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nsight

2018, IT와 금융의 융합 ⑩ 금융 산업, 가상현실(VR)에 빠지다.

2018.03.21 09:30

금융 산업과 가상현실(VR)의 만남? 예상치 못한 조합일 것 같습니다. 가상현실은 다양한 영역에서의 활용이 예상되며,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핵심 기술로 부상했습니다. 3차원 가상공간 내에서 실시간 상호작용과 몰입감 있는 사용자 경험 제공을 특징으로 하는 VR 기술은 현재 시장형성 초기 단계지만, 대형 IT 업체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향후 플랫폼으로서 역할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가상현실 고글을 쓰면 다른 세상에 빠진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히말라야 등반을 할 수도 있고, 자동차 매장에서 최신 승용차를 확인할 수도, 해리포터 마법사로 변신해 호그와트를 갈 수도 있죠.



머지않은 미래에 VR 기기를 통해 자동차 구매자들은 차량을 시험 운전하고, 의사들이 수술 연습을 하고, 군수품 조달을 담당하는 장교들이 방어 체계의 역량을 평가하고, 실제로 호텔에 가보지 않고도 시설을 돌아보고, 건축이 완성되기 전에 건물을 살펴볼 수 있다고 합니다. 금융업에서도 VR은 새로운 차원의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이란 컴퓨팅 기술 등 인공적인 기술을 토대로 만든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어떤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 또는 기술 자체를 의미합니다. 가상현실은 3차원의 공간성, 실시간 상호작용, 몰입감 등을 특징으로 하며, 디스플레이 장비 등을 통해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합니다. 가상현실은 초기에는 과학 실험이나 군사 훈련 등 일상적으로 체험하기 어려운 환경을 재현하는 용도로 활용됐지만, 점차 게임이나 영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됐습니다.


최근 기술 발전 덕분에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는 가격과 성능을 가진 기기들이 등장하고 다양한 콘텐츠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상품화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각종 입출력 장치 및 그래픽 기술의 발달, 반응시간 지연 문제 등의 개선으로 기술적 장벽이 점차 사라지고 가격도 기존보다 하락하면서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가상현실 단말기는 고글 형태의 HMD(Head Mounted Display)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동작 인식 센서, 게임패드 등을 입력장치로 활용합니다. 아직 가상현실은 시장 형성 초기 단계로 오큘러스(Oculus VR), 소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IT 업체들이 다양한 가상현실 기기를 출시하며 경쟁 중입니다.


세계 가상현실, 증강현실 시장 규모는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0년에 약 1200억 USD (가상현실 300억)으로 추정하는 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분야별로는 하드웨어, 게임, 비디오, 기타 애플리케이션 등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금융업에서도 기존 영업 환경 등에서 벗어나 다양한 측면에서 응용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상현실과 만난 금융 산업


가상현실을 금융에 대입한다면 비대면 자산 관리, 금융 데이터 시각화, 금융교육, 보험, 홍보 등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상현실을 이용해 가상의 지점·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상담시간의 제약이 없고 고객에게 충분한 선택 여유를 제공하면서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가상현실 헤드셋 사용으로 주변 환경을 차단해 개인 사생활(프라이버시) 보장도 누릴 수 있습니다. 상품 간 비교 편의성 확대 및 포트폴리오 별 시뮬레이션 등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 상품에 대한 고객 이해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 장기적 관점에서는 자산관리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자산 포트폴리오 및 빅데이터 시각화로 금융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거나 가상현실을 사용한 고객•직원용 단말의 물리적 한계 극복도 가능합니다. 가상현실을 활용할 경우 몰입감 높은 게임화된 교육 콘텐츠 제공으로 고객의 금융 이해도를 크게 높일 수 있으며, 신상품 교육 및 모의 상담 등 각종 직원 교육에도 용이합니다. 


보험 산업의 경우, 사고 현장을 재현하는 용도로 활용해 이해도를 높이는데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를 이용한 가상 단말 가상 트레이딩 데스크(Virtual trading desk)를 제작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비즈니스 및 금융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도구와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된 단일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정보서비스 및 뉴스 미디어 회사인데요. 


블룸버그 단말기는 정보의 지속적 증가와 갈수록 복잡해지는 개인별 맞춤 기능 등을 수용하기 위해 지속해서 단말 화면을 대형화했지만, 물리적 한계에 도달하는 상황을 맞닥뜨렸습니다. 이에 가상현실을 사용해 사용자들이 각종 데이터와 차트 등을 정리하는데 드는 노력을 덜고 좀 더 개인화된 화면구성을 위한 편의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죠.


l 오큘러스 리프트 (출처: https://www.oculus.com/rift/)


이를 이용하면 눈앞에 무한한 화면을 배치해 원하는 만큼 많은 재무 데이터를 볼 수 있습니다. 무한한 공간이라는 장점 이외에도 가상 트레이딩 데스크는 오큘러스를 집이나 도로에서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시공간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또 시간에 따라 화면 배열을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가상공간 안에서 각 단말 화면을 필요에 따라 제한 없이 증가시킬 수 있으며, 현재는 마우스로 조작하지만 앞으로는 사용자 동작 인식 적용을 위한 테스트 진행 중입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오큘러스 리프트를 이용해 데이터 시각화를 통한 직관적인 포트폴리오 파악이 가능한 버츄얼 스톡 시티(Virtual Stock City)를 개발했습니다. 포트폴리오 내 주식들의 가격과 거래량 등을 스톡시티 내 건물의 높이와 너비로 표현하고 주식시장 랠리를 태양이 강하게 비치는 형태로 표현하는 등 3차원 그래픽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직관적으로 시각화했습니다.

피델리티가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한 건 비디오 게임에 익숙한 세대에게 투자의 기본을 알려주고 고객 경험을 높이기 위해서인데요. 미국 금융기업 ‘웰스파고’는 가상현실과 금융 서비스의 접목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전개했습니다.

2005년 가상현실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를 통해 ‘역마차의 섬(Stagecoach Island)’이라는 금융 교육 게임을 선보인 바 있는데요. 이 게임은 디지털 환경 속에서 방문자가 스카이다이빙을 하거나 호버크래프트를 몰거나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게임 속에서 얻는 체험에는 금융에 관한 여러 메시지가 포함돼 있어 자산운용에 관한 지식의 습득에 도움이 되는 방식입니다. ‘역마차의 섬’은 린든랩(Linden Lab)이 개발한 가상 세계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내에 웰스파고가 가 소유하는 몇 개 섬에서 이뤄집니다.

‘역마차의 섬’ 참가자에게는 온라인 머니 30달러가 주어집니다. 이 돈으로 옷을 사거나 운임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저축에는 하루 10%의 이자가 붙습니다. 또 퀴즈를 통해 자산운용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퀴즈에 응답하면 보수로 5달러가 주어지는 방식이죠.



‘세컨드 라이프’에서는 접근 권한이 있는 회원들이 가상 세계에 들어가 타인과 채팅을 즐기고 가상의 자동차를 운전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설계나 3D 모델링의 권한을 가진 사람은 가상세계 속에서 거의 모든 물건을 구축 또는 설계할 수 있습니다. 세컨드라이프의 시장진입 실패로 성공하진 못했지만, 은행이 판촉 활동으로 온라인 게임을 이용했던 의미 있는 시도였습니다.


웰스파고는 이후 오큘러스 리프트를 이용한 가상점포 데모 공개 및 가상현실 브랜드 스토리 전시회 ‘Together Experience’ 실시 등 활용 방안을 지속 모색 중입니다. 부동산 업계에서 가상현실 도입이 빨라지면서, 금융 회사가 주택, 건물, 땅 등 담보대출에서 이를 이용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미국과 영국의 부동산업계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부동산 투어 서비스를 통해 부동산 현지답사와 유사한 체험을 제공해 고객 편의 향상 및 거래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소더비(Sotheby’s)는 가상현실을 사용해 뉴욕이나 LA에 있는 고가 주택의 판매를 위한 가상현실 투어 서비스 사업을 개시했습니다. 3D 스캔을 사용해 고객이 탐색용 핸드 콘트롤러를 조작하며 집안을 걸어가 보는 기술로, 먼 거리에 있는 부동산을 세부 사항까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매터포트(Matterport)’와 ‘스튜디오(Studio) 216’ 등의 스타트업들은 오큘러스 리프트를 이용한 디지털 빌딩 복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는 가상투어 서비스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또 다른 기업 ‘세이지 부동산 그룹(Sage Realty Group)’은 오큘러스 리프트를 사용해 아직 완공되지 않은 건물의 가상체험을 잠재고객들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런던에 있는 VR 콘텐츠 제작사인 ‘비주얼라이즈(visualise)’는 VR기기와 인터넷 등을 이용해 부동산 투자 관련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VR 기기를 쓰고 실제 사고 싶은 집에 간 것처럼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상현실 기술은 금융업계에 있어서 새로운 국면의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 업계의 적용 현황은 그 가능성에 비교해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긴 합니다. 


관련 기기 보급 및 다양한 콘텐츠 활성화에 따라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저변이 넓어지는 경우 국내에서도 가상현실의 활용 금융기관별 새로운 경쟁력 요소로 부상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은 가상현실 기술이 가진 잠재적인 가능성에 주목해 고객 경험의 극적인 변화 양상을 예측하고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글 l 김지혜 l 전자신문 금융 IT 전문기자 (저서: 로보 파이낸스가 만드는 미래 금융 지도)



*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LG CNS 블로그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 해당 콘텐츠는 사전 동의없이 2차 가공 및 영리적인 이용을 금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