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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제주여행] 제주의 바람을 맞고 봄날을 걷다

2013. 4. 1. 14:53

 

그 매섭던 동장군의 기세는 어디로 가버렸는지, 볼을 차갑게 스치던 날카로운 바람은 점점 무뎌져 가고, 한낮의 햇살은 따스하고 부드러워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곳 제주도에 유채꽃이 새초롬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와, 도저히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네요. 마음이 벌써 제주도 봄 바다 속에 녹아 들고 있기 때문이지요.

 

설레는 마음을 안고 제주공항에 내리니 선선한 바람에 실려 온 바다내음에 코가 간질간질. 한 치의 주저없이 공항을 벗어나 ‘김녕 해수욕장’으로 발걸음을 돌립니다. 이전에도 제주도 해안도로를 따라 일주한 적이 있었는데요. 길을 잘못 들어 우연치 않게 들른 바닷가, 해가 저물어가는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에메랄드 빛깔의 푸르고 맑은 자태를 뽐내던 바다는 그 존재를 잊지 못하도록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 주었답니다. 이곳의 매력은 마치 발리나 몰디브의 해안가를 연상케 할만큼 상당히 이국적인 에메랄드 빛 바다색. 도로의 조그만 경계석에 걸터앉아 바다를 보고 있기만 했을 뿐인데도 마음이 시원해지면서 짜릿한 감동이 전해진답니다. 내 마음이 ‘새로 고침’되고 있다고나 할까. 입가에는 마음의 평안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미소가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에머랄드 빛의 깊은 바다색을 띠는 김녕 해수욕장 바람을 만끽하며>

제주도는 날씨의 변덕이 심해서 운이 없으면 절경들을 차마 둘러보지 못하고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날씨가 좋다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바로 ‘성산일출봉’입니다. 제주도를 들를 때마다 항상 궂은 날씨 덕택에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인 성산일출봉의 절경을 반의 반도 보지 못해 늘 아쉬웠는데 드디어 때가 왔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 덕택에 성산일출봉은 웅장한 모습 그대로 한 점 숨김없이 내보이고 있네요. 남으로 트인 분화구와 그 너머로 펼쳐진 푸르디푸른 남제주해 풍경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파도마저도 잠잠하고 차분했습니다. 동쪽 멀리 우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고, 북쪽으로는 구름 목도리를 두른 한라산의 모습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치 그 자체가 예술작품이었습니다. 

점심으로 탁 트인 바다를 반찬 삼아 살이 통통하게 오른 전복 해물뚝배기 한 사발을 후다닥 해치우니 쌀쌀한 바람으로 다소 움츠려 들었던 몸이 사르르 풀리는 느낌인데요.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샛노랑빛의 유채꽃들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냅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노란 꽃망울들이 앙증맞기 그지없네요. 수많은 커플들이 그 속에서 행복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으나, 개의치 않고 꿋꿋이 외롭지 않은 척 유채꽃을 친구 삼아 산뜻한 봄 풍경을 잠시 감상했습니다.


<새초롬하게 봄을 알리는 유채꽃밭>

대개 제주도 여행은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돌아보고자 일정을 빡빡하게 잡아 쉬어갈 여유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김영갑 갤러리’는 여행자들이 한숨 고르며 제주도의 다양한 풍경이 담긴 사진들을 감상하고 쉬어갈 수 있는 그루터기 같은 곳입니다. 단 한 컷의 풍경에도 수많은 고민과 해석을 녹여낸 김영갑 작가의 작품들을 둘러보며 한층 깊은 감성과 진지함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전시관 무인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창 밖에서 스며드는 햇살을 맞으며 제주의 여유를 한껏 즐길 수 있었답니다. 

<노을빛이 물드는 산굼부리 억새밭>

숙소인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는 길은 이미 짙은 어둠에 휩싸여 있습니다. 어둠과 대조적으로 반짝이는 은가루를 뿌려놓은 하늘은 넋을 놓은 채 십 여분을 그렇게 우두커니 서있을 수밖에 없게 하네요. 말 그대로 ‘별천지’입니다. 

다음날, 늘 일어나던 시간에 눈을 뜨니 아직 사방은 잠이 덜 깬 듯 조용합니다. 어제 돌아보지 못한 주변 동네를 산책하며 잘 정돈된 돌담길을 걷다 보니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생동감이 발끝으로 전해져 옵니다. 낯선 총각이 건네는 아침 인사에 응해주시는 동네 어르신의 여유로움이 한껏 기분 좋게 하네요.

짧은 여행이었지만 제주도는 분명 내 몸과 마음에 휴식과 재충전을 선물하기에 충분합니다. 그 동안 숨겨 두었던 비경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까지 선사하니 말입니다. 글을 쓰는 지금, 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니 김녕 해변에서 들었던 시원한 파도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쪽빛 푸른 바다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모든 이에게 제주행 비행기 티켓은 분명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최고의 ‘쉼’을 선물해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성산일출봉에서 내려다 본 풍경>


글 ㅣ최성권 사원ㅣ생산시스템팀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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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뭉실뭉실 2013.04.01 15: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산일출봉 너무 멋져요~!! 사실 갔었다가 올라가는거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후덜덜했다는...ㅋㅋ 올라가서 해녀 아줌마한테 설명 듣는것도 잼나요~ㅎㅎ

  2. 쓰이리 2013.04.01 16: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주도 여행가고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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