공을 부르는 음악 코드라니 제법 그럴듯하죠? 그렇다면 정말 4개 코드 조합만 사용하면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요? 단순히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노래를 구성하는 다양하고 복잡한 요소들, 예컨대 템포, 리듬, 멜로디, 목소리 톤, 기교 등도 추가로 고려되어야 하겠죠. 실제로 음악 업계에서는 2000년대 후반, 곡들이 가지고 있는 수십 개의 특징에 대한 통계 분석을 통해 음악 청취자의 선호에 맞는 새로운 곡을 추천하는, Music Intelligence Universe라 불리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도 하였습니다. 단순하게 비슷한 장르의 곡들이 추천되려니 하겠지만, 수십 개의 특성에 기반을 둔 분석 결과 실제로 매우 다른 장르에 속한 곡들도 추천되곤 합니다. 예컨대, 여러분이 가수 ‘빅뱅’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어쩌면 여러분에게 ‘2PM’이 아닌 ‘장기하와 얼굴들’이 추천될 수도 있겠죠.

음악 소비와 관련해 여러분에게 좀더 익숙한 음악 추천 프로그램은 아마도 last.fm일 겁니다.


<그림 1> last.fm을 통한 개인의 음악 취향 분석 (출처: build.last.fm)

 

last.fm은 음악을 청취, 공유하고 토론까지 할 수 있는 온라인 음악 커뮤니티 플랫폼(Platform)으로, 전 세계 200여 개 국가에 걸쳐 수천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스크로블링(Scrobbling)이라는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 사용자가 온라인으로 들은 음악뿐 아니라 개인 PC 혹은 휴대용 음악 기기 등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들었던 음악들로 사용자 프로필을 작성하여 각 개인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흥미롭게도 비슷한 취향의 사용자들을 연결해 줘서 음악 세계의 소셜 네트워크 또한 형성시킵니다.

자, 그럼 소비자들의 선호를 파악해서 그에 맞는 음악을 생산해 내면, 그걸로 끝일까요? 요즘과 같은 스마트 시대에는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합니다. 2000년대 들어서 디지털 기술(Digital Technology)은 음악 산업의 생산 시스템, 유통 구조, 홍보 방식, 더불어 소비 행태까지 크게 바꿔놓았습니다. 이처럼 급격한 산업 환경의 변화 속에서 새로이 창출된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음악 소비자들에게 스마트하게 다가서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겠죠.

먼저 주목해야 할 점은, 음반 디지털화와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기술 발전에 따라 이제 소비자는 다양한 경로로 음악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음악 소비 결정 과정에서 직면하는 선택의 폭이 획기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소위 정보 과부하(Information Overload)라는 문제에 새로 직면하게 됩니다. 공급자인 음반 회사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규 음악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졌고, 음악 상품의 생애 주기 또한 짧아졌습니다. 이러한 음악 시장의 급격한 환경 변화때문에 음악 제작사는 자신들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음악 산업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ICT 환경에서의 소비자간 음악 공유 행위입니다. 근래에는 P2P를 통한 음악 파일 공유 외에도 SNS 등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가수의 근황, 사진, 뉴스 등 다채로운 음악 관련 정보가 공유되면서 SNS는 음악 산업에서 새로운 의미 있는 수단으로 등극하게 되었습니다. 예컨대 대한민국 가수 ‘싸이’ 가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한 뮤직비디오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SNS활동을 통해 전파되어 큰 성공을 거둔 점은 마케팅 전략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덕분에 더 많은 음악 제작사들이 SNS를 활용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도출하는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림 2> 싸이의 강남스타일 YouTube 조회수 추이 (2013년 6월)

 

현재 음악 회사나 가수들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혹은 음악에 특화된 SNS인 마이스페이스(MySpace)에 계정을 만들거나 페이지를 개설하여 자신들의 노래나 뮤직비디오를 업로드하는 한편 팬들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실제 음악 판매에서도 좋은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그림 3> Facebook 내 YG 엔터테인먼트 공식 사이트 (출처: facebook.com/ygfamily)

 

하지만 SNS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양과 잠재적인 가능성을 생각해 보면 현재 음악 산업에서 데이터의 활용 정도는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그림 4> 실시간 발생하는 소셜미디어 통계 (출처: laurelpapworth.com)

실제로, 마케팅 연구자가 SNS에서 획득할 수 있는 데이터는 기존에 존재하는 다양한 타입의 데이터에 비해 다음과 같이 3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 SNS 데이터는 일상적인 삶 속에서 개인의 자발적인 행위로부터 생성되기에, 설문 조사나 실험 등 통제된 상황에서 행해지는 조사방법에 비해 더욱 현실에 가까운 상황에서 개별 사용자들의 선호, 관심사, 정서, 의견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셈이죠. 두 번째로, 기존 서베이에서 얻어진 정적인 그리고 협의의 불완전한 관계망 정보와 달리 SNS를 통하면 시간에 따른 사회 관계망(Social Network)의 생성 및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이를 바탕으로 사회 관계망의 역학 구조 및 역할에 대해 파악함으로써, 정보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통한 정보의 전파 과정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SNS는 친구로부터 얻은 정보를 또 다른 지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능 (예: 페이스북의 ‘좋아요(like)’나 트위터의 ‘리트윗(retweet)’)을 지원하는데, 이러한 공유의 연쇄 과정을 사회 관계망을 통해 추적함으로써 정보 확산 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음악 산업에서 방대한 SNS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네트워크 마케팅(Network Marketing)을 들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은 기업이 소비자들 사이의 상호 작용에 개입하여 상품 정보의 전파를 촉진시키는 기법으로, 소비자들이 구매 결정 과정에서 그들 친구의 행동이나 의견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착안하였습니다.


<그림 5> 소셜미디어를 통한 네트워크 마케팅 (출처: laurelpapworth.com)

 

즉, 상품 홍보가 소비자들 간의 자발적인 공유 행위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기도 합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의 대표적인 기법인 바이럴(Viral) 마케팅의 경우 소수의 표적 고객들에 대한 집중적인 상호 작용을 통해 다수에 대한 상품 정보 확산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높은 ROI(Return on Investment)를 위해서는 초기에 영향력이 높은 소비자들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한류 음악의 효과적인 확산을 위해 SNS에서 영향력 있는 소비자를 파악하는 것도 재미있는 마케팅 연구이겠죠.

어떠신가요? 일상 속에서 흔히 들었던 음악이 이젠 조금 달리 들리진 않나요?

 

 

l 글 김민기 교수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에서 학사를 마쳤으며, 미국 시카고 대학(University of Chicago)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 / 기술경영전문대학원 / 문화기술대학원 마케팅 교수로 재직중이다.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Quantitative Marketing & Economics 등에 논문을 실었고, 주요 연구관심 분야는 제약 산업 R&D와 마케팅 전략, 문화 산업 빅데이터 분석(Big Data Analytics) 등이 있다.

 

• 소셜 웹 시대의 미디어 마케팅 전략: 디지털 음악 콘텐츠를 중심으로
(
http://www.entrue.com/Knowledge/PapersList)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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