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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1

2018.07.06 14:00


이번 글은 LG인화원 책임 승진 교육과정 참가자 대상으로 진행된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라는 특강을 옮긴 글입니다. 평소 업무 용도에 맞게 세분화된 직무 노트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노트는 단순한 메모를 넘어 생각을 발상하고, 사고 프레임워크를 통해 생각을 구체화하며, 동료나 리더에게 쉽고 명확하게 전달되도록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장인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고자 특강 내용을 몇 편에 나눠 정리했습니다.



 재미난 퀴즈 vs. 골 아픈 문제


몇 가지 퀴즈를 내보겠습니다. 절대 인터넷에서 정답을 찾지 마시고 답을 먼저 생각해보세요. 설사 답이 어렵게 느껴진다 해도 더 이상 풀 수 없을 때까지 고민해보세요.


퀴즈 1. 하루는 24시간 1시간은 60분입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시침과 분침은 몇 번 서로 겹칠까요?


퀴즈 2. 미국 내 고층 빌딩 열풍이 한창이던 1853년 OTIS사(社)는 세계 최초로 안정장치가 부착된 엘리베이터를 개발했습니다. 당시 OTIS 사에서 만든 엘리베이터는 고객의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고, 이에 따른 불만 사항이 속속 제기됐죠. OTIS 사는 다방면으로 노력해서 기술적 방식이 아닌 다른 접근으로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퀴즈 3. 기원후 1,400년 무렵 대제국을 이룬 잉카인들은 여러 품종의 감자를 식량으로 삼았습니다. 1,522년 스페인 피사로가 잉카제국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유럽인들은 감자를 처음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유럽인들은 땅속에서 놀라운 속도로 뻗어나가는 감자 줄기와 한 줄기에 여러 개가 주렁주렁 달리는 모습이 매우 낯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악마가 농간을 부린 식물이다’라거나 ‘감자를 먹으면 나병에 걸린다’라는 오해와 편견을 가졌던 것이죠. 그래서 오랫동안 감자는 그저 돼지 먹이 또는 노예나 먹는 비천한 음식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루이 16세는 어떻게 감자를 대중적으로 보급했을까요?


답을 찾으셨나요? 좀 더 고민해보시라는 의미로 정답은 댓글로 남기겠습니다.


대부분 퀴즈는 정답을 맞히진 못하더라도 흥미를 유발합니다. 정답을 맞히게 되면 묘한 쾌감까지 느끼죠. 그 쾌감을 위해 우린 무엇이 답일까 하는 고민을 거듭합니다. 저절로 몰입하고 남다른 생각을 떠올리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애쓰는 것이죠. 만약 이런 몰입이 회사 업무에서 발휘된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엄청난 성과를 가져오겠죠?



퀴즈를 풀 듯 일에 몰입하는 직원들로 회사가 구성되어 있다면 사장님은 회사 운영에 걱정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좀 머리 아픈 문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문제 1.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문제 2. 우리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문제 3. 권리를 수호한다는 것과 이익을 옹호한다는 것은 같은 뜻인가?

문제 4. 무엇이 내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말해 주는가?


안타깝게도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제가 알려드릴 수가 없네요. 대충 봐도 쉽지 않다고 느끼시죠? 실제 이 문제들은 프랑스 중등과정 졸업시험이며 생각을 쓰는 시험인 바칼로레아(프랑스어: Baccalauréat)에서 나온 문제입니다. 바칼로레아는 국공립 대학 입학 자격이 주는 시험이며, 1808년 나폴레옹에 의해 시작되어 약 2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퀴즈와 달리 바칼로레아 문제를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전 문제를 보자마자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그러셨겠죠? 재미난 점은 바칼로에아 문제가 출제되면 전 국민이 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풀려고 한답니다. 단 한 문장밖에 되지 않는 문제지만 글을 자주 쓰는 저도 생각을 풀어 쓰기가 어렵더군요.



교육제도에 대한 국가마다 고유한 차이는 인정해야겠지만 정답을 쓰는 대한민국 수능과 비교할 때 많은 시사점을 주는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경험과 사고, 그리고 지식의 습득 과정에서 나오는 생각을 표현하는데 너무나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죠.


 직장인에게 남다른 생각이 왜 필요할까?


이런 교육 현실 속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와도 여전히 생각을 쓰는 습관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회는 점점 생각을 쓰는 역량을 요구합니다. 빠른 시장의 변화, 지역과 업종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대에 과거처럼 정답을 쫓아가는 방식으로는 생존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직장인 개인도 마찬가지죠.


직무라는 테두리 내에서 생각을 쓸 필요가 없는 반복적이며 단순한 일들은 기술에 의해 빠르게 대체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하고, 새롭게 조합해야 하며, 새롭게 시도해봐야 답을 찾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수능처럼 정답을 쓰는 시대가 끝나고 생각을 써야만 살아남는 시대가 된 것이죠.


그런데 저를 포함한 직장인들은 그런 변화와 변화의 속도가 벅찹니다. 십수 년간 성적 중심의 교육 체계로 길들여온 데다가 직무를 능숙하게 익히기 위해 끊임없이 업무를 반복해오던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회사에서 창의력이나 사고력을 요구한다고 해서 없던 능력이 생길 수 없겠죠.



또한, 일이라는 것은 주도적이어야 성과를 낼 수 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되는데 조직이라는 게 누군가의 지시나 감독을 받아야 하는 구조라 보니 여러 상황이 겹치다 보면 결국 대부분의 직장인이 시키는 대로 일하는 수동적 자세로 바뀌게 됩니다. 결국, 일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고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되죠.


 52시간 근무제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여기에 더해 7월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는 분명 일하는 방식의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할 것입니다.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었듯이 주 52시간 근무제는 정착될 것입니다. 장시간의 근로가 일에 대한 열정으로 인식되고, 직장 상사가 퇴근한 후 사무실을 나올 수 있는 것이 조직에 대한 충성으로 여겼던 고도성장기 시대의 잔재는 이제 뒤안길로 사라질 것입니다. 또한 이제는 장시간 근로가 만들어 낸 비효율과 부작용도 줄어들 것입니다.


이제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근로 시간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성과로 증명하는 시대에 진입할 것입니다. 누군가의 지시보다 스스로 일을 계획하고 달성한 결과로 평가를 받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제 일에 몰입하지 못하면 결코 한정된 시간 내에서 성과를 내기가 벅차게 됩니다.


성과를 내는 유능한 인재는 더 인정받을 것입니다. ‘한정된 시간 내에서 어떻게 해서든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 주 52시간 근무제가 직장인에게 던지는 또 다른 숙제가 될 것입니다. 이제 각자의 방법으로 일의 효율과 성과를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팀이라는 조직의 일하는 방식도 변화하겠죠. 회사에서의 보내던 시간이 연속적이었던 시대에는 팀장이 아무런 고민 없이 회의를 소집해도 되는 시대였습니다. ‘일단 모여봐’ ‘각자 생각 말해봐’ ‘좋은 생각 없어?’ ‘다음 미팅 때까지 각자 3개씩 생각해와’ ‘고민한 거야? 김 대리가 그냥 정리해’라는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악순환이 점차 사라질 것입니다.


이제 팀장도 하나의 미팅을 위해 논의 아젠다를 고민해야 하고 효율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죠. 그리고 팀원들도 생각하고 그것을 써서 설명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팀의 성과를 한정된 시간 내에서 낼 수가 없게 됩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이제 생각을 쓰는 ‘생각 디자인’을 요구한다.


실행을 위한 시간은 줄어들었습니다. 일을 지시받는 입장이든 일을 지시하는 입장이든 이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바칼로레아 문제를 풀 듯 생각을 많이 하고, 생각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그것을 써봐야 합니다.


발상 역량 - 남다른 생각을 발상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구체화시키는 역량

구성 역량 - 사고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생각을 논리적으로 재구성하여 구조화시키는 역량

표현 역량 - 생각을 구성원이 이해할 수 있게 쉽고 간결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역량


물론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새로운 발상 역량이나 표현 역량까지 단기간에 키우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죠. 학창시절과 직장생활 동안 베여버린 습관도 바꿔야 하고 별도의 시간도 확보해야 하며 나름의 방법론이나 도구도 필요로 할 것입니다.



제가 몇 편에 나눠 쓰고자 하는 생각 디자인은 바로 자신의 업무 영역과 개인 영역 사이에서 노트 메모를 통해 생각을 쓰는 개인적인 사례를 자세히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들도 제 사례를 참조하셔서 여러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것을 개인 업무에 응용하셔서 자신만의 독특한 역량으로 만들어내시길 바랍니다.


글 강석태 책임 l LG CNS 블로거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 저자]

['초보, 예비 직장인을 위한 직장 생활 백서' 연재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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