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nsight

금융, 핀테크의 등장으로 변화하다

2017.05.01 09:30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를 결합한 용어인 '핀테크(Fintech)'는 많은 모델이 등장하면서 익숙한 것이 되었습니다.


사실 금융과 기술이 결합하지 않은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기술보다 금융이 주연이었고, 금융을 뒷받침할 방법의 하나가 기술이었습니다. 과거 금융이 주연이었다는 것은 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에 기술을 더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금융 상품의 디자인이 우선이었죠. 


그러나 오늘날에는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금융 상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핀테크라는 용어의 등장과 함께 금융과 기술의 위치가 바뀐 겁니다.



'절차의 생략', '개인화한 금융' 등 금융과 기술의 위치가 바뀌면서 금융의 속성도 점차 변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핀테크 모델을 접하면서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속성들도 핀테크가 조명받으면서 빠르게 변한 것이지, 금융 산업 내부에서는 이미 천천히 변하고 있던 부분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핀테크의 등장으로 변한 게 아니라 지금까지의 변화를 통해 핀테크가 발현되었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지금까지 금융 산업의 원천이었던 핵심 속성 한 가지가 핀테크의 등장을 통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바로 '자산 규모'입니다.


금융이나 자산이 중요한 내용은 맞지만, 복잡하게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자산 관리나 자산 운용과 같은 이야기는 더 멀게 느껴질 가능성이 크죠. 물론 소액을 겨냥한 금융 상품도 많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백화점의 상위 20% 고객이 전체 매출의 70%를 책임지는 것처럼 금융 시장에서도 대규모 자산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투자는 어렵죠. 투자보다 생활이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금이 여유롭지 않은 개인, 특히 20~30대의 사회초년생은 자금의 비대칭을 극복하기 어렵고, 금융의 보편화는 항상 자산 규모라는 벽에 막힌 상태였습니다.



 핀테크 모델의 대표 사례 ‘크라우드 펀딩’

그러나 현재는 핀테크 모델이 돌파구가 되고 있으며, 가장 유명한 사례가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바로 '후원형(Reward)', '대출형(Debt)', 투자형(Equity)'입니다.


① 후원형(Reward)


후원형은 기업의 상품이나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설정한 목표 금액에 개인이 투자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의 킥스타터(Kickstarter)나 인디고고(Indiegogo), 한국의 와디즈(Wadiz)와 텀블벅(Tumblbug)이 대표적이죠. 


크라우드 펀딩에서 가장 주류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단지 개념은 투자이지만, 금액 안에서 받을 수 있는 보상이 상품이나 공연 프로젝트의 티켓 등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상품 구매와 다르지 않습니다. 덕분에 낮은 접근성으로 많은 투자자를 모을 수는 있었지만, 개인을 핀테크를 통한 자산 관리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는 없었습니다.


② 대출형(Debt)


그러나 후원형과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대출형은 기존 금융 질서를 완전히 바꿔 버렸습니다. 


조파닷컴(Zopa.com)', 렌딩클럽(LendingClub)' 등 기업은 'P2P(Peer to Peer) 대출'로 기존 은행 대출의 허를 찔렀습니다. P2P 대출은 대출을 원하는 사람을 모집하여 필요한 자금을 투자자에게 공고하고, 투자자가 공고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또는 개인의 자투리 자금을 투자금으로 모으고, 모은 금액을 대출을 원하는 사람에게 빌려주는 방식도 존재합니다. 


은행과 비슷해 보이지만, 기존 대출이 대출 이자를 통해 은행과 예금자가 수익을 실현했다면, P2P 대출은 투자자가 이자로 수익을 실현하고, 플랫폼은 수수료만 가진다는 점에서 기존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 투자자에게 더 높은 투자 수익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특징으로 투자자는 소액으로도 기존 금융권보다 나은 자산 관리를 할 수 있게 되었죠.


l 렌딩클럽 

(출처: https://www.lendingclub.com/public/images/ac3edc9/content/press/pressphotos/facade_4.jpg)


당연히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난해 5월, 렌딩클럽은 부정대출 사건에 휘말렸고, P2P 대출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P2P 대출의 특성상 은행권에서 대출이 힘든 소규모 자산의 소상공인 등이 주요 고객이고, 자격 요건이 좀 더 느슨한데,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 개인에게 부정대출을 해줬다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안정성이 없고,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안정성을 책임질 수 있는 충분한 제도 마련만 이뤄진다면, P2P 대출의 장점이 더 강조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 은행들도 P2P 상품을 디자인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금융당국도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국내에도 이미 8퍼센트(8%), 렌딧(Lendit) 등 P2P 대출 업체가 있고, 자산 규모에 구애받지 않는 자산 관리 및 대출 서비스로 P2P 대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P2P 대출은 개인과 개인으로 이뤄지므로 중소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으로는 좋지 않습니다. 개인이 대출을 받기 어려운 것처럼 중소기업도 대기업과 비교하면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데요. 


미국의 인튜이트(Intuit)는 자사가 개발한 회계 소프트웨어인 퀵북스(QuickBooks)의 고객에게 제공하는 대출 상품을 2013년에 선보였습니다. 대부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퀵북스의 고객들에게 자사 소프트웨어 사용을 권장하려면 더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있어야 하는데, 자금난으로 문을 닫는 기업이 늘자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낮은 이자의 대출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현재는 P2P 대출 업체와 제휴하여 개인의 자금을 중소기업에 빌려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결제 솔루션의 선도 기업인 페이팔(Paypal)도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자금을 빌려주고 있습니다. 투자 개념으로 볼 수도 있지만, 페이팔 솔루션 고객도 대부분 중소기업인 탓에 직접 고객들의 자산에 관여하고자 은행 역할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최근 IPO를 진행한 결제 업체 스퀘어(Square)도 2014년에 '스퀘어 캐피털(Square Capital)'이라는 대출 사업을 선보였습니다. 스퀘어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결제 단말기를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단말기뿐만 아니라 결제, 분석 솔루션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여 수수료로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스퀘어 캐피털은 스퀘어의 결제 솔루션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매장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소규모 사업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l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스퀘어 캐피털 (출처: https://squareup.com/capital)


스퀘어 캐피털의 가장 큰 특징은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즉, 전통적인 대출 심사가 없다는 거죠. 대신 스퀘어 고객의 거래 데이터를 대출 심사에 활용하여, 매장의 자본 흐름으로 차입자의 상환 능력을 판단합니다. 그리고 별도 상환 일정도 제공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스퀘어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 결제 실적의 일정 비율을 스퀘어가 선취합니다. 소규모 자본의 흐름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대출과 결제를 결합한 새로운 핀테크 모델을 제시한 것이죠.

조사에 따르면, 스퀘어 캐피털을 이용한 응답자의 85%가 '친구에게 스퀘어 캐피털을 추천할 것'이라고 대답했으며, '매장을 운영하는 데 시간과 역량을 고객에게 더 집중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은행과 씨름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스퀘어로서는 상환하려는 차입자가 스퀘어 플랫폼을 더 이용하게 유도할 수 있습니다. 적은 금액을 빌려주고도 충분한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든 겁니다.

③ 투자형(Equity)

마지막으로 투자형입니다. 앞서 후원형과 대출형의 사례를 보면, 투자형이 무엇인지 단어만으로도 유추할 수 있을 것입니다.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은 말 그대로 개인이 기업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영국의 크라우드큐브(CrowdCube)와 시더스(Seedrs), 한국의 와디즈가 있습니다. 후원형처럼 정해진 보상을 받는 게 아니라 투자한 금액만큼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회사가 성장할수록 이익을 실현합니다. 

주식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전에는 개인이 비상장사의 지분을 가질 방법이 사실상 없었습니다. 충분한 투자금을 제공하는 방법뿐이었죠. 하지만 투자형은 개인이 소액으로도 회사에 투자하고, 지분을 가질 수 있도록 연결하는 새로운 방법입니다.

l 시더스 (출처: https://www.seedrs.com/learn/blog/seedrs-news/team-news/new-coo-cto)


후원형과 대출형처럼 투자형도 회사마다 다른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두 업체를 비교해보면, 크라우드큐브는 투자에 대한 모든 권한과 리스크는 투자자인 개인이 짊어져야 합니다. 대신 기업이 지분에 따른 고정 수익을 제시하여 성장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시더스는 투자자가 지분을 가지지만, 투자에 대한 모든 권한을 시더스가 관리합니다. 

그래서 투자할 기업에 대한 투자금을 시더스를 중심으로 모으는 덕분에 10파운드의 소액도 투자하여 지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분 행사를 투자자가 하느냐, 플랫폼이 하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죠.

이들 플랫폼이 하는 일은 기존 벤처 캐피털[각주:1]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개인이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줬다는 점이 새로운 개념이죠. 그리고 후원형과 대출형처럼 투자형 플랫폼도 수수료로 이익을 내므로 역할은 같지만, 수익 모델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주식은 어떨까요? 수수료는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입니다. 그리고 자산 규모와 관계없이 개인이 금융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소규모 개인 투자자에게 수수료는 골칫거리입니다. 

증권사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수료도 조금씩 낮아지고 있지만, 주요 수익 모델인 탓에 실적을 유지하는 선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단기투자가 아니더라도 소액으로 여러 종목을 매수하려는 개인 투자자는 수수료로 손해 볼 가능성이 크죠. 그렇다고 소규모 자산으로 장기 투자를 하기도 어렵습니다. 자금이 필요할 때 급하게 매도할 일이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4년에 수수료가 없는 주식 거래 서비스가 미국에 등장해 주목 받았는데요. 바로 '로빈후드(Robinhood)'입니다.

l 로빈후드 수수료 비교 

(출처: https://support.robinhood.com/hc/en-us/articles/202844869-What-is-Robinhood-)


로빈후드는 누구나 무료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지난해 거래 규모만 300억 달러에 이릅니다. 2015년에 20억 달러 수준이었던 걸 고려하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겁니다. 로빈후드의 강점은 수수료가 없어서 누구나 부담 없이 남은 돈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는 것인데요. 

창업자들은 기존 증권사들이 어느 정도 자산 규모를 갖춘 40~50대를 겨냥하고 있어서 20~30대의 젊은 층을 유도하는 데 실패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수수료를 없애는 파격적인 모델을 제시한 거죠. 

그럼 로빈후드는 대체 어디서 이익을 낼까요? 로빈후드가 기대하는 수익 모델은 유료 서비스나 대출입니다. 현재 로빈후드는 시간외거래와 신용거래를 허용하는 유료 서비스인 '로빈후드 골드(Robinhood Gold)'를 제공합니다. 

시간외거래는 큰 제약이 있는 건 아니지만, 주가 변동 폭이 작아서 보통 대량 거래에 이용됩니다. 로빈후드의 목표는 좀 더 나은 방법으로 금융 서비스를 민주화하는 것이라서 투자 의도보다는 일정한 금액으로 금융 서비스를 균일하게 제공한다는 데에 의미를 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내용으로 알 수 있듯이 기존 금융 관련 기업이 아닌 신생 업체들이 보수적인 금융 산업에서 새로운 핀테크 모델을 대거 제시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금융 사업의 수익 구조에서 모순을 찾아 쉽게 풀어놓으면서 자산 규모와 관계없이 누구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금융 사업은 대부분 자산 규모라는 요소를 연관 지어 상품을 디자인하고, 수익 모델을 구축했지만, 위에 예를 든 업체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 금융 관련 기업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신생 업체들처럼 수익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죠. 중요한 건 자산 규모라는 핵심 속성이 핀테크를 통해 바뀌면서 기존 은행이나 증권사가 경쟁에 적극적이더라도 자산 규모의 방해가 없는 금융 상품이 더 많이 등장할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것입니다. 

로빈후드의 공동 창업자인 블라디미르 테네브(Vladimir Tenev)는 '금융 서비스는 순 자산과 관계없이 모든 이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핀테크가 발전하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더 직관적이고, 간편한 금융 서비스가 주목 받게 될 거라는 것이죠. 

필자는 핀테크라는 용어를 단순히 금융과 기술의 결합으로만 여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말한 것처럼 금융과 기술이 결합하지 않았던 적은 없으니까요. 오히려 기술의 결합으로 금융의 형태를 바꾸는 과정으로 생각하는 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 | 맥갤러리 |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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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벤처 캐피털(Venture Capital): 고도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며 장래성도 있으나 아직 경영기반이 약하고 일반 금융기관으로는 위험부담이 커서 융자하기 어려운 벤처 비즈니스에 대해 주식취득 등을 통하여 투자하는 기업 또는 이와 같은 기업의 자본 그 자체를 말하는 것으로 이와 같은 회사들은 투자한 기업의 주식공개를 통한 자본이익(capital gain)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본문으로]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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