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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통영여행] 봄빛 가득한 통영에서 좋은 사람과의 힐링 여행

2013. 5. 23. 10:20

 

그런 곳이 있습니다. 남들은 다 좋다 해도 내게는 별로인 곳, 남들은 다 맛있다 해도 내게는 그저 그런 먹거리로 기억되는 곳 말이죠. 반면에 그런 곳도 있습니다. 몇 번을 가도 자꾸만 생각나는 곳, 남들은 “예전 맛이 아니야”라고 말해도 내게는 아련한 추억의 옛 맛이 느껴지는 곳. 우리에게 그곳이 바로 통영인데요. 일상으로 돌아오면 금세 다시 그리워지는 곳, 아련히 작은 기억 하나만으로도 다시 달려가게 하는 그곳을 이번에는 혼자가 아닌 둘이 ‘함께’ 다녀왔습니다.

평소라면 일과를 마친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했을 이 시간이지만 오늘만큼은 수학여행을 떠나는 소녀들처럼 설렘이 가득한데요. ‘함께’ 여행을 한다는 생각에 우리는 들뜬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기분 좋은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평일 늦은 시간에 시외버스터미널에 앉아 우리를 통영으로 데려다 줄 버스를 기다린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벅차던지… 아무나 붙잡고 “우리 지금 여행가요”라고 자랑하고 싶은 심정을 누가 알 수 있을까요. 지난 2년 동안 직장 선후배로, 때로는 속마음을 털어놓는 친한 언니, 동생으로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우리는 이번 여행을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힐링 여행’으로 정했답니다.

‘그래! 가끔은 이런 보너스 같은 시간도 필요해. 우리는 나름대로 지친 입사 3년 차, 12년 차니까.’


<통영에서 갓 잡아 올린 회로 맛있는 식사를>

어둑어둑해진 고속도로를 달려 통영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식사 시간을 훌쩍 넘긴 어두운 밤이었는데요. 통영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서로 질세라 통영 이야기를 풀어놓은 뒤라 우리는 몹시 허기가 졌습니다. 각종 건어물과 활어를 주로 판매하는 중앙시장은 이미 일찍 문을 닫았기에 저녁을 먹을 만한 곳을 찾아야 했고, 어둑해진 통영 밤바다에 설레는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우리는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서로의 기억을 더듬어 활어를 주문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주인아저씨가 추천해 준 것으로 저녁 식사를 해결했는데요. 마침 허기가 진 데다, 둘 다 울산이 고향이기에 회라면 없어서 못 먹을 지경인 우리는 인상 좋은 주인아저씨가 떠주는 두툼하고 투박한 회 한 접시를 금세 비워냈습니다. 회와 함께 지난 이야기를 안주 삼아 소주잔을 기울이니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회사일과 집에 대한 걱정은 점차 사라졌습니다. ^^

여행지에서 달콤한 잠을 자고 난 뒤, 우리는 아침 일찍 서호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따스한 이 봄날에 통영에 왔으니 도다리쑥국은 당연한 코스! 식당에 들어가 ‘우리 도다리쑥국 맛 좀 볼 줄 아는 여자예요’라는 당당한 기세로 주문했는데, 아쉽게도 도다리쑥국은 지난주를 끝으로 그 시기가 지났다고 합니다. 2009년 봄, 통영에서 처음 먹어본 도다리쑥국 맛이 지금도 생생해 아쉬운 마음은 더욱 컸는데요. 어쩔 수 없이 도다리쑥국은 다음을 기약하고 아쉬운 대로 매운탕과 멍게 비빔밥을 주문했답니다. 구미도 복어 요리라면 빠지지 않는데 이곳에서의 참복 매운탕은 국물이 개운하고 맛이 담백했으며 복어 살이 쫄깃한 것이 단연 최고였습니다. 게다가 갓 지은 쌀밥에 한창 제철인 멍게와 참기름 내 나는 김 가루를 솔솔 뿌려 쓱쓱 비비니 그 맛은 직접 먹어보지 않고는 설명할 길이 없네요.
봄 내음 가득한 통영에서 아침부터 제철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나니 우리 몸은 봄기운으로 가득했는데요. 들뜬 몸과 마음을 안고 장사도에 가기 위해 유람선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소풍을 가는지 선생님을 따라 왁자지껄 떠들며 터미널로 들어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오늘만큼은 우리 또한 그들처럼 소풍을 떠나는 초등학생 마음으로 유람선 터미널에 들어섰답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장사도로 향하는 유람선>

장사도까지는 배로 4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요.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유람선 위에서,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의 크고 작은 섬들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맛깔나게 설명해 주시는 선장님의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답니다. 선장님이 상식이라며 알려준 다리 작명법의 비밀 하나를 살짝 공개하자면, 큰 섬과 작은 섬을 연결할 때에는 작은 섬의 이름으로 다리 이름을 짓는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큰 한산도와 작은 추봉도를 연결한 다리의 이름은 추봉교. 여기에 육지와 섬을 연결할 때에는 섬의 이름으로 다리 이름을 짓는답니다. 육지인 통영과 섬인 거제도를 잇는 다리의 이름이 거제대교가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에 빠져있다가 보니, 어느새 장사도 해상공원 까멜리아에 도착했는데요. 장사도는 이름처럼 긴 뱀 모양의 작은 섬으로 남해 한려수도의 바다 절경과 봄의 동백꽃으로 섬 전체가 붉게 물들어 절정을 이루는 곳입니다. 2011년 12월, 사람이 살지 않은 이 섬을 문화 해상공원으로 새롭게 탄생시켜 지금의 장사도가 되었다는데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탁 트인 풍경을 보고 맑은 숲 속을 걸으니 그 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걸으며 만나는 풍경 하나하나가 모두 고운 그림을 보는 듯했는데요. 길 주변에 아기자기 꾸며져 있는 조각이며 작고 고운 이름 모를 풀과 붉디붉은 동백꽃에 취해 우리는 서로 말을 잊은 채 걷고, 또 걸었습니다.
관람 코스를 따라 걷다 보니 벌써 출구 선착장에 다다랐는데요. 자연 그대가 한 폭의 그림인 장사도를 뒤로한 채, 우리는 유람선을 타고 다시 통영으로 나왔습니다.


<1천여 종의 식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장사도의 까멜리아>

 

통영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의 명소, 동피랑 마을에 들어섰습니다. 꾸불꾸불한 골목길을 올라 통영항이 한눈에 보이는 동피랑 마을에 오르니 알록달록 벽화가 우리를 반겼는데요. ‘동쪽 피랑(벼랑)에 자리한 마을’이라는 뜻의 동피랑 마을은 원래는 철거 예정지였답니다. 그런데 2006년 한 시민단체에서 ‘동피랑 색칠하기’ 전국벽화공모전을 열었고 전국의 미술학도들에 의해 동피랑 마을은 다시 태어난 것이지요. 예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꾸며진 동피랑 마을이지만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통영의 바다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동피랑 마을을 둘러본 뒤에 우리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 울라봉 카페에 도착했습니다. 마을 입구에 자리 잡은 조그만 이 카페는 사람들이 욕을 먹는 곳인데요. 마치 욕쟁이 할머니 국밥집처럼 허름한 외관의 카페가 아닐까 상상했는데 들어서 보니 조그만 공간을 꽤 잘 꾸며 둔 카페였습니다. 사장님이 직접 그린 벽의 그림들도 위트가 넘쳤지만 카페라떼 위에 쓴 욕은 왠지 기분 나쁘기 보다는 피식 웃음이 나오는 재치 넘치는 곳이었습니다.

모든 여행 코스를 마치고 밤차를 타고 다시 구미로 돌아가는 길. 이번 여행은 일상에 치여 잊고 지낸 것들을 다시 깨닫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는데요. 좋은 사람과 아름다운 경치를 함께 나누고, 또 맛있는 음식을 서로 권하며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가는 것만큼 인생을 행복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게 또 있을까요? 가끔은 이렇게 직장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과 함께 색다른 여행을 추천합니다. ‘어디를 가느냐’ 보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여행의 또 다른 묘미가 된다는 것을 실감케 하는데요. 일상에 지칠 즈음 우리는 또다시 ‘지금’처럼 불쑥 ‘그곳’으로 함께 떠나는 꿈을 꿀지도 모르겠습니다.

 

 

 

• 속이 든든한 참복 매운탕

각종 채소에 복어살을 넣어 매콤하게 끓여낸 참복 매운탕은 술 마시고 난 다음 날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음식이다. 콩나물과 미나리를 먼저 건져 먹은 뒤 쫄깃한 복어 살에 시원한 국물을 맛보면 뱃속도 편안하게 가라앉는다.

 

• 다양한 해산물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통영의 다찌집

통영의 다찌집에서는 계절마다 제철 생선회와 해산물들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통영 바다와 들에서 나오는 거의 모든 음식이 다 있다. 그 싱싱함과 맛깔스러움, 무엇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 하루
18:35 서툴러 퇴근 후 구미 시외버스터미널 출발
21:00 중앙시장에서 늦은 저녁 식사
22:00 숙소

• 이틀
08:00 서호시장 복매운탕
10:00 장사도
14:00 중앙시장 활어회
16:00 동피랑 마을
17:00 울라봉 카페
18:35 통영 시외버스터미널 출발

글 l 이윤경 차장(LGD서비스팀), 배현아 사원(생산시스템팀)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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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ttp://peter0317.tistory.com/ BlogIcon 제로드 2015.03.28 0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사도가 요즘 인기가 많아진 것 같아요. 드라마 덕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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