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Life

작은 칩 속에 뇌가 들어있다. 뉴로모픽 컴퓨팅

2016.02.04 09:30


안녕하세요 LG CNS 대학생 기자단 송유진입니다.


2016년 세상을 이끌어갈 IT 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세계적인 IT분야 리서치 전문업체인 가트너가 2016년 10대 전략 기술을 발표했는데요. 


● 가트너 선정 2016년 10대 전략 기술 (http://blog.lgcns.com/978)


가트너는 앞으로 스마트 기기들이 사물인터넷 기술 등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 환경에서 고도의 컴퓨팅 자원이 필요함을 언급하며, 10대 전략 기술 중 하나로 '진보된 시스템 아키텍처(Advanced System Architecture)'를 꼽았습니다. 또한, 이에 적합한 컴퓨팅 아키텍처를 ‘뉴로모픽(Neuromorphic) 아키텍처’라고 제시했는데요. 오늘은 인간의 뇌를 닮은 ‘뉴로모픽 컴퓨팅’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뇌는 사람의 신체 중 몇 퍼센트를 차지할까요? 성인의 뇌 무게는 1.4kg~1.6kg 정도로 자신의 주먹을 맞댄 크기와 비슷하며, 전체 몸무게에 비하면 매우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인지, 감정, 기억, 학습 등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뉴로모픽 컴퓨팅’이란 바로 이러한 인간의 뇌를 모방하는 첨단 기술입니다. 


뇌가 갖고 있는 신경세포의 수는 100억 개가 넘고, 시냅스[각주:1]의 수는 10조 개가 넘기 때문에 모든 방향으로 신호를 보낼 수 있으며 순식간에 정보처리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병렬처리능력 덕분에 인간의 뇌는 대량의 정보를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뉴로모픽칩은 이러한 뇌의 작동 방식을 실리콘에 구현해서 만든 작은 칩입니다.[각주:2]  칩 안에는 여러 개의 ‘코어’들이 존재하는데, 이는 기존 컴퓨터의 CPU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를 포함해 몇 가지 전자 소자들과 메모리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코어의 일부 소자는 뇌의 신경세포인 뉴런의 역할을 담당하며, 코어 속의 메모리는 시냅스(뉴런과 뉴런 사이)를 담당합니다. 뉴로모픽 역시 하나의 코어에서 발생한 전기 신호가 다음 층의 코어로 빠르게 전달되면 둘 사이의 연관이 높다고 판단하고 저항을 낮춰 흐르는 전류량을 늘립니다. 


처음에는 모든 코어 사이에 흐르는 전류량이 비슷하지만, 학습이 진행될수록 전류량의 차이는 커집니다. 소프트웨어는 연결의 가중치를 높이고 낮추는 과정이 모두 명령어에 의한 연산이지만, 뉴로모픽은 코어 안의 전자 회로가 알아서 수치 조절을 할 수 있어 특별한 연산이 필요 없습니다. 

<퀄컴에서 개발한 제로스(Zeroth) (출처: http://egloos.zum.com/eggy/v/3985531)>


2013년 퀄컴(Qualcomm)은 뇌처럼 학습하는 프로세서(Neural Processing Unit, NPU) '제로스(Zeroth)'를 발표했는데요. 타일이 깔린 바닥에 6개의 타일에만 각기 다른 색상을 칠해 놓고, 제로스를 탑재한 로봇에게 색깔이 칠해진 타일을 찾으라는 명령을 내리면 로봇은 다수의 타일에서 색상이 다른 6가지 타일을 찾아냅니다. 그 다음 하얀색 타일을 찾은 로봇에게 'good robot'이라는 버튼을 눌러 칭찬을 하면, 어떤 행동을 하라고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또 다른 하얀 타일을 찾아냅니다. 


이처럼 주어진 명령만을 처리하던 컴퓨터에서 벗어나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뉴로모픽칩’의 핵심입니다. 


<좌: IBM이 개발한 뉴로모픽칩 ‘트루노스’, 우: 트루노스 칩의 핵심배열 

(출처: http://www.research.ibm.com/articles/brain-chip.shtml)>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08년부터 인간의 뇌를 모방하는 인공 두뇌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인 시냅스(SyNAPSE: Systems of Neuromorphic Adaptive Scalable Electronic)를 시작했는데요.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IBM은 뉴로모픽칩 ‘트루노스(TrueNorth)’를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공장 생산이 가능한 형태로 만들었다는 것인데요. 트루노스칩은 54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내장한 4,096개의 뉴로시냅틱(Neurosynaptic) 코어를 통해 26억 5,600만 개의 전자 시냅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되는 전력 역시 70mW 밖에 되지 않아 가용 전력이 한정되어 있는 기기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냅스의 연구 목표는 100억 개의 뉴런과 100조 개의 시냅스를 갖는 인지 컴퓨팅 아키텍처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영화 ’인셉션’은 다른 사람의 꿈에 침투하여 생각을 마음대로 심어놓을 수 있다는 가정으로 만들어진 작품인데요. 영화에서 주인공 도미닉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다른 사람의 머릿 속에 생각을 주입하거나 추출해내는 임무를 맡습니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았던 이러한 상황이 곧 현실이 된다고 하는데요. 바로 뉴로모픽칩을 활용한 ‘메모리 임플란트’ 기술입니다.

<메모리 임플란트 이미지 

(출처: http://www.technologyreview.com/featuredstory/513681/memory-implants/)>


‘메모리 임플란트’란 기억을 관장하는 신경회로의 손상으로 인해 기억의 저장 및 추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뉴로모픽칩의 이식을 통해 기억저장을 유도할 수 있는 신경신호를 생성하여 새로운 기억을 심거나 기존 기억을 삭제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알츠하이머 환자나 치매 환자, 해마의 신경회로가 손상되어 기억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기억 기능을 항진시키는 치료법으로 쓰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범죄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는 환자에게는 기억의 일부분을 제거하도록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메모리 임플란트 기술은 아직 완벽한 단계는 아닙니다. 이 기술이 제대로 활용하려면 기억을 저장하거나 추출할 때 신경세포들이 사용하는 신경 암호(Neural Code), 즉 ‘뇌의 언어’를 정확히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뉴로모픽 기술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트랙티카(Tractica)는 전세계 인공지능 시장이 2015년 2억 200만 달러에서 2024년 111억 달러(연평균 성장률 56.1%)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큰 영향을 미칠 기술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신경 재활 분야에 뉴로모픽이 가져다 줄 기대효과는 무궁무진합니다. 


머신러닝과 같은 기존의 컴퓨터에서 가동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는 전력소모가 너무 커서 휴대기기에 장착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뉴모로픽칩을 이용하면 뇌가 적은 에너지로 엄청난 정보처리를 하는 것처럼 복잡한 인공지능의 정보처리를 아주 낮은 전력량만을 소비하며 구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뉴모로픽을 적용한다면 휴대기기를 활용한 인공지능 분야가 더욱 발전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인간은 뇌 활동의 10% 정도만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뉴로모픽 컴퓨팅은 앞으로도 도전과 실패를 거듭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루빨리 뉴로모픽 컴퓨팅이 상용화 되어 우리의 삶에 도움을 주는 세상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1. 신경 흥분이 전달되는 자리에 있는 두 개의 신경세포 접합 부분. 시냅스라고도 한다. 이것은 뇌 속의 정보 회로의 스케치로서, 처음부터 완성되어 있기 때문에 변동이 안 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새로운 뇌의 연구에 의해, 이것의 변화로 인해 뇌는 밖으로부터의 자극으로 회로를 고칠 수 있는 유연한 정보 처리 장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본문으로]
  2. <인간을 기계화하거나, 기계를 인간화하거나, 뉴로모픽컴퓨터>, 과학동아, 2015년 12월 01일 [본문으로]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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