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를 결합한 용어인 '핀테크(Fintech)'는 많은 모델이 등장하면서 익숙한 것이 되었습니다.
사실 금융과 기술이 결합하지 않은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기술보다 금융이 주연이었고, 금융을 뒷받침할 방법의 하나가 기술이었습니다. 과거 금융이 주연이었다는 것은 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에 기술을 더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금융 상품의 디자인이 우선이었죠.
그러나 오늘날에는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금융 상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핀테크라는 용어의 등장과 함께 금융과 기술의 위치가 바뀐 겁니다.
'절차의 생략', '개인화한 금융' 등 금융과 기술의 위치가 바뀌면서 금융의 속성도 점차 변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핀테크 모델을 접하면서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속성들도 핀테크가 조명받으면서 빠르게 변한 것이지, 금융 산업 내부에서는 이미 천천히 변하고 있던 부분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핀테크의 등장으로 변한 게 아니라 지금까지의 변화를 통해 핀테크가 발현되었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지금까지 금융 산업의 원천이었던 핵심 속성 한 가지가 핀테크의 등장을 통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바로 '자산 규모'입니다.
금융이나 자산이 중요한 내용은 맞지만, 복잡하게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자산 관리나 자산 운용과 같은 이야기는 더 멀게 느껴질 가능성이 크죠. 물론 소액을 겨냥한 금융 상품도 많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백화점의 상위 20% 고객이 전체 매출의 70%를 책임지는 것처럼 금융 시장에서도 대규모 자산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투자는 어렵죠. 투자보다 생활이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금이 여유롭지 않은 개인, 특히 20~30대의 사회초년생은 자금의 비대칭을 극복하기 어렵고, 금융의 보편화는 항상 자산 규모라는 벽에 막힌 상태였습니다.
① 후원형(Reward)
후원형은 기업의 상품이나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설정한 목표 금액에 개인이 투자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의 킥스타터(Kickstarter)나 인디고고(Indiegogo), 한국의 와디즈(Wadiz)와 텀블벅(Tumblbug)이 대표적이죠.
크라우드 펀딩에서 가장 주류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단지 개념은 투자이지만, 금액 안에서 받을 수 있는 보상이 상품이나 공연 프로젝트의 티켓 등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상품 구매와 다르지 않습니다. 덕분에 낮은 접근성으로 많은 투자자를 모을 수는 있었지만, 개인을 핀테크를 통한 자산 관리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는 없었습니다.
② 대출형(Debt)
그러나 후원형과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대출형은 기존 금융 질서를 완전히 바꿔 버렸습니다.
조파닷컴(Zopa.com)', 렌딩클럽(LendingClub)' 등 기업은 'P2P(Peer to Peer) 대출'로 기존 은행 대출의 허를 찔렀습니다. P2P 대출은 대출을 원하는 사람을 모집하여 필요한 자금을 투자자에게 공고하고, 투자자가 공고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또는 개인의 자투리 자금을 투자금으로 모으고, 모은 금액을 대출을 원하는 사람에게 빌려주는 방식도 존재합니다.
은행과 비슷해 보이지만, 기존 대출이 대출 이자를 통해 은행과 예금자가 수익을 실현했다면, P2P 대출은 투자자가 이자로 수익을 실현하고, 플랫폼은 수수료만 가진다는 점에서 기존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 투자자에게 더 높은 투자 수익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특징으로 투자자는 소액으로도 기존 금융권보다 나은 자산 관리를 할 수 있게 되었죠.
l 렌딩클럽
(출처: https://www.lendingclub.com/public/images/ac3edc9/content/press/pressphotos/facade_4.jpg)
당연히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난해 5월, 렌딩클럽은 부정대출 사건에 휘말렸고, P2P 대출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P2P 대출의 특성상 은행권에서 대출이 힘든 소규모 자산의 소상공인 등이 주요 고객이고, 자격 요건이 좀 더 느슨한데,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 개인에게 부정대출을 해줬다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안정성이 없고,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안정성을 책임질 수 있는 충분한 제도 마련만 이뤄진다면, P2P 대출의 장점이 더 강조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 은행들도 P2P 상품을 디자인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금융당국도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국내에도 이미 8퍼센트(8%), 렌딧(Lendit) 등 P2P 대출 업체가 있고, 자산 규모에 구애받지 않는 자산 관리 및 대출 서비스로 P2P 대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P2P 대출은 개인과 개인으로 이뤄지므로 중소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으로는 좋지 않습니다. 개인이 대출을 받기 어려운 것처럼 중소기업도 대기업과 비교하면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데요.
미국의 인튜이트(Intuit)는 자사가 개발한 회계 소프트웨어인 퀵북스(QuickBooks)의 고객에게 제공하는 대출 상품을 2013년에 선보였습니다. 대부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퀵북스의 고객들에게 자사 소프트웨어 사용을 권장하려면 더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있어야 하는데, 자금난으로 문을 닫는 기업이 늘자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낮은 이자의 대출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현재는 P2P 대출 업체와 제휴하여 개인의 자금을 중소기업에 빌려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결제 솔루션의 선도 기업인 페이팔(Paypal)도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자금을 빌려주고 있습니다. 투자 개념으로 볼 수도 있지만, 페이팔 솔루션 고객도 대부분 중소기업인 탓에 직접 고객들의 자산에 관여하고자 은행 역할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최근 IPO를 진행한 결제 업체 스퀘어(Square)도 2014년에 '스퀘어 캐피털(Square Capital)'이라는 대출 사업을 선보였습니다. 스퀘어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결제 단말기를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단말기뿐만 아니라 결제, 분석 솔루션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여 수수료로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스퀘어 캐피털은 스퀘어의 결제 솔루션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매장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소규모 사업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l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스퀘어 캐피털 (출처: https://squareup.com/capital)
l 시더스 (출처: https://www.seedrs.com/learn/blog/seedrs-news/team-news/new-coo-cto)
l 로빈후드 수수료 비교
(출처: https://support.robinhood.com/hc/en-us/articles/202844869-What-is-Robinhood-)
- 벤처 캐피털(Venture Capital): 고도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며 장래성도 있으나 아직 경영기반이 약하고 일반 금융기관으로는 위험부담이 커서 융자하기 어려운 벤처 비즈니스에 대해 주식취득 등을 통하여 투자하는 기업 또는 이와 같은 기업의 자본 그 자체를 말하는 것으로 이와 같은 회사들은 투자한 기업의 주식공개를 통한 자본이익(capital gain)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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