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nsight

디자인씽킹으로 유통서비스를 혁신하다

2017.06.28 10:18

성공적인 디지털 비즈니스 기업으로의 Transformation을 위해 기업이 갖추어야 할 역량이 바뀌고 있습니다. 어떤 디지털기술을 활용할 것인가에 앞서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어떤 경험을 위해 기꺼이 돈을 내놓을까?’를 남들보다 잘 알아야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LG CNS의 컨설팅 전문가들이 디자인씽킹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와 비즈니스를 디자인하는 방법을 제시해 드립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기대 바랍니다. 


[연재기획 주제] 

  • 1편 : Digital Transformation, 어떻게 시작할까?
  • 2편 : 디지털 First 세대, 디지털 Native 세대의 비즈니스를 공감하라
  • 3편 : ‘관찰’하고 ‘체험’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보인다
  • 4편 : 광고로 엿보는 디자인씽킹의 힘
  • 5편 : 디자인씽킹으로 제조업을 혁신하다
  • 6편 : 디자인씽킹으로 금융서비스를 혁신하다
  • 7편 : 디자인씽킹으로 유통서비스를 혁신하다
  • 8편 : 디자인씽킹에서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하기
  • 9편 : 성공사례에서 배우는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 방법
  • 10편 : 디자인씽킹으로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다

(연재 주제는 기고 시점의 이슈, IT 트렌드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놀라지 마시오. 지방에 계신 여러분이여. 겨우 1전 5리의 통신비를 쓰시면 다대한 여비와 번잡을 제하고 능히 서울 제일 염가의 물품을 득하는 묘방이 현출하였으니, 이는 구미 각국에서 유행하는 통신판매법이오’[각주:1] 



1910년 2월, 대한매일신보의 광고면을 채운 것은 한양상회의 통신판매 광고였습니다. 서양에서 전래한 신식문물인 통신판매, 변화의 물결을 제일 먼저 받아들인 것은 유통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21세기에서 유통은 또 하나의 신식문물인 디자인씽킹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또 다른 혁신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럼, 디자인씽킹이 만든 유통의 혁신을 만나볼까요? 



 왜 안경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야만 하지? 구매 공간을 바꾼, 와비파커

“얼굴의 완성은 안경”
얼굴형, 콧대, 콧방울, 피부색... 이 모든 것에 꼭 맞아 떨어지는 안경테를 고르는 것은 꽤 까다로운 일입니다. 거기에 오래 착용해도 귀나 코에 무리를 주지 않는지, 무게는 적당한지, 렌즈 굴절 때문에 어지럽지는 않은지 등 안경 하나를 사는 데 고민해야 할 항목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렇게 구매하기 까다로운 제품을 어떻게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을까요?
 

l 아직도 안경을 안경원에서 사야하는 걸까요? (출처: 와비파커 홈페이지)


이런 제약으로 인해 안경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해야만 했습니다. 당연히 좋은 품질의 안경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가격 비교는 엄두도 못 냈습니다. 그래서인지 쌔끈한 티타늄 재질의 안경 하나를 사려면 40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을 내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이런 안경 구매방식에 당당히 도전장을 낸 ‘와비파커’. 그 시작은 ‘불편에 대한 공감’이었습니다.


여행 중 안경을 잃어버린 창업자, 데이브 길보아. 학생인 길보아는 칠판의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비싼 안경을 살 수 없었습니다. 주머니가 가벼운 처지에 3-40만 원을 호가하는 안경은 사치품이었으니까요.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수업을 받던 그의 머리에 떠오른 생각, “왜 안경은 비싸야만 하지?”. 이 작은 질문이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안경 업계의 불문율로 여겨졌던 오프라인 구매방식을 고객과 직접 거래가 가능한 온라인 채널로 바꾸기로 한 것입니다. 하지만 가격을 낮추는 것 외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하나 더 남아 있었습니다. ‘안경이 안 어울리면 어쩌지?’ 그렇다면 ‘고객이 직접 안경을 착용해보고 결정하면 되지 않을까?’ 쉬운 답이지만, 쉽게 입 밖으로 내기 어려운 답. 그 답이 혁신의 길을 열었습니다.


l 와비파커 사이트


와비파커의 구매 방법은 간단합니다. ①먼저 맘에 드는 안경테를 5개 고릅니다. 집으로 무료배송된 안경테를 5일 동안 써봅니다. 이제 맘의 결정을 했나요? ②맘에 드는 프레임을 선택하고 95달러를 지불하면, 안경알이 끼워진 새 안경테가 집으로 옵니다. ③받았던 5개의 안경테는 우편함에 두면, 무료로 반송됩니다. 어떤가요? 정말 쉽죠?


‘비싼 가격’, ‘안 어울리면 어쩌지라는 걱정’, ‘안 살지도 모르는데 배송비를 내야 하느냐는 우려’ 등을 안경점 대비 1/5 가격의 ‘낮은 가격(Low-Price)’, ‘시험 착용(Try-On)’, ‘무료 배송(Free-Delivery)’으로 와비파커는 풀어냈습니다. 불편에 집중한 와비파커는 창립 5년 만에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혔습니다.


그리고 와비파커의 혁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시력 검사를 받으러 가는 것을 귀찮아하는 고객을 위한 또 한 번의 디자인씽킹. 이제 필수품인 스마트폰을 이용한 시력검사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죠.



 구매자가 원하는 게 뭘까? 고객의 마음을 읽어 아마존에 도전하다, Jet.com

지금 네이버 쇼핑에서 가격 비교를 하고 있으세요? 제품의 가격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시군요. 그렇다면 Jet.com을 추천합니다. 한번 가격을 확인해볼까요?

l Jet.com 가격표


l Jet.com 수량별 할인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주문 수량이 늘수록 개당 단가가 떨어지기까지 합니다.

거기에 상품 카테고리와 딜러에 무관하게 35달러 이상을 구매하면 배송비가 무료! 

이렇게 저렴하니, 반품이 걱정되시나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30일 이내에는 무료 반품이 가능합니다.


l Jet.com 출시 1개월 인포그래픽 자료


아직도 부족한가요? 그렇다면 무료반품 옵션을 빼고, 좀 더 할인을 받아보는 건 어떠세요?

이제 관심이 생기시나요? 


온라인쇼핑몰을 사용하면서 가지고 있던 작은 불만들, ‘다른 딜러들 제품을 함께 배송받을 수는 없나?’, ‘배송 정책이 너무 복잡해. 그냥 한방에 배송비가 결정되면 안 될까?’, ‘반품, 귀찮다. 그냥 쓸까?’, ‘왜 빠른 배송 옵션만 있지? 천천히 배송되면 깎아주나?’ 등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작은 불만, 그 불만에 집중한 Jet.com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12만 5천 명이 앱을 다운받았고, 1달이 지난 후에는 292만 명의 사이트 방문자가 4만 5천여 건의 주문을 했습니다.


승자독식 시대, 1등 사업자인 아마존에 도전장을 내민 Jet.com. 이커머스 고객의 불편에 귀 기울인 서비스를 내놓은 Jet.com은 아직 미약합니다. 하지만 그 끝이 창대할지를 함께 지켜보면 어떨까요?



 저에게 말 걸지 말아주세요…제발, 크리니크

‘고객님, 어떤 제품 찾으세요? 저희 이번 달에는 마스크팩 프로모션하는데, 보여드릴까요?’ 무척 익숙하시죠? 하지만 언제나 이런 세일즈를 하시는 분의 말이 반가운 것만은 아닙니다. 회사에서 종일 시달려 너덜너덜해진 몸을 끌고 들어선 매장에서 낭랑하게 울리는 안내멘트는 피곤함을 만렙으로 끌어올릴 뿐입니다.

가만히 손을 들어서 ‘내게 말을 걸지 마시오’라는 사인을 던지고 싶어지는 순간입니다. 이 순간 소비자의 마음을 주목한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크리니크의 ‘Service as you like’ 서비스입니다.

l 월스트리트저널, Clinique Gives Beauty Sales a Makeover


매장 직원이 말을 걸지 않다니…이런 상식에서 벗어난 서비스가 또 있을까요? 

하지만 모두가 ‘No’라고 하는 방식을 통해, 고객에게 꼭 맞는 쇼핑 경험 제공이 가능해졌습니다. 고객은 매장 입구에서 쇼핑 목적과 그날의 기분에 따라 세 가지 색상의 팔찌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됩니다. 


l 클리니크 Service as You like


흰색 팔찌는 '바쁘니 말 걸지 마세요(Time is of the Essence)', 분홍색 팔찌는 '그저 둘러보려고 해요. 보다가 궁금한 게 생기면 물어볼게요(Browsing and happy)', 연두색 팔찌는 '도움이 필요해요(I have time. Let's talk)’라는 뜻입니다.  


자, 어떤 색의 팔찌를 차시겠어요?



 저희는 옷을 팔지 않습니다, 파타고니아


‘Don’t Buy This Jacket’.  

무슨 엉뚱한 소리냐고요? 이것은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가 진행하는 ‘Common Threads Initiative’ 캠페인의 광고 문구입니다. 왜 파타고니아는 이런 광고 문구를 만든 것일까요?


그 시작은 바로 환경에 대한 관심입니다.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는 아웃도어 스포츠 마니아로, 본인이 좋아하는 암벽등반용 피톤 [각주:2]장비를 만드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피톤 판매가 늘수록 암벽의 훼손도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매출에 큰 타격이 왔지만, 내가, 내 자손이, 우리가 살아갈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은 명확했습니다. 그리고 암벽에 못을 박는 피톤 대신, 암벽 틈에 끼워 넣는 알루미늄 너트를 개발하였습니다. 


이때의 경험은 이본 쉬나드의 뇌리에 깊이 새겨졌고, 그 후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인 파타고니아의 철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파타고니아는 환경을 해치며 새 옷을 만들고, 이를 판매하는 것보다 Reduce(사는 횟수는 줄이고), Repair(수선해서 다시 입고), Recycle(버린 옷은 재활용하고), Reuse(내게 필요 없는 옷은 다른 사람이 쓸 수 있게 해주고), Reimagine(자연이 유지되는 세상을 함께 상상하는)의 5R을 중시합니다.


이베이에는 Reuse 샵을 열었습니다


l 파타고니아-이베이


수선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동영상을 제공하고, 수선용 키트도 제공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수선을 어려워하는 사람을 위해 Repair Van도 운영합니다.


l 파타고니아 Repair Van


정말 괴짜스러운 유통방식이죠? 이런 유통방식을 가진 파타고니아는 2013년 이후 미국 아웃도어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놀라운 실적이 가능할까요? 그것은 바로 ‘환경을 보호하고 싶은’, ‘착한 소비’를 하고 싶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낡은 파타고니아 옷을 입는 것이 ‘지구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나누는 지식인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할리우드 셀럽인 리즈 위더스푼도 파타고니아 재킷을 입고 있습니다. 이런 충성도 높은 구매, 그 시작은 바로 소비자의 마음속에 숨어있던 ‘착한 소비’에 대한 생각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파는 것이 유통의 전부가 아니라는 작은 생각의 변화를 가져보는 것만으로, 큰 혁신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디자인씽킹’을 받아들인 유통 기업의 혁신 사례가 가슴을 울리셨나요? 많은 분에겐 ‘혁신’은 곧 ‘기술’이라는 등식이 아로새겨져 있을 겁니다. 하지만 혁신은 우리의 고객을 알고, 그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공감한 내용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기술을 검토하기 전, 먼저 우리 고객을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거기서 혁신이 시작될 것입니다.


글 ㅣ LG CNS 엔트루컨설팅 Digital전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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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광고 120년의 고백’, 디자인정글, 2012.5 [본문으로]
  2. 피톤 : 암벽등반에서 바위의 갈라진 틈새에 박아 넣어 중간 확보물로 쓰는 금속 못 [본문으로]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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