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자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인공지능은 이제 현실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인간과 체스 대결에서 승리하거나, 퀴즈 대결에서 승리하는 등 TV쇼에서만 존재해 왔던 인공지능은 이제 인간을 대신해서 운전을 하거나(Google: 자율주행 자동차), 월스트리트의 금융 전문가보다 월등한 수익을 내며 투자를 하기도 하고(Kensho: 연봉 $30~$50만에 이르는 퀀트•애널리스트 15명이 4주에 걸치는 분석을 5분 만에 해결), 전문의보다 더욱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까지 합니다. (IBM Watson Health: 의료 디바이스•서비스 뿐만 아닌 의료 기관까지 활용) 1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이러한 일들이 현실에서 가능해진 것은 불과 수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200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지식을 기계에 주입 학습시키는 방법으로 인공지능을 구현해 왔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정교하게 모델링한 규칙을 기계가 반복적으로 학습하면서 특정 분야의 인공지능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완성도 높은 인공지능 구현을 위한 시간적, 경제적 비용이 급감하게 됩니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약 200명에 이르는 개발자가 투입되어 약 1,600,000km에 이르는 거리를 주행하며 성능을 검증하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6. 기준)
하지만 만약 자율주행 인공지능이 매우 제한된 주행 정보만으로도 일반화를 통해 구현될 수 있다면, 구글과 같은 거대 IT 기업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핵심 기술을 확보한 Startup들도 빠르게 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실제 딥러닝을 활용해 지능형 주행 자동차를 구현하는 ‘comma.ai’라는 기업은 자신들이 개발한 인공지능을 자동차에 탑재시켜 주행 과정을 학습시켰습니다. 놀랍게도 단 10시간의 주행 학습만으로도 차선을 유지하거나, 차간 거리를 안전하게 확보하는 수준의 지능형 주행 기능을 구현해 냈습니다. 만약 여기에 ‘One-Shot Learning’과 같은 더욱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법이 더해진다면 먼 미래로만 보였던 자율 주행 자동차의 시대가 매우 빨리 다가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구글의 피터 노빅(Peter Norvig, Director of Research)은 ‘One-Shot Learning’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이도 새로운 상황에 바로 적용 가능한 ‘Zero-Shot Learning’, 혹은 특정 분야서 습득한 지능을 새로운 분야에 응용하는 인공지능의 이식(Transferring Intelligence)까지도 이야기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같이 과거에 습득한 지능을 응용해 새로운 분야에서도 매우 빠른 시간에 전문성을 발휘하며 혁신적인 성능을 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바둑을 마스터한 인공지능인 알파고는 이 경험(지능)을 활용해 인간과의 체스, 스타크래프트 등 다양한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이 매우 쉬워질 것입니다.
산업 영역에서는 영어를 알아듣는 음성 인식 인공지능을 구현해 놓으면 이를 활용해 프랑스어, 독일어 등 다른 언어를 인식하는 인공지능으로 빠르게 확장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자동차 제조 현장에 활용되었던 산업용 인공지능이 항공기, 선박 제조 등에도 단시간에 적용되어 엄청난 성능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의 뇌 구조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적으로 완벽히 구현해 인간과 같이 학습하고 지능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구현된 인공지능이라 할지라도 인간이 만들어 놓은 세상을 인식하고 정보를 학습할 뿐입니다.
직관이나 통찰력과 같이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줄 알았던 고유한 능력까지 인공지능이 발휘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어쩌면 이것은 단지 인간의 언어와 논리로 설명이 불가능했던 것 일뿐, 엄청난 정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인공지능에게는 수학 문제를 풀어내는 것과 같이 논리적으로 증명해내는 과정들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 인간만이 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던 상상(Imagination)이라는 부분까지 인공지능이 갖게 된다면, SF영화 속에서나 일어나는 이야기였던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정말 오게 될지도 모릅니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러한 인공지능을 실리콘밸리의 Startup인 ‘Vicarious Systems’가 개발하려 합니다.
상상력을 발휘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려는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에 마크 저크버그(Facebook), 제프 베조스(아마존), 엘론 머스크(테슬라)와 같은 실리콘밸리의 주요 혁신가들이 모두 경쟁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Vicarious Systems의 설립자 스콧 피닉스(D. Scott Phoenix)는 IT 기술의 엄청난 발전으로 향후 15년 이내 컴퓨터 1대가 1초 동안 가능한 계산량이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의 뇌를 동시에 활용한 것 이상 가능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이렇게 되면 인공지능은 현재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명확한 것은 인간을 대체하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단순히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는 자동차 제조에서부터 교통 법규, 인프라뿐만 아니라 보험, 물류, 운송업 등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산업 영역에서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는 산업 재편은 물론이고 법규, 제도, 인프라를 새로 규정하는 등 엄청난 변화를 동반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가 단지 자동차 산업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닌 의료, 교육, 금융, 제조 등 모든 산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게 되면 현재의 사회, 제도, 교육 시스템의 혁명적 변화가 필수적으로 동반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간의 격차는 과거 산업혁명을 거쳐오며 만들어진 빈부 격차의 정도를 훨씬 더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부의 재분배, 조세 제도의 변화 등과 같은 사회 제도의 변화 또한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우리는 모든 영역에서 인공지능이 가져올 새로운 시대에 대한 준비를 바로 지금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글 | 이승훈 책임연구원(shlee@lgeri.com)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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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M DeepBlue(세계 체스 챔피언 카스팔로프와 체스 대결 승리, 1997), IBM Watson(제퍼디 퀴즈쇼 인간과 대결 승리, 201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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