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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계의 ‘MS 오피스’는 무엇이 있을까?

2018.03.08 09:30

컴퓨터를 구매하고 가장 먼저 세팅하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많은 분이 문서 프로그램을 구매하거나 설치하는 작업을 많이 하실 겁니다. 한국에서는 특히 한컴 오피스나,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가 대중적으로 사용됩니다. 최근에는 구글 닥스 같은 제품도 꽤 소비되고 있습니다.


 


많은 기술 분야에 오픈소스 기술이 넓게 퍼진 것처럼 이 문서 도구 분야에도 오픈소스 기술들이 나왔습니다. 물론 성공했다고 말할 만큼 널리 사용되지 않았지만, 그 시작은 굉장히 빨랐습니다.


 스타라이터, 오픈소스 문서 편집기의 조상


1985년 독일 뤼네부르크에 살던 16세 ‘마르코 보리스’라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현재도 IT 기업을 운영하며, 미국 실리콘 밸리와 독일 등에서 투자자로 활동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학창 시절 스타디비전(StarDivision)이란 회사를 창립하게 됩니다. 그리고 문서 작성 프로그램인 스타라이터(StarWriter)를 개발하게 됩니다.


1990년 후반까지 새 버전이 꾸준히 나왔으며, 성능도 점차 높아졌습니다. 또한 기본 작성 문서 도구에서 벡터 편집기, 데이터 프로그램 관리 도구 등도 함께 개발되며 MS 오피스처럼 스타오피스(StarOffice)라는 제품군이 함께 출시됐습니다. 스타오피스는 MS DOS, 맥, 리눅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게 특징이었는데요. 특히 1998년 스타오피스를 완전히 무료로 제공하면서 사용자들의 더욱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l 1993년 MS DOS용 스타오피스 프로그램 모습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tarwriter_compact_2.png)


스타오피스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일반 사용자나 개발자만이 아니었습니다. 오픈소스 계의 큰 손, 바로 썬 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가 스타오피스를 주의 깊게 살펴보았죠. (썬 마이크로시스템즈는 1990년대 및 2000년대 MySQL, 넷빈즈 같은 오픈소스 기술을 사들이고 자바 플랫폼 등 다양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지원했습니다.)


1999년 썬 마이크로시스템즈는 스타비전을 사들이고, 스타오피스에 대한 저작권과 상표권을 함께 가져옵니다. 당시 인수금액은 7350만 달러, 우리 돈 785억 원 수준이었습니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즈는 스타오피스를 통해 일반 사용자들에게 접근하면서 서버 컴퓨터에 이를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습니다.


스타오피스는 원래 오픈소스 기술은 아니었습니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에 인수된 이후, MS를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2000년 바로 스타오피스를 오픈소스화한 것이죠.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완전히 무료로 사용하게 하면서 커뮤니티를 확장했습니다. 또한, 제품명을 오픈오피스로 바꾸고, 이를 OpenOffice.org이라는 프로젝트 하에서 진행되도록 도왔습니다.


 오픈오피스, 오라클 오픈오피스, 아파치 오픈오피스


오픈오피스는 2002년 1.0 버전을 공개하고 다양한 문서를 열거나 만들 수 있도록 호환성을 강조했습니다. MS 오피스 문서를 열거나 PDF 파일을 제작하는 것도 가능했는데요. 확장자는 오픈 다큐먼트 포팻(Open Document Format, ODF)을 유지했으며, 이를 통해 성능을 높이고,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시도도 진행했습니다. 2004년에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14%가 오픈오피스를 사용하기도 하면서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 오픈오피스: https://www.openoffice.org/



l 오픈오피스 로고 (출처: https://goo.gl/g9FtHn)


l 아파치 오픈오피스 로고 (출처: https://goo.gl/LRvS4X)


하지만 2010년 썬 마이크로시스템즈가 오라클에 인수되면서 많은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오픈오피스는 잠시 ‘오라클 오픈오피스’라는 이름으로 변경됐지만 2011년 오라클은 결국 오픈오피스에 지원을 중단하고 관련 직원을 해고했습니다. 대신 오라클에서 가지고 있던 상표권과 코드는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에 넘겼습니다.


이후부터 오라클 오픈오피스는 아파치 오픈오피스가 됩니다. 재미있는 건 이 과정에서 IBM이 아파치 오픈오피스의 여러 코드에 기여했다는 점인데요. IBM은 자체 문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오픈오피스를 활용해 ‘로터스 심포니(Lotus Symphony)’라는 프로그램은 만든 바 있습니다. 오라클이 오픈오피스를 넘기는 것을 보고 아예 로터스 심포니 인력이 아파치 프로젝트가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기술적인 지원을 했습니다.


아파치 오픈오피스는 크게 6개의 제품으로 구성됐습니다. MS 워드에 해당하는 ‘라이터’, MS 엑셀에 해당하는 ‘칼크’, MS 파워포인트에 해당하는 ‘임프레스’, MS 엑세스에 해당하는 ‘베이스’가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여기에 벡터 그래픽 편집기 ‘드로우’와 수식을 표현할 수 있는 편집기 ‘매쓰’도 있습니다.


물론 오픈오피스는 상업용 MS 오피스에 비해 점유율이 현저히 낮고, 이로 인해 대중적인 제품이 되는 것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공공기관이나 기업용 제품에서 종종 사용되면서 2012년 100만 번 넘게 다운로드 되면서 꾸준히 명맥을 이어갔습니다.


 오픈소스 생산성 도구의 최강자, 리브레오피스


현재 아파치 오픈오피스는 새로운 버전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라클에서 해고당한 상당수가 아파치 오픈오피스에 합류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당시 오픈오피스를 주로 만들었던 인물들은 썬 마이크로시스템즈가 오라클에 인수되는 상황부터 많은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오라클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기업으로 유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아예 2010년 ‘더 다큐먼트 파운데이션(The Document Foundation, TDF)’가 만들어지고,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초기 소스 대부분은 오픈오피스에서 가져온 것으로, 이를 ‘리브레오피스’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 리브레오피스: https://ko.libreoffice.org/


l 리브레오피스 (출처: https://ko.libreoffice.org/)


리브레오피스는 지금도 새 버전을 출시하고, 마케팅 활동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최신 버전은 2017년에 출시된 5.3버전이 입니다. 그 결과 오픈소스 문서 도구에서 가장 잘 나가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정부 기관이 리브레오피스를 설치하는데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요. 이탈리아 국방부는 PC 12만 대에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프랑스 낭트시는 PC 5,000대에 설치했습니다. 대만 이란현에서도 9,000대 PC에 설치하고, 리투아니아 경찰 행정부에서도 8,000대의 PC에 리브레오피스를 지원했다고 합니다.


제품군은 아파치 오픈오피스와 동일합니다. 이름 역시 똑같아서 라이터, 캘크, 임프레스 등을 그대로 쓰고 있는데요. 여기에 차트와 그래프를 그려주는 ‘차트’와 ‘확장 도구’를 추가했습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버전인 ‘리브레오피스 온라인’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하는데요. 110개 언어로 지원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한국어도 포함되어 있어서 제품과 공식 홈페이지 모두 한국어 설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l 리브레오피스 예시 (출처: https://www.libreoffice.org/discover/screenshots/)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오픈소스 문서 도구들


리브레오피스가 오픈오피스를 가져와서 개발한 것이라면, ‘네오오피스’는 리브레오피스와 오픈오피스를 모두 잘 활용한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특히 맥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는데요. 2003년 두 명의 개발자가 만든 이 제품은 2017년까지 꾸준히 개발되고 있습니다.


네오오피스는 리브레오피스와 달리 기본적인 기능을 사용하려면 유료 버전을 구매해야 합니다. 리브레오피스는 비영리 재단으로 여러 후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지만 네오오피스는 개인 개발자들로 운영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오픈소스 제품이기 때문에 소스코드를 모두 볼 수 있고, 제작 과정에서 피드백을 주거나 수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 네오오피스: https://www.neooffice.org/neojava/en/index.php


l 네오오피스 예시 (출처: https://www.neooffice.org/neojava/en/index.php)


클라우드 생산성 도구를 따라한 오픈소스 편집기도 있습니다 ‘오픈365’라는 제품인데요. 서비스의 구성은 구글 독스나 오피스 온라인처럼 웹에서 바로 문서 작업을 하고, 파일을 클라우드에 저장하도록 도와줍니다. 2016년 처음 공개된 이 제품은 아직 베타 단계이며,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외부 개발자들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 오픈365 링크: https://github.com/Open365/Open365


 오픈소스 생산성 도구는 왜 개발될까?


l 스타오피스에서 파생된 오픈소스 기술들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tarOffice_major_derivatives.svg)


오픈소스 문서 도구들을 보면 그 시작이 스타라이터에서 시작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스타라이터가 일반 기업용 제품이었다면 지원이 중단되고 역사 속에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오픈소스 기술로 전환한 덕에 수많은 개발자가 이에 관심을 두고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이죠.


누군가는 MS와 같은 특정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굳이 ‘왜’ 생산성 도구를 개발하고 있느냐고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더 신기술이나 이익을 더 얻을 수 있는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물어보면서 말입니다.


오랫동안 오픈오피스를 관리하고 리브레오피스를 만들어낸 더 다큐먼트 파운데이션의 성명서를 보면 이에 대한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오픈소스 기술을 만드는 사람들의 신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더 다큐먼트 파운데이션 성명서 중


우리는 다음을 위해 전념합니다. 

모두가 무료로 생산성 도구에 접근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정보격차를 줄인다. 그리고 그들이 21세기 시민으로 충분히 참여할 수 있게 만든다.

사람들이 번역하고, 문서를 만들게 지원하면서 모국어가 잘 유지되도록 만든다. 

특정 독점 기업이 생산성 도구의 소유권을 가지는 것을 거부한다. 그러한 독점 기업은 사실상 표현의 자유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에게 벌을 주는 것과 같다.

상업 기업이 파일의 소유권을 가지는 것을 거부한다. 문서는 문서를 만든 사람의 것이지 소프트웨어 기업 것이 아니다. 


● 전체 원문: https://www.documentfoundation.org/assets/Documents/tdf-manifesto.pdf




글 | 이지현 | 테크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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