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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와 사물인터넷, 개인화가 만난 휴게소의 미래

2018.08.01 09:30

긴 여정에 있어서 휴게소는 피로를 풀 수 있는 공간이자 소소한 재미이기도 합니다. 잠을 쫓을 수 있는 커피 한 잔이나 허기를 채울 수 있는 휴게소의 식사는 도로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이기에 놓치지 않으려는 여행객도 많죠.


전기차 시대에 휴게소는 지금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주유와는 달리 충전기를 이용한 충전은 짧게는 10분 이내, 길게는 3시간 이상 충전해야 하기 때문이죠. 전기차 보급에 따라 휴게소에 전기차 충전기 도입은 가속할 것입니다.


현재 휴게소에서도 주유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주유는 연료를 보관할 장소와 주유하는 행위가 필요한 것과 달리 전기차 충전은 주차장에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충전기를 꽂기만 하면 충전하는 행위가 끝나므로 충전하는 동안 비는 시간이 발생합니다. 이 시간은 휴게소를 이용하기 적절한 시간이죠. 그렇다면 전기차 보급으로 휴게소 이용이 지금보다 증가하게 될까요? 일각에서는 휴게소 사업이 지금보다 쇠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합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전기차 충전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기술 발전으로 충전 시간이 짧아지는 만큼 휴게소에 충전이라는 목적으로 길게 머무는 수요는 줄어들 것입니다.


두 번째는 자율주행 기술의 보급입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궤도에 오르는 중입니다. 특정 지역에서는 고속도로에 한정하여 자율주행 기술을 일부 허용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기술로 운전자는 운전 중 피로를 덜 느끼게 되며, 무엇보다 장시간 운전이 필요한 트럭 운송에서 운송 회사로서는 자율주행으로 휴게소에 머물 시간을 줄임으로써 운행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므로 휴게소를 덜 이용하게 될 거라는 거죠.


물론 예측일 뿐입니다. 그러나 휴게소 입장에서 좋은 소식은 아닐 겁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서 휴게소 역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앞서 휴게소의 미래를 그리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l 테슬라 슈퍼차저 스테이션 (출처: https://www.tesla.com/supercharger)


 전기차 충전소를 휴게소로 바꾸려는 테슬라의 전략


미국의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는 자사 고속 충전소인 '슈퍼차저 스테이션(Supercharger Stations)'에 전통적인 휴게소 시설을 포함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테슬라 공동 창립자이자 CTO인 JB 스트라우벨(Jeffrey B. Straubel)이 '푸드 서비스 테크놀로지 콘퍼런스 트레이드 쇼(FTSEC)'에 참석하여 처음 언급한 이 계획은 40개 이상의 충전기와 라운지, 식당이 있는 새로운 유형의 슈퍼차저 스테이지 건립에 대한 구상으로 현재 계획에 근접한 슈퍼차저 스테이션은 없지만, 충전소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무료 커피를 제공하는 등 반응을 파악하기 위해 시험하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슈퍼차저 스테이션을 휴게소로 활용하려는 이유는 충전소 주변 부지 활용과 에너지 활용에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슈퍼차저 스테이션의 건립 비용은 30만 달러 수준입니다. 문제는 테슬라 단독인 인프라 개발 비용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포드 등 자동차 제조사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충전소의 건립 비용도 30만 달러 수준입니다. 그래서 테슬라는 최근 슈퍼차저의 충전 비용을 인상하기도 했습니다.


시스템 보급에 드는 비용을 회수하려는 것이라고 테슬라가 가격 인상 이유를 밝혔는데, 슈퍼차저로 막대한 이익을 내지 않더라도 인프라를 유지하는 데에 자금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테슬라로서는 슈퍼차저의 충전 비용을 이전처럼 무료로 돌리고 싶을 겁니다. 단일 인프라가 지닌 이점을 극대화하려면 서비스 측면에서 차별점이 있어야 하는데, 가격이 무료인 것만큼 매력적인 옵션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슈퍼차저 스테이션을 유지하려면 별도 사업이 필요하고, 주변 부지를 활용하면서 연계할 사업으로 가장 적합한 것이 휴게소인 것이죠.


l 테슬라 슈퍼차저 스테이션 (출처: https://www.tesla.com/supercharger)


또한,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슈퍼차저 스테이션은 충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잉여 전력이 발생합니다. 현재 테슬라는 도시 주변 슈퍼차저 스테이션의 잉여 전력을 도심 중심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활용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슈퍼차저 스테이션이 휴게소로 변한다면 남은 에너지를 방문객을 위한 편의시설에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테슬라의 계획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메가차저(Megacharger)'입니다.


테슬라는 자사 전기 트럭인 '세미(Semi)'를 2019년에 출시할 계획입니다. 트럭인 만큼 운송을 위해 원활한 충전이 이뤄질 필요가 있고, 세단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충전이 너무 길다면 운송 사업자는 세미를 도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테슬라는 세미의 원활한 충전을 위해 세미를 위한 메가차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걸림돌은 비용입니다. 로이터는 '세미 충전 설립 비용은 지역, 메가차저 설치 수, 에너지 기반 시설 등 요인에 따라 증가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더군다나 테슬라 공동창립자이자 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현재 1kWh당 9~12센트인 상업용 태양 에너지 가격을 낮춰 1kWh당 7센트 가격으로 세미에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미의 보급 규모에 따라서는 슈퍼차저 스테이션보다 메가차저 스테이션의 유지가 더 어려울 수 있고, 로이터는 '비용 문제로 메가차저 네트워크 구축이 느릴 수 있다.'라고 지적했는데, 휴게소가 대안이 될 수 있는 거죠.


l 테슬라 세미 (출처: https://www.tesla.com/semi)


하지만 전기차 충전소를 휴게소로 바꾸는 것만이 휴게소의 미래 전략일 수는 없습니다.


 트럭 운전사들을 위한 데이터 기반 앱


미국의 트럭 휴게소 체인인 파일럿 플라잉 J(Pilot Flying J)는 모바일 앱인 '마이파일럿(myPilot)'을 제공합니다. 마이파일럿은 주유 결제 및 휴게소에서 주유 중인 트럭을 알려주고, 주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주차 장소를 예약할 수도 있고, 400개 이상의 제휴 식당에서 원하는 음식을 찾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모든 활동은 인앱 영수증으로 기록되며, 로열티 프로그램을 통해 혜택도 지급합니다.


이는 단순한 휴게소 편의 앱이 아닙니다. 트럭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기반 앱이죠. 파일럿 플라잉 J의 고객은 마이파일럿으로 편의 서비스를 받는 대신에 주로 머무는 휴게소, 결제하는 식당, 이동 거리, 체류 시간 등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파일럿 플라잉 J는 이런 데이터를 토대로 시간 절약을 위한 더 정확한 예약 시스템과 개인화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커넥티드 카 기술이 트럭 운송에 도입되기 시작했고, 모바일과 통합하는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이 운송 체계를 바꾸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는 SAP 등 기업이 선보인 자동차 결제 기술 '카 페이(Car Pay)'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이동 데이터를 통한 개인화, IoT를 통한 트럭과 모바일의 결합은 휴게소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업으로 바꿔놓을 것입니다.


l 마이파일럿 앱 (출처: https://pilotflyingj.com/)


예컨대, 주행 거리와 남은 주행 거리, 연료 상태를 확인하여 대시보드나 스마트폰을 통해 알려줍니다. 최적화한 휴게소를 검색하여 선택하면, 주차부터 주유, 샤워 예약이 자동으로 이뤄지고, 이용 내역을 토대로 식사나 음료를 추천합니다. 모든 휴게소 이용 내역이 인앱 영수증으로 기록되며, 트럭에서 바로 결제가 이뤄지고, 데이터는 운송 회사로 전송되어 통합합니다.


운송 회사는 트럭 운용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시간 관리로 운송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특히 전기 트럭은 충전 시간이 일반 승용차보다 긴 탓에 운송 시간 관리가 비용 절감에 큰 역할을 할 것이며, 휴게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겁니다.


그럼 트럭이 아닌 다른 일반 차량 운전자는 마이파일럿과 같은 혜택을 얻지 못하는 걸까요? 포브스는 전기차의 보급과 함께 '덴마크의 초고속 충전소가 휴게소를 변화시킬 수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덴마크는 따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지만, 자동차 값의 최대 150% 수준의 등록세를 면제해준 것으로 2018년까지 9,000대의 전기차가 등록되었습니다. 엄청 많은 수는 아니지만, 2011년에 비해 22배나 증가한 것입니다.


 접근성 향상이 핵심


덴마크의 e-모빌리티 제공 업체인 클레버(Clever)는 유럽의 다국적 에너지 기업 에온(E.ON)과 함께 오는 9월에 200개의 초고속 충전소를 건립할 예정입니다. 클레버와 에온이 계획한 초고속 충전소는 20~30분 만에 400km를 주행할 수 있도록 전기차에 전력을 공급하지만, 클레버는 기술 발전에 따라 8분으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충전소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과 카페, 식당이 들어서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충전소에 카페와 식당이 포함되는 건 아닙니다. 충전소 거리에 따라 카페와 식당이 있는 휴게소, 그렇지 않은 충전소로 분류합니다.



현재의 휴게소 시스템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전기차 충전은 주차하는 공간에서 바로 이뤄지고, 충전하기 위해 차에서 내린 순간 다른 편의 시설에 근접할 수 있습니다. 대신 충전 시간이 짧아지는 만큼 편의 시설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려면 카페와 식당의 시설이 쾌적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접근성을 향상할 필요가 있죠.


커넥티드 카와 IoT 기술은 마이파일럿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접근성 향상이 핵심입니다. 이동 거리에 따라 충전해야 하는 시간, 목적지 도착 예정 시간에 맞춘 최적의 충전소, 해당 충전소의 비어 있는 충전기가 몇 개인지 등 정보를 운전자에게 알릴 필요가 있고, 만약 충전 중에 카페나 식당 등 시설을 이용하는 운전자가 있다면 충전 시간이 길어질 테니 빈 충전소가 없거나 오래 걸린다면 다음 충전소를 추천하고, 식사를 원한다면 식당이 있는 충전소를 이동 거리에 따라 알려주는 등 유기적으로 정보가 상호작용하는 것입니다.


이미 여러 전기차 플랫폼이 가까운 충전소를 추천하고, 충전소 예약 및 요금 결제를 한번에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충전소가 휴게소와 연결된다면 이런 솔루션은 더욱 복합적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클레버는 이런 점을 앞으로 쉽게 풀어내고자 충전소를 모듈형으로 설계했습니다. 충전소의 변화에 따라 휴게소의 기능을 쉽게 배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커넥티드 카, IoT 기술 적용에 따라 충전소의 접근성이 뚜렷해진다면, 추가로 편의 시설을 늘릴 수 있다는 예고인 셈입니다.


l 클레버 초고속 충전소 

(출처: https://clever.dk/om-clever/presse#/images/cobe-fredericia-hero-billede-1181935)


이 밖에 BMW, 다임러, 포드, 폭스바겐의 조인트 벤처인 아이오니티(IONITY)는 2020년까지 독일, 노르웨이, 오스트리아에 400개의 초고속 충전소를 건설할 계획인데요. 아이오니티는 특정 지역과 고속도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가장 적합한 충전 옵션, 그러니까 점심시간에는 식사하면서 충전을 완료하도록 하는 것 등을 목표로 일부 충전소에 카페와 식당, 어린이 놀이터를 추가할 예정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아이오니티에 포르쉐 AG도 참여했다는 것인데, 포르쉐는 아직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지 않았습니다.


전기차 모델명인 타이칸(Taycan)은 내년부터 생산에 들어가지만 이미 '포르쉐 차징 서비스(Porsche Charging Service)'라는 모바일 앱을 선보였고, 이 앱은 적절한 전기차 충전소를 찾게 도우면서 결제까지 할 수 있습니다. 몇 개 하이브리드 모델이 이 앱을 이용할 수 있으나 순수 전기차 생산 전에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며, 포르쉐는 타이칸 출시 때 충전기가 부족하지 않도록 북미 지역에 약 500대의 충전기를 설치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포르쉐의 목표는 차량 소유자가 전기차를 운용하는 데에 번거로움인 충전 과정을 쉽게 처리할 수 있길 바라는 것이며, 포르쉐 차징 서비스와 내비게이션 통합을 하나의 계정에 정보를 저장하는 중앙 디지털 플랫폼으로 키우는 것입니다. 번거롭게 여러 앱이나 계정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에서 충전, 결제, 편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목표인데요. 아이오니티 참여로 플랫폼을 휴게 시설로 확장할 기회를 얻은 것이죠.


고로 충전 인프라의 디지털 플랫폼화를 꾀하는 업체가 늘수록 충전소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심화될 것입니다. 그리고 접근성 향상을 위해 커넥티드 카와 IoT 기술 도입도 가속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충전소 인프라 경쟁이 이처럼 여러 요인에 의해서 휴게소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는데요. 변화하는 미래 휴게소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글 l 맥갤러리 l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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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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