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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을 위한 교육, 마이크로스쿨

2018.02.01 09:30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고, 교육을 통해 창의력을 키워야 한다는 건 20년도 전부터 강조되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도 달라졌죠.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역량이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창의력을 비롯하여 논리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코딩 교육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현재의 공교육 시스템에 코딩 교육을 적용하는 건, 입시와 연결되어 교육 목적이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정확히는 코딩 교육뿐만 아니라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여러 역량에서 상기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아이들이 창의력을 토대로 원하는 꿈을 가꾸기보다는 또 다른 경쟁을 부추기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우려는 비단 한국만의 것은 아닙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교육 환경이 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고민은 어느 지역에서나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 방법의 하나로 등장한 개념이 바로 '마이크로스쿨(Micro School)' 또는 '마이크로스쿨링(Micro Schooling)'으로 불리는 교육 패러다임입니다.


l 마이크로스쿨 수업 모습(출처: https://cottageclass.com/listings?category=microschool)


마이크로스쿨은 지난해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4차 산업혁명과 미래 교육 정책토론회에서 등장하기도 한 용어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교육 과정의 하나로서 거론되었습니다.


마이크로스쿨이 완전히 새로운 교육 방식은 아닙니다. 쉽게 설명하면 얼터너티브 스쿨(Alternative School), 대안학교의 한 형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안학교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일반적인 학교의 형태조차 가지지 않는다는 거죠. 정확히는 대안학교와 홈스쿨링의 사이에 있는 더 세부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스쿨의 가장 큰 특징은 15명 이하의 아이들을 한 반으로 구성하고, 연령을 섞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교육 과정은 5~6개월 동안 진행되며, 원하는 교육 과정의 마이크로스쿨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오전에는 미국의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와 관련한 1:1 개인 지도 세션, 오후에는 협동심을 키워주는 그룹 게임이나 기업가 정신을 배우는 솔루션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에는 마이크로스쿨에 참여하고, 수요일에는 코딩 교육 과정과 오후의 남은 시간은 전문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수업하는 DIY 수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단편적으로는 일반적인 학교에 다니지 않는 대신, 몇 개의 학원을 과목별로 나누어 다닌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과목이 아닌 전문성 있는 교사들을 분산하여 교사들이 하나의 반을 온전히 운영하고, 각 마이크로스쿨의 학업 성취도를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아이가 금속 연마나 카포에이라, 블랙홀과 별자리 등 어떤 분야에 관심을 느끼는지 파악합니다. 그리고 관심 분야와 학업 성취도에 따라서 그에 걸맞은 교육 과정을 5~6개월 주기로 이행하게 하는 것으로 흥미와 재능을 빨리 찾고, 일반적인 교육 시스템보다 필요한 역량을 익히는 시간을 단축하는 겁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를 관심에 따라 지속해서 접하게 하여 전문성을 기르고, 이를 토대로 코딩 등 엔지니어링 교육을 결합하여 창의적인 일을 개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카포에이라를 접하고 관심을 느껴 배운 아이가 카포에이라의 움직임을 분석하여 학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모델을 개발하는 등 4차 산업 혁명에서 중요하다고 거론되는 분야와 분야의 융합과 실제 응용에 적합한 인재 양성을 기대하는 것이죠.

l 마이크로스쿨 수업 모습(출처: https://cottageclass.com/listings?category=microschool)


MIT 테크놀로지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약 74%가 소프트웨어 개발의 일부를 독학했고, 25%가 운전을 배우기 전에 코딩을 배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미국은 보통 15살이 지나면 운전 교육을 이수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전에 코딩을 배운다는 것입니다.


MIT 테크놀로지는 '독학은 새로운 언어, 프레임워크, 도구를 빈번하게 도입하는 업계에서 필수적인 사항이므로 대학에서 얻은 지식은 그다지 오래가지 못한다.'라는 걸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고, '많은 개발자가 운전을 배우기도 전에 코딩을 배우고, 영국은 5살에서 10살 사이에 코딩을 시작하는 비율이 11%로 가장 높다.'라면서 아이들이 코딩을 일찍 배울 수 있길 권했습니다.


즉, 코딩을 일찍 배우는 건 좋지만, 결국에는 분야의 특성에 따라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없고, 아이들이 지속해서 무언가를 습득하고, 관심사를 늘리고, 거기에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찾아갈 능력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발상에서 마이크로스쿨이 시작된 것입니다.


l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코딩 교육

(출처: https://www.theeducator.com/blog/coding-necessary-part-21st-century-education/)


알트스쿨(Altschool)은 대표적인 마이크로스쿨 플랫폼으로 알려졌습니다. 구글 임원으로 재직한 맥스 벤틸라(Max Ventialla)는 자신의 딸을 위한 학교를 찾던 중 변화하는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배울 수 있는 교육 과정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면서 직접 알트스쿨을 세웠습니다. 지난해까지 알트스쿨은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등에서 유치부와 중학교까지의 교육 과정에 대한 8개의 사립 학교를 운영하고, 4개의 제휴 학교에 기술을 지원했습니다.


알트스쿨의 특징은 아이들의 역량과 기호에 따라 원하는 교육 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흥미에 따라 변경할 수도 있으며, 이런 학습 결과는 플랫폼에 데이터로 저장되어 교사들이 지도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평가도 시험이 아닌 플랫폼을 통한 실시간 피드백으로 이뤄집니다. 평상시 학습에 참여하지 않다가 시험 기간에 잠깐 공부하는 벼락치기는 존재할 수 없고, 항상 아이가 교육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조정하고, 학습 상황을 모니터링해 낙오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있죠.


l 알트스쿨 플랫폼(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WtqkRBS5DGU)


알트스쿨의 교육에 대한 이런 획기적인 기술 접목이 주목을 받으면서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의 투자와 스티브 잡스의 배우자이자 사회운동가인 로렌 파월 잡스(Laurene Powell Jobs)가 주도한 미국 공립 고등학교 혁신 프로젝트 XQ로부터 지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


그리고 지난해 11월에 운영 중인 학교를 줄이겠다고 밝혔는데요. 지금까지 운영한 학교는 알트스쿨이 제시한 교육 방식의 실현 가능성을 보기 위한 실험 학교였으며, 실험 학교를 통해 얻은 결과물을 토대로 해당 모델을 사립 학교뿐만 아니라 공립 학교에도 적용하려는 조치라고 알트스쿨은 설명했습니다.


마침내 지난 1월에 알트스쿨처럼 교육 과정을 개인화할 수 있는 '알트스쿨 플랫폼(AltSchool Platform)'을 공개했습니다. 도입한 학교는 알트스쿨처럼 교육 과정을 개인화하여 아이들의 학습 데이터를 누적할 수 있습니다. 어느 시기에 무엇을 배웠는지, 교육 과정에 대한 학업 성취도는 어떠했는지, 교사와의 소통은 어땠는지 등 데이터를 분석하고, 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교육 과정의 추천과 교사와의 연결 등 맞춤 교육을 주도합니다. 


또한, 플랫폼을 확장했을 때 아이가 교육 과정을 변경하기 위해 특정 학교가 아닌 학기마다 마이크로스쿨을 옮겨 다니더라도 아이의 교육 데이터를 유지하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l  알트스쿨(출처: https://www.altschool.com/)


다만, 현재 마이크로스쿨의 등록금은 공립 학교에 다니는 것보다 비쌉니다. 알트스쿨의 등록금은 평균 2만 5,000달러까지 치솟았고, 다른 사립 학교 등록금보다 10~15%나 높습니다. 이에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마이크로스쿨이 대중화된다면 엘리트 마이크로스쿨이 필연적으로 등장할 것이고, 그랬을 때 비용 균형이 맞춰질 수 있다고 말하면서 '마이크로스쿨은 교육의 차세대 거대 시장(Next Big Thing)'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마이크로스쿨은 단순히 교육 방식의 변화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상기한 것처럼 저커버그 등 실리콘밸리 인사가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으며, 구글의 임원이 직접 학교와 마이크로스쿨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미래 교육의 변화가 기술 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로부터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하는데요. 기술 시장이 마이크로스쿨로 변화한 교육 환경에서 역량을 키운 아이들을 미래 인재로서 원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4차 산업혁명과 미래 교육 정책을 토론하는 자리에서 괜히 마이크로스쿨이 언급된 것이 아니라는 거죠. 


아직은 생소한 마이크로스쿨이지만, 기술과 산업의 변화에 따라 인재상도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알맞은 교육 방식의 하나로서 마이크로스쿨이 연구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글 | 맥갤러리 |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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